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3장 주석
=====3:1
내가 밤에 침상에서 마음에 사랑하는 자를 찾았구나 - 2:17에 이어 술람미 여인의
말이 계속된다. 여기서 '밤에'의 히브리어 '발레일로트'(* )는 복수로
서 '밤들에' 또는 '밤마다'(night after night, NEB)로 해서되는데, 이는 사랑하는 연
인 솔로몬 왕을 밤에 계속 찾았음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혹자는 본절에서 술람미 여
인이 꿈속에서(Delitzsch, Lange, Wycliffe) 또는 적어도 현실적인 사건은 아닌 꿈과
같은 상황 속에서 그의 사랑하는 연인을 찾았음을(Delitzsch) 의미한다고 이해한다.
=====3:2
이에 내가 일어나서 - 1절과 마찬가지로 술람미 여인이 지금 꿈속에서 솔로몬을 찾
으로 나선 사실을 언급한 구절로 보기도 한다(Delitzsch, Wycliffe). 어쨌든 침상에
있다가 이제 밖으로 나선 것은 솔로몬을 필히 만나고 싶어하는 의욕을 더 강렬하게 표
출시키는 행동이라 하겠다. 오늘날 그리스도의 신부된 성도들 또한 좀더 주님과 친밀
한 관계에 들어가기 위해 주님을 간절히 찾는 마음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을 예시한다.
성중으로 돌아다니며 - '성중'이란 '예루살렘 성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Delit
zsch, Lange). 그러나 혹자는 본 구절의 '성중'이 꼭 예루살렘이 아니라 성벽이 있는
다른 어떤 성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G. Loyyd Carr). 그러나
이 견해는 5절; 1:5; 2:7 등을 참조해 볼 때 다소 무리가 따른다.
거리에서나 큰 길에서나 - '거리'나 '큰 길'은 각각 '쉐와크'(* )와 '레호
브'(* )로서 성내의 대로(大路)나 넓은 광장(대하 32:6; 느 8:1)을 가리키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암시한다.
=====3:3
성중의 순행하는 자들을 만나서...보았느냐 하고 - 2절은 '만나지 못하였구나'로
끝나는 반면에, 본절은 '...만나서...'로 시작된다. 이러한 시적 기교는 오매불망 연
인을 만나기만을 희구하는 술람미 여인의 내면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 준다(G. L. C-
arr). 본절은 술람미 여인이 야간에 순찰하면서 성 백성들을 보호하는 야경꾼들을 만
나 그녀의 사랑하는 연인을 보았느냐고 묻는 장면이다. 델리취(Delitzsch)는 계속적
으로 본절 역시 1, 2절과 같이 술람미 여자가 밤에 꾼 꿈을 독백 형식으로 말한 것이
라고 주장한다. 물론 본절이 꿈을 회상한 내용이든 실제 행동을 묘사한 것이든, 중요
한 것은 솔로몬을 찾고자 하는 간절함 바로 그것이다.
=====3:4
내 어미 집으로, 나를 잉태한 자의 방으로 - 고대 근동 지방에서 '어미 집'은 그
집의 여자 식솔들이 거하는 곳으로서 남이 함부로 들어 올 수 없는 장소를 의미했다
(창 24:67; 룻 1:8). 본 구절에서 술람미 여자가 솔로몬 왕을 이곳으로 인도한 것은
사랑하는 이와 비밀스럽고 안락하게 오래도록 함께 있고 싶어서이다.
=====3:5
예루살렘 여자들아...깨우지 말지니라 - 본절 역시 2:7처럼 술람미 여자가 한말로
이해하는 것이 합당한 듯하다. 본서에는 이와 같은 말이 세 번(2:7; 3:5; 8:4) 나오
는데, 2:7이 사랑의 초기 단계에서 언급된 것인 반면에, 본절은 사랑이 무르익어가는
과정에서 그 사랑의 관계를 계속적으로 지속하고자 하는 간절함 염원을 표현한 말이
라 하겠다. 또한 본절은 일종의 후렴구로서 술람미 여자와 솔로몬 왕의 만남의 갑작
스런 귀결이라는 의미보다는 서로의 사랑이 깨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3:6
연기 기둥과도 같고 - 본절은 일반적으로 술람미 여자나 솔로몬 왕이 말한 내용이
아니고 (1) 예루살렘 성의 거민들이 술람미 여인의 가마 행렬을 보고 말한 것(Delitz-
sch, Ewald) (2)11절의 '시온의 딸' 즉 '예루살렘 여자들'(1:5; 2:7)이 술람미 여자의
가마 행렬을 보고 주고 받은 말(Lange)이라고 보는 두 가지 주장으로 나뉜다. 그러나
대체로 볼 때 (2)의 주장이 더 타당한 것 같다. 한편 '연기 기둥'이란 삿 20:40처럼
연기가 솟아오르는 형태를 말하는 것으로서 일반적으로 구약 시대 때 화려한 행렬 앞
에서 향을 태울 때 나는 연기의 모습을 말한다(Delitzsch, Wycliffe). 즉 이것은 7절
이하에서 언급하고 있는 바와 같이 예루살렘으로 올라오는 술람미 여자의 혼인 가마
앞에서 향을 태울 때 나는 연기를 암시하는 것이다. 한편 혹자는 이것을 예표론적인
의미에서 그리스도의 신부된 성도(교회)를 보호, 인도하는 성령님의 능력을 가리키는
거승로 보기도 한다.
몰약과 유향과 장사의 여러 가지 향품으로 향기롭게도 하고 - '몰약'은 향유로서
신부가 타고 오는 가마나 옷에 뿌려져 향기를 발하게 했을 것이다(Lange). 이에 대해
서는 1:13주석을 참조하라. '유향'은 남주 아라비아나 인도 등지에서 자라는 감람과의
방향성 나무에서 채취한 방향성 물질로서 몰약처럼 나무의 수피에 흠집을 내 거기에서
흐르는 수액을 응고시켜 사용했다. 이것은 향의 재료(출 30:34), 희생 제사의 향우
(레 2:1, 2) 등으로 사용되었다.
거친 들에서 오는 자가 누구인고 - '거친 들'이란 이스라엘의 왕도(王道) 예루살렘
과 여리고 사이의 험준하고 거친 들판을 의미한다(Delitzsch, Lange). 그러나 이는
하나의 상징적인 의미로서 '속박' 또는 '수치'의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Delitzsch). 따라서 본 구절의 의미는 술람미 왕에게 나아오는,즉 영광과 축북의 상
태에서 이제는 이스라엘의 왕도 예루살렘에 거하는 솔로몬 왕에게 나아오는,즉 영광과
축복의 상태로 나아가는 것을 암시한다. 한편 본 구절의 '오는'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올라'(* )는 '올라오는'의 뜻으로서 낮은 지대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오는 상
태를 말한다(왕상 12:28).
=====3:7
이는 솔로몬의 연(輦)이라 - 솔로몬 왕 소유의 연을 말한다. 여기 '연'의 히브리
어 '미타'(* )는 9절의 '연'과는 다르다. 이것은 다리를 뻗고 쉴 수 있는 일
종의 침대 또는 침대의 특성을 가진 가마를 뜻한다. 솔로몬 왕은 이것을 보내어 술람
미 여자를 예루살렘 성으로 데려 오도록 했던 것이다. 한편 솔로몬 왕이 술람미 여자
를 예루살렘 성으로 데리고 오도록 한 구체적인 방법에 관해서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1) 솔로몬 왕은 가지 않고 가마를 보내어 술람미 여자를 오도록 한 다음 나아가서 마
중했다는 주장(Delitzsch) (2) 솔로몬 왕이 직접 가마를 대동하고 술람미 여자를 함께
가마에 태워 또는 기타 말을 이용하여 데리고 왔다는 주장(Lange)등이다. 그러나 문맥
과 당시의 결혼 특성을 고려하건대 (2)가 더 타당한 듯하다(창 24:1-67;마 25:1-13).
이스라엘 용사 중 육십 인이 옹위하였는데 - 당시 이스라엘 왕궁에는 왕의 신변을
보호하는 경호원들이 있었다(삼하 23:8). 본 구절에서 술람미 여자의 가마를 호위하
는 자들은 바로 이들 중에서 뽑은 것 같다. 혹자는 본 구절의 호위병 60인은 600명의
왕의 경호원 중 1/10을 선정한 수라고 주장하기도 한다(삼상 27:2; 30:9, Delitzsch).
한편,예표론적 의미에서, 이스라엘 용사들이 술람미 여자를 호위하는 것은 천성(天城)
의 신랑되신 그리스도께 나아가는 교회(성도)를 하나님께서 돌보시고 보호하심을 암시
한다(요 17:12).
=====3:8
다 칼을 잡고 싸움에 익숙한 사람들이라 - 술람미 여자의 호위병들이 칼을 견고히
잡고 주도 면밀하게 호위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여기서 싸움에 익숙한 사람들이란 여
러 차례 전투 경험을 쌓아 어떤 위험으로부터라도 가마를 보호할 수 있는 용사를 말한
다(G. Loyyd Carr, Wycliffe).
밤의 두려움을 인하여 각기 허리에 칼을 찼느니라 - 본 구절의 '두려움'에 해당하
는 히브리어 '파하드'(* )는 눈앞에 나타난 어떤 객관적 물체에 의한 두려움보
다는 심리적으로 느끼는 주관적 두려움을 의미한다(Lange). 당시 술람미 여자가 살았
던 곳으로 추정되는 수넴에서 예루살렘까지는 약 80km의 거리로서 거칠은 들판을 통과
해야 했으므로 도적들의 기습이나 맹수등으로 인한 만일의 사태 때문에 조마조마할 수
밖에 없었다. 한편 '허리'의 히브리어 '예레크'(* )는 '넓적다리'를 의미한다.
따라서 호위병들이 칼을 허리에 차서 넓적 다리에까지 이르게 한 것으로 보인다(ath-
is side, NIV). 아무튼 이는 오늘날 하나님의 사역자들로 하여금 교회를 보호하고 성
도들을 인도하기 위하여 성령의 검인 말씀으로 무장하고 진리의 허리띠를 띠어야 함을
암시한다(행 20:28-32; 엡 6:14; 히 4:12).
=====3:9
솔로몬 왕이 레바논 나무로...만들었는데 - 본절의 '연'은 '아피리욘'(*
)으로서 7절의 '연'이 '침대 형태의 가마'를 의미하는 반면, 이는 단순히 '타고
이동하는 가마'를 가리킨다. 솔로몬은 그의 연(가마)을 레바논의 고상한 나무들, 즉
백향목이나 잣나무들로 만들었음을 암시한다. 백향목과 잣나무에 대해서는 1:17 주석
을 참조하라.
=====3:10
그 기둥은 은이요 - 성경에서 은은 좋은 의미에서 하나님의 백성(겔 22:20-22) 혹
은 성도의 공력(고전 3:12,13)을 상징한다.
바닥은 금이요 - 일반적으로 금은 성경에서 성도의 연단(욥 23:10), 교회(슥 4:2),
천국(계 21:18) 혹은 거듭난 사람(딤후 2:20)등을 상징한다.
자리는 자색 담이라 - '자리'는 솔로몬의 연(가마)안의 '좌석'(seat,NIV,RSV)을 의
미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자색'은 고대 왕들이 입는 의복의 색깔이었다(삿 8:26).
이것은 예표론적인 의미에서 볼 때 그리스도께서 '만왕의 왕'(계 19;16)으로서 다스리
고 통치하심을 암시한다 하겠다. 한편 본 구절의 '담'도 '좌석'이란 뜻으로서 원문에
는 없으나 한글 개역 성경에서 '자리'를 반복해 주는 말로 쓰여진 듯하다(its seat o-
f purple, RSV, NEB).
그 안에는 예루살렘 여자들의 사랑이 입혔구나 - 9절과 본절에서 솔로몬의 가마를
치장한 재료들이 그 가치의 비중상 점층적으로 소개되고 있다. 따라서 '사랑'이 제일
끝에 언급된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하겠다. 즉 금보다 고귀한 것은 많지만 사랑보다
귀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Durham). 본 구절에서 연 내부의 예루살렘 여자들의 사랑이
입혀졌다(was paved, NEB)는 것은 솔로몬 왕의 연 내부가 솔로몬 왕을 사랑함으로 보
내준 장식물로 꾸며졌다는 뜻이다(Wycliffe). 이에 대해 RSV 는 '연은 내부적으로 예
루살렘의 딸들에 의해 사랑스럽게 장식되어졌다'(it was lovingly wrought within by
the daughters of Jerusalem)라고 번역하였다. 한편 예표론적인 의미에서 볼 때 이는
성도들이 신랑되신 그리스도를 온전히 사랑하고 헌신하는 것을 예시한다.
=====3:11
시온의 여자들아 - 본 구절의 의미는 문자적으로 '시온의 딸들아'이다. 시온은 근
본 예루살렘 남동쪽 기드온 골짜기와 티로페온 골짜기(Tyropeoean valley)사이의 조그
마한 구릉을 말한다. 이는 원래 가나안의 여부스 족속이 거주하던 요새였으나 후에
다윗 왕이 점령해 이곳을 다윗 성이라 칭했다(삼하 5:6-10). 그리고 점차 이는 예루
살렘 전체를 대표하는 명칭으로 사용되었다(시 147;12; 사 3:16; 33:14; 40:9; 미 3:1
2). 따라서 혹자는 본 구절의 '시온의 여자(딸)들'과 동일시하기도 한다(Lange). 그
래서 본 구절은 6절 이하에서 계속 언급되었듯이 솔로몬의 가마 행렬을 목격한 예루살
렘 여자들이 한 말인 바 여기의 '시온의 여자들'이란 '예루살렘 여자들' 전체를 대표
하는 말로 이해된다.
솔로몬 왕을 보라...그 머리에 있구나 - 본 구절에서 솔로몬 왕은 술람미 여자와
함께 결혼식날 나란히 앉아 있는 신랑으로서의 모습이라 추측된다(Wycliffe). 그리고
'면류관'이란 왕으로서 쓰는 영광과 권세의 왕관이 아니라 결혼식을 하는 자로서 기쁨
과 영예를 위해 쓰는 관이다. 이는 금이나 은 또는 귀한 나무의 가지들 혹은 보석들
로 만들어졌을 것이다(Lange, G. Loyyd Carr). 그리고 이 면류관을 그의 어머니가 씌
웠다는 것은 왕의 대관식 때 대제사장이 그 의식을 주관한 것과는 구분되는 것으로(왕
상 1:32-48; 왕하 11:11-20), 아들의 결혼을 기뻐하여 행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
대 이스라엘의 결혼 풍습에는 신랑과 신부가 모두 그 머리에 관이나 면사포 등을 썼던
것으로 짐작 된다(창 24:65; 사 6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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