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2장 주석
=====2:1
본서의 서론격인 1장에 이어 본장부터 7장까지는 열방들에 대한 예언이 기술된다.
이 단락은 역사적으로 나타날 4개의 큰 열방에 대한 하나님의 계시를 함축하고 있는
데, 차후 진행될 세계의 역사와 궁극적으로 도래할 메시야 왕국의 탁월성을 제시해 줌
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즉, 본장은 느부갓네살의 꿈을 통해 제시된 하나님의 계시와 다니엘의
신적 해석을 통해 인간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적극적인 개입을 밝힌다.
느부갓네살이 위(位)에 있은 지 이 년에 - 다니엘이 포로로 잡혀가 바벧론의 교육
을 받기 시작한 때는 느부갓네살 즉위 원년이었으며(1:1 주석 참조) 그 교육 기간은 3
년이었다(1:5). 따라서 본 구절의 '즉위 2년'은 일견 1장에 언급된 사실과 연대기상
모순되는 것처럼 보여진다. 그러나 이 또한 1:1에서와 마찬가지로 바벧론식 표현 때문
에 생긴 오해로 바벧론의 연수 계산법은 즉위 원년, 1년, 2년의 형식으로 전개되는
바, '느부갓네살 이 년'은 실제적으로 그가 즉위한 지 3년째 되는 해인 B.C. 603년을
가리킨다.
꿈을 꾸고...잠을 이루지 못한지라 - 여기서 '꿈'(* , 할로모트)은 원어상
'할롬'(* )의 복수형으로, 느부갓네살의 꿈이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동일한 꿈
이 연속적으로 반복된 것이었음을 암시한다(Stuart, Thomson). 이처럼 반복된 꿈은 느
부갓네살의 마음을 어지럽게 만들었는데, 바로의 경우(창 41장)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계시적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Kranichfeld). 또한 그의 번민으로 미루어 이 꿈이 느부
갓네살에게 불행의 전조로 보여진 듯하다(nightmare, LB).
=====2:2
박수와 술객과 점장이와 갈대아 술사 - 이들은 27절에서 또 다른 류의 '박수'로 번
역된 '가즈린'(* ) 곧 천체를 관측하여 점을 치던 점성술가 그룹과 함께 바벧
론에 상종했던 다섯 신분의 지혜자 그룹을 언급한 것이다(Delitzsch). '박수와 술객'
은 1:20 주석을 참조하라. 한편 '점장이'(* , 메카쉬핌)는 애굽에서도 발견
되는 마술사들로서(출 7:11;사 47:9, 12) 바벧로네서도 강력한 힘을 가진 집단의 하나
였다. 또한 '갈대아 술사'로 번역된 '카시딤'(* )은 원어상 '갈대아인'이란
뜻이나 여기서는 좀더 전문적인 의미에서 갈대아인으로 구성된 성직자 계급을 가리키
는 듯하다. 이들은 주로 천체의 변화를 종교적 의미와 연관시켜 해석하는 부류로 바벧
론 내에서 가장 유력한 계급이기도 했다(Delitzsch).
=====2:3
꿈을 알고자 하여 - 본 구절에서는 왕이 자기 꿈의 내용을 알려고 했는지 아니면
그 꿈의 의미를 알려고 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갈대아 술사드른 이를 꿈의 의미
에 대한 해석으로 애해했으나(4절) 왕은 꿈의 내용과 의미 모두를 말할 것을 명하고
있다(5, 9절). 이는 느부갓네살이 바벧론 지혜자들이 정확한 해몽을 하기 위해서는 자
신들의 신의 도움에 의지하여 꿈의 내용까지도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주관적인 요구를
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느부갓네살은 잔혹하고 무지몽매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Hengstenberg).
=====2:4
아람 방언으로 왕에게 말하되 - 1:4 주석을 참조하라. 본 구절에서부터 7:28까지는
아람 방언으로 기록되어 있다.
만세수를 하옵소서 - 앗수르 제국 당시부터 사용되던 왕에 대한 공식적인 인사이다
(3:9;5:10;6:6, 21;왕상 1:31;느 2:3).
=====2:5,6
느부갓네살은 꿈의 내용을 알아내고 올바로 해몽하는 자에게는 상급을, 그렇지 못
할 경우에는 형벌을 제시한다. 이는 느부갓네살의 폭군적 성격을 잘 보여준다.
너희 몸을 쪼갤 것이며 너희 집으로 거름터를 삼을 것이요 - 여기서 '몸을 쪼갠다'
는 것은 고대 근동 지역에서 자주 행해지던 형벌의 일종이다(삼상 15:33;마카비 하
1:16). 이러한 형벌은 개인적인 범주를 넘어 처벌자의 집에까지 미치게 된다. '거름
터'(* , 네왈리)는 '더럽다'란 뜻의 어원에서 파생된 말로 '시궁창', '오물더
미'란 뜻을 가진다(스 6:11). 따라서 그 집이 거름터가 된다는 의미는 단순한 집의 붕
괴뿐만이 아니라 바알의 당이 무너져 변소가 된 것처럼(왕하 10:27) 그 가계가 극단적
으로 비참하고 불명예스럽게 되리란 의미이다(Delitzsch). 70인역(LXX)은 본 구절을
'너희 집의 물건들이 모두 국고에 몰수될 것이다'란 직설적인 말로 번역한다.
선물과 상과 큰 영광을 내게서 얻으리라 - 여기서 '선물'(* , 마타나)은
의례적으로 주어지는 일종의 하사품을, '상'(* , 네비즈바)은 보상의 형식으
로 주어지는 물질적, 금전적 포상을, '영광'(* , 예카르)은 인간적인 명예나 영예
를 각각 가리키는 바, 이는 곧 물질적인 보상은 물론 그 직급의 승진까지를 포괄하는
것이다(46-49절).
=====2:7,8
느부갓네살은 술사들이 꿈을 해석하지 못하면 멸절시키겠다는 엄명에 겁을 먹고 죽
음을 모면하기 위해 잔꾀를 부린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주장을 고집한다.
시간을 천연하려 함이로다 - 여기서 '천연하려'(* , 제반)는 문자적으로 '얻으
려'라는 뜻인 바, 본 구절은 '시간을 벌려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곧 술사들의 반복
된 요구(4, 7절)를 일축하는 말로서, 느부갓네살은 그들의 요구가 꿈의 해석에 대한
아무런 확신없이 단지 형벌이 두려워 시간을 벌기 위한 얄퍅한 심사에서 비롯된 것으
로 여겼다(Kliefoth).
=====2:9
처치할 법이 오직 하나이니 - 5절과 관련하여 왕의 뜻을 거스릴 경우에 당할 형벌
이 오직 사형뿐임을 시사한다.
너희가 거짓말과 망령된 말을...때가 변하기를 기다리려 함이니라 - '거짓말과 망
령된 말'(* , 키드바 우쉐히타)은 문자적으로 '거짓되고 타락한
말'이란 뜻으로, 악의적인 의도에 기인하는 '사악한 거짓말'을 가리킨다(Hitzig). 또
한 '때가 변하기를 기다린다'는 뜻은 그러한 악의적인 거짓말을 통해 왕의 분노가 가
라앉거나 새로운 상황이 조성되어 왕이 이 문제를 잊어버릴 때까지 또는 새로운 단서
를 통해 그 꿈의 내용을 알게 될 때, 즉 희망적인 상황이 이를 때까지(hoping the
situation will change, NIV) 시간을 벌려한다는 것으로서, 지극히 주관적인 왕의 억
지가 배어있는 말이다. 한편 이러한 느부갓네살의 태도는 그가 분명히 그 꿈의 내용을
알고 있었음을 시시하는 것이다(3절 주석 비교).
=====2:10,11
세상에는...절대로 있지 아니하였나이다 - 왕의 단호한 어조에 대한 술사들은, 이
문제는 전적으로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신적 차원의(11절) 것이라는 사실과 '크고 권
력있는 왕' 곧 이전의 위대한 왕들조차 그러한 유의 질문을 한적이 없다는 변명조의
고백을 통해, 자신들에게는 이것을 해결할 능력이 없음을 시인한다.
희한한 일이라 - 여기서 '희한한'(* , 야키로)의 문자적 의미는 '고귀한',
'희귀한'이나 이 말의 어원이 '무겁다'란 뜻을 가진다는 점에서 여기서는 '어렵다'
(too difficult, NIV), '불가능하다'(impossible, LB) 등의 의미로 보는 것이 자연스
럽다(LXX).
육체와 함께 거하지 아니하는 신들 외에는...없나이다 - 여기서 '육체'(* ,
비스라)는 '영'(* , 루아흐)과 대치되는 의미로서 극히 유약한 인간 본성을 표현
한 말이다(Delitzsch). 따라서 '육체와 함께 거하지 아니하는 신'이란 말은 곧 '인간
과 동떨어져 있는 신'(공동번역)이란 뜻으로 미약한 인간과 초월적 존재인 신과의 본
질적인 차별성을 강하게 주지시키기 위한 의도에서 사용된 것이다. 곧 본 구절은 10절
과 유사하게 그러한 신들만이 알 수 있는 문제를 어찌 미약한 인간이 알 수 있겠느냐
는 술사들의 변명이다.
=====2:12
모든 박사를 다 멸하라 - 술사들의 변명이 왕에게 인정되지 않은 사실을 보여준다.
한편 여기서 '박사'(* , 하키메)는 원어상 '지혜자'를 가리키는 바, 이미 2절
에 언급된 바벧론의 종교적, 정치적 지배 계층인 지혜자 그룹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러한 사람들을 모두 죽이라는 공식적인 명령은 곧 느부갓네살의 무모하고 잔혹한 성격
을 단적으로 드러내준다.
=====2:14-16
다니엘의 존재가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시각하는 구절로 다니엘의 탁월한 지혜와 문
제 해결에 대한 그의 신앙적 확신이 드러나고 있다.
시위대 장관(* , 라브 타바하야) - 문자적으로는 '근위병의 우두머
리', 곧 요즘의 경호실장에 해당하는 위치로, 고대 근동 국가에서 이 직위는 왕의 명
령을 집행하고 감독하는 임무를 맡았다(왕하 25:8).
명철하고 슬기로운 말로 - 이는 '신중하고 사려깊게'(with prudence and
discretion, RSV)란 뜻이다. 의역하면 '탁월한 지혜를 통해 상황을 잘 파악하여'란 뜻
으로서(handled the situation with great wisdom, LB), 다니엘이 지혜를 통해 자신까
지도 죽이려는(13절) 아리옥의 비위를 거스리지 않고 문제 상황을 처리해 나가고 있음
을 알려준다.
왕의 명령이 어찌 그리 급하뇨 - 여기서 '급하뇨'(* , 하차프)는 '성급하다'란
의미 외에 '준엄하다'란 뜻을 함축하고 있는 바, 이는 왕의 명령이 지극히 '경솔하고'
(hasty, KJV), '잔혹한'(harsh, NIV) 것이라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다니엘이 들어가서 왕께 구하기를 - 본 구절은 다니엘이 직접 왕 앞에 서서 말했다
라는 의미보다는 25절에 언급된 아리옥의 말에 비추어 단지 그의 말이 시위대 장관을
거쳐 합법적인 철자 속에서 왕에게까지 전달될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Thomson).
기한하여 주시며...해석을 보여 드리겠다 - 이 문제는 전적으로 하나님께 의탁하고
그 해답을 구하려는 다니엘의 신앙적 확신과 담대함이 엿보이는 구절이다.
=====2:17,18
본문에서 특별하게 세 친구들의 이름이 히브리식으로 명시된 것(17절)은, 이들이
투철한 여호와 신앙의 소유자였으며 기도의 대상 또한 이스라엘의 여호와 하나님이라
는 사실을 재삼 주지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여진다. 한편 18절의 '하늘에 계신 하나님'
이란 표현은 포로기 이전에는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표현이었으나(창 24:7) 포로기 때
부터 전능자 하나님에 대한 수식어로 자주 사용되었으며(스 1:2;6:10;7:12, 21;느
1:5;2:4;시 136:26), 특별히 본문에서는 바벧론의 술사들이 하늘의 별들을 신앙의 대
상으로 여겼다는 점에서 그 별들의 주관자 곧 전우주의 주관자되시는 하나님의 절대적
인 우월성을 암시하기 위한 의도로 쓰여졌다(Delitzsch, Thomson).
이 은밀한 일에 대하여...그들로 구하게 하니라 - 여기서 '은밀한 일'은 곧 느부갓
네살에게 꿈으로 주어진 하나님의 비밀스러운 계시를 가리킨다(신 29:29;암 3:7). 또
한 '구하게 하니라'(* , 베아)는 원어상 '지극한 열심으로 간청(간구)하다'란 뜻
을 가지는 바, 이는 죽음의 위기를 넘긴 다니엘과 세 친구들이 기도를 통하여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려 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합심해서 기도하는 것은 위대한 능력을 불
러일으키게 된다(왕하 19:15).
=====2:19
밤에 이상으로 다니엘에게 나타나 보이매 - 여기서 '이상'(* , 하조트)은
'보다', '응시하다'란 뜻으로서 단순한 '꿈'(* , 할롬)과는 달리 하나님께서 직
접 보여주시는 환상을 의미한다(Delitzsch, Zockler, Kliefoth). 따라서 본 구절은 느
부갓네살이 잠자는 동안에 꿈을 꾼 것과는 달리 하나님의 사람인 다니엘은 18절에서처
럼 열심으로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의 계시를 환상으로 보았음을 추측케 한다.
=====2:20-23
본문은 본서 전체의 주체가 요약적으로 제시된 부분으로서 인간의 전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드러내는 다니엘의 찬양이다. 먼저 20절은 이하 구절의 동인이
되는 하나님의 두 가지 절대적 속성을 기술한다. '지혜'(* , 호크메티)는 여
기서 모든 지혜의 발원으로서 궁극적이면서도 근원적인 신적 지혜를, '권능'(*
, 게부레타)은 모든 피조 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성을 가리키는 말
이다. 한편 데오도숀역은 성경의 보편적인 용례가 '지혜와 총명'이라는 점에서(출
31:3;사 11:2;겔 28:4) 본문의 '권능'을 '총명'으로 번역한다.
때와 기한을...왕들을 세우시며 - 20절에 언급된 하나님의 권능을 증거하는 구절이
다. '때'(* , 이다나야)와 '기한'(* , 지므나야)은 동의어로서, 여
기서는 단순한 시간적 의미가 아니라 인간 역사의 전개 상황 즉, 앞으로 전개될 국가
들의 흥망 성쇠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적 권능에 기인되는 것임을 알려
주는 것이다.
지혜자에게...총명을 주시는도다 - 저자는 인간의 정신적 능력에서 하나님의 신적
지혜의 현현을 발견한다. 곧 인간의 모든 지적 능력의 근본이 하나님께로부터 발원한
다는 것이다.
깊고 은밀한 일을...그와 함께 있도다 - '깊고 은밀한 일'과 '어두운 데 있는 것'
은 모두 인간의 능력으로는 인지할 수 없는 하나님의 비밀스러운 계시나 신비스러운
예정을 가리키는 바, 본 구절은 '빛되신 하나님'(시 139:12;딤전 6:16;요일 1:5) 앞에
서는 그러한 모든 것들이 밝히 조명되고 드러나게 된다는 의미이다. 곧 본 구절은 계
시의 신적 기원을 강조하는 부분으로 하나님과 세상 역사에 대한 모든 비밀은 하나님
의 계시 속에서만 부분적으로 드러나게 되며 그 의미 또한 빛되신 하나님의 조명속에
서만 인지할 수 있게 됨을 시사하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계시 활동의 궁극적인 목적
은, 전인류의 구원이며 그 계시의 절정을 역사 안에 서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롬 1:3;갈 4:4).
=====2:25
내가...한 사람을 얻었나이다 - '얻었나이다'(* , 하쉬카하트)는 문자적으
로 '발견하다', '소유하다', '획득하다'란 뜻이므로 본 구저른 아리옥이 다니엘의 신
분을 자신의 소유로 인식한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다니엘을 통하여 왕의 신임을
얻고자 하는 아리옥의 세속적 속성을 암시해주는 동시에 역설적으로 이방 궁전에서 획
득한 다니엘의 확고한 신임을 보여준다.
=====2:26
네가 능히 네게 알게 하겠느냐 - 이 말은 바벧론 최고의 박사들도 알지 못하는 것
을 일개 포로된 신분으로서 그것도 '바벧론 학문의 초입에 들어선 벧드사살 네가 알겠
느냐'라는 회의적인 말투로, 이후 상황의 반전에서 드러날 하나님의 탁월함을 더욱 강
조하기 위한 전제적인 의도에서 기인된 듯하다.
=====2:27,28
다니엘은 꿈의 해석에 앞서 이 문제 해결의 궁극적인 주체가 바로 하나님이심을 느
부갓네살에게 주지시킴으로써 세상 역사의 주관자가 바로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은연
중에 밝히고 있다.
후일에(* , 아하리트 요마야) - 이 말이 성경의 용례상 예언
적 어구 속에서 주로 메시야 시대와 연관되어 나타났다는 점에서(사 2:2) 느부갓네살
에게 주어진 이 은밀한 계시가 도래할 하나님 나라에까지 미치는 종말론적 의미를 가
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Thomson, Liefoth, Delitzsch).
=====2:29
장래 일을 생각하실 때에 - 여기서의 '장래 일'이란 인간 역사에 대한 통시적인 상
황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 시각에 국한된 협의적인 것이다. 당시 근동 지역
전반을 정복한 느부갓네살은 자신의 왕국의 확장에 여념이 없었던 듯하다.
장래 일을 왕에게 알게 하셨사오며 - 여기서의 '장래 일'은 상반절에 언급된 '장래
일'과는 질적으로 극적인 차이를 가지는 말로, 보다 포괄적인 의미에서 인간의 전역사
와 궁극적으로 도래할 메시야 왕국에 대한 비전을 가리킨다.
=====2:30
내 지혜가...나은 것이 아니라 오직 왕에게 알려서 - 본 구절에서 다니엘은 이 계
시의 해석이 자신에게 주어진 것은 바벧론의 박사들보다 자신의 지혜가 탁월하기 때문
이 아니라는 말을 통해, 계시의 주체가 바로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고하
게 주지시키고 있다. 실제적으로 이 계시는 당시 제국에 대한 대망속에서 자만하고 있
는 느부갓네살로 하여금 바벧론 제국 역시 인간 역사의 한 부분일 뿐이며, 언젠가는
하나님이 세우실 나라 앞에서 철저하게 소멸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Thomson).
=====2:31-33
본격적인 꿈의 내용과 해석이 45절까지 이어진다. 본문은 그 꿈의 내용으로서 꿈으
로서 보여진 큰 신상의 세부적인 모습이 회화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큰 신상(* , 첼렘 사기) - 문자적으로는 '큰 형상'이다. 따라서 이
는 그 세부적인 명칭이 사람의 신체와 같다는 점에서 특별한 우상의 형상(Hitzig)이라
기 보다는 사람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큰 신상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Delitzsch). 한
편 이 신상의 근간이 인간적이라는 사실은 이 신상이 상징하는 세상 열강들 역시 인간
이 일구어낸 이기적인 역사의 산물로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뜨인 돌(34절)이 상징하
는 메시야 왕국과 극적인 대조를 보여준다.
크게 광채가...심히 두려우니 - 이는 이후 세워질 세상 열강들의 장엄함과 화려함
에 대한 상징적인 표현이다. 한편 그 신상이 '두렵다'는 것은 단순히 외양이 두렵게
생겼다는 것이라기보다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대적하여 공포심을 유발케 하는 세상 나
라들의 상징이라는 의미이다(Kliefoth).
=====2:34,35
뜨인 돌의 신적 기원과 이를 통한 하나님의 사역 속에서 이 세속 세계의 완전한 멸
망이 상징적으로 묘사된다(36-43절 도표 참조).
사람의 손으로 하지 아니하고 - 곧 '사람의 도움없이'란 뜻으로 하나님의 초월적인
능력에 의해서 되어진 사실을 가리킨다(by supernatural means, LB).
우상을 친 돌은...가득하였었나이다 - 신상을 부숴드린 뜨인 돌이 점차로 불어나서
온 세계를 채우기까지 넓어졌다는 것으로 이는 사 2:2의 내용과 의미상의 연관을 가진
다.
=====2:36-43
느부갓네살의 꿈의 내용(31-35절)에 대한 다니엘의 해석이 묘사되어 있다. 본문은
세계 역사의 변천 과정과 종말론적 완성을 보여준다. 이를 도표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신상의 부위 다니엘의 해석 역사적 성취
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
정금으로 된 느부갓네살이 다스리고 있 신 바벧론 제국(B.C. 605)
머리 는 바벧론 왕국
은으로 된 배와 보다 열등한 한 나라 메대, 바사(페르시아) 제국
가슴과 팔 (B.C. 539-331)
동으로 된 배와 온 세계를 다스리게 될 그리스 제국(B.C. 331- A.D. 476)
넓적 다리 제국
철로 된 다리 철같이 강한 왕국, 뭇나라 로마 제국(B.C. 63 - A.D. 476)
들을 쳐부수고 정복함.
철과 진흙으로 왕국의 분열, 강대국들과 로마 제국 이후에 일어나는 모든
된 발과 발가락 약소국이 공존함 나라들(A.D. 476 - 현재)
뜨인 돌 하나님께서 세우신 영원한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재림으
왕국으로 이 세상의 모든 로 이루어질 하나님의 나라로 이
나라를 파하고 영원히 서 하나님의 나라, 즉 하나님의 통치
게 될 것임 와 주권은 그리스도의 초림으로 이
땅위에 임하였으니(already) 하나
님 나라의 최종적인 완성, 즉 새
하늘과 새 땅, 영생 등은 아직 이
루어지지 않았으며 그리스도의 재
림 때 비로소 성취될 것이다(not
yet)
=====2:44
한 나라를 세우시리니 - 그리스도의 초림으로 이미 시작되었으며 재림과 함께 궁극
적으로서 성취될 메시야 왕국, 곧 하나님 나라를 의미한다.
그 국권이 다른 백성에게로 돌아가지도 아니할 것이요 - 곧 세상 나라들의 주권은
전 역사를 걸쳐 끊임없이 새로 발흥한 강자들의 손으로 넘겨져 왔으나 하나님 나라의
주권은 하나님에 의해서 자신의 백성으로 선택된 선민에게 영원히 귀속되어 있을 것이
란 의미이다(Delitzsch).
영원히 설 것이라 - 여기서 '설 것이라'(* , 쿰)는 원어상 '확고하게 지탱되
다', '공고히 하다', '명백하게 성취되다'란 뜻을 가지는 바, 명백하게 성취될 하나님
나라의 선재성과 그 확고함, 견실함을 극적으로 강조하는 말이다.
=====2:45
크신 하나님이...확실하니이다 - 꿈의 내용과 해석에 대한 신적 기원과 진실성을
재삼 주시시키는 표현으로서 느부갓네살이 하나님께서 역사의 주관자이심을 깨닫도록
유도한다.
=====2:46
느부갓네살 왕이 엎드려 다니엘에게 절하고 - 이는 고대 근동에 있어서 상대방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흔히 행해지던 의례적인 모습이다(삼상 20:41;삼하 14:4). 그러나
여기서의 '절하고'(* , 세기드)는 '예배하다'란 문자적 의미를 가지는 바, 신에
대한 경배의 자세를 묘사할 때 자주 사용되었다(사 44:15, 17, 19;46:6;행 10:25). 따
라서 본 구절은 느부갓네살이 단순한 인간적 존경심으로 다니엘을 대한 것이 아니라
신의 대리자나 신적 존재로 여겼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Delitzsch). 이러한 사실은 특
히 하반절에서 다니엘에게 드려진 '예물'(* , 미느하)이 피 없는 제사의 제물
을, '향품'(* 니호헌)이 제사시에 태우는 향의 제물을 각각 가리킨다
는 점에서도 명백하게 드러난다. 한편 본 구절은 상징적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성도들
이 누리게 될 궁극적인 승리와 대적의 파멸을 암시한다(롬 14:11).
=====2:47
모든 신의 신이시요 - 느부갓네살의 하나님 찬양의 한 구절인 본 문구는 그의 다신
론적 신관을 드러내고 있다. 곧 바벧론의 주신인 므로닥을 그들이 '신들 중의 신'으로
일컬었다는 용례(Lenormant)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의 여호와 하나님을 유일하고 참되
신 신으로 인식한 것이 아니라 많은 신들 중의 한 탁월한 신으로 여긴 것이다. 따라서
그에게 있어 하나님은 유일한 신앙의 대상이 아니라 많은 신과 더불어 영광을 받으실
분이었다(Delitzsch). 이는 이러한 고백이 있은 후에 곧바로 우상인 금신상을 제작한
사실(3장)에서도 엿볼 수 있다.
=====2:48
높여(* , 라비) - 문자적으로 '권위있게', '풍성하게', '위대하게'란 뜻을 가
지는 바, 이후 문장으로도 알 수 있듯이 바벧론에서의 다니엘의 위상이 정치, 사회,
종교 전반에 걸쳐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바벧론은 온 도를 다스리게 하며 - 귀한 선물에 이어 다니엘을 '높인' 두 번째 결
과이다. 여기서 '도'(* , 메디나)는 행정적 의미에서의 '관할 구역'을 가리킨
다. 또한 '다스리게 하며'(* , 하쉬레테)란 말은 원어상 고대 국가의 '총독'
직분을 나타낼 때 쓰여진 말이다(Thomson). 이러한 점을 볼 때 다니엘이 모든 행정 구
역의 총괄적인 책임자, 곧 바벧론의 총리격의 지위에 올랐음을 알 수 있다.
바벧론 모든 박사의 어른을 삼았으며 - 여기서 '모든 박사의 어른'(*
, 라브 시그닌 알 콜 하키메)은 문자적으로 '모든 지혜
자들의 장의 우두머리'란 뜻이다. 곧 다니엘이 바벧론에 있는 모든 지혜자 그룹을 총
괄하는 수장(首長)의 위치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한편 혹자는 이러한 일이 일시에 일
어난 것이 아니라 상당한 시간을 두고 이루어진 사실을 축약시켜 기술한 것으로 이해
한다(Thomson).
=====2:49
다니엘은 왕궁에 있었더라 - 여기서 '왕궁'(* , 비트라 말르카)은
문자적으로 '왕의 문'이란 뜻으로서, 왕궁의 입구에 있는 건물을 가리킨다
(Delitzsch). 따라서 본 구절은 다니엘이 왕을 도와 국정 전반을 총괄하는 업무를 수
행하고 있었음을 알려준다(대상 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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