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54장 주석
=====54:1
잉태치 못하며 생산치 못한 너 - 본 이미지가 의미하는 바에 대한 견해는 여럿이
있으나 바벧론 포로 시대에 그 숫자가 적었던 이스라엘의 남은 자로 보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특히 이어지는 3절에서는 이방인 성도가 이들에게 포함될 것을 암시하는
내용이 나온다는 점에서, 바야흐로 메시야 시대의 영적 이스라엘에 관한 비전이 강력
히 제시된다.
홀로 된 ... 많음이니라 - 과부의 지식이 남편 있는 여인의 자식보다 그 숫자가 많
겠다는 이 표현은 앞에 언급된 남은 자의 후손은 그 숫자가 일반의 이해를 넘어서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해준다. 물론 이 사실의 성취는 이방인의회심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앞장에서 메시야의 구속 사역을 묘사한 저자는 그 사역이 낳을 결
과의 첫 번째 것으로 믿는 자의 수가 이스라에의 남은 자를 근거로 늘어날 것을 바라
다보고 있다.
=====54:2
휘장( , 아할레크) - 일반적으로 이 용어는 침대나 창문 주위에 혹은 관객
들로부터 무대를 숨기기 위하여 극장 객석과 무대 사이에 내리우는 천을 가리킬 때 쓰
인다. 그러나 여기서는 거주용 천막을 의미한다. 이 천막은 일정 거주자의 거주 영
역을 암시하는데, 여기서 그 영역을 확대한다는 것은 이스라엘의 회복에 대한 예언이
기도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이방 세계에서 돌아노는 개심자의 행렬을 수용하기 위
하여 교회의 영역이 매우 넓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이 표현은 새로운 개심자들
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할 뿐 아니라 그 각각의 구성원의 믿음도 더 강해진다는 것을
동시에 암시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54:3
좌우로 퍼지며 - 이것은 동서남북 그 어느 방향을 가릴 것없이 폭발적으로 퍼지는
것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퍼지며'( , 파라츠)의 원문적 의미는 '터지듯 번성하
며'이다. 물론 이는 영토의 확장 혹은 단순한 인구의 폭발이 아니라 영적 이스라엘
수의 증가를 가리킨다.
황폐한 성읍들 - 1차적으로는 남북 왕국의 멸망 이후에 근방 민족들의 불법 이주로
훼손되었던 팔레스틴 땅을 가리킨다. 그러나 2차적으로는 이스라엘의 영적 상태를 가
리킨다(J. Watts).
=====54:4
청년 때의 수치를 잊겠고 - '청년 때의 수치'란 애굽 치하의 시대 혹은 앗수르 및
바벧론의 포로 시대와 같은 특정한 시대를 가리킨다기보다는 이스라엘 역사의 시작으
로부터 당시에 이르기까지 신실치 못한 아내와 같았던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대한 반역
의 역사 전체를 가르틴다고 봄이 나을 것 같다. 장차 이스라엘이 마주할 백성의 중다
함과 그 영광의 찬란함은 그 수욕의 역사를 잊을 만한 정도라는 것이 본 구절의 의미
이다. 물론 이 구절의 완성은 주의 재림 때 이루어질 것으로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후 이스라엘은 그 역사 속에서 몇 차례 외적의 침입 및 그로 인한 영광의 함몰을 재
차 겪었던 것을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과부 때의 치욕 -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짐에 따른 결과, 예컨대 이 민족의 침탈과
유린 등을 가리킨다(렘 3:24,25;31:19;호 2:2-5 참조).
=====54:5
이는 ... 남편이시라 - 여기 '남편'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원형 '바알'( )은
그 문자적인 뜻은 '주인', '제조자', '통치자', '소유자' 등이다. 그러나 이 용어는
흔히 '남편'을 뜻하기도 하는데(신 21:13;24:1;말 2:11), 여기서는 바로 그 의미로 사
용되고 있다. 여기서 하나님을 이스라엘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그처럼 크고 세심하다
는 의미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떠나 우상 숭배에 빠진 이스라엘의 상태는
흔히 간음으로 묘사되며(대하 21:11;겔 6:9;호 4:12), 신약 시대의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부로 묘사된다(요 3:29;엡 5:23,24;계 21:9).
온 세상의 하나님이라 칭함을 받으실 것이며 - 이것은 하나님께서 이제 혈통적 이
스라엘뿐 아니라 세상 모든 백성에게도 그들을 통치하는 참하나님으로 인정받으실 것
을 예언하는 말이다. 말할 것도 없이 이 예언은 하나님이 유대인뿐 아니라 이방인의
하나님도 되신다는 사실이 본격적으로 전파될 시대를 겨냥한 표현이다 : "하나님은 홀
로 유대인의 하나님뿐이시뇨 또 이방의 하나님은 아니시뇨 진실로 이방인의 하나님도
되시느니라"(롬 3:29). 이 같은 결과가 가능했던 것은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었던 메
시야의 대속 사역 때문이었다(53장).
=====54:6
부르시되( , 케라아크) - 시제는 완료형이다. 앞절과의 연관성 속에서 볼
때 저자는 하나님이 다시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회복하실 사실을 그 신실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일단 남편에게 버림을 받았던 아내가 남편의 용서로 다시 남편에게도 돌아오는
이미지를 사용하여 묘사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일을 이미 완
성된 듯이 완료형으로 묘사한 것은 그 성취될 사실의 확실성을 강조하기 위함인데, 이
같은 표현 방법을 '선지자적 과거'라고 부른다(Fausset). 70인역(LXX)의 경우는 난해
하게도 '여호와께서 버려지고 위안을 받지 못한 아내로 그들을 부르지 않으셨다. 그
리고 그녀의 젊은 시절부터, 미워해 왔던 아내로 부르지도 않으셨다'로 본절은 번역하
고 있다. 이것은 추측컨대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인간 사이의 부부 관계로써
묘사하기를 거절하고자 하는 의도때문인 것으로 보여지나 문맥에 합당하지 않다.
=====54:7
잠시 - '약간의 분노로'로 번약하는 학자도 있으나(Lowth), 원문은 개역 성경과 동
일하다. 이것은 문자 그대로 아주 짧은 시간을 가리키는데, 여기서 이 표현이 등장한
것은 이후 임할 번영 및 영광의 기간은 영원할 것이라는 사실과 대조를 이루게 하기
위해서이다. 신약 성경에도 동일한 사상이 나타나 있다 : "우리의 잠시 받는 환난의
경한 것이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우리에게 이루게 함이니"(고후
4:17).
큰 긍휼 - 또 다른 차원의 대조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것은 버림받음이 '적은'
것이었다면 긍휼은 '큰(위대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이 큰 '긍휼'의 내용은 오랫동
안의 배역(背逆)을 다 품고 해결할 수 있는 위대한 메시야의 대속사역이다.
=====54:8
넘치는 진노( , 베쉐체프 케체프) - '분노의 범람'이 그 문자적 뜻
이다(a surge of anger, NIV). 그러나 하나님의 징벌과 회복의 은총을 대조시키는 문
맥을 중시할 때, 이는 '적은 분노'(a little wrath, KJV) 혹은 '잠시 동안의 격노'
(lverflowing wrath for a moment, RSV) 등으로 해석해볼 수도 있겠다.
얼굴을 ... 가리웠으나 - 불쾌감의 표현이다(8:17;욥 13:24;34:29;시 30:7). 이것
은 두말할 나위 없이 바벧론 포로라는 징벌로 명백히 드러난 하나님의 불쾌감과 노여
움을 가리킨다.
영원한 자비 - 앞의 '넘치는 진노'와 대비를 이룬다. 메시야의 은총 아래 있는 교
회와 그 개인이 받을 은총은 엄청나다 : "찬송하리로다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
스도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으로 우리에게 복 주
시되"(엡 1:3).
구속자 여호와 - 계속해서 '구속자'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은 회복될 모든 번영, 영
광 등은 메시야의 구속 사역을 근거로 하는 것임을 암시하기 위해서이다.
=====54:9
본절에서 하나님은 노아게게 주신 약속을 상기시키면서 다시는 이스라엘을 징벌하
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계신다. 그런데 본 약속에 대한 이해의 기초는 노아에게 약속
을 주셨던 당시의 문맥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마음의 생각이
어려서부터 악하기 때문에 물로 멸망시키지 않겠다고 하셨다(창 8:21). 노아에게 주
셨던 약속은 분명하게 인간의 죄성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이다. 즉 인간은 나면서부
터 죄인인데, 이러한 인생들에 대하여 반복하여 대홍수왁 타은 저주를 내린다면 이 땅
과 인생들은 잠시도 견디지 못할 것이므로 이 땅과 인생들은 잠시도 견디지 못할 것이
므로 인류 전체를 향한 물심판은 없으리라는 약속이었다. 따라서 인간의 죄성이란 관
점에서 본절의 약속도 이해해야 한다.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셔서 인간의 죄를 결
코 용납하지 않으신다. 그런데 본절에서 범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에릉마 징벌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계신데, 그것은 53장에서 메시야께서 온 인류의 가죄악으로 말미암
아 십자가를 지실 것이기 때문에 그 대속의 은총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에게는 심
판을 면제해주시겠다는 약속인 것이다.
=====54:10
인자( , 헤세드) - 언약 용어로서 기왕에 주신 약속을 끝까지 신실하게 지키
시는 하나님의 불변의 상랑을 가리킬 때 사용된다.
화평케 하는 나의 언약( , 베리트 쉘로미) - 문자적인 뜻은
'나의 평화의 언약'이다. 동일한 용어가 사용된 유사 구절에 근거할때 본 언약은 다
윗의 위를 이은 한 왕이 통치할 영원한 하나님 나라 건설에 관한 약속이다(겔
37:24-26). 이 나라는 혈통적 이스라엘만을 구성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들
어올 이방의 택함받은 자까지도 포함된 하나님 나라의 건설에 대한 약속으로 보아야
정확하다. 이 나라의 건설은 인간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하나님 언약의 신
실성 때문에 가능하다. 견고성, 불변성을 상징하는 산들은 혹시 움직여질 수 있어도
그 나라를 세우기로 한 하나님의 약속 계획은 결코 변경되지 않는다.
=====54:11
곤고하며 ... 안위를 받지 못한 자 - 오랫동안의 포로 생활로 광풍에 시달리는 배
처럼 그 마음에 평안이 없는 이스라엘 백성을 가리킨다. 그들에게 저자는 미래의 안
정과 영광을 약속함으로 그들을 위로하려고 하고 있다(11-`4절).
화려한 채색으로 네 돌 사이에 더하며 - 여기 '화려한 채색'이란 색색의 벽돌들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돌과 돌을 붙이는 색색의 접합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다잇 여
인들이 눈썹 위에 치장용으로 붙이기도 했던 이 접합체는 벽돌 사이사이에 붙여, 벽돌
건물을 멋지게 보이도록 하는데 사용되었다. '더하며'의 정확한 원문 직역은 '기초를
놓다'이다. 이는 그 기초가 튼튼한, 따라서 미래의 번영과 영광이 보장된 교회를 상
징적으로 표현할 때도 사용된다(계 21:18-21 참조).
청옥 - 그 단단하기에 있어서는 다이아몬드 다음이고 아름다움과 광체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푸른 색, 붉은 색, 흰 색, 자주색 등 다양한 색을 지닌, 우리에
게 사라이러로 아려져 있는 보석이다.
=====54:12
홍보석( , 카데코드) - '때리다', '가루를 내다' 혹은 '불을 지피다'는 뜻
의 '카다드'( )에서 온 본 용어는 불을 지필 때 나는 섬광, 불꽃과 같이 번쩍이
느 보석을 가리키는 것이 분명하다.
성첩( , 쉼쇼타이크) - '태양'을 뜻하는 '쉐메쉬'( )에서 온 용어
로 의미 규정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성벽위의 반짝이는 피뢰침, 성채 혹은 성(城)
본 건물에 딸린 작은 건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어쨌든 문맥은 그 기초가 든든하고
찬란한 성을 말하고 있으므로, 보석으로 지은 번쩍이는 성 건물의 일부로 보면 적절하
겠다.
=====54:13
네 모든 자녀는 여호와의 교훈을 받을 것이니 - 이것은 미래에 하나님의 참자녀들
이 구속주 메시야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것을 시사한다.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가르침
과 인도 아래 있게 될 것을 예언하면서 이 구절과 유사하게 표현한 바 있다 : "그들이
다시는 각기 이웃과 형제를 가리켜 이르기를 너는 여호와를 알라 하지 아니하리니 이
는 작은 자로부터 큰 자까지 다 나를 앎이니라"(렘 31:34). 뿐만 아니라 예수께서는
아버지 하나님의 절대 주권에 이끌림을 받은 자만이 그에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말씀
하시면서 본 구절을 인용하셨다 : "선지자의 글에 저희가 다 하나님의 가르치심을 받
으리라 기록 되었은즉 아버지께 듣고 배운 사람마다 내게로 오느니라"(요 6:45).
=====54:14
의로 설 것이며 - 메시야가 다스리는 나라의 특성 중의 하나가 소개되고 있다(시
72:2;계 19:11). 다른 세상 나라는 음모, 약탈, 정복 등으로 세워지므로 통치의 내용
이 불의하지만 하나님의 주권 아래 이루어지는 메시야의 왕국은 편만한 공평이 통치의
특징이 될 것이다.
=====54:15
그들이 모일지라도( , 고르) - 주어가 대명사로 되어 있으므로 그 정체를 밝
히는 것이 쉽지 않으나 문맥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은 영적 이스라엘 곧 교회의 대
적이며 엄밀히 말해서 메시야의 대적이다. 세상 나라 군왕들이 연합하여 메시야를 대
적할 것을 시편 기자는 다음과 같이 잘 묘사하고 있다 : "어찌하여 열방이 분노하며
민족들이 허사를 경영하는고 세상의 군왕들이 나서며 관원들이 서로 꾀하여 여호아와
그 기름 받은 자를 대적하며"(시 2:1,2).
너를 인하여 패망하리라( , 알라이크 이폴) - 문자적인 뜻은 '너
에게 복종케 되리라'이다. 이것은 메시야의 대적이 파멸케 될 것을 가리킬 뿐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이들이 오히려 교회으 진영으로 두손들고 들어오게 된 것을 암시한
다고도 볼 수 있겠다. 메시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 이후 교회는 멸망할
듯 보였으나 도리어 세상 나라가 교회로 돌아오기 시작하였다.
=====54:16
여기 언급된 기계를 만드는 자와 그 기계를 가지고 파괴를 일삼는 자는 외관상 전
쟁을 일삼는 자들로 보여진다. 그러나 다음절과의 연관성 속에서 볼 때, 이들은 교회
를 대적하는 조재의 상징적 표현으로 이해된다. 그들은 하나님수하에 있으므로 하나
님께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교회를 대적할 수 있을 뿐이다.
=====54:17
송사하는 혀는 네게 정죄를 당하리니 - 법정의 이미지가 동원되었다. 교회의 대적
들은 교회를 고소할 것이다. 그러나 교회는 도리어 대적들에게 승리할 것이다. 그
이유는 메시야의 대속 사역을 근거로 그의 택한 백성을 의롭다 하시는 하나님께서 그
대적이 고소할 때 교회를 변호하고 대적을 물리치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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