다니엘 6장 주석
=====6:1-3
3:8-12의 사건과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는 본장은 신앙의 사람 다니엘의 고난과 신
앙적 승리의 기사를 기록한다. 먼저 9절까지는 그 사건의 발단부로서 탁월한 지혜와
능력을 인정받아 바벧론 제국이 멸망한 후 메대의 다리오 왕에게까지 총애를 받게 된
다니엘을 시기한 동관(同官 )들이 '황제 숭배 예식'을 통해 다니엘을 제거하려는 음
모가 기술된다. 한편 이러한 다니엘 살해 모의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정치인들의 죄
적 성향과 부패성 그리고 권력 쟁취를 위한 허위와 기만, 잔인성 등에 기인한 악의였
다.
다리온 - 혹자는 이를 바벧론 정복 후 고레스에 의해 바벧론 총독으로 임명된 구바
르(Gubaru), 또는 벧사살의 후임자 역할을 한 고브리아스(Gobryas)라는 견해를 피력하
기도 하나(Thomson), 그보다는 메대의 마지막 왕으로서 아하수에르(아스투아게스)의
아들이며(9:1) 고레스의 장인인 키악세레스 2세(Cyaxares II)로 이해하는 것이 역대
메대 왕의 계보 - (1) 데이오세스(Deljoes) (2) 프라오르데스(Phraortesn) (3) 키악사
레스 1세(Cyaxares I) (4) 아스투아게스(Astyages) (5) 키악사레스 2세 - 를 통해본
역사적 사실과도 잘 부합된다(Delitzsch). 그는 고레스가 배려한 바벧론에서(5:31) 2
년간의 통치를 끝으로 죽게 된다.
일백 이십 명을...통치하게 하고 - 다리오가 즉위하면서 가장 먼저 행해야 할 일
중의 하나가 곧 구바벧론 지역에 대한 행정 조직의 정비였다. 고대사가 헤로도투스에
의하면 당시 바벧론은 '120방백'의 통치를 받는 몇 개의 대구역으로 구분되었고, 그
대구역들은 다시 각각의 소구역들을 포함하고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본 구절의 '120
방백'은 소구역들을 치리하던 지방 장관들로 볼 수 있다. 이들의 책무 중 주된 임무는
'직무를 보고하게'(* , 야하빈 타으마)가 문자적으로 '계산하여
주다'라는 뜻이라는 점에서 암시하는 바, 주로 세금 징수와 관련된 것이었다(2절). 따
라서 '우두머리', '장'이란 뜻의 '총리'(* , 사레크)는 방백들의 우두머리 곧 각
방백들을 총괄적으로 지휘하는 중앙 부서의 장으로서 특별히 왕의 국고에 대한 재정상
의 관리를 통해 국가의 통치 기강을 바로 세우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Delitzsch). 특별히 세 명의 총리가 언급된 것은 메대의 철저한 행정 조직과 엄격한
국고 관리의 일면을 엿보게 한다.
다니엘은...다스리게 하고자 한지라 - '마음이 민첩하다'는 의미가 탁월한 영적 능
력을 가리킨다는 점에서(5:12 주석 참조) 다니엘이 정부의 모든 관료들 중에 탁월한
존재로 부각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영적 능력 때문으로, 그가 지속적으로
여호와 신앙을 견지하고 끊임없이 하나님과 교제했음을(10절) 입중해 준다. 한편 다니
엘로 하여금 전국을 다스리게 하고자 했다는 말은 그를 수석 촐리 곧 모든 행정을 총
괄하는 행정상의 수반(administrative officer, LB)으로 기용하려 했음을 가리키는 말
이다(Delitzsch). 이러한 사실은 다니엘의 세 친구의 경우(3:8)와 같이 다른 동관들에
게 시기와 질투의 빌미가 되었다.
=====6:4
국사에 대하여...아무 허물을 얻지 못하였으니 - '틈'(* , 일라)은 '구실',
'기회'란 뜻이므로, 여기서 '고소할 틈'은 공적인 업무에 관계해 법적으로 고소할 수
있는 근거나 구실을, '허물'(* , 쉐하트)은 업무상의 부패한 행동이나 속임수를,
'태만', '잘못', '실패'란 뜻의 '그릇함'(* , 솰루)은 실수로 빚어지는 업무상의
차질이나 중대한 과오를 각각 가리키는 바, 본 구절은 '열정적으로 찾다', '열열히 구
하다'란 뜻의 '얻고자 하였으나'(* , 베아)와 함께 동관(同官)들이 공적 업무와
연관해서 다니엘의 결점을 집요하게 찾으려 했으나 결국은 실패하고 말았음을 시사한
다. 이러한 사실은 다니엘의 탁월하고 철저한 행정 수완을 단적으로 증명해준다.
=====6:5
그 하나님의 율법에 대하여 그 틈을 얻지 못하면 - 곧 '하나님을 향한 신앙 생활을
꼬투리로 잡지 못하면'이란 뜻으로, 공적 업무상의 결점을 찾는 데 실패한 동관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우상 숭배를 금하는 다니엘의 신앙을 약점으로 삼으려고 했음을 보여
준다. 아마도 그들은 평소 다니엘의 투철한 여호와 신앙을 익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6:6
총리들과 방백들이 모여 - 여기서 '모여'(* , 하르기슈)는 '소리내다',
'사납다'란 뜻의 '레가쉬'(* )에서 파생된 말로서 '떠들썩하게 모이다'란 의미이
다. 이는 특별히 상대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함축하고 있는 말로, 그들이 모이게 된
악의적인 목적을 시사해준다. 한편 '총리들과 방백들'은 그 관료 집단 전체를 의미하
는 것이 아니라 특별하게 다니엘을 시기하여 적대시하는 별도의 그룹을 가리킨다
(Delitzsch).
=====6:7
나라의 모든 총리와...의논하고 - 이는 곧 공식적인 국가 회의를 통해 하반절의 금
령('이제부터...던져 넣기로 한 것이니이다')을 동의하고(agreed, NIV) 결정했다는 의
미이나, 그들이 다니엘과 적대 관계에 있는 별도의 그룹이었다는 점과 그러한 국가 회
의의 필수적 참여자인 다니엘에 결코 그들이 말하는 회의에 참석한 바가 없다는 사실
에 비추어, 그들이 왕 앞에서 거짓을 토로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율법...금령 - 전자는 아람어 '케얌'(* )으로 '선언'이나 '규범'을 뜻하며,
후자는 '에사르'(* )로서 법적 구속력을 가진 '금지 명령'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서 그들은 필수적으로 처벌이 뒤따르는 왕의 조서를 구하였는 바, 이는 다니엘을
제거하기 위한 그들의 악의적인 의도가 숨겨진 것이었다(Delitzsch). 한편 이러한 의
도는 하반절의 '구하면'이란 말에서도 암시되고 있는 것으로 이것의 아람어 '바우'(*
)가 '기도'(prays, NIV)를 의미한다는 점(10절)에서 이는 분명 다니엘의 여호와 신앙
을 겨냥한 것이었다.
=====6:8,9
그 조서에 어인을 찍어서...고치지 못하게 하옵소서 - '어인을 찍어서'(*
, 티르슘 케타바)는 원어상 '기록으로 써서 표시하다'란 뜻으로 단순하게
왕의 인장을 찍는다는 의미를 넘어 왕이 직접 친필로 서명하는 것을 가리킨다(sign,
LB). 이는 곧 그 조서의 내용과 시행에 대한 불변성과 확고함을 극적으로 강조하기 위
한 것이며 다리오가 그 조서에 서명한 것은 고대 근동의 이방 국가에 있어서 왕을 신
의 대리자나 신의 아들 또는 신 그 자체로 여겼다는 사실에 미루어 자신을 신격화하는
이 조서에 대해 특별한 거부감을 가질 이유가 없었던 때문으로 보여진다. 또한 당시
피정복국들의 다양한 민족과 민족 신들을 포괄하고 있던 메대와 바사 제국으로서는 이
들의 종교적, 정치적 규합이 긴요했던 바, 동관들은 다니엘 제거라는 목적을 은폐하면
서 타당한 명분을 내세워 자신들의 의도를 관철할 수 있었다.
=====6:10
다니엘이...알고도 - 다니엘은 조서에 대해 불복할 때 목숨이 위태로움을 알고 있
었지만, 조서 때문에 매일의 기도를 멈춘다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부인하고 신
격화된 왕을 숭배하는 행위로 생각해서 결코 따르지 않았다.
그 방의...하나님께 감사하였더라 - 포로로 잡혀온 이후 지속적으로 행했던 다니엘
의 기도 모습이 언급된다. (1) 예루살렘을 향하여 기도하는 것은 여호와의 처소로서의
예루살렘 성전 개념이 생긴 뒤에 보여지는 유대인들의 관습으로(왕상 8:33, 35, 48;시
5:7;18:6), 이스라엘 민족에 대한 다니엘의 지극한 사랑과 여호와에 대한 신앙적 열정
을 보여준다. (2) 하루 세 번의 기도는 시 55:17과 관련된 것으로 '저녁과 아침과 정
오' 때의 기도를 말한다. 이러한 규칙적인 기도의 자세는 다니엘의 탁월한 영적 성숙
의 기반이 되었다(3절 주석 참조). (3) 무릎을 꿇고 기도하였다는 것은 겸손의 표현인
동시에 하나님께 대한 절대 순종을 의미한다(왕상 8:54;행 20:36). (4) 기도의 내용이
하나님께 대한 감사라는 것은 다니엘이 포로되었던 자신에게 이루어진 하나님의 지속
적인 보호와 은혜의 섭리를 항상 기억하면서 자고하지 않는 겸허한 감사의 삶을 살았
음을 알게 한다. 한편 본절의 '(그) 방'(* , 알리트)은 원어상 '이층 방', '독
방'이란 뜻으로서, 다니엘이 조용하게 기도에 전념할 때(왕상 17:19;행 1;13, 14) 사
용하던 지붕 위에 위치한 다락방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여진다(upstairs room, NIV).
=====6:11-13
다니엘의 신앙을 빌미로 이루어지는 왕께 대한 동관들의 참소가 기록된다.
그 무리들이 모여서...발견하고 - '모여서'의 의미는 이미 6절 주석에서 언급된 바
있듯이 악의적인 목적을 가리킨다. 결국 본 구절은 그들이 다니엘을 제거하기 위해 일
거수 일투족을 집요하게 지키고 추적했음을 암시한다(Kranichfeld). 한편 그들은 다니
엘에 대한 처벌을 확실하게 다짐받기 위한 의도에서 이미 반포된 조서 내용을 왕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12절).
이 일이 적실하니 - 여기서 '적실하니'(* , 야치브)는 원어상 '확실한 진리
이니'란 뜻으로, 자신을 신격화 한 조서의 내용을 진리라고 확신하는 다리오의 교만과
무지함을 보여준다.
사라잡혀 온 유다 자손 중에 그 다니엘이 - 다니엘을 총리의 신분으로 언급하지 않
고 바벧론에 사로잡혀 온 유대인의 한 사람으로 언급한 것은 다니엘의 신분상의 약점
을 드러내는 동시에 다니엘의 행위를 왕의 권위에 도전하는 정치적 반역의 소행으로
몰아가기 위한 의도에 기인한 것이었다(Delitzsch).
=====6:14
심히 근심하여...힘을 다하여 - 여기서 '근심하여'(* , 베에쉬)는 원어상 '싫
어하다', '불쾌하게 여기다'란 뜻(displeased, KJV)으로, 다리오가 다니엘에 대한 동
관들의 참소 사실 자체를 매우 불쾌하게 여겼음을 보여준다. 이는 곧 이후의 내용과
연관해 다니엘에 대한 왕의 신뢰와 총애의 정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한편 '마음을
쓰며'(* , 솽 발)의 '마음'은 원어상 '걱정하다', '괴롭게 하다'란 뜻에서
파생된 말로 '심장'을 가리키며, '쓰며'는 '두다', '주시하다'란 뜻을 가리키는 바,
'힘을 다하여'(* , 쉐다르)란 말과 함께 다리오가 참소 사실을 마음에 심각하게
담아 두고 사태의 추이를 주의 깊게 살펴보며 다니엘의 구원을 위해 애끈 사실을 시사
해준다.
=====6:15
14절의 '해가 질 때까지'란 말이 암시하듯 다니엘에 대한 다리오의 처벌 결정이 지
연되자 참소자들은 다시 법적 형태로 내려진 왕의 조서는 변개될 수 없다는 메대와 바
사의 전례를 들어 다니엘의 즉각적인 처벌을 촉구한다.
=====6:16
이에 왕이 명자하매 - 다리오는 자신이 내린 명령으로 빚어진 불의 한 결과를 알면
서도 철회하지 못하는 인간적인 유약함과 무력함을 보여준다. 한편 다니엘에 대한 형
의 집행은 동양의 관습에 따라 참소의 혐의가 밝혀진 그날 저녁에 시행되었었을 것이
다(Delitzsch).
너의...구원하시리라 - 다니엘의 세 친구를 처벌할 때 행한 느부갓네살의 교만한
말(3:15)과 극적인 대조를 이루는 다리오의 이러한 소망의 말은 이미 그가 바벧론에서
의 다니엘과 세 친구의 신앙 행적을 알고 있었음에 기인한다. 그러나 이러한 고백은
진실한 신앙에서 우러나왔다기보다는 무력한 인간으로서 가지는 절대자에 대한 피상적
인 신뢰와 경외의 표명에 불과한 것이다. 곧 다리오가 언급한 하나님은 그의 다신론적
신관에 의한 것으로, 많은 신들 중의 유대의 하나니이라는 제한적 의미로 사용된 명칭
이다(Thomson).
=====6:17
돌을 굴려다가...인을 쳐서 봉하였으니 - 여기서의 사자굴은 그 입구가 위를 향한
일종의 구덩이로 생각되는 바(창 29:3;37:24, Hitzig) 일반적으로 이 입구는 돌로 막
아놓지 않았었다(Delitzsch). 따라서 그 입구를 돌로 막아 놓은 조치와 그 막아둔 돌
에 이중의 봉인을 했다는 사실은 비록 그 안에 갇힌 자의 무죄가 입증된다 할지라도
다시는 나오지 못하게 하는 조치로 참소자들의 다니엘 제거 의지가 어느 정도였는가를
여실하게 드러내준다.
=====6:18
밤이 맞도록 금식하고...침수를 폐하니라 - 여기서 '금식하고'(* , 테와트)는
원어상 '배고픔'이란 뜻으로 종교적 금식을 뜻하는 '촘'(* )과는 다른 단순한 단
식을 의미한다. 또한 '기악을 그치고'의 '기악'(* , 다하완)은 문자적으로 연주
용 악기를 가리키나 혹자는 '춤추는 무희'(Furst) 또는 '첩'(Gesenius)으로 번역하기
도 한다. 따라서 본 구절은 다리오가 식음을 전폐하고 기분 전환을 위한 모든 수단을
중단시킨 채 근심으로 밤을 세운 사실을 보여주는 바, 이는 다니엘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과 함께 불의한 명령의 결과에 대한 다리오의 양심의 가책과 인간적 고뇌를 엿보
게 해준다.
=====6:19,20
절망적 상황이 반전되는 부분이다.
왕이...급히 사자굴로 가서 - 16절에 언급된 소망의 말대로 다라오는 다니엘의 하
나님이 그를 구원했을지도 모근다는 일말의 기대감을 가졌던 것 같다. 한편 70인역
(LXX)은 본절에 '왕이 방백들을 데리고'라는 말을 부연해서 첨가하고 있는 바, 이는
'새벽에'(* , 쉐파르파라)란 말을 '방백'(* , 아하쉬다르판)으
로 오역한 데서 비롯된 듯하다(Thomson).
사시는 하나님 - 이러한 명칭은 곧 생명의 주관자되시며 자기 백성의 생명을 보존
해 주시는 하나님을 지칭할 때 쓰이던 관용적 표현이다.
=====6:21,22
하나님의 이적적인 구원을 통해 살아 있는 다니엘의 답변으로, 열악한 상황 속에서
도 왕에 대한 신하로서의 격식을 갖추어 왕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심을 드러내 보이고
(21절), 자신을 살리신 하나님의 존재와 능력을 증거함과 동시에 자신의 무죄함을 토
로한다(22절). 한편 70인역(LXX)은 21절에 '왕이여 나는 아직도 살아 있나이다'란 말
을 부연한다.
나의 무죄함이 그 앞에 명백함이오며 - 여기서 '그 앞에'는 곧 '하나님 앞에'라는
뜻으로 다니엘의 무죄함은 이미 자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통해 하나님에 의해서 입
증되었음을 밝힌다.
왕의 앞에도 해를 끼치지 아니하였나이다 - 상반절이 대신 관계에 있어서의 무죄함
을 토로한 것인 반면 본 구절은 대인 관계 곧 인간 다리오에 대한 무죄함을 표명한다.
여기서 '해'(* , 하발)는 인격적, 금전적인 손해를 가리키는 바, 다니엘이 조서의
불법성과 함께 자신의 행위가 다리오 개인에게 결코 인격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아무런
손해를 끼치지 않은 것임을 주장하는 내용이다. 즉 다니엘은 자신의 무고함과 참소자
들이 꾸며낸 정치적 반역 음모(13절 주석 참조)의 부당성을 지적한다.
=====6:23
다니엘이 신앙적으로 승리할 수 있었던 동인(動因)이 제시되는 바, 그것은 곧 하나
님께 대한 전인격적인 의탁과 신뢰였다. 한편 '그 몸이 조금도 상하지 않았다'란 구절
에서 '상하다'란 말은 LB는 '생채기가 났다', '긁혔다'(scratch)란 뜻으로 번역하는데
이는 사자굴로 떨어진 그의 몸에 조금의 긁힌 흔적도 없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하
나님의 이적적 능력을 특별하게 부각시키는 것이다.
=====6:24
참소한 사람들을...사자굴에 던져 넣게 하였더니 - 무고한 다니엘을 참소한 자들
의 비참한 최후에 대한 기록으로 에스더서의 사건을(에 7:9, 10) 연상시키는 본 구절
은 상징적으로 불의한 악법을 만든 자들은 반드시 자신들이 만든 법에 의해 심판받는
다는 사실을 주지시킨다(시 7:15, 16;9:15, 16). 특별히 참소자들과 함께 그 처자들까
지 처벌된 것은 고대 근동 국가의 관습(수 7:24, 25)으로(Herodotus), 모세의 율법에
서는 금지된 것이었다(신 24:16). 한편 혹자는 이 처벌된 참소자가 두 총리를 포하만
122명(1절 참조)이라고 주장하나(Hitzig) 방백 전체가 다니엘을 참소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로 미루어(6절 주석 참조) 다니엘을 적대시한 자들의 수에만 국한시키는 것이 타
당하다(Delitzsch, Thomson). 70인역(LXX)은 이를 다니엘에 반대해서 증언했던 두 사
람과 그들의 처자로 번역했다.
=====6:25
다니엘의 투철한 여호와 신앙이 이루어낸 결과로서 느부갓네살의 경우에서처럼 다
리오 또한 하나님에 대한 경외와 찬양의 조서를 반포하게 된다(4:1 주석 참조).
=====6:26
다니엘의 하나님 - 이 호칭은 다리오가 조서를 통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을지라
도 여전히 다신론적인 이방 신관을 버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곧 본 조서에서 그는
하나님이 모든 생명의 주관자이시며 그의 나라와 통치가 영원하리라는 신앙적 고백
(4:3 주석 참조)을 토로 하기는 했으나, 그 하나님을 유일한 신이 아닌 능력있는 신들
중의 한 신으로만 인정하였던 것이다.
=====6:27
구원도 하시며 건져 내기도 하시며(* , 우마칠 메쉐지브) - 유
사한 의미의 반복으로서 전자는 위험이나 압박, 구속등의 상황에서 구출하고 해방시키
는 하나님의 적극적인 구원 사역을, 후자는 외부적인 해악으로부터 보호하고 보존한다
는 소극적인 측면에서의 구원 사역을 가리킨다(delivers his people, preserving them
from harm, LB). 따라서 본 구절은 다리오가 다니엘의 사건을 접한 후 깨닫게 된 그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철저한 구원 사역을 총괄적으로 피력한 것이다.
이적과 기사 - 4:3 주석을 참조하라.
다니엘을 구원하여...벗어나게 하셨음이니라 - 다리오 왕의 하나님 찬양이 다니엘
구원 사건을 통한 체험적인 고백임을 보여준다. 한편 본 구절의 '사자의 입에서'(*
, 민 야드 아르야와타)는 원어상 '사자들의 손에서'란 뜻으로,
성경의 용례상 '손'이 '힘'이나 '세력'을 의미한다는 점(시 22:20;49:15)에서 영역본
들은 이러한 번역을 그대로 취했다(the power of the lions, KJV, NIV, LB, RSV). 곧
이러한 의미의 부가는 다니엘이 다눈히 사자의 입에서 살아난 사실을 지칭한다기보다
는 상징적으로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모든 사탄의 세력으로부터 구원하신다는 궁
극적인 신앙 고백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실로 다리오의 이 조서는 당시 긴 포로 생
활을 통해 민족적 존폐의 기로 앞에서 심각한 영적 좌절감에 사로잡혀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동시에 고토 귀환의 임박함을 재삼 소망할 수
있게 한 동인이 되었을 것이다(출 14:11-22).
=====6:28
다니엘의 형통한 말년의 삶이 짧은 구절 속에서 간단하게 피력된다. 이러한 표현은
다니엘의 세 친구에 대한 결론적 상황과 유사하며(3:30), 개인적으로는 요셉의 말년과
도 흡사하다(창 39:19-23;41:37-43). 한편 여기서의 '형통'(* , 첼라흐)은 '좋
다', '번영하다', '유익하다', '적당하다'란 뜻으로서 다니엘의 말년이 자신의 영육간
의 성숙과 번영은 물론 타인에게까지 유익을 끼치는 신앙적 모본의 삶이었음을 암시한
다.
다리오 왕의 시애돠 바사 사람 고레스 왕의 시대에 - 여기서 '시대'(* , 말
르쿠)라는 말이 원어상 단순한 '통치'의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서 본 구절은 국가의 교
체라는 큰 역사의 전환을 지칭했다기보다는 단순한 통치권의 이양을 가리킨 것으로 보
는 견해가 역사적으로도(1절 주석 '다리오' 참조) 타당하다. 곧 본 구절은 다니엘이
두 나라를 거쳐 형통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두 왕을 거치는 동안 형통했다는 의미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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