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24장 주석
=====24:1
1-3절에는 무화과의 환상이 나오고, 4절이하에는 이 환상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
이어진다. 본문의 환상은 그 내용면에서 암 8:1-3의 '여름 실과 환상'과 유사하다.
유다 왕 여호야김의 아들 여고냐와 - 이 환상에 대한 설명이 시작되기 전에 우선
역사적 연대를 나타내는 어구가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구문상 괄호로 묶어두어야 할
부분이며, 그 연대가 명확하게 지시되어 있다. 이 연대에 따르면 이 환상은 B.C.597년
이후에 주어진 것이다. 여고냐는 다른 곳에서는 고니야라고도 불렀으며, 또한 왕명(王
名)으로는 여호야긴으로 불렀다.
=====24:2,3
성전 앞에 놓여 있는 무화과 두 광주리 중 하나는 처음 익은 듯한 극히 좋은 무화
과가 들어 있었고 다른 한 광주리에는 악하여 먹을 수 없는 극히 악한 무화과가 들어
있었다.이 광주리들이 성전 앞에 놓여 있다는 점을 중시하여, 어떤 학자들은 이를 성
전 제단에 바쳐진 예물(Graf) 혹은 여호와께 드리는 수확의 맏물등으로 해석한다. 그
러나 이것은 실제 사실에 대한 묘사가 아니라 환상에 대한 묘사인 까닭에 하나의 상
징적 의미로 이해함이 나을 듯하다(Delitzsch). 그렇다면 이 무화과들은 여호와께 나
아오는 유다 백성들을 상징하며, 좋은 무화과란 여호와께서 인정해주시고 귀하게 여기
시는 자들로서 여기서는 포로로 잡혀가는 자들을 지칭하고 있다(5절).
=====24:4,5
본문은 여호와께서 포로로 이미 붙잡혀 간 자들에게 자비와 은총을 베풀고자 하심
을 보여주신다. 그들은 비록 죄를 범했을지라도 여호와의 자비를 구하며 회개할 것이
므로 여호와께서는 그들을 선한 존재들로 보신다는 것이다(Clarke). 물론 이들에게 회
개하는 심령을 주시는 분도 바로 여호와시다(7절). 이제 미래는 그들에게 있다. 한편
B.C. 597년에 바벨론으로 옮겨진 자들은 이 나라의 지도층이었으며, 핵심되는 인사들
이었다(왕하 24:14-17). 이들은 예레미야의 메시지를 거부하였으나, 막상 그 예언이
성취되는 것을 경험하자 많은 이들이 뉘우치기 시작했을 것이다. 반면에 끝까지 유다
땅에 남아 있던 자들은 예레미야에 대한 적대감을 버리지 못했던 것 같다. 왜냐하면
그는 이 기간 곧 B.C. 597-586년 사이에 심각한 고초를 겪었기 때문이다(Thompson).
=====24:6
여기서 사용되고 있는 '세우고', '헐고', '심고', '뽑는다'는 동사들은 1:10에 처
음으로 등장하였으며 본서에서 계속적으로 사용되고 있다(12:14-17;31:27, 28). 이들
동사들은 심판과 회복이라는 이중적 주제의 메세지에 주로 등장하고 있으며, 예레미야
의 소명 기사에서는 그의 설교의 핵심을 가리키는 내용으로 쓰였다(1:10). 물론 그의
설교의 대부분은 심판 선포에 할애되었으나 군데군데에 회복과 갱신의 메세지도 나타
나고 있다.
=====24:7
내가 여호와인줄 아는 마음을 그들에게 주어서 - 여호와께서는 특별한 섭리를 그들
에게 베풀어 주실 것이며, 그들은 본토로 귀환하게 될 것이다. 본절 내용은 신 30:1 -
10에 나타난 약속, 즉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불순종함으로 말미암아 추방당할지라도 다
시금 회개하면 새롭게 회복될 것이라는 약속의 성취로 볼 수 있다. 또한 '그들은 내
백성이 되겠고 나는 그들의 언약을 갱신하실 것임을 암시한다(Clarke). 또한 그들은 '
전심으로'(* - , 베칼 레브) 그에게로 돌아올 것인데, 이러한 전인적인 돌
이킴은 구약의 여러 선지자들에 의해 누차 강조된 바이다(29:13;31:33;겔 36:26,
27;37:13, 14, 27 28;슥 13:9 등). 이런 점에서 본다면, 심판이란 것은 하나님의 백성
에게 새로운 시작이 임하고 있음을 알리는 수단이 되는 것이다. 아마도 포로중에 있던
자들과 B.C. 586년 이후의 사람들은 이런 메세지에 굉장한 격려를 받았을 것이다.
=====24:8
내가 유다 왕 시드기야와 이 악하여 먹을 수 없는 - '악하여 먹을 수 없는 무화
과'는 이 땅에 남아 있거나 애굽에 거주하는 자들에 비유되고 있다. 우리는 백성들이
언제 애굽으로 도망쳤는지에 관한 충분한 기록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친애굽들
은 여호아하스가 B.C. 609년 그곳으로 잡혀갔을 때 함께 건너가 그곳에 거주했을 수도
있을 것이며(왕하 23:34), 아니면 여호야김이 느부갓네살의 봉신이 되었을 때(B.C. 60
9년경) 또는 느부갓네살이 B.C. 597년에 유다를 침공했을 때 애굽으로 피신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분명한 기록이 잇는 것은 보다 후대에 일군의 유다인들이 애굽으
로 달아났던 사실에 관한 언급이다(43, 44장).
=====24:9,10
여호와의 뜻에 따르기를 거부하고 유다 땅에 남거나 애굽으로 피신하기를 원하는
자들은 더욱더 마음이 완악해져서 회복 불가능의 상태에 처한 가운데 파멸당하고 만다
는 예언이다.
내가 칼과 기근과 염병을 그들 중에 보내어 - 이들 중에 많은 자들은 갈대아인들과
벌이는 전쟁의 칼과 기근으로 쓰러지게 될 것이다. 먼저 포로로 잡혀 간 자들은 훗날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왔다. 그러나 나중에 잡혀가는 이들은 먼저의 사건에서 교훈
을 받고 돌이켜야 마땅한 것이었으나, 오히려 전보다 더욱더 마음을 굳게 하고 완악해
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 중에 대부분은 결코 귀환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 그
들은 이방 민족들과 뒤섞이게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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