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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구약 주석 신약 주석 예루살렘 선교회 안디옥 선교회

예루살렘 선교회

구약/역대상

[스크랩] 역대상 (10 : 1~14) 주석

예루살렘 선교회, 안디옥 선교회 2015. 2. 7. 18:48
역대상 10장


1 블레셋 사람과 이스라엘이 싸우더니 이스라엘 사람들이 블레셋 사람 앞에서
도망하다가 길보아산에서 죽임을 받고 엎드러지니라

ㅇ본장은 본서의 본론의 시작 부분으로서 본서의 주인공인 다윗 왕(14절)을 소개하기
위한 예비적 과정이다. 따라서 본장은 이러한 성격 때문에 이스라엘의 초대 왕인 사울
의 사역을 거두 절미(去頭截尾)하고 다만 그의 비극적인 최후만을 다루고 있다.
ㅇ블레셋 사람과 이스라엘이 싸우더니 -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Saul)과 그의 아들
들이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전사(戰死)하는 장면을 기록한 본절 이하의 기록은 삼상 31
장에서 인용한 것이다. 그런데 삼상 29:1에 의하면 이 전쟁은 길보아 산악 지대의 북
쪽 기슭에 위치한 이스르엘(Jezreel) 평야에서 발발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블레
셋 족속(Philistines)은 함의 자손이었으며(1:12) 지중해의 크레타(Crete) 섬에서 팔
레스틴으로 진출한 해안 민족이었다. 이들은 B.C. 1,400년경 여호수아의 가나안 정복
후에도 잔존해 있다가(수 13:2, 3) 이스라엘과 잦은 충돌을 하였다(삿 3:31;삼상
13:19-22). 또한 이들은 B.C. 1,196년에 애굽에게 결정적인 패배를 당했음에도 불구하
고 이후 곧 주변의 도시 국가들을 병합하여 줄곧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막강한 존재가
되었다. 이와 관련 이들의 대(對) 이스라엘 역사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이들은
삼손 시대를 중심한(B.C.1,075-1,055) 40여년 동안 세력이 크게 확장되었다(삿
10:7;13:1;삼상 4장). 그러다가 이들은 B.C. 1,055년경 미스바 전투에서 사무엘의 지
도하에 있던 이스라엘에게 패배하였다(삼상 7:12, 13). 그리고 B.C. 1,048년에는 믹마
스 전투에서도 요나단에게 패배하였다(삼상 14:31). 그런 뒤 이들은 B.C. 1,010년에
본장의 배경이 되고 있는 길보아 전투를 일으켜 이스라엘에게서 대승(大勝)을 거두기
는 했으나 얼마후 다윗 왕에게 완전히 정복당하고 말았다(14:10-16;삼하 8:1).
ㅇ길보아 산에서 죽임을 받고 엎드러지니라 - 길보아 산(Mt. Gilboa)은 갈릴리 지경
(地境) 아래에 동서로 누워 있는 이스르엘(에스드랠론) 골짜기의 돌출 부분에 위치해
있는 해발 약 500m의 석회암 산이다. 정확히 말해서 이 산은 이스르엘 골짜기 동쪽 끝
에 있는 모레(Moreh) 산지 남쪽에 있다. 아마도 사울은 이스르엘(삼상 29:1)에서 블레
셋의 우수한 장비를 무용화시킬 수 있는 고지인 이곳으로 후퇴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전혀 예상 밖의 결과가 초래되고 말았으니 곧 이스라엘은 패배하고 사울은 그의 아들
들과 더불어 전사당한 것이다. 삼상 31:1 주석 참조. 한편 블레셋 족속은 이곳을 점령
하게 되므로 인하여 한동안 요단 강을 건너 요단 동편으로 자유로이 왕래할 수 있었다
(삼상 31:7).

2 블레셋 사람이 사울과 그 아들들을 추격하여 사울의 아들 요나단과 아비나답과
말기수아를 죽이고

ㅇ사울의 아들 요나단과 아비나답과 말기수아 - 길보아 전투에서 전사한 사울의 세
아들의 이름은 삼상 31:2과 일치한다. 더욱이 이들에 대해서는 이미 본서 8:33에서도
살펴 보았으니 자세한 내용은 해당 부분의 주석을 참조하라.

3 사울을 맹렬히 치며 활 쏘는 자가 사울에게 따라 미치매 사울이 그 쏘는 자를
인하여 심히 군급하여

ㅇ사울을 맹렬히 치며 - 이는 직역하면, 사울 주변에서 싸움이 치열해졌다는 말이다.
즉, 본절은 적군의 왕을 노리는 블레셋과 그 왕을 지키려는 호위병 간의 싸움이 더욱
치열해졌음을 나타내는 말로서 사울에게 임한 위기를 서사적(敍事的)으로 묘사해 주고
있다.
ㅇ활쏘는 자가 사울에게 따라 미치매 - 여기서 '따라 미치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마차'는 '발견하다', '...와 마주치다'는 뜻이다(신 4:29;시 21:8;119:
143). 즉, 이 말은 블레셋 궁수(弓手)가 이스라엘 왕 사울을 발견하고서는 맹렬히 추
격했음을 의미한다.
ㅇ사울이...심히 군급하여 - 여기서 '심히 군급하여'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야헬'
은 다음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즉, (1) '꿰뚫다', '관통하다'는 뜻의
'할랄'(* )에서 변형된 것으로 볼 경우 이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다'는 뜻이 된
다. (2) 반면 '두려워 하다', '근심하다'는 뜻의 동사 '훌'에서 변형된 것
으로 볼 경우에는 '심히 떨었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는 문맥의 흐름상 (1)번
의 견해 보다(Hertzberg) (2)번의 견해가 더욱 타당하다(Klein, Payne). 이에 관한 보
다 자세한 내용은 삼상 31:3 주석을 참조하라.

4 자기의 병기 가진 자에게 이르되 너는 칼을 빼어 나를 찌르라 저 할례 없는 자가
와서 나를 욕되게 할까 두려워하노라 그러나 그 병기 가진 자가 심히 두려워하여 즐겨
행치 아니하매 사울이 자기 칼을 취하고 그 위에 엎드러지니

ㅇ자기의 병기 가진 자 - '병기 가진 자'란 상관이나 주인의 창, 칼 또는 방패 따위
를 가지고 다니는 일종의 부관을 의미한다. 이러한 자는 병사들 중에서도 가장 용기와
총명이 뛰어난 자가 임명되는 것이 상례(常例)였다. 삼상 16:21 주석 참조.
ㅇ할례 없는 자가...나를 욕되게 할까 두려워하노라 - 블레셋 족속은 이전에 삼손을
생포하여 수치를 당하게 한 적이 있다(삿 16:21). 때문에 사울은 자신 역시 삼손과 같
이 그들에게 생포되어 수치를 당하게 될 것을 두려워한 것 같다(Payne). 한편, 여기서
'할례없는 자'란 이방인을 멸시하는 경멸어이다. 사울은 죽음의 그 순간에도 블레셋
족속을 멸시하면서 그들의 승리를 보고자 하지 않았던 것이다(Klein). 삼상 31:4 주석
참조.
ㅇ심히 두려워하여 즐겨 행치 아니하매 - 병기 가진 자가 이처럼 사울 왕의 명령에
복종하기를 거절한 까닭은 자기 주인에 대한 존경심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
나 그보다 더욱 확실한 것은 여호와께 기름부음 받은 자를 살해할 경우 자신에게 미치
게 될 하나님의 형벌을 두려워한 까닭이다(삼상 26:9). 삼상 31:4 주석 참조.
ㅇ사울이 자기 칼을 취하고 그 위에 엎드러지니 - 이는 구약에서 흔치 않은 자살 사
건들 중 한 예이다(삼하 17:23;왕상 16:18). 한편, 삼하 1:10에서 아말렉 소년은 자신
이 죽어가는 사울을 완전히 죽인 것으로 다윗에게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그가
다윗으로부터 보상을 받으려는 목적으로 한 허위 보고였다. 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삼하 1:7-10 주석을 참조하라.

5 병기 가진 자가 사울의 죽음을 보고 자기도 칼에 엎드러져 죽으니라

ㅇ병기 가진 자가.. 자기도...죽으니라 - 이는 자신이 모시고 있던 왕의 뒤를 따르겠
다는 충성심에서 나온 행동임에 분명하다. 즉, 병기 든 자는 자신이 왕의 죽음을 사전
에 막지 못한데 대하여 책임감을 느끼고 함께 죽음의 길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밖
에도 그의 그 같은 행동에는 사울과 마찬가지로 '할례 없는 자'(4절)의 손에 죽임당하
고 싶지 않다는 생각 또한 작용하였을 것이다. 삼상 31:5 주석 참조.

6 이와 같이 사울과 그 세 아들과 그 온 집이 함께 죽으니라

ㅇ사울과 그 세 아들과 그 온 집이 함께 죽으니라 - 혹자는 '그 온 집이 함께 죽으니
라'는 말은 저자의 부주의한 언급이라고 주장한다(Curtis). 그러면서 그 이유는 당시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이 생존했기 때문이라고 한다(삼하 2:8-10). 그러나 본절은 저자
의 부주의한 언급이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여기서 '그 온 집'이란 (1) 삼상 31:6의
'병기 든 자와 그의 모든 사람'을 한 마디로 요약한 말일 수도 있으며 (2) 또한 사울
의 왕권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로서 사울의 왕권이 이 사건을 통하여 몰락했음을 나
타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서 우리는 '집'과 '나라'를 병행시키고 있
는 삼하 7:16을 들 수 있다. 삼하 7:11 주석 참조. 한편, 삼하 1-4장에 나타나고 있는
이스보셋에 관한 기록들을 본서에서 저자는 완전히 생략하였다. 이는 본서 저자가 본
기록의 초점을 다윗 왕조에다 맞추었기 때문이었다(Payne).

7 골짜기에 있는 모든 이스라엘 사람이 저희의 도망한 것과 사울과 그 아들들의 다
죽은 것을 보고 그 성읍들을 버리고 도망하매 블레셋 사람이 와서 거기 거하니라

ㅇ골짜기에 있는 모든 이스라엘 사람 - 병행 구절인 삼상 31:7에서는 보다 자세하게
'골짜기 저편에 있는 이스라엘 사람과 요단 건너편에 있는 자'라고 기록되어 있다. 아
마도 본서 저자는 그 같은 기록을 요약적으로 기술하였을 것이다(Lange). 한편 여기서
골짜기는 길보아 전투가 발발했던 이스르엘 골짜기를 가리킨다(삼상 29:1). 당시 그곳
에 있던 사람들은 사울 왕의 패배를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소
식은 신속히 이스라엘 온 사방으로 퍼졌을 것이다. 삼상 31:7 주석 참조.
ㅇ블레셋 사람이 와서 거기 거하니라 - 이는 이스르엘 일대가 블레셋 족속에게 정복
당하였음을 나타내는 구절이다. 그러나 블레셋 족속이 이땅을 차지하고 통치한 기간은
대단히 짧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이스보셋의 군장 아브넬이 길보아 전투에서 패전한
군사들을 다시 규합하여 이곳을 재탈환한 사실이 삼하 2:9에 암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삼하 2:9 주석 참조.

8 이튿날에 블레셋 사람이 와서 죽임을 당한 자를 벗기다가 사울과 그 아들들이
길보아산에 엎드러졌음을 보고

ㅇ죽임을 당한 자를 벗기다가 - 여기서 '벗기다가'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파쉐트'
는 '탈취하다'는 뜻의 '파솨트'의 피엘형(강의형 능동태)으로서
주로 군사의 '무기'를 목적어로 취한다. 따라서 본절은 블레셋 사람들이 죽은 이스라
엘 병사들로부터 무기류를 수집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삼상 31:8
주석 참조.

9 곧 사울을 벗기고 그 머리와 갑옷을 취하고 사람을 블레셋 땅 사방에 보내어 모든
우상과 뭇 백성에게 광포하게 하고

ㅇ그 머리와 갑옷을 취하고 - 이는 블레셋 사람들이 사울의 머리를 벤 사실을 시사하
는 구절이다. 병행 구절인 삼상 31:9에는 이같은 사실이 더욱 분명하게 기록되어 있
다. 즉, 거기에는 "사울의 머리를 베고 그 갑옷을 벗기고"라는 말이 나와 있다. 아마
도 블레셋인들은 사울의 머리를 벰으로써 이스라엘에 대한 자신들의 승리를 만끽하며
증거로 삼았을 것이다.
ㅇ사람을 블레셋 땅 사방에 보내어 - 히브리 원문에는 목적어 '사람을'이 나타나 있
지 않다. 따라서 여기서 블레셋 사람들이 보낸 것은 사울의 죽음 소식을 알리는 사자
(使者)가 아니라 사울의 머리와 갑옷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즉, 블레셋 사람들은 야
만스럽게도 그 같은 일을 통하여 자신들의 승리를 전국에 알렸던 것이다. 삼상 31:9
주석 참조.

10 사울의 갑옷을 그 신의 묘에 두고 그 머리를 다곤의 묘에 단지라

ㅇ사울의 갑옷을 그 신의 묘에 두고 - 병행 구절인 삼상 31:10에 따르면 사울의 갑옷
은 아스다롯(Ashtaroth) 신전에 두어졌음을 알 수 있다. 고대 근동 지방에서는 전쟁의
승리가 자기들이 믿는 신의 도움으로 인해 이루어진다고 여겼다. 때문에 블레셋인들은
그에 대한 답례로 사울의 갑옷을 신전에 바쳤던 것이다. 다윗에게 죽임을 당한 골리앗
의 칼은 같은 맥락에서 놉의 제단에 바쳐졌었다(삼상 21:9). 한편 아스다롯은 가나안
의 풍요의 여신으로서 성(性)과 전쟁의 신이었다. 이에 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레
26:1-13 강해, '가나안 땅의 신들'을 참조하라.
ㅇ그 머리를 다곤의 묘에 단지라 - 다곤(Dagon)은 가나안의 남신(男神)으로서 곡물의
신, 생장(生長)의 신이었다. 한편, 병행 구절인 삼상 31:10에는 본절과 달리 블레셋인
들이 사울의 시체를 벧산 성벽에 못박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이 두 상이한 기
록은 어디까지나 상호 보완적 기록이라고 볼 수 있다(Lange, Bertheau). 왜냐하면 블
레셋인들이 사울의 머리는 다곤의 묘(廟)에 단 반면 머리없는 시체는 벧산 성벽에 못
박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본절에서 우리는 블레셋 사람들이 자기
들의 승리를 우상과 그 신들에게 알리는 장면을 목도(目睹)하게 된다. 그러나 다행스
럽게도 이들의 승리는 잠시 후 다윗 왕에 의해 물거품이 되고 만다(18:1). 또한 그들
의 우상은 바알브라심 사건 때에 그들이 황급히 도망가면서 버리고 갔으니 이에 다윗
이 수거하여 불태워 버렸다(14:12).

11 길르앗야베스 모든 사람이 블레셋 사람의 사울에게 행한 모든 일을 듣고

ㅇ길르앗야베스 - 길르앗야베스(GileadJabesh)는 요단 동편에 위치해 있는 므낫세 반
지파의 성읍이다(수 17:5, 6). 과거 사울은 암몬 왕 나하스로의 침략으로부터 이곳 거
민들을 구출했었다(삼상 10:27;11:15). 따라서 이들은 이번에 비극적 죽음을 당한 사
울 왕에게 과거의 은혜를 보답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그와 그의 아들들의 시체를
벧산에서 취하여 왔던 것이다(12절;삼상 31:12). 이들은 이와 같은 일을 행함으로 후
에 다윗 왕의 칭찬을 받았다(삼하 2:4-7).

12 용사들이 다 일어나서 사울의 시체와 그 아들들의 시체를 취하여 야베스로
가져다가 그곳 상수리나무 아래 그 해골을 장사하고 칠일을 금식하였더라

ㅇ그곳 상수리나무 아래 그 해골을 장사하고 - 병행 구절인 삼상 31:12에는 야베스
거민들이 사울의 시체를 화장(火葬)했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으나 본절에는 생략되어
있다. 그 이유는 저자가 그 같은 기록을 단순히 요약적으로 기록했기 때문(O.
Zockler)만은 아니다. 대신 히브리인들에게 있어서는 화장하는 것이 일반적인 장사 방
법이 아니고 형벌의 한방식으로서(레 20:14;21:9;수 7:25) 혐오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
이었다(Curtis, Klein). 이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삼상 31:12 주석을 참조하라.
한편, '상수리나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엘라'는 단순히 '커다란 나무'를
의미하는 용어로서(Payne) 삼상 31:13에서는 '에셀나무'로도 언급되어 있다. 에셀 나
무(the tamarisk tree)는 길르앗야베스에 흔한 것으로 야베스 거민들이 사울의 유골을
이 나무 아래 장사한 것은 아마도 사울이 생전에 이 나무 아래에서 즐기곤 하였기 때
문일 것이다(삼상 22:6). 훗날 다윗 왕은 사울과 그 아들들의 유골을 셀라에 있는 사
울의 가족 묘지로 이장해 주었다(삼하 21:13, 14).
ㅇ칠일을 금식하였더라 - 여기서의 금식은 극한 애도의 표현이다. 다윗 또한 사울과
요나단의 죽음을 슬퍼하며 금식한 바 있다(삼하 1:11, 12). 삼상 31:13 주석 참조.

13 사울의 죽은 것은 여호와께 범죄하였음이라 저가 여호와의 말씀을 지키지 아니하고
또 신접한 자에게 가르치기를 청하고

ㅇ사울의 죽은 것은 여호와께 범죄하였음이라 - 13, 14절은 삼상 31장의 기록에 나와
있지 않은 내용으로서 저자의 주관적 시각으로 덧붙인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하나님
을 배반한 자는 결국 패망할 수 밖에 없다는 경고적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본절
에서 '범죄하였음이라'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마알'은 거의 역대기와 에스
겔서에서만 발견되는 용어로서, 여호와의 율법을 파괴하는 의식적, 또는 고의적인 배
신 행위를 나타내는 말이다(대하 12:2;26:16;28:19, 22;30:7;겔 14:13;20:27). 즉, 이
말의 일반적인 개념은 변절, 배신, 불성실 등이다.
ㅇ저가...가르치기를 청하고 - 사울이 하나님을 배반한 구체적인 내용이다. 여기서
'저가 여호와의 말씀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은 사무엘을 통해 지시하신 하나님의 명령
을 어긴 사실(삼상 15:11;13:8, 9)을 가리킨다. 또한 '신접한 자'란 엔돌에 있었던 접
신녀(接神女)를 가리킨다. 사울은 그녀에게 찾아가 '사무엘을 불러올리라'는 요청을
했었다(삼상 28:12-19). 이와같이 미신적(迷信的)인 발상으로 무당이나 접신녀를 찾아
가는 것은 여호와께서 엄금하신 영적 간음의 행위였으며 도저히 용납받지 못할 중죄였
다(레 19:31;신 18:9-14). 이에 관해서는 해당 부분의 주석을 보다 참조하라.

14 여호와께 묻지 아니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저를 죽이시고 그 나라를 이새의 아들
다윗에게 돌리셨더라

ㅇ여호와께 묻지 아니하였으므로 - 이는 사울이 여호와의 뜻을 알아보려는 일체의 노
력을 하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다. 왜냐하면 삼상 28:6에서 그가 하나님의 뜻을 알아보
려는 노력을 어느 정도 했음을 우리는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1) 성심
성의를 다해 여호와께 묻지 않았으며(Keil), (2) 응답의 전제 조건인 그의 죄에 상응
하는 진실한 회개를 한 이후에 묻지 않았다(Starke). 즉, 여기서 '묻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다라스'는 '주의하여 찾다'라는 뜻으로서(시 77:2;119:10, 94)
본절은 그가 비록 형식적으로 여호와의 뜻을 구했을지는 모르나 전심(全心)으로 구하
지는 아니했음을 시사해 준다.
ㅇ여호와께서 저를 죽이시고...다윗에게 돌리셨더라 - 이로써 저자는 사울과 관련된
기사를 마무리짓고 다윗과 관련된 기사로 넘어가고 있다. 본서에서 사울에 관한 기록
은 사무엘상의 기록에 비하면 대단히 축약된 것이다. 이와같이 사울에 관한 기록이,
그것도 그의 비극적 최후만이 짧은 장에 요약되었다고 하는 사실은 저자의 관심이 온
통 다윗 왕조에 집중되어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본장은 주로 다윗
왕조의 중흥(中興)을 전개하기 위한 도입 부분으로서의 가치만을 지닐 뿐이라 하겠다.
한편, 여호와께서 배교자(背敎者) 사울을 처벌하시고 다윗 왕조를 세우셨다는 본절의
중요 개념은 본서 전체에서 북왕조(이스라엘)가 왜 본서 저자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지에 대한 기본 배경을 제시해 준다.
출처 : 춘천 대우인력 김진규
글쓴이 : 대우인력 김진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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