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출애굽기 6> “성막을 위한 예물”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에는 광야생활을 했으며, 이 시기에는 하나님을 예배할 장소로 성막을 사용했다. 여기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막의 재료로 사용될 예물들을 바치는 내용에 관해서 기록하고 있는 출애굽기 35장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본문 5절을 보면 25장 2-7절에서 이미 언급된 된 적이 있는 재료의 목록과 동일한 것들이 열거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을 가져오는 자의 자세에 관해서 말씀하시는 부분에 있어서는 25장에서는 “무릇 즐거운 마음으로 내는 자”(25:2)라는 표현을 볼 수 있었던 것에 비해서 이곳 본문에서는 “무릇 마음에 원하는 자”라는 구절을 발견하게 된다. 비록 정확하게 똑같은 표현은 아니지만 그 맥락은 이 물품들을 자신이 원해서 자발적으로 가져오는 경우에 한해서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말씀은 결국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마지못해서 하나님께 이 물품들을 드리는 사람들은 그 자세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해 주고 있다.
우리가 하나님께 헌금을 드리고 헌물을 드리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가진 것은 사실 우리의 것이 아니다. 온 세상만물이 다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어떠한 물질을 바치라고 하시는 것은 그 물질이 필요하셔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왜 하나님께서 물질을 바치라고 명령하시는가? 그것은 우리의 마음을 바치기를 바라시기 때문이다. 자신의 마음에 원해서 물질을 바치는 사람은 그 마음을 하나님께 온전히 드리는 것이다. 하나님께 물질을 바쳐야 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마음을 받기 원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모세가 전하는 하나님 말씀을 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일단 모두 자신들의 거처로 돌아갔다. 그리고 하나님께 기도드리고 그 ‘마음이 감동된 자’들이 와서 성막을 짓는데 사용될 물품들을 하나님께 바치게 된다(21절). 이렇게 마음에 감동을 받은 사람들이 물품을 바쳤다고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마음에 감동을 받지 못한 사람들도 분명히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질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하고 여전히 하나님께 예물을 드리는 것을 자신의 소유물을 억지로 드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예물은 아예 성막을 짓는데 사용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자들의 것은 여호와 하나님이 받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22절에 보면, 자신들이 원하는 마음이 있는 남자와 여자들이 그들의 가진 것 중에서 귀한 것으로 여호와 하나님께 예물을 드렸다. 우리들은 과연 무엇으로 하나님께 바칠 수 있을 것인가?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바칠 수 있는 믿음이 나에게 있는가를 늘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님께 드리기에 아깝다고 생각되는 물건이 있는 한, 나는 여전히 하나님을 전심으로 섬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떤 물건들을 하나님께 헌납했는가에 주목하기보다는 그들의 적극적이고, 예물을 드리기를 원하는 그 마음을 이 본문을 통해서 배워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예물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표현보다는 ‘되돌려드린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29절에 나오는 “모세의 손을 빙자하여”라는 표현은 너무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번역의 뉘앙스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히브리 본문은 “모세를 통해서 명령한”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하나님께서 모세의 입을 빌려서 말씀하신 대로 성막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물품들을 이스라엘의 모든 남녀가 마음에 원해서 가져왔음을 이 구절은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여호와께 즐거이 드림”이라는 내용이 무척이나 인상 깊다. 왜냐하면 과연 우리는 하나님께 헌금을 드릴 때, 정말 주저하지 않고 계산하지 않고 무작정 하나님께 좋은 것으로 많이 드리는가 하는 질문을 해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우리에게 주신 물질들을 하나님께 바칠 때 그 헌금이나 헌물은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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