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55장 주석
=====55:1
본절은 원문에 의하면 개역 성경에서는 번역되지 않은 감탄사 '호'( )로 시작
되고 있는데, 본 감탄사는 큰 관심 집중을 요구하는 중대 사안이 뒤에 따를 경우 사용
된다.
너희 목마른 자들아 - 원문 직역은 '목마른 모든 자들아'이다. 여기 '모든'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칼'( )은 빈부 귀천 가릴 것 없는, 특히 이방인까지도 포함한 바
모든 사람을 가리킨다. 또한 '목마른'은 그 무엇을 강하게 소원하는, 특히 영적 구원
을 그렇게 사모하는 자들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시 42:2;63:1;143:6;요
7:37). 아마도 주님께서는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들에게 축복을 선포하셨을 때 바로
본 구절을 염두에 두셨을 것이다(마 5:6).
물로 나아오라 - 이미 본서는 메시야 시대 이후 존재하게 될 축복, 곧 영생을 암시
함에 있어서 시내, 물줄기, 비와 같은 물을 소재로 한 이미지를 사용한 바 있다
(35:6;43:20;44:3). 본서가 큰 관심 집중을 요구하는 감탄사 '호'( )를 사용한
목적은 다름 아닌 이스라엘의 특권이었던 구원이 이방인에게도, 그것도 값없이 확대된
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물론 그 같은 결과는 53장에 자세히 언급된 메시야
의 구속 사역에 근거를 둔다.
포도주와 젖 - 생명을 지속시키는 데 필요한 물뿐 아니라 활기와 영양을 공급하는
포도주와 우유가 언급되고 있는데 이것은 구원의 복음이 주는 축복의 다양함과 풍성함
을 시사한다(아 5:1;요 7:37).
=====55:2
양식 아닌 ... 수고하느냐 - 문자적으로는, 인간은 행복을 구하기 위하여 노력하지
만 실망하고 만다는 사실을 풍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빵은 생명을 지탱케 하는
수단이다. 그래서 인간은 빵을 얻기 위해 돈을 버는데, 어리석은 인간은 빵 아닌 것
을 사기 위해 헛되이 돈을 낭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본 구절이 겨냥하고 있는 것은
육신을 살찌우는 빵이 아니라 영혼을 살찌우는 빵이다. 1절에서 언급되었듯이 영혼을
살찌우는 빵은 인간의 노력으로 번 돈을 지불하여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노력으로 그것을 살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 그 사람은 결코 그것을 얻을 수 없다. 그
대안을 하반절이 제시한다.
나를 ... 먹을 것이며 - 원문 직역은 '부지런히 나를 들으라 그리고 좋은 것을 먹
으라'이다. 동등한 두 개의 명령문으로 보이나, 후자는 전자의 결과를 나타낸다. 말
하자면 하나님의 말씀을 부지런히 들으면 좋은 것을 먹게 된다는 것이다., 개역성경
의 번역이 이 의미를 잘 드러낸 준다. 여기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먹는다는 것은 다
름 아닌 메시야의 구속 사역을 깨닫고 믿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임으로써 육의 생명이
아닌 영의 생명을 얻게 됨을 의미한다.
기름진 것으로 즐거움을 얻으리라 - 여기 '기름진 것'이란 성경에서 최고의 음식을
암시할 때 사용되는 용어이다(창 27:28;시 65:11). 여기서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구속을 경험한 자가 누리게 되는 부(富)와 풍성한 축복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다(시
63:5).
=====55:3
들아라 ... 영혼이 살리라 - 하나님의 명령에 귀를 기울이고 그의 약속들을 포용하
면 영생을 얻게 된다는 의미이다. 성경에서 신앙은 흔히 영생을 얻는 것으로 표현되
고 있다(요 5:40;6:33;20:31;계 2:8-10).
다윗에게 허락한 확실한 은혜 - 다윗을 그 모형으로 하는 메시야에 관한 약속을 상
기시킨다. 그 약속은 취소될 수도, 실패하게 될 수도 없는 약속이었다(삼하 7:15,16;
시 89:2-4,28,29,34-36;고후 1:8-20). 여기 '은혜'( , 헤세드)는 언약적 용어로
서 인애, 긍휼, 연민 등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여기서는 메시야의 대속사역, 그
중에서도 메시야의 부활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바울은 그의 전도 여행 중 안디옥
에서 행한 연설 중에서 이것을 증명하였다 : "또 하나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저를
일으키사 다시 썩음을 당하지 않게 하실 것을 가르쳐 가라사대 내가 다윗의 거룩하고
미쁜 은사를 너희에게 주리라 하셨으니"(행 13:34). 다윗이 하나님께 받았던 약속은
메시야가 고난당하여 죽임을 당하실 것이지만 끝내는 부활하여 영원히 통치하실 것이
라는 내용이었는데 그것은 결코 변경될 수 없는 약속이었다. 다윗은 이미 그의 시편
들에서 메시야의 부활 사상을 암시한 바 있다(시 16편등).
=====55:4
그 - 다윗 혹은 메시야로 볼 수 있는데, 문맥적으로 볼 때 하나님이 다윗에게 주신
약속의 주인공(3절) 되신 메시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그느느 하나님이 다윗에
게 약속하신 대속사역을 완성하고 부활하심으로 온 인류에게 구원의 소망을 제시하실
분이시다. 구약 성경 자체도 이사실을 증거한다(렘 30:9;겔 34:23,24;37:24,25;호
3:5).
증거( , 에드) - 공적으로 충고하거나 증인들 앞에서 변론하는 자
(Rosenmuller) 혹은 증인, 왕, 방백, 망령자, 율법 수여자 등을 뜻하기도 한다(잠
19:5-9). 메시야에게 적용되었으니 하나님의 법, 계획 등을 인간에게 가르치고 전하
는 임무를 부여받은 메시야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보면 되겠다.
인도자( , 나기드) - 갈대아역은 '왕'으로 번역한다. 메시야가 가르치고
전하는 분일 뿐 아니라 그 백성과 통치와 피통치의 관계를 맺고 있는 분임을 암시하는
용어이다. 메시야의 직분중 중요한 한 가지는 왕직이다.
명령자( , 메차웨) - 원문 직역은 '율법 수여자'이다. 메시야는 율법의 창
안자이시기도 하다. 그분이 하신 말씀이 곧 절대적 규범이요 법이었음을 알 수 있다.
=====55:5
네가 - 본 2인칭 주어를 메시야로 이해하는 견해도 있지만(Whybray), 그보다는 영
적 이스라엘로 파악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 같다(Delitzsch, G.W. Grogan). 다윗
통치하에서 이스라엘의 영토는 역사상 가장 넓게 확장되었다. 이런 측면에서도 다윗
은 왕으로 오실 메시야의 예표가 되는 것이다. 본문에서는 메시야에 의해 통치될 영
적 이스라엘의 영역은 다윗 왕국조차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세계적 차원에 이를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55:6
만날 만한 때에 찾으라 - 이것은, 지금은 여호와를 만날 수 있을 만한 때임을 암시
하는 반면, 때가 오면 그분을 만나고 싶어도 만날수 없다는 사실을 동시에 공고하고
있다. 영적 축복을 얻는 문제에 따르는 조건과 제한성에 대한 권고이다(시 32:6;마
25:1-13;요 7:34;8:21;고후 6:2;히 2:3;3:13,15). 물론 이 권고를 받을 대상은 포로
된 이스라엘뿐 아니라 모든 인류이다.
부르라 - '하나님의 자비에 너 자신 전체를 던지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신
약은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자만이 구원을 얻는다고 못박고 있다(롬 10:13). 본절은
일종의 동의어 반복이며, 하반절이 상반절보다 더욱 적극적이고 강한 표현이다
(Fausset).
=====55:7
악인 ... 불의한 자 - 이 둘은 그 정체를 규명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동의적 평
행구로 사용되고 있고 특히 후자의 경우 그 원어적 의미가 '범죄의 사람'이므로 둘 다
모든 인류에게 적용될 수 있는 죄인으로 보는 것이 가능하다(롬 3:23). 굳이 의미를
구분해보면 전자는 그 '행실'에 있어서 공개적으로 죄를 범하는 자이고, 후자는 스스
로는 범죄자로 생각하지 않으나 그 내면적 실상이 죄악된 자를 가리킨다. 회개의 진
행은 소극적인 변화인 '그의 행실을 버림으로'시작되어 적극적인 회개인 '여호와께로
돌아가', '여호와를 그의 하나님으로 섬기는'데까지 이르러야 한다.
=====55:8
본절은 여호와의 생각과 길이 우리 인간의 그것과 다르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 사
실의 의미는 바로 앞절의 '용서'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개역
성경은 생략하고 있지만 원문에는 '이유'를 뜻하는 접속사 '키'( )가 있기 때문이
다. 말하자면 본절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과 같다 : '너희는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풍성히 용서하시는 사실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낼 필요가 없다. 악인의 행실과 불의한
자의 생각은 용서받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상태이기는 하지만, 용서에 대한 하나님
의 생각과 방시은 용서받을 악인이나 불의한 자의 상태나 정도에 따라 좌우되는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시 25:11;롬 5:19).
=====55:9
본절은 앞절의 사상을 설명하기 위해 설정된 것이 분명하다. 하늘과 땅 사이의 간
격 만큼이나 하나님과 인간의 계획의 차이가 크다고 덧붙이는 본문은 다음과같은 구절
들에서 뒷받침된다 : "하늘이 땅에서 높음같이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 그 인자하심이
크심이로다"(시 103:11), "대저 주의 인자는 커서 하늘에 미치고 주의 진리는 궁창에
이르나이다"(시 57:10), "인자하심을 영원히 세우시며 주의 성실하심을 하늘에서 견고
히 하시리라"(시 89:2). 이상의 구절들이 취하고 있는 사상은 동일한데, 그것은 하나
님의 자비와 긍휼이 무한하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것 때문에 인간의 눈에 용서받을
수 없어 보이는 자가 용서를 받게 되는 것이다.
=====55:10
저자는 6-9절에 언급한 내용에 확실성을 더하기 위하여 한 비유를 들고 있다. 그
비유의 내용은 척박한 토지에 비와 눈이 내려 옥토로 만들면 그 옥토는 열매를 내고
추수꾼은 파종하여 양식을 얻는다는 것이다. 본절을 영적으로 고갈되어버린 인간의
마음으로, 비와 눈을 메시야 통치 시대 아래 부어질 성령으로 그리고 열매를 의로 각
각 보고 있다. 말하자면 본절은 영적으로 고갈 상태에 있는 인간의 마음이 이제 메시
야 시대가 되면 성령을 받아 회개하고 구원을 얻게 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다. 그러나 본 비유의 경우, 그 내용을 구성하고 있는 소재거리 하나하나의 의미보다
는 그 내용 전체가 담고 있는 주제가 무엇이냐가 더 중요하다. 이 비유가 드러내는
주제는, 하나님은 한번 발설한 말씀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 성취를 보신다는 것이다.
그것을, 한번 내려진 비나 눈은 반드시 그 열매를 낳는다는 알기 쉬운 자연의 이치를
통해 저자는 설명하고 이쓴다 것이다. 이 주제는 다음절에 잘 정리되어 있다.
=====55:11
내 입에서 나가는 말 - 구체적으로 이 말씀은 앞문맥(7절)에 언급된 '용서'이다.
사막에 내린 비와 눈은 금방 흔적도 찾아보기 힘드나 결국 하나님의 목적을 성취하듯
이, 하나님이 한번 약속하신 '용서'는 결국 성취되고 말 것이다. 이제 그 '용서' 사
역은 메시야의 대속 사역을 깨닫고 하나님 앞으로 돌아올 유대인과 더 나아가 유대인
과 동일하게 하나님 앞에서 돌아올 이방인의 행렬을 통해 그 결실을 보게 될 것이다.
=====55:12
나아가며 ... 인도함을 받을 것이요 - 이것은 1차적으로 세계 각처에 흩어졌던 이
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들의 인도를 받아 본토로 귀환할 것을 가리키
고, 더 나아가서는 이방인을 포함한 택함받은 모든 백성들이 참지도자된신 메시야의
인도를 받아 영적 본토인 교회로 이끌림을 받을 것을 암시한다 : "야곱아내가 정녕히
너희 무리를 다 모으며 내가 정녕히 이스라엘의 남은 자를 모으고 그들을 한 처소에
두기를 보스라 양떼 같게 하며 초장의 양떼 같게 하리니 그들의 인수(人數)가 많으므
로 소리가 크게 들릴 것이며 길을 여는 자가 그들의 앞서 올라가고 그들은 달려서 성
문에 이르러서는 그리로 좇아 나갈 것이며 그들의 왕이 앞서 행하며 여호와께서 선두
로 행하시리라"(미 2:12,13).
산들과 ... 손바닥을 칠 것이며 - 하나님의 백성의 기쁨에 대해 자녕니 동일한 기
쁨의 환영을 표시하고 있다. 자연이 이 같은 반응을 나타내는 까닭은 인간의 죄가 제
거될 때 갱신된 인간 세계와 조화를 이루기 위하여 자연계도 '허무'에서 구원받고 새
롭게 갱신될 것이기 때문이다(시 98:8;롬 8:19-22).
=====55:13
잣나무 - 경건한 백성들을 가리킨다(60:13).
가시나무 - 사악한 자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다(삼하 23:6;미 7:4).
화석류 - 팔레스틴 지역, 특히 갈릴리 호수 부근과 사마리아와 예루살렘 근방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상록수로서, 희거나 붉은 꽃은 향기가 짙다. 느헤미야는 초막절 축
제를 위해 필요한 초막을 짓는 데 이 나무를 사용했다(느 8:15).
질려 - 황량한 비경작 지대의 상징으로 쓰였다(5:6).
이것이 여호와의 명예가 되며 영영한 표징이 되어 - '이것'이란 자연계의 갱신뿐
아니라 본장에서 다루고 있는 메시야의 구속 사역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복음에로의
초대, 용서 등을 가리킨다. 바로 그 같은 결과들은 여호와의 선하심과 영광을 드러내
는 기념비와 같은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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