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9장 주석
=====9:1
내가 마음을 다하여 ... 그 미래임이니라 - 원문에는 본절 서두에 연결사 '키'(
)가 있는 데 이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이다. 영역본 중에서 KJV, NASB등은 이유
를 나타내는 연결사(for)로 번역했으나, RSV는 대조를 나타내는 말(But)로, NIV는 단
순한 연결사로서 '그래서'(so)로 번역하였다. 그런가 하면 '자 이제'(well now) 정도
의 뜻으로 번역되어지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M.A. Eaton). 그러나 문
맥상 이유를 나타내는 연결사로 보는 것이 자강 타당한 듯하다. 전문(前文) 특히
8:17에서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하의 역사에 대해서 인간은 감히 알 수도, 깨달을
싸도 없다고 말하였는데, 본절에서도 역시 의인이나 지혜자 및 그들의 행하는 일들이
다 하나님의 주권적인 손안에 있는 바 인간으로서는 그것들의 결국을 결코 스스로 알
수 없다는 인간 지혜의 한계썽, 하나님의 주권성을 업급하고 있다 하겠다. 본절에서
'하나님의 손에 있으니'란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 안에 있다는 뜻의 상징적인 표현이
다(창 9:2;14:20;16:6 참조). 그리고 하반절의 '모두 그 미래임이니라'란 문자적으로
'모두 그들 앞에(있다)'라는 뜻으로서 인간이 앞에 놓인 장래 일에 대해 알지 못한다
는 의미로 이해하나 혹자는 이를 RSV의 번역에 따라 '그들 앞에 있는 모든 것이 헛되
도다'(Everything before them is vanity)라는 뜻으로 보기도 한다(M.A. Eaton). 그
러나 이는 그 근거가 불투명하다.
=====9:2
모든 사람에게 임하는 모든 것이 ... 일반이로다 - 이는 그 내용상 2:14-16과 유사
하다. 여기서 '모든 것'에 대해 혹자는 2:14;3:19처럼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임
하는 '죽음'을 뜻하는 것으로 언급하나(G.A. Barton), 그보다는 일반적으로 죽음뿐만
아니라 인간사에 있어서 닥치는 여러 사건들까지도 포함하는 것으로 본다(T.H. Leale,
Delitzsch, M.A. Eaton). 즉 이 세상에서는 선인과 악인, 의인과 불의자, 정결한 자
와 부정한 자 등의 구별이 없이 모든 사람에게 유사한 상황이 임하게 된다는 뜻이다.
=====9:3
모든 일 중에 악한 것이니 - 혹자는 '악한'이란 말 앞에 관사가 빠져있는 이유를
들어 단순히 모든 악 중의 하나를 뜻하는 것으로 보나(Lange) 또 다른 사람은 모든 악
중에 가장 큰악을 의미하는 최상급의 형태와 동일시하기도 한다(G.A. Barton,
Vainhinger). 아무튼 전조다는 모든 사람에게 같은 사건(또는 운명)이 임한다는 사실
자체가 커다란 악이라고 지적하며 나아가 인간 본성 자체가 악하다고 본다. 이러한
악은 인생의 내면 전체를 부패케 하며('인생의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것이며('평
생에') 또한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가득하여') 묘사되고 있다.
=====9:4
모든 산 자 중에 참여한 자가 ... 나음이니라 - 이는 4:2,3;6:3,4의 내용과 대조되
는 구절로서, 전도자가 결코 이 세상에서 하나님을 불신하거나 현세의 생을 거부하는
비관론자나 염세주의자가 아님을 암시해 준다. 특히 이 사실은 삶의 축복과 기쁨의
근원을 하나님께 두며 삶의 본분을 하나님께 대한 경외와 그 계명의 준수에 둔 사실을
근거해 볼 때 더욱 확실해진다(2:24;3:12,13;5:18;12:13). 그리고 '소망'이란 본서
전체의 맥락으로 볼 때 사람이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먹고 마시며 삶을 즐기는
것을 뜻한다(G.A. Barton). 한편 하반절에서 '개'란 고대 근동 지방에서는 천하고 경
멸적인 대상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존재로 보았다(삼상 24:14;삼하 3:8;16:9;마 15:26;
계 22:15). 반대로 '사자'란 존귀하고 권능있는 존재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짐승으로
보았다(창 49:9;욥 10:16;잠 30:29,30). 따라서 본절 하반절은 천하고 남에게 경멸받
는 자라 할지라도, 산 자가 비록 능력있고 위풍당당하나 죽은 자보다 더 낫다는 뜻이
다.
=====9:5
죽은 자는 아무것도 모르며 - 죽은 영혼이 잠과 같이 무의식 상태에 빠져있음을 나
타낸다기보다는 이 세상에서 삶의 기쁨을 향유할 능력이 없다는 관점에서 이해되어져
야 한다(Ginsburg). 또한 본절의 상도 이세상에 살면서 수고 가운데 얻어 누리는 삶
의 기쁨, 낙 등을 암시한다(D.R. Glenn).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본절은 '산개가 죽은
사자보다 나음이나라'는 4절 내용과 동일한 뜻을 전달한다 하겠다. 한편 이름에 해당
하는 '제케르'( )는 '기념', '거억'(Memory, KJV, RSV, NIV NASB) 등을 뜻한다.
그리고 죽은 자에 대한 기억이 곧 사라져 버리고 만다는 사실은 시 31:13;41;5 등에도
표현되어 있는데, 전도자는 이 잊혀짐을 인생의 큰 비극중의 하나로 본다. 즉, 본절
은 내세의 삶이 현세의 삶에 의해 좌우되므로 한번뿐인 삶의 기회가 얼마나 중요하지
를 교훈해 준다.
=====9:6
그 사랑함과 미워함과 시기함이 ... 분복이 없느니라 - 전반절의 의미는 단순히 사
랑, 미우, 시기 등의 외적 행위가 사라져 없어졌다는 뜻을 나타내기보다는 그와 같은
그들의 감정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는 뜻을 강조한다(G.A. Barton). 또한 '분복'이란
말은 2:10;3:22;5:18에서와 같이 사람이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수고 가운데서
얻어 누리는 삶의 기쁨, 즉 먹고 마시며 삶으 가낙을 누리는 것을 암시하며, 이와 같
은 뜻은 앞의 4,5절에서 밝히는 의미와 일맥 상통한다.
=====9:7
너는 가서 기쁨으로 네 식물을 먹고 ... 받으셨음이니라 -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
안에서 최선(最善)의 삶을 살아가며 낙을 누릴 것을 권고하는 말씀이다
(2:24;3:11,12;5:18;8:15). 성경에서 음식(또는 떡)을 먹으며 포도주를 마시는 것은
풍성하고 융숭하게 식사하는 것으로 종종 묘사되어졌다(창 14?:18;27:28;신 33:28;삼
상 16:20;25:18).
=====9:8
네 의복을 항상 희게 하며 ... 그치지 않게 할지니라 - 고대 근동 지방에서 흰 옷
을 입는 것은 순결과 기쁨을 상징하는 의미에서였는데(대하 5:12;에 8:!5;계 3:4, 5,
18 참조), 본절에서는 후자, 즉 축제적인 기쁨을 나타내는 뜻에서 입으라고 권고하는
것으로 보인다(Delitzsch, Lange, G.A. Barton). 그리고 '향 기름'은 감람나무 열매
에서 채취한 식물성 기름으로서 여기서는 향유의 용도로 쓰여졌는데(7:1 참조), 이것
또한 축제적인 기쁨을 나타내는 의미에서 바른 것으로 보여진다(삼하 12:20;14:2;시
45:8;잠 27:9;사 61:3;암 6:6).
=====9:9
네 헛된 평생의 모든 날 - 6:12;7:15을 참조하라.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즐겁게 살지어라 - '즐겁게 살지어다'( ,
레아하임)는 문자걱으로 '삶을 보라'는 뜻이나 여기선 본다는 것이 직접 체험한다는
뜻을 가리키는 바 '삶을 즐기라'(Enjoy life, RSV, NIV, NASB), '즐겁게 살지어다'
(Live joyfully, KJV)의 의미를 갖는다(2:1;3:13). 특히 '후비가 칠백인이요 빈장이
삼백 인'(왕상 11:3)이었던 솔로몬 왕이 아내와의 즐거움 삶에 대해서 언급한 것은 이
전에 그가 육신적이며 일시적인 낙을 누리기 위하여 '인생의 기뻐하는 처와 첩들을 많
이 두었어나'(2:8) 이에서 인생의 참된 낙을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허무함을 느낀 후
에(2:11) 말한 것으로서, 참된 낙을 누리는 방법 중 하나는 하나님이 정해 주신 아내
와 함께 즐겁게 살아가는 것임을 암시하고자 한 것 같다. 한편 솔로몬은 그가 지은
잠언에서도 아내와 함께 부부애를 누리며 음녀를 멀리할 것을 권고한 적이 있다(잠
5:15-20).
=====9:10
무릇 네 손이 일을 ... 다하여 할지어다 - 이는 인생의 행복이 수고하는 가운데 낙
을 누리는 것인 바(2:24;3:13,22) 진정 낙을 누리고자 한다면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
할 것을 촉구하는 말씀이다.
음부에는 ... 없음이니라 - '음부'( , 쉐올)란 일반적으로 죽은 모든 사람
들이 가는 사후의 장소로 여겨졌다(창 37:35;시 31:17;사 38:10). 고대 히브리인들은
하늘과 땅, 땅 아래 등 우주가 세 구분으로 나뉘어졌다고 여겼는데, 이중 땅 아래를
음부로 보았다(민 16:30,33;겔 31:15;암 9:2). 그리고 이들은 이 음부를 생명이 활동
하는 이 세상과는 달리 어둡고 그늘진 장소(욥 10:21,22;시 143:3). 침묵의 장소(시
94:17;115:17), 망각의 장소(시 88:12) 등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런 히브리인들의 음
부 개념은 신구약 중간 시대에 이르러서는 음부에서도 선인과 악인이 구별된다는 사상
으로 바뀌었으며, 이는 다시 신약에 이르러서는 음부란 이 땅에서 죽은 악인들이 최후
의 백보좌 심판을 받을 때까지 일시적으로 거하는 사후 중간 처소인 것으로 제시되어
졌다(눅 16:19-31;계 20:11-15). 한편 전도자가 여기서 이를 언급한 것은 이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수고하는 가운데 낙을 누리라는 뜻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9:11
내가 돌이켜( , 솨베티)란 전도자가 이전 주제에서 다른 새로운 주제로 전
환하는 것을 가리킨다(2:12;4:1).
빠른 경주자라고 ... 아니니 - 이는 이 세상에서 얻는 수고의 보상, 즉 삶의 낙을
누리는 분복이 자기 자신의 노력이나 힘에 의해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근본적으로
는 하나님의 은혜와 주권에 의한 것임을 암시한다(2:24;3:13). 이는 인간의 육신적
노력, 즉 자아의 힘에만 의존하는 태도를 배격하고 하나님을 경외하고그분을 의지할
것을 암시하는 점에서 7:16-18 과 유사하다. 이는 인간이 의롭게 되고 신령한 삶을
사는 길은 자신의 율법적인 육신의 행위(노력)에 의하지 않고 오직 그리스도를 믿는
하나님의 은혜에 의해서만이 가능하다는 신약의 사상과 일맥 상통한다(롬 1:17;갈
2:16;엡 2:8).
시기와 우연이 ... 임함이라 - '시기'의 히브리어 '에트'( )는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정해진 '때'(3:1) 즉 일이나 서건 등이 발생하고 성취되는 '때'를 가리키며, '우
연'의 히브리어 '페가'( )는 '우연히 부딪히다', '우연히 만나다'에서 유래된 말
로서 사람에게 예측할 수 없이 임하는 사건(M.A. Eaton, W.J.Denae) 또는 기회
(D.R.Glenn)를 뜻하나 혹자는 이것을 사람에게 임하는 '불행(한 사건)'을 의미하는 것
으로 보기도 한다(G.A.Barton). 한편 이와 같은 시기와 우연이 모든 사람에게 임하는
것은 3:1-8에서 엿보여지는 바와 같이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에 의해서이다.
=====9:12
자기의 시기 - 궁극적으로는 죽음의 때를 가리키나(G.A.Barton) 그외 불행의 때를
함축하는 말로도 쓰였다. 그리고 본절의 '그물'과 '올무'란 흔히 하나님이 당신의 심
판을 행하시는 상징적인 표현 수단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잠 7:23;겔 32:3;호 7:12,
T.H.Leale).
=====9:13
크게 여긴 것이( , 게돌라 히 엘라)란 원어상 '그것이
나에게 크다'(it seemed great to me, RSV)의 뜻이다. 이것은 15절의 지혜로운 행위
를 보고서 크게 감명받았음을 암시한다. 따라서 영역본 NASB는 이를 '그것이 나를 감
명시켰다'(it impressed me)마 번역하였다.
=====9:14
어떤 작고 인구가 많지 않은 성읍 - 구체적으로 어느 성읍을 가리키는지 규명하기
위해 많은 시도들이 행해졌다. (1) 어느 지혜로운 여인의 지혜로 말미암아 구원받게
될 아벧(삼하 20:15-22)을 가리킨다는 견해(Wright). (2) 본서의 저작 시기를 솔로몬
이후의 시대로 볼 때 안티오커스 III세에 의해 포위되었던 도라(Dora)성을 가리킨다는
견해(Groetz). (3) 역사 기록에는 없으나 당시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졌던 어떤 성읍
을 지칭한다는 견해(Groetz). 그러나 이중에서 (2)는 본서의 저자가 솔로몬으로 확자
실시된다는 점에서 거부되어지며 (1)도 본 단락에서 성읍을 구한 사람이 가난한 지혜
로운 '남자'( , 이쉬;man, KJV, RSV, NASB, 15절)인바 '여인'과 이 '남자'의 모
순되는 관계가 해결되지 않는한 수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성읍은 역사 속에는 기
록되지 않았으나 당시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사건이 일어났던 한 성읍을 지칭한다고
하는 (3) 또는 당시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을지라도 전도자 자신이 잘 알고
있었던 어느 한 성읍을 가리키는 것으로 봄이 가장 타당하다.
=====9:15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도다 - 이는 성읍을 구한 가난한 지혜자에 대해 보상하거나
감사치 아니했음을 암시한다.
=====9:16
지혜가 힘보자 낫다 - 전도자는 지혜의 우월성에 대해서 2:13,14;7:19에서도 잠시
언급한 적이 있다.
가난한 자의 지혜가 ... 아니한다 - 이는 지혜의 능력이 일발 세상 사람들에 의해
무시되었고 경멸되어지는 것을 나타낸다. 특히 이는 지혜자의 외적 조건, 즉 가난하
다는 요인으로 인한 것으로써 외모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세상 사람들의 무지와 모순
을 드러내며, 전도자로 하여금 모든 것이 헛됨을 느끼게 한 요소들 중 하나이다. 한
편 지혜에 대한 이와 같은 경멸 사상은 죄악된 세상에 보편적으로 깔려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태도에서도 엿보여진다(마 11:20-24;눅 7:31-35).
=====9:17
종용히 들리는 지혜자의 말이 ... 나으니라 - 16절과 같이 지혜의 능력, 우월성을
언급하는 것으로서 특히 '종용히'라는 말과 '호령'이라는 말을 상호 대조시킴으로써
지혜의 뛰어남을 은연 중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 말씀은 신약의 관점에서 볼때 참
지혜자가 되시는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시어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실 때 "그가 다
투지도 아니하며 들레지도 아니하리니 암부도 길에서 그 소리를 듣지 못하리라"(마
12:19)는 말씀을 생각케 한다. 한편 '우매자의 어른'의 히브리어 '모쉘 바케실림'(
)은 문자적으로 '우매자들 중의 통치다', '우매자들 가운데
서의 지배자'를 뜻하며 본 문맥에서는 가난한 지혜자가 건진 성읍의 통치자 또는 지도
급의 사람을 지칭한다.
=====9:18
지혜가 병기보다 나으니라 - '병기'의 히브리어 '미켈리 케라브'(
)는 문자적으로 '전쟁의 병기'(weapons of war, NIV, RSV, NASB)를 뜻하며 앞절들의
전쟁하는 상황과 연관되는 말이다.
한 죄인 - 앞의 문맥을 참고해 볼 때 육체적인 힘은 가졌으나 어리석어서 성읍을
구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성읍을 구한 지혜자의 지혜나 말을 무시하고 배
척하는 자를 지칭한다.
많은 선 - 문맥적으로 볼 때 지혜로운 자가 그 지혜로써 제안한 많은 유익한 방도
들을 가리킨다. 한편 성경에서는 위와같이 어리석은 한 죄인이 잘못함으로 많은 사람
들에게 악영향을 미친 일이 종종 나타나는데, 그 대표적인 예는 아간의 범죄(수
7:1-26), 르호보암의 완악함(왕상 12:1-2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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