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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선교회

구약/에스더

[스크랩] 에스더 (6 : 1~14) 주석

예루살렘 선교회, 안디옥 선교회 2015. 2. 7. 21:06
에스더 6장


1 이 밤에 왕이 잠이 오지 아니하므로 명하여 역대 일기를 가져다가 자기 앞에서
읽히더니

ㅇ이 밤 - 에스더가 베푼 잔치에 참여했었던 날 밤이다(5:5). 또한 하만이 모르드개
를 그 다음 날 죽일 목적으로 높은 나무를 세웠던 날 밤이기도 하다(5:14).
ㅇ왕이 잠이 오지 아니하므로 -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폭군들은 불면증을 갖고 있었다
(박윤선). 로마 황제들의 경우만 하더라도, 갈리굴라(37-41년)와 유스티니안(527-565
년) 등이 그러하였다. 폭군들의 이러한 증상은 양심의 가책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우
리는 궁극적으로 하나님이 당신의 섭리 전개를 위하여 심지어 잠까지도 주관하신다는
분명한 사실을 확신해야만 한다(창 41:1-8;시 127:2;잠 21:1;단 2:1).
ㅇ역대 일기를...자기 앞에서 읽히더니 - 그 날 밤 아하수에로 왕은 처음에는 잠을
청해 보려고 무진 애를 썼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잠이 오지 않자 잠자기를 포기하고
'역대 일기'를 낭독시켰다. 물론, 아하수에로 왕은 '역대 일기'가 낭독되는 것을 듣다
가 자연스럽게 잠들게 되기를 바랬을 것이다. '역대 일기'는 영역 성경에서 '역대기
'(NIV, the book of the chronicles). '기억할 만한 행위나 연대를 기록한 책'(RSV,
the book of memorable deeds, the chronicles), '주요 사건 일지'(NEB, the
chronicle of daily events)등으로 번역되고 있으며 국가적으로 중요한 역사 사실을
일지(日誌)방식으로 기록한것을 가리킨다(2:23;스 4:15). 한편, 아하수에로 왕이 '역
대 일기'를 직접 읽지 않고 대신 낭독시킨 까닭은, 그가 글을 읽지 못하는 무식자였기
때문이 아니었다. 물론 고대 국가의 군주들 중 무식한 사람들이 많기는 했다
(Rawlinson). 그러나 아하수에로가 역대 일기를 직접 읽지 않고 신하들에게 대신 읽게
한 것은 페르시아 왕실의 관행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많다(스 4:18). 한편, 여기의'읽
히더니'(니크라임)가 분사인 사실은, 역대 일기의 낭독이 장시간 게속
됐었음을 시사해 준다(Keil).

2 그 속에 기록하기를 문 지킨 왕의 두 내시 빅다나와 데레스가 아하수에로왕을
모살하려 하는 것을 모르드개가 고발하였다 하였는지라

ㅇ왕을 모살하려 하는 것을 모르드개가 고발하였다 - 이는 에스더가 왕후에 오른 아
하수에로 왕 즉위 7년(2:16)의 일이었다(2:21-23).

3 왕이 가로되 이 일을 인하여 무슨 존귀와 관작을 모르드개에게 베풀었느냐 시신이
대답하되 아무 것도 베풀지 아니하였나이다

ㅇ모르드개의 밀고를 통해서 모살 계획이 좌절됐던 그 사건은 그 당시로부터 불과 5
년 전의 일이었다. 따라서 비록 아하수에로 왕이 그 동안에는 까맣게 잇고 지냈겠지
만, 역대 일기에 적힌 그 사실을 신하의 낭독(1절)을 통해 듣는순간 그 기억이 되살아
났을 것이다.
ㅇ무슨 존귀와 관작을...베풀었느냐 - 모반 계획을 밝혀내어 고발한 사람에게는 높은
자리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이름이 특별한 명부에 등재되는 영광도 주었던 것이 페
르시아의 관행이었다(Herodotus. viii, 85). 본 문구는 아하수에로 왕이 위와 같은 관
행에 따라서 모르드개에게 적절한 상급이 당연히 주어졌을 것으로 믿고 있었음을 시사
한다. 따라서 본문은 의심이 아닌 확인의 차원에서 제기된 질문일 뿐이다. 한편, '존
귀'(예카르)는 '고귀함', '명예'의 뜻으로서 여기서는 신분과 지위를 높여주
는 일을 가리킨다(6절;삼상 18:30). 그리고 '관작'(게둘라)은 '큰일' 혹
은 '광대함'의 뜻이지만 여기서는 앞의 '존귀'와 본질상 동일한 의미이다.
ㅇ아무것도 베풀지 아니하였나이다 - 모반 계획을 고발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큰 상급
을 하사하는 것이 관행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모르드개에게 아무런 보상이 베풀
어지지 아니한 것은 그 일을 담당하던 관리들의 어떤 횡포로 볼 수 있다. 즉, 그 관리
들은 모르드개의 인사 기록을 통해서 그가 유대인임을 알고는(10절) 그를 무시하여 아
무런 상급도 내리지 아니했던 것 같다. 그러나 모드드개는 오직 하나님만 바라봄으로
써, 자신의 그 억울함을 참고 견딜 수 있었다(시 37:1-9).

4 왕이 가로되 누가 뜰에 있느냐 마침 하만이 자기가 세운 나무에 모르드개 달기를
왕께 구하고자 하여 왕궁 바깥 뜰에 이른지라

ㅇ왕이 가로되 누가 뜰에 있느냐 - 왕의 신하들은 예고없이 하달되는 왕명을 받들기
위하여 항상 교대로 왕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했다. 여기의 '뜰'(하체
르)은 에스더가왕에게 나아가기 위하여 왕궁으로 향했다가 잠시 섰었던 '안 뜰'을 가
리킨다(5:2). 왕이 신하를 부른 때는, 마침 왕의 내실 밖에 하만이 와 있었던 때였다
는 점에서 이른 아침이었음이 분명하다. 아무리 하만이 왕의 총애를 받는 신하라고 하
더라도(3:1), 새벽 혹은 한 밤중에 자신의 요구관철을 위하여 왕의 침소를 찾지는 못
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왕이 역대 일기의 낭독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서
모르드개의 활약 사실을 확인하고 상급 수여 여부를 질문한 것이 결코 아니었다. 아하
수에로 왕은 거의 밤 새워서 역대 일기의 낭독을 청취하다가, 새벽녘이 되서야 모르드
개와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ㅇ하만이...모르드개 달기를 왕께 구하고자 하여 - '하만'은 에스더가 베푼 잔치에
왕과 함께 참석한 자리에서 자신의 요구를 올릴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시라도 빨리 모
르드개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일찌감치 왕을 찾아갔다. 그는 오전 내에 모르드
개에게 복수를 해야만 오후의 잔치(14절)에 기쁜 마음으로 참석할수 있을 것이라고 생
각했음직하다.
ㅇ왕궁 바깥뜰에 이른지라 - 여기의 '바깥 뜰'(하체르)은 앞의 '뜰'과 동일
한 단어이다. 그리고 여기의 '이른지라'(바)는 완료형 시제로서 차라리 '이르러
있었다'로 번역함이 더 좋다. 그렇다고 한다면. 하만은 꼭두 새벽부터 왕궁에 들어와
있었던 셈이 된다. 아무튼, 이처럼 모르드개에게 복수하려는 하만의 열심은 그야말로
특심하였다.

5 시신이 고하되 하만이 뜰에 섰나이다 왕이 가로되 들어 오게 하라 하니

ㅇ시신(恃臣)이 고하되 하만이 뜰에 섰나이다 - 그때 왕과 함께 있었던 '시신'은 최
소한 두 명 이상이었다(3절). 따라서 그중 한 명은 왕의 방 바깥쪽 형편을 계속 살필
수 있었다. 허쩌면 왕의 방문이 열려 있었을지도 모른다(5:1, 2). 한편, '섰나이다'에
해당되는 히브리어 '아마드'는 3:4에서는 '고하다'는 뜻으로도 번역되었으며,
7:7에서는 '일어서다'(혹은 '머무르다')의 뜻으로 옮겨졌다.

6 하만이 들어오거늘 왕이 묻되 왕이 존귀케 하기를 기뻐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여야 하겠느뇨 하만이 심중에 이르되 왕이 존귀케 하기를 기뻐하시는 자는 나 외에
누구리요 하고

ㅇ하만이 들어오거늘 왕이 묻되 - 이것은 라만이 왕에게 모르드개를 나무에 달아매는
일과 관련된 요구(4절)를 하기도 전에 곧장 왕의 질문이 먼서 던져졌음을 보여준다.
ㅇ왕이...기뻐하는 사람 - '존귀케 하기를'(야카르)은 3절에 나오는 '존귀'
의 동사형이다. 그리고 '기뻐하는'(하페츠)은 일반적으로 '즐거워하다'의 뜻
이지만, 특별하게는 '사모하다'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신 25:8;시 34:12;73:25).
그런데 왕이 모르드개의 이름을 단도직입적으로 거명치 아니하고 대신 '존귀케 하기를
기뻐하는 사람'이라는 간접적 표현을 사용한 까닭은, 왕의 질문을 받는 하만이 어떤
편견을 갖고 대답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하만은 이와 같은 왕의
의도를 잘못 읽음으로써, 오히려 모르드개를 극도로 존귀케 하는 실수(8,9절)를 범하
고 말았으니 이 장면이야말로 본서 중 가장 아이러니컬한 부분이다.
ㅇ왕...기뻐하시는 자는 나외에 누구리요 하고 - 하만이 대단히 아전 인수(我田引水)
적 성격의 소유자이며, 또한 매우 교만한 사람이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구절이다. 그
는 바로 이같은 교만 때문에 자신을 파멸로 몰아가고 있었다(잠 16:18).

7 왕께 아뢰되 왕께서 사람을 존귀케 하시려면

ㅇ여기서부터 9절까지는, 원문상으로 한 문장이다. '왕께서...하시려면'을 원문에 가
깝게 번역한다면, '왕께서 존귀케 하시기를 기뻐하시는 사람에게는'이다(NIV). 이처럼
하만은 왕이 사용했던 것과 똑같은 표현을 써서 스스로의 특권욕을 한껏 만족시키고
있다.

8 왕의 입으시는 왕복과 왕의 타시는 말과 머리에 쓰시는 왕관을 취하고

ㅇ왕의 입으시는 왕복 - 이것은 왕이 입었던 것과 같은 종류의 옷이 아니라, 실제로
왕이 입고 있었던 옷 그 자체를 가리킨다(Paton). 왕의 신하는 왕의 인격 그 자체를
상징하는 이 같은 의복을 하사받아 입음으로써, 자신이 왕의 대단한 은총을 받고 있음
을 과시할 수 있었다(Paton). 반면 왕의 입장에서는, 그 같은 의복을 하사함으로써 그
신하에 대한 절대적 신뢰와 호의를 모든 사람에게 표시할 수 있었다(삼상 18:4). 이처
럼 왕의 의복을 입는 것은, 고대 사회에서 최고의 특권이었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
듯이 플루타크(Plutarch)는 한 왕이 중신 한 사람으로부터 겉옷을 벗어달라는 간청에
따라 벗어주기는 하였으나 그것을 입는 일은 엄금했었다는 사실을 자신의 영웅 전(英
雄傳)에서 언급하고 있다(Artax, 24).
ㅇ왕의 타시는 말 - 왕의 말이 신하에게 하사된 것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없다. 그러
나 '왕의 옷'에 해당되는 의미가 있었을 것은 분명하다(Paton).
ㅇ머리에 쓰시는 왕관 - 이것은 관계대명사 '아쉐르'에 이끌리는 수식절로
서 앞의 '말'을 꾸며준다. 따라서 '머리에 왕관이 씌워진'으로 번역되어야 한다. 그렇
다면 여기의 '왕관'은 왕이 쓰고 다녔던 것이 아니라, 왕이 타고 다니는 것임을 드러
내 보이기 위하여 말에게 씌워진 치장용 관(冠)임이 분명하다(Rawlinson). 사실, 왕이
어떤 사람을 존귀케 할 마음을 가졌다고 할지라도 자신의 왕권을 상징하는 '왕관'을
내어줄 리는 없었을 것이다(Rawlinson). 그리고 왕관을 요구하는 일은 곧 왕의 자리를
넘보는 역적 행위로 간주되었을 터였다. 이처럼 여기의 '왕관'이 말의 치장품에 불과
하나는 사실은, 9절과 11절에서 오직 '왕복'과 '말'만이 언급되고 있음을 통해서 분명
해진다.

9 그 왕복과 말을 왕의 방백 중 가장 존귀한 자의 손에 붙여서 왕이 존귀케 하시기를
기뻐하시는 사람에게 옷을 입히고 말을 태워서 성중 거리로 다니며 그 앞에서
반포하여 이르기를 왕이 존귀케 하기를 기뻐하시는 사람에게는 이같이 할것이라 하게
하소서

ㅇ방백 중 가장 존귀한 자의 손에 붙여서 - 하만은 왕의 가장 높은 신하에 의해서
'왕복'등이 전달되고 또한 그로 하여금 자신의 말 고삐를 잡게 함으로써 자신의 존귀
함이 백성들에게 선전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지나친 공명심(功名心) 때문에,
그는 자신이 모르드개에게 '왕복'을 입혀주고 또한 그의 '존귀케 됨'을 백성들에게 선
전해 주는 치욕적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11절). 그 당시 왕으로부터 가장 신임받았
으며, 그래서 가장 존귀케 됐던 사람(3:1)이란 바로 하만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교만
하고 사악한 꾀를 꾸미는 자는 자기가 쳐 놓은 올무에 스스로 걸려 넘어지기 마련이다
(시 9:16).
ㅇ성중거리로 다니며...반포하여 - 여기에는 (1) 어떤 사람을 존귀케 하려는 왕의 뜻
이 백성들에게 온전히 전달되어 그 사람이 백성들로부터 존경을 받게끔하며, (2) 그렇
게 함으로써 그 사람을 백성들의 모범으로 제시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왕에게 보다 충
성스런 삶을 살도록 유도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하만은 이미 페르시아 제국 내에서 최
고의 직위에 있었으므로 벼슬 자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다만 가시적인 영예와
명예를 누리고자 한 것이다. 한편, '거리'(레호브)는 군중이 모일 수 있을
만한 광장 혹은 넓은 길을 의미한다(Keil).

10 이에 왕이 하만에게 이르되 너는 네 말대로 속히 왕복과 말을 취하여 대궐 문에
앉은 유다 사람 모르드개에게 행하되 무릇 네가 말한 것에서 조금도 빠짐이 없이 하라

ㅇ이처럼 왕이 모르드개를 존귀케 하는 의식의 담당자로서 하만을 지정한 것은 당연
한 일이었다(9절).
ㅇ대궐 문에 앉은...모르드개에게 행하되 - 하만은 '왕이 존귀케 하기를 기뻐하는 사
람'이 자신이 아니라(6절) 뜻밖에도 자신이 죽이려고 벼르던(4절) '모르드개'라는 말
을 듣고 실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12절). 그러나 그는 그 같은 감정을 왕에
게 나타낼 수 없었다. 고대 국가에서 군주의 명령은 곧 필히 지켜야 할 법이나 다름없
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하만은 자신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나타난 역전(逆轉) 상황 앞
에서 자신의 파멸을 직감했는지도 모른다. 한편, 왕이 모르드개라는 이름을 거명하면
서 굳이 '유다 사람'이라는 수식어를 단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왕은 아직
하만과 모르드개사이의 피튀기는 적대감을 모르고 있었고, 문맥상으로 볼 때 하만에
대한 왕의 신임은 여전하며 더욱이 유다인을 전멸시키게끔 조서를 내리도록 요청한 자
가 바로 하만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상황의 역전에 관한 극적 긴박감과 아이
러니를 부각시키려는 본서 저자의 숨은 의도가 여기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겠다.

11 하만이 왕복과 말을 취하여 모르드개에게 옷을 입히고 말을 태워 성중 거리로
다니며 그 앞에서 반포하되 왕이 존귀케 하시기를 기뻐하시는 사람에게는 이같이 할
것이라 하니라

ㅇ하만은 왕의 명령을 절대로 거역할 수 없었기 때문에, 비록 마음으로는 전혀 내키
지 않았지만 모르드개를 존귀케 하는 담당관(9절)의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

12 모르드개는 다시 대궐 문으로 돌아오고 하만은 번뇌하여 머리를 싸고 급히 집으로
돌아와서

ㅇ모르드개는...대궐 문으로 돌아오고 - '모르드개'가 자신에게 맡겨진 본연의 직분
으로 원상복귀했었음을 뜻한다(2:19). '모르드개'는 특별한 의식(11절)에 따라 상당한
명예를 얻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직급이 높아지지는 못했다.그러나 되어가는 일 속에
서 하나님의 도움의 손길을 발견하고서 큰 기쁨과 용기를 얻었을 것이다.
ㅇ하만은 번뇌하여 머리를 싸고 - 지극히 높아지기를 염원했던 하만이 오히려 처참하
게 낮춰 버리려고 했던 모르드개(4절;5:14)를 존귀케하는 도구로 사용됨(11절)에 따라
서 나타낼 수밖에 없었던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여기서 '번뇌하여'(아벨)
는 일반적으로 '슬퍼서'혹은 '애통스러워서'의 뜻으로 번역된다(창 37:35;욥 29:25).
한편, '머리를 싸고'는 히브리 사람들에게 뿐 아니라 페르시아 사람들에게도 보편적이
었던, 고뇌와 슬픔을 의적으로 표현하는 상징적 행동이었다(7:8;삼하 15:30;렘 14:4).
따라서 앞의 '번뇌하여'가 슬픔의 내면적측면을 강조한다고 한다면, '머리를 싸고'는
슬픔의 외면적 측면과 관계가 있다.
ㅇ급히 집으로 돌아와서 - 이것은 자신의 수치(11절)와 주체할길 없는 감정을 자기의
조언자들(5:10)에게 토로하려는 목적에서였다(Paton).

13 자기의 당한 모든 일을 그 아내 세레스와 모든 친구에게 고하매 그 중 지혜로운
자와 그 아내 세레스가 가로되 모르드개가 과연 유다 족속이면 당신이 그 앞에서
굴욕을 당하기 시작하였으니 능히 저를 이기지 못하고 분명히 그 앞에
엎드러지리이다

ㅇ아내 세레스와 모든 친구에게 고하매 - 모르드개의 불경스런 태도로 인해 전에도
그랬듯이(5:10), 여기서도 하만은 자신의 문제를 자신의 모사들에게 털어놓고 있다.
하만은 이같이 함으로써, 그 모사들로부터 자신의 미래와 그 대비책을 알고자 하였다.
ㅇ모르드개...유다 족속이면...엎드러지리이다 - 하만의 모사들이 이 같은 정확한 결
론을 내릴 수 있었던 까닭은, (1) 그들이 예수님을 죽이려고 했던 대제사장 가야바처
럼 비록 이교도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그들의 입술을 사용하셨기(요
11:49-52)때문이거나(C. S. Lapide), (2) 그들이 악령으로부터 어떤 영감을 받았기 때
문이거나(T. Malvenda), (3) 그들이 유대인들로부터 지난 날까지의 오랜기간 동안 하
나님이 베푸셨던 놀라운 일들을 들었기 때문이거나(J. Mariana, Keil, Baldwin, J. S.
Menochius), (4) 그들이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아말렉 자손 곧 아각 자손의 멸망에 관
한 예언적 말씀(3:1;출 17:16;민 24:20;신 25:17-19;삼상 15:2;삼하 1:8)을 들었기 때
문일 것이다(Grotius). 그러나 우리는 첫째, 고대 중근동의 이방인들은 하나님이 이스
라엘을 위하여 놀라운 권능을 행하셨던 사실을 목도하고 이스라엘 백성의 특별성을 인
정하는 경우가 많았으며(수 1-11장) 둘째, 그러나 이교도들이 당시로서는 오직 유대인
들의 경전으로 사용되던 하나님의 말씀의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었을 가
능성은 심히 적으며(Paton) 셋째, 하나님이 불신자 혹은 이교도의 입을 빌어 당신의
뜻을 전달하는 것은 대단히 특별한 경우에 국한된다는 점 등을 감안해 볼 때, 위의 네
이유 중 (3)의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 모사들은 유대 민족이 여호와의
특별한 보호를 받는 민족임을 알고 있었으나 그것을 구태여 믿으려 하지는 않았다. 그
러나 모르드개를 죽이려는 자신들의 계략이 완전히 빗나가고 도리어 하만이 '모르드
개'에 의해서 수치를 당하기까지 하는 상황(11절)을 목도함으로써, 그들은 유대 민족
에대한 하나님의 초월적인 보호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분명히...엎드러지리이
다'(나폴 티폴)는 뒤의 '티폴'이 강조를 나타내는
부정사 절대형이므로 '완전히 넘어지다'의 뜻을 갖는다(Keil).

14 아직 말이 그치지 아니하여서 왕의 내시들이 이르러 하만을 데리고 에스더의 베푼
잔치에 빨리 나아가니라

ㅇ아직 말이 그치지 아니하여서 - 상황의 긴박성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비록 하만
의 모사들이 하만의 불행한 미래를 점쳤지만(13절), 그들은 하만을 구출해낼 계책을
강구하지는 못했다. 바로 이러한 시점에 왕의 내시가 하만을 부르러 왔던 것이다.
ㅇ왕의 내시들이 이르러 하만을 데리고...잔치에 빨리 나아가니라 - 내시들의 이 같
은 행동은, 잔치 배설자가 손님을 모시러 갔던 동양의 관습(1:10;5:10;눅 14:17)과 잘
부합된다. 따라서 여기의 '왕의 내시들'은 왕을 섬기던 내시들이라기 보다는 에스더를
섬기던 내시들이었을 것이다. 한편, '빨리 나아가니라'는 표현은 에스더가 하만의 음
모를 왕에게 고발하는 새로운 상황 전개로 신속하게 나아가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이다(Schultz).
출처 : 춘천 대우인력 김진규
글쓴이 : 대우인력 김진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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