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5장 주석
=====5:1
내가 내 동산에 들어와서...마셨으니 - 솔로몬 왕이 신부의 초청을 수락하여 그 사
랑의 품에서 기쁨과 사랑을 누린 것을 뜻한다. 본절에서 솔로몬 왕이 취한 물품 즉
'몰약', '향재료', '꿀송이', '꿀', '포도주', '젖'등에는 모두 '나의'라는 소유격이
붙었는데, 이는 솔로몬 왕 개인만이 소유할 수 있는 것임을 암시한다. 한편 '향재료'
에 해당하는 '베사미'(* )는 4:14의 '귀한 향품'(* , 베사밈)
과 같은 말로서 일반적인 향유 또는 발삼 향유를 뜻한다. 이 발삼 향유는 남아라비아
에서 자라는 방향 나무에서 채취되었다(왕상 10:10). 그리고 '꿀송이'와 '꿀','젖'
등은 4;11의 내용을 암시하는 것이며 '포도주'는 4:10에서 술람미 여인의 사랑과 비교
된 바 있다. 한편 이 내용과 후문(後文)사이에는 시간적 개입이 있는 듯하다. 즉 본
구절은 솔로몬 왕이 신혼 초야를 지낸 후 술람미 여인에게 행하는 아침 인사이며, 후
문은 결혼 다음날에 벌어지는 결혼 잔치 때 언급된 것이다(Delitzsch). 그렇다면 '나
의 친구들',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은 솔로몬 왕의 결혼 잔치에 참석한 손님들을 지
칭한다. 예표론적인 의미에서 이들을 천사들이라고 이해하기도 하나 어린양 되신 그
리스도와 그의 신부된 교회와의 혼인 잔치에 청함 받은 자들로 볼 수도 있다.
=====5:2
내가 잘지라도 마음은 깨었는데 - 혹자는 본절에서부터 7절까지를 그 내용의 여러
비 현실적인 장면들을 들어 술람미 여인이 잠을 자면서 꿈을 꾼 것들이라고 주장한다
(Delitzsch, Lnage, Jack, S. Deere, Wycliffe). 또 어떤 사람은 본절을 실제 현실에
서 일어난 일이라고 보기도 하나(Glickman, G. Loyyd Carr) 다분히 상징성을 띤 극적
허구(fiction)로 이해함이 더 타당할 것 같다.
나의 사랑하는 자의 소리가 들리는 구나 - 부부가 멀리 떨어진 또는 그 관계가 소
원해진 상태에서 신랑이 찾아 오는 것을 암시한다.
나의 누이, 나의 사랑, 나의 비둘기, 나의 완전한 자야 - 신부에 대한 신랑의 호칭
이 다양하게 언급되어 있다. 이는 신부에 대한 사랑의 깊이와 열망을 잘 보여 준 것
이라 하겠다. '누이', '사랑', '비둘기'에 대해서는 본장 1절과 1:9; 2:14; 4:9 등을
참조하라. '나의 완전한 자'란 본서에서 솔로몬 왕이 술람미 여자에게 처음으로 호칭
한 명칭으로서, 술람미 여자가 솔로몬의 보기에 미모나 순결에 있어서 흠이 없음을 뜻
한다(my undefiled, KJV; my flawless, NIV).
문 열어다고...밤 이슬이 가득하였다 하는구나 - 팔레스틴 지방에서 이슬은 여름철
에 서쪽의 지중해에서 수분을 내포한 바람이 동쪽 내륙 쪽으로 산간 지방에 많이 내렸
다 한다(삿 6:38, 40; 사 18:4). 여기서 '밤이슬'이라는 표현에 착안하여 혹자는 목
자로 비유된 솔로몬이 양을 치기 위해 야영한 결과 이슬을 맞은 것처럼 이해하기도 한
다(Lange, G. Loyyd Carr).
=====5:3
내가 옷을 벗었으니...어찌 다시 더럽히랴마는 - 본절의 '옷'(* , 쿠
타네티)은 긴 '속옷'을 뜻한다(창 37:3; 출 28:4). 술람미 여인이 이 옷을 벗었다는
것은 한밤중에 완전한 휴식을 위해 자리에 누웠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고대 근동 지
방에서는 발이 훤히 드러나는 샌달(sandal)을 신고 다니는 결과 땅에서 흙먼지가 묻기
때문에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항상 씻기 마련이었다(요 13:1-7 참조). 따라서 술람미
여자가 발을 씻었다는 것은 모든 활동을 멈추고 휴식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5:4
문틈으로 손을 들이밀매 - '문틈'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호르'(* )는 구약에
서 이외에도 여섯 번 정도 등장한다(삼상 14:11; 왕하 12:9; 욥 30:6; 겔 8:7; 나
2:12; 슥 14:12). 여기서는 걸쇠나 자물쇠에 닿을 수 있도록 문에 뚫린 구멍(the
hole of the door, KJV; the latch-opening, NIV; the latch, RSV)을 가리키는 듯하
다. 본절에서 솔로몬은 2:9에서처럼 안에서 휴식하고 있는 술람미 여자와 교통하기
위해 앞에 가로막힌 장벽을 뚫으려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5:5
일어나서 나의 사랑하는 자 위하여 문을 열 때 - 본 구절은 4절의 하반절과 연결시
켜 볼 때 솔로몬 왕에 대한 술람미 여자의 사랑과 헌신은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어 아
무리 나쁜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결국 솔로몬 왕의 뜻에 부응함을 보여 주고 있다.
몰약이 내 손에서...문 빗장에 듣는구나 - 본 구절의 '몰약'이 누구의 손에서 나온
것이냐에 대하여 혹자는 솔로몬 왕이 그녀를 찾아와 문을 열어 달라고 하였을 때 문
빗장에 묻혀 놓고 간 것이라고 주장한다(Delitzsch, Wycliffe, Jack S.Deere). 그러
나 전후 문맥을 보건대, 술람미 여인이 문을 열어 주려고 할 때 그 손에서 떨어진 몰
약일 가능성이 많다.
=====5:6
말할 때에 내 혼(魂)이 나갔구나 - 혹자는 본절의 '말할'(* , 다바르)을
'돌아서다' 또는 '정복하다'는 뜻의 아주 드물게 사용되는 어근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
아 '그가 말할때에'를 '그가 갔을 때에', '그가 간 것을 내가 발견 했을 때'로 이해한
다(G. Loyyd Carr, Delitzsch). 그렇다고 한다면 이는 술람미 여자가 솔로몬 왕의 교
제 요구에 지체하고 안일하게 행함으로 그가 떠나버린 것을 알았을 때를 가리킨다.
반면에 '말할 때에'를 개역 성경의 번역처럼 해석하는 자는, 솔로몬 왕이 술람미 여자
를 찾아와 문을 열어달라고 말하며 손을 문구멍에 들이민 것을 가리킨다고 주장한다(L
ange). 이중 후자의 견해가 보다 자연스럽다.
=====5:7
성벽을 파수하는 자들이...취하였구나 - 파수꾼들이 본절과 같은 강압 조치를 취한
것은, 술람미 여인이 솔로몬을 찾아 온 성안을 헤매다가 소위 심야의 통행 규칙마저
아랑곳하지 않았거나 혹은 그녀가 실성한 사람처럼 이상하게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본절의 '웃옷'이란 '라디드'(* )로서 속이 훤히 비칠 정도로 얇은 겉옷
을 말한다.
=====5:8
예루살렘 여자들아 너희에게 내가 부탁한다 - 술람미 여자는 자신의 사랑하는 연인
솔로몬 왕을 자신의 노력과 의지대로 찾다가 못찾고, 이제는 같이 솔로몬 왕을 사랑하
는 예루살렘 딸들에게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고 있다(2:7; 3:5 참조).
내가 사랑하므로 병이 났다고 하려무나 - 이와 같은 말이 2:5에서도 사용되었으나,
그 의미는 다소 다르게 보인다. 즉 2:5에서는 사랑의 초기에 솔로몬 왕이 그녀를 극
진히 사랑해 줌으로 그 사랑에 겨워 그리고 그 사랑하는 사람을 한시라도 빨리 만나
보고자 하는 애타는 마음에서 행복한 사랑의 병에 걸린 것을 말한다. 그러나 여기서
는 솔로몬 왕을 잃어버림으로 인해 고뇌에 싸여 몸부림치는 사랑병을 암시한다.
=====5:9
여자 중 극히 어여쁜 자야 - 본 구절은 1:8처럼 예루살렘 딸들이 술람미 여자에 대
하여 한 말이다.
너의 사랑하는 자가...나은 것이 무엇인가 - 3:10, 11에 근거해 볼 때 예루살렘 딸
들은 분명히 솔로몬 왕을 사랑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구절에서 그들이
술람미 여인에게 솔로몬 왕의 우월함, 월등함을 남과 비교하여 물어 본 것은 아직도
그들이 솔로몬 왕에 대하여 깊이 알지 못했음을 암시하는 듯하다. 이것은 예표론적인
의미에서 볼 때, 같이 구원받고 주님을 사랑하는 자라 할지라도 주님을 더 깊이 알고
그만큼 영적으로 성숙한 자에 비해 영적으로 덜 알고 덜 성숙한 자는 주님의 탁월하신
사랑과 은총을 잘 알지 못하며 따라서 그것을 제대로 누리지도 못함을 암시한다.
=====5:10
나의 사랑하는 자는 희고도 붉어 만 사람에 뛰어난다 - '희고도'에 해당하는 '차
흐'(* )는 '눈부시게 희다'는 뜻으로서 솔로몬 왕의 피부가 햇볕에 그을리지 않
아 귀족적인 풍모를 나타낸 것을 가리킨다(radiant, NIV). 그리고 '붉어'란 혈색이
젊은이처럼 건강하고 힘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다윗 왕이 사무엘 선지자에게 기름
부음을 받을 당시 그의 얼굴 '빛이 붉고'(삼상 16:12)란 말과 어근이 같다. 또한 '만
사람에 뛰어나다'란 솔로몬 왕이 용모나 지혜면에서 걸출(傑出)하다는 뜻이다. 예표
론적인 의미에서 이는 참사람이자 또한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존귀와 권능의 탁
월성을 암시한다(히 1-3장).
=====5:11
머리는 정금 같고 - '정금'이란 '케템파즈'(* )로서 '잘 정련된 금'(pur
est gold, NIV)을 뜻한다. 본절에서는 솔로몬 왕이 황금으로 된 면류관을 쓰고 있는
모습을 언급한 것 같다(Lange). 한편 '금'은 하나님의 신성을 상징한다는 점에서(출
25:11, 17참조), 이는 솔로몬으로 예표된 그리스도께서 '신성의 모든 충만이 육체로
가하시는'(골 2:9) 분이심을 예표한다.
까마귀같이 검구나 - 4:1의 '누운 무리 염소 같구나'의 의미처럼 그 머리털이 칠흙
같이 검은 것을 말한다. 이것은 솔로몬 왕의 머리털이 생동감 있고 젊음이 넘침을 시
사한다(호 7:9 참조). 그리고 예표론적인 의미에서는 솔로몬 왕으로 예표된 그리스도
께서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히 13:8)분으로서 활력과 생명력의 원천이
되심을 암시한다 하겠다.
=====5:12
눈은 시냇가의 비둘기 같은데 - 이는 솔로몬 왕이 술람미 여자의 눈의 순결함과 아
름다움에 대해 언급할 때 묘사한 말과 비슷하다(1:15; 4:1). 그러나 본 구절에는 '시
냇가의'라는 말이 덧붙혀져 눈의 맑음과 순결함, 아름다움을 한층 더 강조해 준다.
젖으로 씻은 듯하고 - 이는 솔로몬 왕의 눈 흰자위가 티없이 흰것을 말하는 듯하다
눈의 맑고 순결함, 아름다움을 더 강조하는 표현이다.
아름답게도 박혔구나 - 본 구절은 크게 두가지로 해석된다. (1) '아름답게'의 히
브리어 '밀레트'(* )는 '충만하다', '가득차다'에서 유래된 말로 '충만'을 의
미하며 특히 물로 가득 찬 것을 뜻한다(Weissbach). 이로보면 본 구절의 의미는 본절
상반절의 반복으로 이해된다. (2) 본 구절의 '밀레트'(* )는 '(보석을 잘)박
은'이란 뜻이다(출 28:17, 20). 따라서 본 구절은 솔로몬 왕의 눈이 마치 보석을 잘
박은 것처럼 아름답다는 것이다(Delitzsch). 일반적으로 영역본 JB, NEB 등은 유대
랍비들의 해석처럼 (1)을 지지하나, NIV, RSV 등은 (2)를 지지한다.
=====5:13
뺨은 향기로운 꽃밭 같고 향기로운 풀언덕과도 같고 - 4:3에서 솔로몬 왕도 술람미
여인의 뺨에 대해 노래한 바 있다. 거기서는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석류에 비교하였으
나 본 구절에서는 '꽃밭' 과 '풀언덕'으로 묘사하였다. 여기서 '꽃밭'과 '풀언덕'이
란 전원적이고 목가적인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는 말로 평화와 안식의 이미지를 나타낸
다. 특히 '언덕'에 해당하는 '미게델로트'(* )는 '망대', '탑'등을 가리
킨다. 따라서 '풀언덕'이란 풀밭 가운데 세워진 망대를 의미하는 듯하다.
=====5:14
손은 황옥을 물린 황금 노리개 같고 - '황옥'은 화반석 또는 토패즈(topaz, NEB)나
녹주석(beryl, KJV), 귀감람석(chrysolite, NIV)등 다양하게 번역되기도 한다. 또한
'황금 노리개'란 '겔릴레 자하브'(* )로서 영역본 KJV는 '금가락
지'(gold rings)를 뜻하는 것으로 NIV와 NEB는 '금막대기'(rods of gold)를 뜻하는 것
으로 보았다. 아무튼 본 구절의 의미는 솔로몬의 손에 황옥을 박은 것처럼 그 손이
아름다움을 암시한다.
몸은 아로새긴 상아에 청옥을 입힌 듯하구나 - 여기서 '몸'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메에'(* )는 특히 '복부'(belly, KJV, NEB)를 가리킨다. '상아'란 코끼리의
앞니가 많이 발달한 것으로서 결이 잘고 무늬가 아름다우며 강도가 조각하기에 알맞기
때문에 고대에서는 조각 재료로 많이 사용되었다. 당시 솔로몬 왕 시대에는 이 상아
는 외국에서 수입하는 귀한 상품 중 하나로 여겨졌는데(왕상 10:22) 솔로몬의 왕좌는
이것으로 만들어졌다(왕상 10:18). 여기서는 솔로몬의 몸이 아름답고 고귀함을 비유한
표현이다. 특히 솔로몬의 몸이 청옥을 입힌 듯하다는 것은 그의 고귀함을 더 강조하여
나타내 준다. 예표론적인 의미에서 볼 때, 솔로몬으로 예표된 그리스도께서 하늘에
속한 신성의 고귀함과 아름다움을 지니신 분임을 암시한다(골 2:10).
=====5:15
다리는 정금 받침에 세운 화반석 기둥같고 - '화반석'에 해당하는 '쉐쉐'(* )
는 '대리석'(marble, NIV, NEB)또는 '설화석고' (alabaster, RSV)등으로 번역된다.
이 대리석은 그 결이 곱고 아름다와 건축 재료로 잘 쓰이는데, 바사의 궁전이나 솔로
몬성전 등에도 쓰였다(대상 29:1; 에 1:6). 본 구절에서는 솔로몬의 다리가 아름답
고 견고함을 암시한다. 그리고 예표론적 의미에서는 '신성의 모든 충만이 육체로 거하
시는'(골 2:9) 그리스도께서 견고하고 흔들리시지 않으시는 분임을 암시한다 하겠다.
형상은 레바논 같고 백향목처럼 보기 좋고 - '형상'은 '마르에'(* )로서
'외모'(appearance, NIV, RSV, AV; countenance KJV) 특히 '전체적인 모습'을 가리킨
다. 술람미 여자가 솔로몬 왕의 외모를 '레바논'과 '백향목'으로 비유한 것은 그의
특출함과 고귀함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레바논'과 '백향목'에 대해서는 1:17; 4:8
을 참조하라.
=====5:16
그 전체가 사랑스럽구나 - 이는 술람미 여자가 10절부터 언급한 찬사의 결론의 성
격을 띠는 것으로 술람미 여자가 솔로몬 왕의 전체를 받아들이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나타낸다.
예루살렘 여자들이...나의 친구일다 - '친구'란 말 그대로 우정으로 맺어진 친우
관계이다. 이것은 술람미 여자와 솔로몬 왕 사이의 관계가 부부 관계일 뿐 아니라 서
로 오랫동안 이해 관계를 떠나서 사귀어 온 것과 같은, 서로 돕고 서로 희생할 수 있
는 우정의 관계이기도 함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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