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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선교회

구약/사사기

[스크랩] 사사기 (8 : 1~35) 주석

예루살렘 선교회, 안디옥 선교회 2015. 2. 7. 15:28
사사기 8장


1 에브라임 사람들이 기드온에게 이르되 네가 미디안과 싸우러 갈 때에 우리를 부르지
아니하였으니 우리를 이같이 대접함은 어찜이뇨 하고 크게 다투는지라

ㅇ에브라임 사람들 - 이들은 이스라엘 12지파 중 가장 불평 불만이 많은 지파 사람
들 이었다. 이들은 여호수아 당시 므낫세 지파와 더불어 자기들이 기업으로 받은 영토
가 다른지파에 비해 좁다고 불평했던 적이 있다. 또한 훗날에도 그들은 본절에서 기드
온에게 했던 것과 같은 말을 사사 입다에게도 하면서 다투었던 적이 있다(12:1). 이러
한 저들의 소위는 거의 고질적이었는데 훗날 이스라엘 왕국을 분절시키는 데 주
도적인 역할을 했던 여로보암 역시 이 에브라임 사람이다(왕상 11:26).
ㅇ우리를 이같이 대접함이 어쩜이뇨 - 미디안 연합군과의 전쟁에 빠진 지파는 비단
에브라임 한지파 뿐만 아니라 여러 지파들이 었다(6:35). 더군다나에브라임 지파는
전쟁 말기에서나마 참전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에
브라임 사람들이 기드온에게 이러한 말로 비난한 것은 이스라엘 전체 지파 중에서 자
신들이 주도권(hegemony)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기드
온이 에브라임 사람들을 높여 주면서 그들의 노를 풀었던 사실에서분명히나타난다
(2,3절).

2 기드온이 그들에게 이르되 나의 이제 행한 일이 너희의 한 것에 비교되겠느냐
에브라임의 끝물 포도가 아비에셀의 맏물 포도보다 낫지 아니하냐

ㅇ나의 이제 행한 일이...비교되겠느냐 - 이 대답에서 기드온의 성품이 드러난다.
그는 겸손하고 온유하여 명예와 영광에 마음을 두지 않았다. 그의 분별력은 뛰어나 에
브라임 사람들의 불평으로 발생할지도 모르는 내부의 분열위험을 감지하고지혜롭게
예방책을 강구하였다(잠 15:1).
ㅇ에브라임의 끝물 포도가...낫지 아니하냐 - '끝물 포도'는 '맏물 포도'를 거둔 후
남은 포도를 의미한다(사 24:13). 때문에 KJV, NIV, RSV등은 본절을 '에브라임의 포도
찌꺼기가 아비에셀의 수확한 포도보다 낫지 아니하냐'로 번역하였다. 여기서 '포도 찌
꺼기'즉 '끝물 포도'는 '맏물 포도'보다 맛이 시고 질도 훨씬 뒤떨어진다. 그런데도
기드온이 에브라임 산지의 '끝물 포도'가 자기 고향에서 생산되는 '맏물 포도'보다
훨씬 좋다고 말한 것은 미디안과의 전투에서 기드온 집안 사람들인아비에셀(6:11)이
처음부터 끝까지 세운 공로보다 전쟁의 막바지에 참여한 에브라임 지파의 공로가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풍자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물론 에브라임 사람들은 미디안의 두 방
백을 죽였을 뿐 아니라 적들의 퇴로를 차단하는 등 큰 역할을 하였음에는틀림없다
(7:24,25). 그러나 아무리 낮게 평가하여도 싸움의 전과정을 주도했던 기드온과 그의
소속 가문의 업적은 에브라임 지파의 것에 비해 뛰어났으면 뛰어났지 뒤떨어질리 없
다. 그런데도 기드온이 이처럼 겸허한 태도를 취한 것은 하나님께 대한 그의 신앙심
때문이었다. 즉 그는 이 일로 인해 이스라엘 지파들간에 분열이 생기는 것은 원하지
않았었다. 그러므로 그는 반목()보다는 화평을 추구하고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
는 신앙의 정도()에 자신을 승복시켰던 것이다(마 5:9; 빌 2:3).

3 하나님이 미디안 방백 오렙과 스엡을 너희 손에 붙이셨으니 나의 한 일이 어찌 능히
너희의 한 것에 비교되겠느냐 기드온이 이 말을 하매 그들의 노가 풀리니라

ㅇ하나님이...오렙과 스엡을 너희 손에 붙이셨으니 - 미디안 연합군이 기드온의 군
대에게 쫓겨 도망갈 때 요단 나루터에서 그 길목을 지키고 있던 에브라임 지파가 미디
안의 두 방백 오렙과 스엡을 사로잡아 죽인 사건을 가리킨다. 7:25 주석 참조. 그런데
기드온이 이 사건에 대하여 '하나님이...너희 손에 붙이셨으니'라고 한 것은 곧 '하나
님께서 너희로 하여금 그토록 명예로운 일을 하게 하시지 않았느냐? 는 일종의 반문이
다(Matthew Henry's Commentary, Vo1.2,pp.170f).
ㅇ나의 한 일이 어찌...비교되겠느냐 - 즉 하나님께서 에브라임 지파로 하여금 미디
안 두 방백을 죽이는 명예로운 전과()를 올리게 하신 이상, 그밖에 기드온 자신이
행한 모든 일들은 그 같은 영광에 비하면 하찮은 것들에 블과하다는 말이다.
ㅇ이 말을 하매 그들의 노가 풀리니라 - "유순한 대답은 분노를 쉬게하여도 과격한
말은 노를 격동하느니라"(잠 15:1)는 교훈이 꼭 들어맞은 경우이다. 만일 기드온이 자
신의 지도자적 권위에 도전해 온 에브라임 지파를 용납치 아니하고 또한 저들의 시비
를 공박하려고만 들었다면 이처럼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아니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기
드온은 그러지 아니하고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길 줄 아는 지혜롭고 겸손한 사람이었다
(빌 2:3).

4 기드온과 그 좇은 자 삼백명이 요단에 이르러 건너고 비록 피곤하나 따르며

ㅇ기드온과 그 좇은 자 삼백명이...피곤하나 - 사실 이들은 '모레 산 앞 골짜기'
(7:1), 즉 이스르엘 골짜기에서부터 적과 싸우며 요단 나루턱에 이르기까지 조금도 쉬
지 않고 적군을 추격하였으니 매우 지쳐 있는 상태였을 것이다. 이는 기드온이 자신과
병사들을 위하여 채면 불구하고 숙곳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요청한 사실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5절).
ㅇ따르며 - 기드온과 그의 정예병 삼백 인은 비록 피곤하고 지쳤으나 끝까지 적을
추격했다. 이들이야말로 충실한 정병()이며, 최후까지 긴장하여 희생적 봉사에 참
여한 순교적 투사들이었다. 승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잠시 출전하여 다행히 두 적장을
죽인 공로를 내세워 이익과 명예를 얻으려 했던 에브라임 사람들과는 그유가 다른 충
성이었다. 애굽의 모든 영화와 부귀를 포기하고 그리스도를 위하여 능욕을 받고 하나
님의 백성과 함께 고난당하기를 더 원했던 모세의 신앙과 가히 비견될 만하다(히
11:23-26).

5 그가 숙곳 사람들에게 이르되 나의 종자가 피곤하여 하니 청컨대 그들에게 떡덩이를
주라 나는 미디안 두 왕 세바와 살문나를 따르노라

ㅇ숙곳 사람들 - '숙곳'(Succoth)은 요단 동편의 갓 지파가 기업으로 차지한 성읍이
다(수13:27). 이곳은 얍복 강에서 북쪽으로 약 16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였다. 그
런데 본절에서 '숙곳 사람들'이란 그곳에 거하는 이스라엘 거민인지 가나안 원주민인
지 확실히 알 수 없다. 그런데 기드온이 자기를 따르는 사람들을 위해 그들에게 스스
럼없이 떡덩이를 요구한 점으로 미루어 보아 그 거민은 갓 자손들일 것이다.
ㅇ나는 미디안 두 왕 세바와 살문나를 따르노라 - 본절에는 '세바'와 '살문나' 두
사람이 모두 미디안 왕인 것으로 언급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들은 각기 '미디
안'과 '아말렉' 그리고 '동방 사람'의 왕 중 어느 한 왕이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들
은 '미디안 두 왕'이라 칭한 까닭은 아마 미디안, 아말렉, 동방 사람이 연합하여 미디
안 연합군을 이루었기 때문인 듯하다(6:3). 즉 세바와 살문나는 미디안 연합군의 두
왕이었던 것이다. 한편 이 두 왕은 '오렙'과 '스엡'이 에브라임 사람들과 싸우는 중에
(7:25) 요단 강을 건너 도망쳤을 것이다.

6 숙곳 방백들이 가로되 세바와 살문나의 손이 지금 어찌 네 손에 있관대 우리가 네
군대에게 떡을 주겠느냐

ㅇ숙곳 방백들 - '숙곳' 거민을 대표하는 지도자들을 의미한다.
ㅇ세바와 살문나의 손이 지금 어찌 네 손에 있관대...떡을 주겠느냐 - 기드온이 미
디안 두 왕 세바와 살문나를 추격해서 싸워 이길 수 있을지 어떨지 잘 모르므로 떡을
줄 수 없다는 의미이다. 즉 숙곳 방백들은 기드온의 300명 용사를 무시하였을 뿐만 아
니라 기드온의 군대가 미디안에게 패할 경우 미디안으로부터 받게 될지 모를 보복을
두려워하여 그들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기드온에게 말한 것이다. 이것은 동족의 슬픔과
고통을외면한이기주의적이며 기회주의적인태도였으니 응징받아마땅했다
(Wycliffe,Keil & Delitzsch).

7 기드온이 가로되 그러면 여호와께서 세바와 살문나를 내 손에 붙이신 후에 내가
들가시와 찔레로 너희 살을 찢으리라 하고

ㅇ여호와께서...내 손에 붙이신 후에 - 모래 산 앞 골짜기에 진쳤던 대적들을 기습
한 이래(7:19이하) 계속된 추격전으로 인해 기드온의 용사들은 기진 맥진한상태였다
(4절). 거기다가 예상 밖의 푸대접을 받은 터였지만, 기드온은 전의()를 상실하지
않고 오혀려 승리의 확신을 더욱 굳게 다지고 있다. 오늘날 주의 일을 하는 데에도 이
와 유사한 어려움이 많이 닥친다. 응당 협력해야 할 사람이 의외로 냉담한 태도를 보
일 때가 많은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주님을 의지하여 답답한 일을 당해도 낙
심하지 않고 푯대를 향하여 나아가야 할 것이다(고후 4:8; 빌 3:14).
ㅇ내가 들가시와 찔레로 너희살을 찢으리라 - '들가시'는 광야에서 자라는 매우  딱
딱한 가시를 의미한다. 히브리 원문에서도 이것은 '광야의 가시'(*
, 코체 하미드바르)라고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찢으리라'는  말은  문자적으로
'타작하리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혹자는 본절의 표현을 '기드온이 그들을 돌가시와
찔레 위에 눕혀 놓고 타작용 기구로 그들 위에 눌러 끌겠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Cundall). 또한 어떤 학자들은 '타작하다'란 맡을 '가혹한 형벌을 가하다'란 의미의
비유적 표현으로 이해한다(Keil & Delitzsch, Pulpit Commentary, Bertheau). 아무튼
본절은 기드온이 들가시와 찔레로 숙곳 방백들의 살을 타작하듯이 징벌하겠다는 의미
로 기드온의 극도로 분노한 상태를 보여준다. 그 까닭은 지금 기드온이 수행하고 있는
전쟁이 하나님의 성전()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보다 자세한 내용은 수
5:13-15 강해, '성전'()을 참조하라. 한편 오늘날도 사단과의 영적 전투에서 관망
만 하고 참여하지 않는 자들은 모두 정죄될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거룩한 전쟁에
적극 동참하는 까닭은 궁극적인 하나님의 승리가 불을 보듯 명확하다고 믿기 때문이
다.

8 거기서 브누엘에 올라가서 그들에게도 그같이 구한즉 브누엘 사람들의 대답도 숙곳
사람들의 대답과 같은지라

ㅇ브누엘 - '브니엘'을 가리키는 또 다른 이름이다. 숙곳 동쪽 약 9km 지점에 위치
한 오늘날의 '텔 에드 다합 에쉬 쉐르퀴예'(Tell edh-Dhahab esh-Sherqiyeh)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숙곳과 마찬가지로 얍복 강 바로 위에 있는 갓 지파의 성읍이었다.
이 '브니엘'이란 명칭은 야곱이 얍복 나루를 건너기 전 그곳에서 하나님을 대면하였다
하여 '브니엘'(하나님의 얼굴)이라 칭했던 데서 비롯되었다(창 32:30).

9 기드온이 또 브누엘 사람들에게 일러 가로되 내가 평안히 돌아올 때에 이 망대를
헐리라 하니라

ㅇ내가 평안히 돌아올 때 - 기드온은 숙곳 방백들에게는 '여호와께서 세바와 살문나
를 내 손에 붙이신 후에'라고 말했다(7절). 따라서 이는 '적들을 완전히 섬멸시킨 후
자신이 평안히 돌아오는 때'를 가리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ㅇ이 망대를 헐리라 - '망대'는 성읍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파수꾼들은 이 곳
에서 적의 침입을 관찰하고, 적의 침입이 있을 때 나팔을 불어 전 성읍에 위험을 알린
다. 따라서 이러한 망대가 무너지면 그 성읍이 적에게 점령되었다는 의미가 된다. 그
러므로 기드온이 이 '망대'를 헐어 버리겠다고 브누엘 사람들에게 위협한 것은 그 성
읍을 파괴해 버리겠다는 의미였음을 알 수 있다.

10 이 때에 세바와 살문나가 갈골에 있는데 동방 사람의 모든 군대 중에 칼 든 자 십
이만명이 죽었고 그 남은 일만 오천명 가량은 그들을 좇아 거기 있더라

ㅇ갈골 - 이곳의 위치에 대해서 유세비우스(Eusebius)와 제롬(Jerome)은 카르카리아
(Carcaria) 성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카르카리아' 성은 사해  동쪽의 '페트라'
(Petra)에서 남쪽으로 하루 길 정도 떨어져 있다. 이곳은 모압 사람의 지경에 속해 있
다. 그러나 이속은 갓 지파의 영역에 있는 '노바와 욕브하'(11절)와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므로 '갈골'의 위치로는 적당하지 않다(Keil & Delitzsch commentary, Vo1. 2, p.
353). 한편 히브리 본문에는 '갈골'을 보통 '울타리로 쳐진 곳'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
으므로 이는 '양의 우리'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사실 모세 당시 갓 자손
은 '욕브하'와 그 근처 성읍을 점령하여 그곳에 양의 우리를 지은 적이 있다(민
32:35,36). 그러므로 본문의 '갈골'은 고유명사로 취급하기 보다는 보통 명사로 취급
하여 '노바'와 '욕브하' 근처에 있는 '양의 우리로 지어진 곳'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
해함이 타당할 것이다.
ㅇ동방 사람의 모든 군대 중에 - 지금까지 미디안 사람과 아말렉 사람 그리고 동방
사람의연합군을 대표적으로 말할 때에는 '미디안 사람'으로 칭했다(6:14;
7:1,14,15,24). 그러나 본절에서는 '동방 사람'으로 언급되어 있다. 아마 이것은 미디
안 사람이 거의 전멸하고 동방 사람들이 많이 살아 남았든지 아니면 그들이 진치고 잇
는 곳이 동방 사람이 거하던 곳과 인접해 있던 데에서 비롯된 것 같다.
ㅇ십 이만 명이 죽었고 그남은 일만 오천명 가량 - 전사자() 십 이만명은 당
시로서는 어마어마한 수효였다. 그리고 패잔병에 해당하는 일만 오천 명 또한 기드온
삼백용사에 비하면 무려 50배에 달한다. 따라서 그들은 갈골에 이르러 진영을 가다듬
어 일전()을 준비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호와의 크신 권능을 체험한 바 있는
기드온 용사들의 사기는 의기 충천해 있었으며, 상대적으로 패잔병들은 위축되어 또
다시 도주하기에 급급한 상황에 이르렀다.

11 적군이 안연히 있는 중에 기드온이 노바와 욕브하 동편 장막에 거한 자의 길로
올라가서 적군을 치니

ㅇ안연히 있는 중에 - 이말은 세바와 살문나가 군대의 호위 가운데서 안전하게 거하
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세바와 살문나를 호위하고 있는 군사들 역시기드온의
손에서 벗어났음을 확신하며 안심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태에서 기
드온의 300명 용사가 그들을 치자 그들은 예기치 않은 공격에 놀라 전의를 상실
했을 것이다.
ㅇ노바와 욕브하 동편 장막에 거한 자의 길 - 노바와 욕브하 동편에 거주하는 유목
민들에게로 가는 길을 의미한다. 아마 이곳은 갓 지파와 동방 사람들이 사는 지경의
경계 지역일 것이다. 한편 '노바'와 '욕브하'가 정확히 어디에 위치한 성읍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헤스본 부근에 위치한 성읍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곧 길르앗 산
지의 어느 한 지점이다.

12 세바와 살문나가 도망하는지라 기드온이 추격하여 미디안 두 왕 세바와 살문나를
사로잡고 그 온 군대를 파하니라

ㅇ온 군대를 파하니라 - '파하다'에 해당하는 '하라드'는 '공포에 떨게
하다', '당황하게 하다'는 뜻이다. 이는 곧 기드온에게 세바와 살문나가 사로잡혔다는
소식을 접한 미디안 연합군이 완전히 두려움에 사로잡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궤
멸()되었음을 의미한다. 한편 이상으로 7장에서부터 계속되었던 기드온군과 미디
안 연합군과의 싸움은 끝이 난다.

13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이 헤레스 비탈 전장에서 돌아오다가

ㅇ기드온이 헤레스 비탈 전장에서 돌아오다가 - KJV는 이를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
이 해가 뜨기 전에 전장에서 돌아오다가'로 번역하였다. 그 까닭은 '헤레스 비탈'에
해당하는 원어 '밀마아레 헤하레스'를 '해가 뜨기 전'이란
뜻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몇몇 학자들도 지지하는 견해이다(Luther, Hervey). 그
러나 본절으 굳이 이처럼 의역()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이 '헤레스 비탈'이란 말
은 기드온이 미디안 연합군과 싸워 세바와 살문나를 사로잡았던 곳인 '갈골'(10-12절)
에 대하여 보충 설명해 주는 말로 봄이 더 낫다.

14 숙곳 사람 중 한 소년을 잡아 신문하매 숙곳 방백과 장로 칠십 칠인을 그를 위하여
기록한지라

ㅇ한 소년 - '소년'에 해당하는 '나아르'는 '사환'(삼하 9:10), '어린 아
이'(출 2:6), '청년'(출 24:5; 33:11) 등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단어이다. 본문에
서는 그가 숙곳 방백과 장로들의 이름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 '청년'으로 해석하
는 편이 좋다.
ㅇ신문하매...기록한지라 - 사로잡힌 소년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 숙곳의 방백과 장
로 칠십 칠인의 명단을 폭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로써 숙곳의 방백과 장로들은 동
족에게로부터까지 버림을 받는 지경에 당도한 셈이다.
ㅇ숙곳 방백과 장로 칠십 칠 인 - 이들은 슥곳 성읍을 다스리며 재판을 총괄하는 그
성읍의 대표자들이다. 6절에서는 방백들만이 기드온을 조롱한 것으로 언급되어 있는
데, 본절에서 기드온이 보복하고자 한 사람 중에는 장로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몇몇 방백들의 말이라 해도 그 성읍 대표모두가함께 책임을 져야 하는 연대성
(Solidarity) 때문이었을 것이다.

15 기드온이 숙곳 사람들에게 이르러 가로되 너희가 전에 나를 기롱하여 이르기를
세바와 살문나의 손이 지금 어찌 네 손에 있관대 우리가 네 피곤한 사람에게 떡을
주겠느냐 한 그 세바와 살문나를 보라 하고

ㅇ세바와 살문나를 보라 - 기드온은 숙곳 방백들에게 자기를 조롱한 것(6절)이 얼마
나 어리석었었가를 보여 주기 위해, 그 증거로 전쟁에서 사로잡은 미디안 두 왕(12절)
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그의 의도는 숙곳 방백들로 하여금 더 이상 쫓기고 있는 적들
이 또다시 힘을 키워 보복하지 못하리라는 점을 명백히 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또한
자기 동족의 고통을 같이 나누지 않은 숙곳 방백들은 이제 세바와 살문나처럼 자기 손
에 사로잡힌 바 된 것을 시사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16 그 성읍 장로들을 잡고 들가시와 찔레로 숙곳 사람들을 징벌하고

ㅇ숙곳 사람들을 징벌하고 - 이 표현은 기드온이 숙곳 사람들을 죽인 것이 그들의
죄에 대한 징계임을 분명히 나타내 준다(6,7절). 즉 기드온이 그들을 죽인 것은 사소
한 개인적인 악한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공동체와 관계된 그들의 죄
에 대한 징계로서 뚜렷한 대의 명분이 있었던 것이다.

17 브누엘 망대를 헐며 그 성읍 사람들을 죽이니라

ㅇ브누엘 망대를 헐며 - 기드온에 의해 브누엘 성읍이 완전히 파괴된 것을 의미한
다. 9절 주석 참조.

18 이에 세바와 살문나에게 묻되 너희가 다볼에서 죽인 자들은 어떠한 자이더뇨
대답하되 그들이 너와 같아서 모두 왕자 같더라

ㅇ너희가 다볼에서 죽인 자들 - 여기서 '다볼'(Tabor)은 이스라엘 골짜기에 위치한
'다볼 산'을 가리키는 것 같다. 이곳은 일전에 드보라와 바락이 시스라의 군대에 대
항하기 위하여 진쳤던 곳이다. 4:6 주석 참조. 그런데 지금까지는 세바와 살문나가 다
볼에서 어떠한 사람들을 죽였는지 전혀 언급이 없었다. 아마 이는 세바와 살문나가 이
스르엘 골짜기에 진을 치고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약탈할 때(7:1) 그 중 일부를 죽인
것을 가리키는 듯하다. 그런데 이때 죽임을 당한 자들은 다름아닌 기드온의 형제들이
었다(19절).
ㅇ모두 왕자 같더라 - 이로 미루어 볼 때 기드온의 형제들은 당시 이스라엘 사회에
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19 가로되 그들은 내 형제, 내 어머니의 아들이니라 내가 여호와의 사심으로
맹세하노니 너희가 만일 그들을 살렸더면 나도 너희를 죽이지 아니하였으리라 하고

ㅇ그들은 내 형제 내 어머니의 아들이니라 - 공동 번역은 이를 '그들은 한 어머니에
게서 난 내 형제들이다'로 번역하였다. 이는 세바와 살문나에게 죽임 당한 자들이 단
순히 기드온과 같은 동족인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니라 분명히 기드온의 친형제였음을
나타내 준다.
ㅇ너희가 만일 그들을 살렸더면 나도...죽이지 아니하였으리라 - 이는 곧기드온이
세바와 살문나에 대하여 '피의 복수'를 하겠다는 뜻이다. 고대 근동에서는 누군가가
피살당한 경우 그 사람의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친족이 복수자가 되어 살인자의 생명
을 요구할 의무와 권리가 있었다. 그것은 노아 시대 이래 '피를 흘리게한 자는 그자
역시 피를 흘려야 한다'는 율법 사상에 근거한 규례였다(창 9:6). 따라서 본절의 기드
온의 보복 행위 역시 사사로운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공의()의 심판을 가
하는 행위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죄의 복수'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신 19:6
주석을 참조하라.

20 그 장자 여델에게 이르되 일어나 그들을 죽이라 하였으나 그 소년이 칼을 빼지
못하였으니 이는 아직 어려서 두려워 함이었더라

ㅇ그 장자 여델에게 이르되 일어나 그들을 죽이라 - 이처럼 미디안 연합군을 지휘하
던 대장이자 왕이었던 세바와 살문나가 적장()은 물론 용사도 아닌 한갖 소년 여
델에 의해 죽임당하게 되었다는 것은 굉장히 치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ㅇ그 소년이 칼을 빼지 못하였으니... - 이처럼 기드온의 장자 여델은 아직 나이가
어려서 세바와 살문나를 죽일 만큼 용기있는 소년은 아니었다. 이로 미루어 보아 기드
온이 세바와 살문나를 처형한 것은 자기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였음을 알 수 있다. 왜
냐하면 그의 아들은 어려서 300명 용사 안에 분명히 포함되지 못하고 집에 머물러 있
었을 것이기 때문이다(7:2-8).

21 세바와 살문나가 가로되 네가 일어나 우리를 치라 대저 사람이 어떠하면 그 힘도
그러하니라 기드온이 일어나서 세바와 살문나를 죽이고 그 약대 목에 꾸몄던 새 달
형상의 장식을 취하니라

ㅇ사람이 어떠하면 그 힘도 그러하니라 - 이 말은 기드온의 장자 여델이 나이 어리
기 때문에 그의 힘과 용기도 어린 아이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그러니 기드온이 직접
자기들을 죽여 달라는 역설적인 의미의 호소이다. 한편 그들이 이와 같이 기드온에게
직접 죽고자 자청한 것은 힘도 없는 어린 아이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보다 용사에게 죽
임을 당하는 편이 덜 수치스럽다는 생각에서였음이 분명하다(Keil, Wycliffe).
ㅇ새 달 형상의 장식 - 금이나 은으로 된(26절) 반달 형상의 장신구이다(사 3:18).
미디안족들은 월신()을 숭배하던 관습에 따라서 반달 모양의 장식품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다. 기드온은 이 장식물을 세바와 샅문나를 쳐서 승리한 기념으로 취했던
것이다. 한편 이외에 그와 함께 출전했던 이스라엘 백성들도 미디안 사람을 친 후 여
러 가지 장식물을 노략물로 가져왔다(24절). 이와 같이 전쟁에 승리하여 적국의 물건
들을 노략물로 취하는 것은 고대 전쟁에 있어서 보편적인 일이었다.

22 때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기드온에게 이르되 당신이 우리를 미디안의 손에서
구원하셨으니 당신과 당신의 아들과 당신의 손자가 우리를 다스리소서

ㅇ당신과 당신의 아들과 당신의 손자가 우리를 다스리소서 - 이 말은 기드온의 집안
대대로 이스라엘의 왕이 되어 달라는 요구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렇게 요구한 것
은 당시 고대 근동에 왕위 세습 제도가 보편화되어 있었음을 보여 준다. 물론 당시의
사사 제도는 아직 미분화된 이스라엘의 통치를 위해 하나님께서 마련하신 과도기적 체
제였다. 그리고 왕정()에 대해서는 이미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지시하신 바 있
다(신 17:14-20).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들을 미디안의 압제로부터 구원한 기드
온의 인간적 용맹과 지도력에 의존하여 안전을 확보해 보려는 의도에서 그를 왕으로
삼고자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그들이 때가 이르러 왕을 택하시고 세우시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행위이다. 이스라엘이 진정 왕정이 도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었다면, 백성들은 하나님께 간구했어야 마땅하였다. 따라서 임의로 왕을
세우고자 한 이스라엘의 행위는 왕되신 하나님(삼상 8:7; 12:12)을 경홀히 여기는 불
신앙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23 기드온이 그들에게 이르되 내가 너희를 다스리지 아니하겠고 나의 아들도 너희를
다스리지 아니할 것이요 여호와께서 너희를 다스리시리라

ㅇ여호와께서 너희를 다스리시리라 - 기드온은 미디안과의 진쟁에서 승리한 것이 자
신의 힘과 능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하나님의 능력에 의해서임을 잘 알고 있었
다. 그래서 그는 백성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이 이스라엘을 다스
리시는 왕이시며 모든 영광을 그분이 받아야 마땅하다는 태도를 취했던 것이다. 또한
기드온이 했던 이 말은 백성들로 하여금 인간 지도자를 의뢰하지 말고 하나님만을 의
뢰하도륵 하는 교훈도 담고 있다.

24 기드온이 또 그들에게 이르되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청구하노니 너희는 각기
탈취한 귀고리를 내게 줄찌니라 하니 그 대적은 이스마엘 사람이므로 금 귀고리가
있었음이라

ㅇ그 대적은 이스마엘 사람이므로 금귀고리가 있었음이라 - 이스라엘은 아브라함의
처 사라의 몸종인 하갈이 낳은 아들이다(창 16:15). 그 후손인 이스마엘족은 시내 반
도 북동쪽에 있는 바란 광야를 중심으로 유목 생활과 대상()을 하였으며, 아브라
함의 후처 그두라의 소생인 미디안 족속(창 25:2)과 매우 친밀하게 지냈다. 이러한 사
실을 근거로 본서의 저자는 이스마엘과 미디안을 같이 생각했던 것 같은데 실상 별 무
리는 없다. 왜냐하면 '이스마엘 사람'은 아라비아의 유목민에 대한 일반적인 명칭이며
넓게는 미디안족도 이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들은 항상 이동하면서 생활했
으므로 언제든지 자기들이 원하는 물건과 바꾸어 사용할 수 있는 귀중품 특히 금을 많
이 지니고 다녔다.

25 무리가 대답하되 우리가 즐거이 드리리이다 하고 겉옷을 펴고 각기 탈취한
귀고리를 그 가운데 던지니

ㅇ겉옷 - 이에 해당하는 '시믈라'는 대개 사막 지대 사람들이 낮에는
겉옷으로, 밤에는 이불 대용으로 사용하던 긴 '외투'를 가리킨다.
ㅇ귀고리 -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것이 실상 '귀고리'가 아닌  '코걸이'였을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당시 아라비아 일대의 유목민들은 많은 장식품들로 코를 단장하는 풍
습이 성행했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풍습은 오늘날에도 일부 근동 지방에서 볼 수 있
다(A.C.Hervey). 그러나 '귀고리'에서 해당하는 '네젬'은 일반적인 '장식용
보석'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귀고리와 코걸이를 막론한 모든 종류의
장신구를 가리키는 것으로 봄이 좋을 것 같다(Lange).

26 기드온의 청한바 금 귀고리 중수가 금 일천 칠백 세겔이요 그 외에 또 새 달
형상의 장식과 패물과 미디안 왕들의 입었던 자색 의복과 그 약대 목에 둘렀던 사슬이
있었더라

ㅇ금 귀고리 중수가 금 일천 칠백 세겔이요 - 한 세겔(Shekel)은 약 11.4g이다. 따
라서 이스라엘 백성이 미디안 사람에게서 노략한 금의 무게는 21.38kg 가량 되었다.
성경 총론, '성경의 도량형과 화폐 및 월력' 참조.
ㅇ자색 의복 - 고대 애굽 및 팔레스틴 일대에서는 지중해의 조개에서 추출한 액으로
붉은 보라 빛 염료를 만들었다. 따라서 이 자색 염료로 염색한 천이나 의복은 매우 귀
할 수 밖에 없었는데 대개 귀족이나 왕족들만 착용하였다. 로마 병정들이 예수님을 체
포한 후 그에게 붉은 홍포를 입힌 까닭도 곧 '자색'이 당시 '왕'을 상징하는 색깔이었
기 때문이다(마 27:27,28).

27 기드온이 그 금으로 에봇 하나를 만들어서 자기의 성읍 오브라에 두었더니 온
이스라엘이 그것을 음란하게 위하므로 그것이 기드온과 그 집에 올무가 되니라

ㅇ기드온이 그 금으로 에봇 하나를 만들어서 - '에봇'(Ephod)은 본래 대제사장의 의
복으로서 앞으로는 가슴을, 뒤로는 등을 덮었던 조끼 모양의 상의()였다. 특별히
하나님의 뜻을 묻고자 할 때에 대제사장은 이 옷을 입고 우림과 둠밈으로 판결을 구하
였다(출 28:6-30). 그런데 기드온은 금으로 이 예봇 형상을 만들어 자기 성읍에 둠으
로써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범죄케 하는 소지를 마련하였다. 즉 이 때문에 이스라
엘 백성들은 실로에 있는 성막의 제사에 집중하지 않고, 오브라에서 제사를 드리며 하
나님의 뜻을 구함으로써 무질서 속에서 점차 우상 숭배의 길로 빠져들었던 것이다.
ㅇ자기의 성읍 오브라 - 베냐민 지파의 성읍 '오브라'(수 18:23)와는 구별되는 곳으
로 기드온의 집안이 거주하던 성읍이다. 6:11 주석 참조.
ㅇ온 이스라엘이 그것을 음란하게 위하므로 - '음란'이란 단어는 이스라엘 백성의
우상 숭배와 관련하여 사용된 용어이다(겔 16:58; 23:27,29). 즉 이스라엘 백성은 기
드온이 만든 에봇을 우상을 섬기듯이 섬긴 것이다.

28 미디안이 이스라엘 자손 앞에 복종하여 다시는 그 머리를 들지 못하였으므로
기드온의 사는날 동안 사십년에 그 땅이 태평하였더라

ㅇ미디안...다시는 그 머리를 들지 못하였으므로 - 이 말은 미디안 사람이 기드온으
로부터 결정적인 타격을 입고 그 세력이 매우 약화되었음을 가리킨다. 사실상 미디안
사람들은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살아 남았으며 유목생활도 계속 유지하였지만(사 60:6)
더 이상 이스라엘을 공격하지는 않았다.
ㅇ사십 년에 그땅이 태평하였더라 - 7년 동안 이스라엘을 괴롭혀 왔던 미디안 세력
이 철저히 진멸됨으로써, 이스라엘은 다시 평화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외부적 평화 이면에는 타락의 움직임이 음틀거리고 있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기드온
생전에도 에봇을 우상으로 숭배하는 등 가증한 행실을 버리지 못하였으며(27절) 기드
온의 사후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바알을 열렬히 숭배하기 시작하였다(33절). 요컨대 그
들은 자유와 평화를 신앙 성숙의 기회로 삼지 않고 도리어 육신의 정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기회로 삼았던 것이다(갈 5:13). 우리는 이러한 기사를 통해 인간의 본성에 자리
잡은 우상 숭배 욕망이 얼마나 뿌리 깊은 것인가를 깨닫게 된다. 굳이 새겨진 이방 신
의 형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오늘날 전 세계에 만연해 있는 황금 만능주의, 출세 제
일주의, 극단적 이기주의 등도 우상 숭배나 다름이 없다(사 60:6).

29 요아스의 아들 여룹바알이 돌아가서 자기 집에 거하였는데

ㅇ여룹바알이...자기 집에 거하였는데 - 기드온이 노년()에는 사사로서의  공직
을 사퇴하고 조용히 집에 머물면서 여생을 보낸것을 가리킨다(Wycliffe).

30 기드온이 아내가 많으므로 몸에서 낳은 아들이 칠십인이었고

ㅇ본절은 기드온이 아내를 많이 얻어 70명이나 되는 아들을 두었을 만큼이스라엘
사회에서 큰 지위를 얻었던 사실을 암시한다. 특히 이것은 기드온이 비록 왕위를 거절
했으나 왕과 같은 위치에 있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뿐만 아니라 이 짧은 구절을 통해
서 기드온이 말년에 영적으로 매우 타락했음도 시사해 주고있다.
ㅇ아내가 많으므로...아들이 칠십 인이었고 - 기드온은 많은 아내들 뿐만 아니라 최
소한 한명 이상의 첩()을 거느리고(31절) 마치 큰 방백과 같이 호사스러운 생활을
하였던 것 같다. 원래 하나님께서는 일부 일처 제도를 세우셨으나(창 2:18-25) 이스라
엘 백성은 당시 주변 여러 나라의 문화적 영향을 받아 일부 다처 제도를 공공연하게
실시하고 있었다. 심지어 기드온은 사사의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이방 악습
을 따랐으며, 그로 인해 70명의 아들이 거의 몰살당하는 징벌을 받게 되었다(9:5).
이와 관련해서는 창 4:16-24 강해, '일부 다처제' 및 창 16:1-6 강해, '축첩 제도의
부당성'을 참조하라.

31 세겜에 있는 첩도 아들을 낳았으므로 그 이름을 아비멜렉이라 하였더라

ㅇ세겜에 있는 첩 - 기드온의 본래 거주지는 '오브라'였다(6:11). 그런데 그는 첩을
세겜에도 두고 있었다. 이 사실은 기드온이 첩들을 여러 지역에 많이 두고 있었을 가
능성을 시사해 준다. 한편 '세겜'(Shechem)은 예루살렘 북쪽으로 약 50Km 정도 떨어진
에브라임 산지에 위치한 성읍이다(수 20:7).
ㅇ아비메렉 - 이 이름의 뜻은 '왕의 아비' 또는 '아버지는 왕이시다'란 의미이다.
이 이름은 그의 아버지 기드온의 지위에 따라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기드온이
낳은 70명의 아들 중 유독 이 '아비멜렉'이 언급된 것은 훗날 그가 왕위 찬탈 사건을
일으켰기 때문이다(9장).

32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이 나이 많아 죽으매 아비에셀 사람의 오브라에 있는 그의
아비 요아스의 묘실에 장사하였더라

ㅇ아비에셀 사람 - 므낫세 지파 중 아비에셀의 가계()에 속한 자들을가리킨다
(수 17:2). 기드온과 그 아비 요아스도 이 아비에셀 사람이다. 6:11 주석 참조.

33 기드온이 이미 죽으매 이스라엘 자손이 돌이켜 바알들을 음란하게 위하고 또
바알브릿을 자기들의 신으로 삼고

ㅇ바알들을 음란하게 위하고 - 사사의 죽음은 곧 이스라엘 백성의 타락과직결되었
다(2:19; 3:12; 4:1; 6:1). 이스라엘 백성의 타락은 주로 우상 숭배였으며, 이에 따라
여호와 종교는 그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또한 이스라엘 전체 역사 가운데 가장 심각
한 우상 종교는 바알 종교로서 이스라엘의 분열 왕국 이후에도 계속될 정도로 그 뿌리
가 깊었다(왕하 10:18,28; 21:3). 이스라엘이 바벨론에 멸망할 때도 이 종교는 이스라
엘 가운데 잔존해 있었다(렘 2:8).
ㅇ바알브릿 - 구약시대 당시 세겜지역에 존속했던 가나안인들의 바알 신이다. 그뜻
은 '언약의 바알'로 곧 이스라엘 백성이 여호와 하나님과의 언약을 버리고 바알과 언
약을 맺었음을 보여 준다. 즉 이것은 당시 이스라엘 백성이 바알을 매우 열렬히 숭배
했음을 가리킨다. 한편 '바알브릿'은 '엘브릿'(언약의 엘, 또는 언약의 하나님)으로도
알려졌는데(9:46),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여호와 하나님을 버리고 바알을자기들의
하나님으로 섬기며 그와 언약을 맺었음을 의미한다(34절). 이처럼 '바알브릿'이란 말
은 이스라엘 사회에 우상 숭배가 극심했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용어이다(Matthew
Henry's Commentary, Vo1.2.p. 176).

34 사면 모든 대적의 손에서 자기들을 건져내신 여호와 자기들의 하나님을 기억지
아니하며

ㅇ여호와 자기들의 하나님을 기억지아니하며 - 이는 곧 저들이 일전에 하나님 앞에
서 패역하여 대적들의 손에 빠졌던 것(6:1-5)은 물론 그들이 부르짖자 기드온을 통해
구원해 주셨던 역사(6:6-7:25)마저 모조리 잊어버린 것을 가리킨다. 만일 그들이 이러
한 과거를 조금이라도 기억하였더라면 사사기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타락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았을 것이다.

35 또 여룹바알이라 하는 기드온의 이스라엘에게 베푼 모든 은혜를 따라서 그의 집을
후대치도 아니하였더라

ㅇ그의 집을 후대치도 아니하였더라 - 이스라엘 백성이 우상 숭배에 빠진 이후 이전
에 바알 단을 파괴하였던 여룹바알(6:25-32) 곧 기드온의 가정을 선대하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는 과거 기드온에게 대대로 왕이 되어 달라고 부탁
했을 정도로 그의 집에 충성을 보였던 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자세이다(22절). 바로
이러한 점은 훗날 기드온의 아들 아비멜렉이 세겜 거민들과 공모하여 반역을 도모하게
된 동기가 되었을 것이다(9장).
출처 : 춘천 대우인력 김진규
글쓴이 : 대우인력 김진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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