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49장 주석
=====49:1
암몬 자손에 대한 말씀이라 - 암몬 족속은 아브라함의 조카 롯이 자신의 딸에게서
낳은 벤암미의 후손이다(창 19:38). 요단 강 동편에서 농업을 주업으로 하면서 민족
신 밀곰(Milcom)을 섬겼으며, 일찍부터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를 유지했다(삿 3:13,
14; 암 1:13; 습 2:8-10).
말감이 갓을 점령하며 - 암몬이 이스라엘을 괴롭혔던 사실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말감'에 대해서는 본절 하반절의 '백성'이라는 말에 근거하여 이를 왕의 이름으로 보
기도 한다. 그러나 모압신 '그모스'란 용어의 용례나(48:7) 3절 내용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이는 암몬의 민족신 '밀곰'에 대한 별명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칠십인역
(LXX), 수리아역(Syriac), 벌게이트역(Vulgate)등은 이를 '밀곰'(Milcom)이라 옮겼으
며, 왕상 11:7에 의하면 밀곰은 몰록과 동일시되는 듯하다. 결국, 몰렉, 몰록, 밀곰,
말감등은 같은 말이다. 이 우상에 대한 숭배 의식중에 인신 제사가 유명하다(7:31;
왕하 23:10).
=====49:2
랍바는 요단 강 동쪽 약 37km 지점에 위치하였으며 암몬의 수도였다. 오늘날 요르
단의 수도인 암만과 동일 지역이다.
촌락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의 기본형 '바트'(* )는 '딸'을 뜻한다. 본 구
절에서처럼 성읍(혹은 그 성읍의 백성)을 가리켜 딸이라 표현하는 예는 성경에서 종종
보인다(4:11; 왕하 19:21; 사 1:8).
=====49:3
헤스본은 아모리 왕 시혼의 지배 하에 있다가(민 21:25-30, 34) 후에는 모압의 지
배에 들어가기도 했던 성읍이다. 그리고
아이는 여호수아에 의해 점령된 곳이 아니라(수 8:1-29 참조) 여기서만 언급되는
암몬의 한 성읍이다.
울타리 가운데서 앞뒤로 달릴지어다 - 해석하기 어려운 구절이다. 이는 죽은 이를
위해 여인들이 애곡하는 모습을 나타낸다고 이해되기도 하나(Clarke) 그보다는 대적들
의 침탈을 피할 만한 안전한 장소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황급히 뛰어 다니는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봄이 더 나을 것 같다.
=====49:4
네 흐르는 골짜기로 자랑하느냐 - 암몬땅은 동으로 아라비아 사막을 접하고 있으
며, 북으로는 얍복 강을 국경으로 하고 있어서 천연의 요새라 할 만한 곳이었다. 이
같은 자연 환경을 본 구절은 마치 첩첩 산중으로 둘러싸인 골짜기에다 비유하고 있다.
그리고 '흐르는'에 해당하는 히브리어'주브'(* )는 '흐르다'라는 뜻도 있으나
자동사로 쓰일 때는 주로 '쇠약해지다'라는 의미이다(애 4:9). 따라서 본 구절은 이
렇게 의역해볼 수 있겠다 : '너희가 깊은 골짜기들을 자랑하도다. 그러나 그 골짜기
들은 더 이상 방패막이 되지 못할 정도로 쇠약해졌다.'
=====49:5
바로 나갈 것이요 - 좌우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앞만 보고 도망가기에 바쁜 다급한
상황을 암시한다.
=====49:6
그러나 그 후에...돌아오게 하리라 - 모압을 향해 선포되었던 것과 동일한 회복의
예언이 암몬에게도 주어진다(48:47 참조). 하나님이 이방 민족을 회복시키신다는 이
러한 메시지는 선민 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던 당시 이스라엘인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들
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택하신 것은 그들을 통해 세계 만민을
구원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은 구속사의 전반에 걸쳐 언급된다(창 12:1; 사 56:6, 7).
=====49:7
데만에 다시는 지혜가 없게 되었느냐 - '데만'은 북부 에돔에 위치했으며 욥의 친
구 엘리바스의 고향이기도 했다(욥 2:11). 또 이곳은 에돔 족속 가운데 유력한 한 부
족이 거주하던 성읍으로서, 여기서는 에돔 전역을 가리키는 시적 명칭으로 사용되었다
(암 1:12; 합 3:3). 이들 부족 가운데는 지혜자가 많았던 것 같으며 그로 인해 교만
해졌다. 그러나 예레미야는 그들의 명철과 지혜가 하나님의 섭리와 지혜에 비하면 아
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역설한다.
=====49:8
드단 거민아 돌이켜 도망할지어다 - '드단 거민'은 아브라함이 첩 그두라에게서 낳
은 아들 드단의 후손으로서, 에돔 남부 지역에 살았으며 상거래로 잘 알려졌다(25:23;
겔 25:13). 본 구절은 에돔과 긴밀한 상거래 관계에 있었던 그들이 에돔의 재난에 함
께 휩쓸리지 않도록 피할 것을 말한다. 한편 이들 중 상당수는 에돔 족속에 동화되어
그들과 함께 살았다(대상 1:9, 37).
=====49:9
본절을 의문문으로 보면 그 의미가 더욱 명확해진다 : '포도를 거두는 자들이...남
기지 아니하겠느냐? 또 밤에 도적이...멸하겠느냐?'(KJV, NIV, RSV). 즉 포도를 거
두는 자들은 그중 얼마를 남기기 마련이며, 도둑이 침입해도 모든 재산을 다 훔쳐갈
수는 없다. 그러나 에돔은 대적들의 침탈로 인해 깡그리 빼앗김을 당하고 만다는 것
이다(Calvin). 따라서 본절은 욥 5절과 동일한 내용이라 하겠다.
=====49:10
내가 에서로 적신이 되게 하여 -이는 침략군의 말발굽을 피해 숨은 에돔인들이 모
조리 그 앞으로 끌려나오게 될 것을 뜻한다. 아울러 그들이 의지하던 재물이나 지혜
등 모든 것이 빼앗김을 당하며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되고 만다는 예언이다. 본 구절
을 주로 탈취당한다는 의미로 본다면, 이는 옵 6절과 평행을 이루는 셈이다(D.R.
Jones).
=====49:11
전후 문맥을 고려하여 이 구절을 오히려 철저한 심판의 의미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
다. 즉, 본절 역시 9절처럼 의문문으로서 '네 고아들을 남겨두겠느냐?...'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그러나 히브리어 본문 자체는 굳이 의문문으로 해석하도록 요구하
지 않으며, 오히려 한글 개역 성경이나 영역본 KJV, NIV, RSV등과 같은 번역을 지지한
다. 그렇다면 본절은 극심한 진노 가운데서도 자비를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엿보
게 한다. 특히 고아와 과부는 성경에서 특별한 보호의 대상으로 언급된다(Clarke).
=====49:12
이 잔을 마시지 않을 자도 마시지 아니치 못하겠거늘 - '이 잔을 마시지 않을 자'
란 이스라엘을 가리킨다. '하나님이 택하신 백성인 이스라엘도 공의의 심판에서 벗어
나지 못했거늘, 어찌 이방 족속인 에돔이 지은 바 죄악에 대한 심판에서 피할 수 있겠
는가'라는 의미이다. 이는 "하나님 집에서 심판을 시작할 때가 되었나니 만일 우리에
게 먼저 하면 하나님의 복음을 순종치 아니하는 자들의 그 마지막이 어떠하며"라는 벧
전 4:17 말씀과 통한다. 또한 에돔은 예루살렘 함락에 일조(一助)하였던 것으로 보인
다(옵 10-14절).
=====49:13
보스라가...저줏거리가 될 것이요 - '보스라'는 페트라(Petra)와 사해의 사이 지점
에 위치한 곳으로 예레미야 당시 에돔의 수도 성읍이었다(Feinberg). 또 이곳은 삼면
이 가파른 암석으로 된 계곡인지라 어떠한 외세의 침입에도 견딜만 했던 에돔의 여러
성읍 가운데 가장 견고한 요새이다. 따라서 여기서 '보스라'는 에돔의 모든 성읍들을
대표하는 의미에서 언급된다(Clarke). 한편, 모압이나 암몬의 경우와는 달리 에돔에
대해서는 회복과 관련된 위로의 메시지가 주어지지 않았는데, 이는 이스라엘과 혈연
관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에돔인들의 잔인함이 다른 족속보다 더했음을 암시한다.
"여호와여 예루살렘이 해 받던 날을 기억하시고 에돔 자손을 치소서 저희 말이 훼파하
라 훼파하라 그 기초까지 훼파하라 하였나이다"(시 137:7).
=====49:14
여기서 예레미야는 에돔에 멸망이 임하게 하시는 장본인은 바로 하나님이심을 천명
한다. 인간의 눈으로 보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에돔 족속이 순식간에 멸망되리라고
생각하기 힘들겠지만, 하나님이 직접 개입하시면 가능하다는 것이다(Calvin).
사자를 열방 중에 보내어 - 하나님이 실제로 사자(使者)를 보내셨다는 말이라기보
다는 하나님이 열방들로 하여금 에돔을 침공하도록 허락하셨다는 혹은 그렇게 하도록
마음을 움직이셨다는 의미로 이해된다(Clarke).
=====49:15
내가 너를...멸시를 받게 하였느니라 - 많은 주석가들은 이를 장차 에돔이 당하게
될 수치에 관한 예언으로 해석한다. 물론 그것도 가능한 해석이겠으나, 16절 상반절
과 말 1:2, 3을 참조할 때 이는 에서를 미워하고 야곱을 사랑하셨던 사실을(창
25:29-34) 암시하는 듯하다. 에돔인들은 하나님의 미움을 사서 황무한 산간 지대에
거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잘나서 그처럼 교만해 하는가 라는 뜻이 암시되어
있다는 것이다(Calvin).
=====49:16
바위 틈...산꼭대기 - 이는 에돔의 지형이 험해서 외적의 침입을 천연적으로 방어
해 주었던 것을 시사한다. 그들은 이러한 천연적 방파제를 믿고 교만해졌으나, 오히
려 그 교만으로 인해 멸망당하고 말 것이다.
=====49:17,18
에돔의 멸망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구절이다.
소돔과 고모라와...멸망된 것 같이 - 소돔과 고모라 및 그 주변 성읍들의 파멸이
너무도 끔찍하였던 관계로(창 19:24, 25), 하나님의 철저한 심판은 종종 본절과 같이
소돔 등의 경우에 비유되었다(Clarke). 이사야 선지자가 택하신 백성을 향한 하나님
의 자비를 찬양하면서 "만군의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조금 남겨두지 아니하셨더면
우리가 소돔 같고 고모라 같았었으리로다"(사 1:9)고 말했던 것을 보더라도, 본절의
심판 선언이 얼마나 철저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49:19
여기서부터 21절까지는 50:44-46과 매우 유사한 내용인데, 거기서는 바벧론에 대한
심판이 언급되고 있다.
사자가 요단의 수풀에서 올라오는 것 같이 - 요단 강은 매년 우기가 되면 나일 강
이나 유브라데 강처럼 범람하였다. 요단 강 주변의 평지에 서식했던 사자들은 강물이
범람하면, 산이나 기타 높은 지대로 피해 올라간다. 이런 사실에 착안하여, 본 구절
은 에돔이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마치 사자의 먹이가 되듯이 바벧론에 의해 멸망당할
것으로 비유한다. 이 예언은 B.C. 582년경에 성취되었다.
택한 자를 내가 그 위에 세우리니 - 여기 '택한 자'란 에돔을 보호하고 인도할 지
도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억압하고 추방할 외부의 권세자를 일컫는
다.
=====49:20
양떼의 어린 것들을...끌어가고 - 19절의 '목자'라는 말과 함께 본 구절은, 에돔의
연약하고 무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즉 그들은 천연의 요새를 바탕으로 하여 스스로
강한 자로 자부하였지만, 맹수의 공격 앞에 자기 방어 능력이 전혀 없는 양떼에 불과
하였으며 또한 그들을 보호해줄 목자가 없었던 것이다. 한편, 본 구절은 '양떼의 어
린 것들'을 주어로 보고, 심지어 어린 아이라 하더라도 에돔인들을 끌고갈 수 있을 것
이라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Calvin). 영역 성경 중 KJV가 이를 따랐다 : 'Surely
the least of the flock shall draw them out.'
=====49:21
그 부르짖는 소리는 홍해에 들리리라 - 에돔에서 홍해까지는 200km가 넘는 거리이
다. 따라서 본 구절은 에돔의 멸망이 당시의 국제 사회에 커다란 파장과 충격을 일으
킬 것을 나타낸다. 한편, '홍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베얌 수프'(* )
는 '갈대의 바다'라는 의미로서 그 주변에 갈대를 비롯한 풀들이 무성했음을 암시한
다. 출애굽한 이스라엘이 애굽 군대의 추격을 받는 급박한 상황에서 하나님의 이적적
인 개입으로 말미암아 이 바다를 건넌 사건은 너무도 유명하다(출 15:4 이하).
=====49:22
보라 원수가 독수리같이 날아와서 -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을 '독수리'에 비유한 예
는 48:40에서도 보았다. 그런데 여기서는 특히 갑작스럽고 신속한 공격을 암시하기
위해 독수리의 이미지가 사용되고 있다고도 생각된다(Calvin). 당시 상황에서 에돔이
바벨론에 의해 멸망되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왜냐하면 시 137:7에도 암
시되듯이, 당시 에돔은 바벨론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기 때문이다.
=====49:23
여기서부터 27절까지는 다메섹을 향한 예언이다.
다메섹은 아람 왕국의 수도로서 아람 영토 전체를 대표하고 있다. 안티 레바논
(Anti-Lebanon) 산맥의 동쪽 기슭에서 남서쪽으로 헬몬 산을 내려다 보고 있는 '다메
섹'은 교통의 중심지로서 옛부터 군사적, 상업적 요충지 역할을 하였다. '다메섹'은
통일 왕국 시대부터 예루살렘과 사마리아의 경쟁 상대로 존재했으며(왕하 5:12;
6:24), 한때는 유다 침략을 위해 북이스라엘과 동맹을 맺기도 했다(사 7:1; 암
1:3-5).
하맛과 아르밧 - 이 두 성읍은 다메섹과 함게 아람의 주요 성읍으로서 자체 내에
지역왕이 존재했다(왕하 19:13). '하맛'은 다메셋 북방 약 176km 지점에 위치했으며,
아르밧은 하맛보다 약 152km 북부에 위치했다.
바닷가에 슬픔이 있고 - '바닷가'에 관한 언급은 다분히 상징적 의미를 띠는 것 같
다. 왜냐하면 당시 아람의 영토를 보면 해변은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구절은
불안과 동요 그리고 혼란에 휩쓸리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하겠다(Freedman).
=====49:24
해산하는 여인같이...그를 잡았도다 - 본서에는 하나님의 심판으로 말미암아 갑작
스런 파멸이 임하게 되는 상황을 이처럼 표현하는 예가 종종 눈에 띈다(6:24; 13:21;
22:23; 50:43 참조, D.R. Jones).
=====49:25
찬송의 성읍, 나의 즐거운 성읍, - 혹자는 본 구절의 문자적 의미가 다소 어색하다
는 이유로 '나의'(히브리어상의 * 즉 '요드')를 오기(誤記)로 본다(Targum,
Grotius). 그러나 본 구절은 파멸에 직면한 다메섹에 대해 비꼬는 투의 풍자적 표현
으로 이해하면 된다(Calvin). 공동 번역은 이를 '이름난 수도, 흥청대던 도시'로 옮
겨, 아람인들이 광대한 국토와 경제적 풍요로 인해 쾌락에 탐닉했던 사실을 지적하고
자 했다.
=====49:26,27
다메섹이 패망할 절망적인 상황을, 청년과 군사 및 성벽의 멸절과 파괴를 통해 부
각시키는 내용이다. 이 예언대로 다메섹은 B.C. 605년경 멸망하여 바벨론의 속국으로
전락하고 말았으며, 바벨론은 서진(西進) 전략에 있어 결정적 교두보를 마련하게 되었
다.
벤하닷은 B.C. 9, 8세기에 다메섹을 통치하던 왕조를 지칭하기도 하며, 왕들 개개
인의 이름을 지칭하기도 한다(왕상 15:18, 20; 왕하 13:24 참조).
=====49:28
게달과 하솔 나라들에 대한 말씀이라 - '게달'은 다메섹 남동쪽 곧 팔레스틴 동부
의 아라비아 사막에 거주했던 이스마엘 계통의 유목민으로서(창 25:13; 사 21:16; 겔
27:21). 대규모로 양을 치고(사 60:7) 인접한 항구 도시인 두로, 시돈과 교역하여 많
은 부를 축적하였다. 뿐만 아니라 능숙한 궁수(弓手)들을 많이 보유했기 때문에(사
21:16, 17) 작은 부족이면서도 큰 영향력을 떨쳤다. 그리고 '하솔'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으며(북부 팔레스틴의 요새였던 하솔 - 수 11:1-13-과는 다른 지역임),
팔레스틴 남부의 아랍 족속(Cowles) 혹은 반유목의 아랍인들이 거주했던 마을들에 대
한 집단 명칭으로 이해한다.
=====49:29
여기 언급되는 '장막', '양떼', '휘장', '약대' 등은 그들의 생활 방식을 보여줌과
아울러 가장 긴요한 재산들이 깡그리 빼앗기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Calvin).
=====49:30
멀리 가서 깊은 데 거하라 - 이는 바벨론을 통한 멸망이 이미 정해졌으므로, 그들
이 아무리 멀리 피해보았자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뜻하는 반어적(反語的)표현이다.
아마 이들 부족은 넓고 넓은 아라비아 사막에 거주하였던 터라 외부 침입자의 공격을
쉽사리 따돌릴 수 있다고 자신해 왔을 것이다.
=====49:31
성문이나 문빗장이 없이 홀로 거하는 국민 - 장막에 거하며 넓은 사막 지역을 무리
지어 다니는 유목 생활을 시사하는 표현이다.
=====49:32
그 머리털을 모지게 깎는 자들 - 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케추츠 페아'
(* )에 대해 칼빈(Calvin)은 하솔 백성이 바벨론의 침공을 당해
각처로 추방당하게 될 것을 나타낸다고 해석한다. 즉 '머리털'에 해당하는 '페아'
(* )가 '끝', '구석'이란 뜻을 지니므로, 더 이상 피신할 수 없을 지경까지
이른 하솔 백성이 마침내 사면 팔방으로 추방당하게 된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상 숭배와 관련된 행위로서 머리털을 깎는 것과 연관지어 본 구절을 이해하
는 편이 더 나으리라 본다(9:26 참조).
=====49:33
영원히 황무하리니 - 하솔은 B.C. 598년 느부갓네살의 침략으로 멸망되어 역사 가
운데서 그 이름이 사라지고 말았다.
=====49:34
엘람은 바벨론 동부 산악 지대에 위치한 고대 왕국이었다(창 14:1 참조). B.C. 8
세기경 막강한 힘을 자랑했으나 앗수르 왕에 의해 정복당한 후(B.C. 640년경) 약소국
으로 전락했다. 후에 엘람은 메대, 바사에 병합되었으며, 수도 수산은 바사 제국의
중심 역할을 하였다(느 1:1; 단 8:2, Myers).
=====49:35
엘람의 힘의 으뜸 되는 활 - 엘람 군사력의 핵(核)이 궁수(弓手)들의 능수 능란한
활솜씨에 있었음을 보여준다(사 22;6). 그러나 하나님의 심판의 작정 앞에서는 그것
도 무용지물일 뿐이다.
=====49:36,37
엘람의 철저한 파멸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하늘의 사방에서부터 사방 바람을 - '사방 바람'이란 막강한 군사력의 파상적(波狀
的)인 공격을 시사하는 표현으로서 겔 37:9; 단 8:8; 슥 6:1-8등에도 나온다. 특히
'하늘의 사방'이란 말은 이 심판이 바로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임을 뜻한다
(Thompson).
=====49:38
내가 나의 위를 엘람에 베풀고 - 정복한 왕이 정복당한 땅 위에 보좌를 둔다는 말
은 1:15; 43:8-13에도 나오며, 정복하여 굴복시킨다는 뜻의 상징적 표현이다. 여기서
는 그 정복자가 다름 아닌 바로 여호와이심을 분명히 보여준다.
=====49:39
애굽, 모압, 암몬 등의 경우와 마찬 가지로 엘람에게도 회복의 약속이 주어진다.
특히 '끝날에'는 다분히 종말론적 의미를 띤다(Feinberg, 행 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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