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 8장 주석
=====8:1,2,3
6장 후반부와 7장 전체에 걸쳐 언급되어온 음녀에 대한 경계가 본장에서는 극적으
로 반전되어 1-3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지혜를 여성이란 인격적 존재로 의인화시켜 그
지혜의 권면과 이에 따르는 유익성을 기술한다. 곧 저자는 음녀를 따르는 길이 영원
한 사망에 이르는 길이었던 반면(7:27), 본장에서처럼 지혜의 권면을 수용하는 것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것임을(35절) 주지시킴으로써 여기서의 지혜가 단순한 도구적
지식이 아닌 인간의 삶과 죽음에 관련된 중차대한 것임을 상기시켜 준다. 지혜가 부르
지...불러 가로되 - 본문에서 의인화된 지혜가 외치고 있는 장소들은 모두 공공 장소
라는 점은 음녀가 그 상대를 유혹하던 장소가 어둡고 으슥한 골목 모퉁이라는 것과(7:
8, 9) 극명하게 대조를 이룬다. 이는 곧 지혜의 권고가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
는 보편적인 것이며 동시에 지혜가 생명을 지향하는 것이기에 항상 어디서나 떳떳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요 18:20). 한편 본문의 세부적인 사항들은 1:20, 21의 주석을 참
조하라.
=====8:4
사람들아(* , 이쉼) - 여기서는 성별, 신분, 빈부, 학식, 나이, 품격등 모
든 차별적 전제를 배제한 보편적인 인간 군상들을 지칭한다. 인자들에게(*
, 베네 아담) - '사람들아'와 문맥상, 내용상의 병행을 이루는 말로 문자적 의미는 '
아담(사람)의 아들들'이다. 이 말은 신성(神性)과 인성(人性)을 겸비하신 완전한 인간
이셨던 예수께서 특별히 자신의 인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셨던 '인자'(마 8:20;눅
18:8;요 6:27)란 용어와는 별개의 의미로서 곧 여느 사람과 다름없이 세속적인 인성에
젖어 사는 일반인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편 위에서 볼 수 있듯이 본절은 눈에 보이
게 안보이게 스스로를 차별적 존재로서 인식하고 있는 인간들과는 달리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공의로우심과 공평하신 속성에(시 99:4;사32:1) 따라 모든 사람들을 똑같이
지혜에로 초청하신다.
=====8:5
어리석은 자들아 너희는 명철할지니라(* , 하비누 페
타임 오르마) - 원전상으로는 '어리석은 자들아 너희는 슬기로움을 얻으라'(... gain
prudence, NIV)이다. '슬기'는 원어상 '간교함', '약삭빠름'이란 부정적인 뜻과 '신
중함', '지혜로움'등의 긍정적인 뜻을 함께 내포하는데, 여기서는 후자의 경우로 쓰여
졌다(1:4 주석 참조). 한편 이러한 사려 갚음과 지혜로움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진정
하고 올바른 지침들을 제시해 준다(Toy). 미련한 자들아 너희는 마음이 밝을지니라 -
원전상의 뜻은 '미련한 자들은 그 마음 속에 명철을 얻으라'(... gain umderstanding,
NIV)이다. 여기서 '미련한 자'(* , 케실림)는 원어상 '살찐'의 뜻으로 특별
히 완고하고 이성적으로 우둔한 자를 가리킨다. 개역 성경의 번역은 '명철', 곧 올바
른 판별력과 통찰력으로(1:2 주석 참조) 그의 영적, 도덕적 안목이 밝아진다는 점을
유의한 듯하다.
=====8:6
여기서 8절까지는 지혜의 개괄적인 특성들을 1인칭 어법으로 드러내 준다. 선한 것
(* , 네기딤) - 문자적으로는 사회적, 종교적, 정치적 지도자들을 지칭하
는 말이다(삼상 9:16;대상 26:14). 따라서 여기서는 그러한 신분을 상징하는 '고귀함'
(worthy things, NIV)으로 보아도 무방하다(Delitzsch).
=====8:7
내 입은 진리를 말하며 - 여기서 '말하며'(* , 예헤게)는 '말하다'란 뜻과
함께 '신중하게 생각하다'란 의미도 내포하는 바, 지혜가 진리를 선포하는 것이 단순
히 입에서 나오는 형식적인 말의 유희가 아니라 깊은 묵상과 사려 갚은 판단에 의해
되어진 것임을 암시한다(Delitzsch). 한편 '진리'에 대해서는 3:3 주석을 참조하라.
내 입술은 악을 미워하느니라 - 상반절과 대구를 이루는 구절이다. 곧 지혜는 진
리를 선포하는 적극적 측면과 함께 악을 미워하는 소극적 측면의 속성도 같이 내포한
다. 한편 여기서 '악'(* , 레솨)은 위에 언급된 도덕적 진리와 대조되는 것이며
그 말과 행위의 원칙에 있어서 악한 것을 의미한다(Delitzsch).
=====8:8
의로운즉 - 원어 '체데크'(* )는 '곧다'라는 뜻의 어근 '차다크'(* )에서
파생된 말로 여기서는 도덕적 의미에서의 올바름을 가리킨다(시 15:2;사 45:23). 굽은
것과 패역한 것 - 2:12, 15 주석 참조하라.
=====8:9
총명 있는 자의 밝히 아는 바요(* , 네키힘 라메빈) - 원어
상 '총명 있는 자'란 '지적 분별력이 있는 자', '인지력이 있는 자'를 가리키며, '밝
히 아는'은 '곧은', '올바른'을 뜻하는 바, 원전상의 번역은 '분별력 있는 자의 곧음
이다'란 다소 모호한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본 문구의 의미를 지혜의 권고를 수용하
여 참된 분별력과 통찰력을 소유한 자에게는 위에 언급된 지혜의 속성들이(6-8절) 극
히 타당성 있고 올바른 것으로 인지된다는 것으로 이해된다(고전 2:13). 지식 얻은 자
의 정직히 여기는 바니라 - '지식 얻은 자'(* , 레모체에 다아트)는
'지식을 발견한 사람들'이란 뜻으로 여기서의 지식은 단순한 학문적 지식이 아니라 지
혜를 통해서 얻어진 경험적으로 도덕적인 지식을 가리킨다(Zockler). 또한 '정직히 여
기는'(* , 이솨림)은 문자적으로 '곧은 것'을 뜻하는 바, 이는 내적 갈등과
혼미스러움의 여지를 없앰으로써 선악간에 올바른 판단을 갖게 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Delitzsch, Gesenius). 따라서 본 문구도 지혜를 통해서 참된 신적 지식을 소유한 자
들에게는 지혜의 속성들이 그들의 올바른 판단에 비추어 보아 타당하고 당위적인 것으
로 인지된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8:10
모든 사람의 세속적 지향점인 재물과의 비교를 통해 지혜의 중대함을 설파하고 있
다. 곧 본절은 신약에 나오는 예수님의 말씀을 상기시키는 바(마 6:24), 이러한 비유
들은 재물의 불필요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신앙과 지혜의 우월성을 강조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너희가...지식을 얻으라 - 3:14 주석을 참조하라.
=====8:11
3:15 주석을 참조하라.
=====8:12
6-8절에 이어 다시 한번 지혜의 특성이 좀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언급된다. 명철로
주소를 삼으며(* , 솨카느티 아레마) - 문자적으로는 '명철과 함께
거하며'(dwell together with prudence, NIV)이다. 한편 명철이 지혜의 속성 중의 하
나란 점에서 본 문구에서처럼 지혜와 명철이 동격으로 쓰인 것은 그 지혜의 속성들 하
나하나가 모두 지혜 그 자체와 다를 바 없이 중요한 것들임을 주지시키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문구는 지혜가 명철과 함께 지혜를 수용한 자에게 사려 깊음과
올바른 판단력을 갖게함으로써 그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어 준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지식과 근신을 찾아 얻나니 - 여기서 '찾아 얻나니'(* , 에메차)는 '
발견하여 확시하게 소유하니'란 의미로서 곧 '지식'과 '근신'이 지혜의 불변의 속성들
임을 지시한다(1:4 주석 참조).
=====8:13
여호와를...악을 미워하는 것이라 -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라는(1
:7;9:10) 점에 비추어 본 문구는 지혜의 가장 반대 급부적인 요소가 바로 '악'임을 명
시한다. 교만과 거만과...미워하느니라 - 6:16-19에서처럼 여호와가 미워하시는 악의
종류가 언급된다. 곧 저자는 여기서 모든 죄의 근본이 되는 내면의 악(교만과 거만,
1:22;6:17 주석 참조)을 먼저 언급한 후 그로 인해 파생되는 행동의 악(악한 행실)과
말의 악(패역한 입, 2:12 주석 참조)을 함축적으로 열거하는 바(Delitzsch), 이는 인
간의 내적, 외적 측면에서의 모든 악을 개괄적으로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8:14
지혜의 극단적인 반대 개념을 '악'으로 규정한 저자는 이제 다시 지혜를 수용한 자
에게 있을 유익, 그리고 지혜의 본질적 실체를 차례로 언급해 나간다. 도략(* ,
에차) - 문자적 의미는 '신중한 조언이나 충고'(counsel, KJV, NIV;good advice, LB)
로서, 여기서는 그런 유익한 조언이나 충고를 가능케 하는 지적, 도덕적 능력을 가리
킨다(Toy). 참 지식(* , 투쉬야) - 2:7에 언급된 '완전한 지혜'와 원어상 동
일한 말로' 근본적이며 실제적인 것'(Zockler), '구체적인 도움과 인도'(Gesenius), '
추진력과 보전력, 또는 그러한 힘의 원천으로서 실질적 유익을 가져다 주는 참된 지혜
나 행운'(Delitzsch), '안전'(LXX) 등을 가리키는 포괄적인 단어이다(2:7 주석 참조).
나는 명철이라 - 지혜와 그 지혜의 한 속성인 명철이 동격으로 나타난다(12절 주석
참조 ;요일 4:8). 한편 일부 영역본들은 이를 원리적인 관계대로 주체와 그 속성의
형태로 표현한다(I have understanding, NIV ; I have insight, RSV). 내게 능력이 있
으므로 - 여기서 '능력'(* , 게부라)은 원어상 '힘'을 의미하는 바, 이는 지
혜를 소유한 결과로서 나타나는 삶의 근원적인 원동력을 가리킨다. 따라서 본 문구는
그러한 힘이 지혜의 한 속성으로 내재되어 있으며 지혜를 소유한 자에게 주어질 것임
을 시사한다.
=====8:15
왕들이 치리하며 - 신정 체제(神政體制)였던 고대 이스라엘에 있어서 모든 왕들은
하나님의 권한 대행자로 인식되어졌는 바, 그들은 통치 전반을 이끌어가는 데 여호와
신앙과 함께 특별한 신적 지혜가 절대적으로 요구되었다(왕상 3:9). 곧 이러한 요소
들이 이스라엘 역사 전반에 걸쳐 선왕(善王)과 악한 왕을 구분짓는 가장 근본적인 기
준으로 작용되었다. 방백들이 공의를 세우며 - '방백'은 일반적으로 백성들에 대한 통
치 권한을 가진 고위 공직자들을 총괄적으로 일컫는 말이며(느 10:1), '공의'는 도덕
적, 법적 의미에서의 올바름을 뜻하는 바(2:9), 여기서는 더 구체적으로 그러한 올바
름에 기초한 통치 원리를 가리킨다. 따라서 본 문구는 지혜를 수용한 통치자들이 그러
한 공의에 의거해 백성의 안녕과 복지를 위한 법률을 제정한다는 의미이다(rulers ma-
ke laws are just, NIV).
=====8:16
재상과...다스리느니라(* , 사
림 야쇼루 우네디빔 칼 솨피테 아레츠) - 문자적으로는 '통치자들이 통치하며 존
귀한 자들이 세상을 재판 하느니라'이다. 곧 원전상의 의미로 보아 개역 성경이 '재
상'을 뒤에 언급되는 재판권을 가진 존귀한 자와 동류로 해석한 것은 다소 무리한 해
석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마치 한 국가의 사법권만을 언급한 것처럼 보이는 본절은
실제로는 행정권(입법권)과 사법권, 곧 한 국가의 권력 전반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재상'은 원어상 '두령', '지배자'란 뜻으로 15절의 '방백'과 유사한 의미이
다. 또한 '세상의 모든 재판관들'과 동격으로 나타난 '존귀한 자'는 원어상 혈통적으
로 계승되는 귀족 계층을 의미하며(Delitzsch), 이는 고대 근동 국가에 있어서 그 재
판권이 왕이나 제사장 등 주로 세습적 직분에 속해 있었다는 점을 반영한다.
=====8:17
나를 사랑하는...나를 간절히 찾는 - 성경과 고대 문헌에 있어서 이러한 긍정적
인 보응의 용례는 자주 나타난다(요 14:21:솔로몬 지혜서 7:28;집회서 4:14). 한편
본절의 상반절은 곧 지혜에 대한 내적 자세를, 하반절은(1:28 주석 비교) 그 지혜를
얻기 위한 계속적인 실천적 자세를 말하는 것이다(Toy).
=====8:18
부귀 - 3:16 주석을 참조하라. 장구한 재물(* , 혼 아테크) - 문자적으
로는 '영속적으로 가치있는 재물'이란 뜻으로 자신의 노력으로 획득한 재물이 아니라
대대로 상속되어 그 기반이 확고한 재물을 가리킨다(Delitzsch). 한편 본절은 그 마지
막에 '의'를 첨가함으로써 그러한 물질적 부와 명예가 바로 '의'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8:19
내 열매는...나으며 - 여기서 '열매'는 3:18의 '생명나무'를 유의한 표현인 듯하
다. '금'(* , 하루츠)은 광석 상태의 금을, '정금'(* , 미파즈)은 제련된
상태의 순수한 금을 의미하는 바, 이러한 단어의 반복은 그 지시하는 대상의 탁월함을
드러내기 위한 문학적 표현이다(시 19:11;21:4;아 5:11). 또한 이들은 본서에서 지혜
의 탁월성에 대한 비유적 표현으로 자주 등장한다(3:14 주석 참조). 내 소득은...나으
니라 - '소득'(* , 테부아티)은 '땅의 소산물'(3:9 주석 참조)을 가리키는
바, 이는 상반절의 '열매'와는 달리 씨를 뿌리는 것에 유의한 표현이다. 그리고 '천은
'(* , 케세프 니베하르)은 '정금'과 같이 순수하게 제련된 '은'을 가리
킨다(choice silver, KJV, NIV). 당시 이스라엘의 관념상 '열매'와 '소산물', 곧 농작
물의 풍성한 수확은 하나님의 축복으로 여겨졌던 바, 저자는 이러한 것을 비유해 지혜
얻은 자의 유익을 친근감 있게 전달하고 있다.
=====8:20
2:9 주석을 참조하라.
=====8:21
재물을 얻어서 - '재물'(* , 예쉬)은 '탁월한 존재'란 문자적 의미를 가지며, 여
기서 세속적인 척도에서의 값비싼 재물이 아니라 지혜를 통해 얻어진 지고한 신앙적,
도덕적 판단에 비추어 가치있는 재산이란 뜻이다(Delitzsch). 또한 '얻어서'(*
, 레하느힐)는 '유산으로 상속받아서'란 뜻인 바, 본절은 20절의 목적을 지시하
는 것으로 지혜의 길을 따라 순종하며 실천하는 자에게는 하늘의 상급이, 아버지가 그
가장 사랑하는 아들에게 자신의 귀한 재물을 물려주듯, 주어질 것임을 말하고 있다.
곳간에 - 마 6:20에 기록된 '하늘 곳간'을 상기 시켜 준다(눅 12:33).
=====8:22
3:19,20에서 간략하게 언급되었던 지혜의 실체가 본격적으로 지혜 그 자체이신 그
리스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31절까지 언급되고 있다(눅 11:49;고전 1:24). 먼저 저
자는 지혜 곧 그리스도께서 창세 전에 이미 존재하셨던 사실을 창조 사역에 비유해 순
차적으로 설명한다(요 17:5). 조화의 시작(* , 레쉬트 다르코) - 문
자적으로는 '그의 길의 시작'이란 뜻으로 성경에서 '길'이 주로 어떤 행위를 지칭하는
데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본 문구는 하나님께서 창조 사역을 의도하시고 계획하신 때를
가리킨다. 나를 가지셨으며(* , 카나니) - 원어상 '바로 세우다', '조성하다','
소유하다'(시 139:13;사 43:24)란 뜻이다. 한편 70인역은 이를 '만들다'(*
, 에크티세)로 번역했으며, 특별히 성자(聖子)의 신성을 부인하던 아리우스주의자들은
'창조하다'란 말로 번역함으로써 성자가 성부로부터 피조된 존재라고 주장하였으나 이
러한 번역들은 원어상의 의미를 의도적으로 왜곡, 비약시킨 이단의 사실일 뿐이다. 곧
본 문구는 창조와 피조 또는 소유의 의미가 아니라 '바로 세우다'란 말에서 볼수 있듯
이 성부께서 성자를 그 창조의 동역자로 세우시고 임명하셨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것이
다.
=====8:23
'만세 전부터'(* , 메올람)는 시간적 의미를 초월한 태초를,'상고부터'(
, 메로쉬)는 천지창조 직전의 때를, '땅이 생기기 전부터'(* , 미카
드메 아레츠)는 창조 사역의 개시 이후 아직 땅이 완전한 형태를 갖추지 못했을 때를
각각 지칭하는 말들로서 이러한 표현은 곧 그리스도의 선재성(先在性)을 특별히 강조
하기 위한 문학적 기법으로 보여진다(Delitzsch). 내가 세움을 입었나니(* ,
니사크티) - 원어상 '붓다'란 뜻으로 여기에서 제사장적 왕권에 대한 상징적 의례를
나타내는 '기름부음'이란 의미가 파생되었다. 따라서 본 문구는 지혜, 곧 그리스도께
서 모든 피조 세계의 통치자로 임명되어 기름부음받은 사실을 시사한다.
=====8:24
큰 샘들이 - 창 7:11 주석을 참조하라. 내가 이미 났으며(* , 홀랄레티
) - 문자적 의미는 '(해산의) 진통을 겪다'이다. 그러나 이를 문자적으로 해석할 경우
곧 성부와 성자의 관계가 창조자와 피조물의 관계로 왜곡될 소지가 있다. 따라서 본
문구는 22절의 '가지셨으며'와 유사한, 지혜 곧 성자의 선재성을 나타내는 시적 표현
의 하나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Toy). 한편 LB는 이를 그 의미대로 '살아 활동하다'(
live)라고 번역했다.
=====8:25
산이 세우심을(* , 하림 하테바우) - 문자적으로 '산이 물에 빠
지다'란 뜻으로서 해석되는데, 이는 모든 산들이 그 근저를 바다 갚은 곳에 두어 육지
가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막고 제자리에 고정시키는 단단한 기둥의 역할을 담당하
고 있다는 고대인들의 관념을(욥 28:9;38:6) 반영한 말이다(Toy). 따라서 본 문구는
'언덕이 생기기'와 더불어 육지의 생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8:26
여기서 땅은 사람의 주거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며 들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황
량한 벌판을 뜻한다(Delitzsch, Fleisher). 진토의 근원(* , 로쉬 아
페로트) - 문자적으로는 '흙의 머리'란 뜻으로 혹자는 이를 '흙으로 만들어진 인간'
으로 보나(Jarchi, Umbreit), '로쉬'를 '전체적인 덩어리', '전체적인 양'으로 해석하
여 땅위를 뒤덮고 있는 비옥한 '흙덩어리'로 보는 견해가 문맥상 더 자연스러운 것 같
다(Delitzsch, Elster, Schullens).
=====8:27
이제까지 지혜의 선재성을 강조했던 저자는 여기서부터 창조 사역에 대한 지혜의
적극적인 동역 사실을 언급함으로써(골1:16;요일 1:1-3) 지혜가 창조의 근원인 동시에
인간적 지혜를 초월하는 신적 속성임을 밝히고 있다. 하늘을...두르실 때에 - 곧 위의
물과 아래의 물을 구분짓는 궁창(대기권의 하늘)을 만드셨던 사실을 상기시킨다(창 1:
6-8 주석 참조;엽 26:10).
=====8:28
구름 하늘을 견고하게 하시며 - 여기서 '구름 하늘'은 곧 궁창 위의 물을 지시하는
바, 본 문구는 욥 26:8과 같이 구름을 거대한 자루로 여긴 것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보
여진다. 이는 궁창 아래의 물을 대기권의 하늘인 궁창이 떠받쳐 땅으로 쏟아지지 않도
록 공중에 떠있게 한 것으로 여긴 히브리인들의 우주관을 보여 준다(창 1:7). 바다의
샘들을 힘 있게 하시며 - 곧 '심연의 근원을 안전하게 고정시키시며'(fixed securely
the fountains of the deep, NIV)란 뜻으로 '심연의 근원'이 모든 지하수를 총칭한다
는 점에서(창 7:11 주석 참조) 본 문구는 노아 홍수 당시 폭우와 함께 지하수가 터져
나온 사실을 상기하며 쓰여진 표현인 것 같다.
=====8:29
바다의 한계를...거스리지 못하게 - 여기서 '한계'는 지정학적 의미에서의 특정
한 지역적 경계를 나타내는 말로(Zockler) '바다의 한계'는 바다와 뭍이 맞닿은 지점
을 가리킨다(창 1:9,10). 따라서 본 문구는 바다가 그 경계를 넘어 땅에까지 이르지
못하게 하셨다는 의미로서(욥 38:8;시 104:9;렘 5:22). 이 또한 노아 홍수 당시 온 육
지가 남김없이 물로 뒤덮였던 사실을 염두에 둔 표현인 듯하다(창 7:19,20). 땅의 기
초를 정하실 때에 - 땅이 어떤 지주(支株)에 의해 떠받쳐져 있다는 고대 히브리인들의
관념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이러한 용례는 성경에서 자주 등장한다(욥38:4;시 24:2;82:
5;104:5;사 51:13;렘 31:37).
=====8:30
내가...창조자가 되어 - 지혜, 곧 그리스도께서 창조 사역의 동역자라는 사실을
재삼 확증시켜 주는 구절이다(요 1:2), 한편 '창조자'(* , 아몬)는 원어상 '숙
련공'이란 뜻으로서 그리스도의 탁월한 창조 능력을 드러내 주는 말이다. 그 기뻐하신
바가 되었으며(* , 에혜예 솨아슈임) - 원어상 '내가 기뻐하였
다'란 의미로 기쁨의 주체가 지혜(그리스도)자신으로 나타나는 바(I was filled with
delight, NIV). 그 기쁨의 주체를 지혜의 동역 사실을 보시고 흡족해 하시는 하나님인
것처럼(창 1장, '보시기에 좋았더라') 번역한 개역 성경의 문맥은 70인역과 KJV의 번
역에서 따온 것으로 원전상의 의미와는 차이가 있다. 곧 본 문구는 지혜가 자신의 창
조 사역을 통해서 스스로 기뻐하였다는 의미이다(습 3:17). 그 앞에서 즐거워하였으며
- 상반절과 병행을 이루는 구절로 이 역시 지혜가 창조 사역 자체와 그 창조물들로 인
해 스스로 즐거워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8:31
사람이 거처할 땅 - 곧 지혜의 창조 사역으로 만들어진 피조 세계를 가리킨다. 인
자들을 기뻐하였었느니라 - 이제 지혜는 최종적으로 자신의 피조물 중 가장 탁월한 존
재인 인간에 대한 기쁨의 표현으로 자신의 창조 동역 사실을 마무리하고 있다.
=====8:32
지혜의 선재성과 창조 동역 사실을 통해 지혜의 신적 실체를 밝힌 저자는 이제 다
시 지혜의 보편적인 권면들로 돌아간다(5:7;7:24). 그러나 본절 이하의 권고들은 이
전의 사회적, 도덕적 삶의 지침보다 더 근본적인 차원의 것으로 이미 언급한 신적 실
체로서의 지혜에 근거해 사람들로 하여금 영혼의 근본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이는 길과 진리와 생명이 되신 그리스도의 복음의 초청 메시지와 그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요 14:6;7:37,38).
=====8:33
훈계를...버리지 말라 - 4:4-6 주석을 참조하라.
=====8:34
날마다 내 문 곁에서 기다리며 - 여기서 '기다리며'(* , 리쉐코드)는 원어상
'잠자지 않고 밤을 새워 망을 보며'란 뜻으로서 '기다림'의 의미보다는 좀더 적극적인
측면에서 '주의하여 지켜 살펴보는 것'을 가리킨다. 곧 본 문구는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간절하고 애절한 심정으로, 그 사랑하는 자의 문 곁에 지키고 서서 문이 열
리고 그 사랑하는 자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을 비유해 지혜
를 얻고자 하는 자의 내적 자세를 묘사하고 있다(Delitzsch, Fleisher). 문설주 옆에
서 - '문간에서'(at my doorway, NIV)란 뜻으로 상반점 보다 더 적극적인 모습을 묘사
하고 있다.
=====8:35
3:18 주석을 참조하라.
=====8:36
나를 잃는 자는...해하는 자라 - 여기서 '나를 잃는 자'(* , 호테이)는 문
자적으로 '나에 대해 범죄하는 자'란 뜻이다. 지혜의 권고를 배격하고 그 인도를 좇
지 않으며 그 길에서 이탈하는 모든 것이 죄악된 행위인 바, 이러한 행위는 곧 영적
사망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1:19,32;2:18;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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