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구약 주석 신약 주석

성경 구약 주석 신약 주석 예루살렘 선교회 안디옥 선교회

예루살렘 선교회

구약/신명기

[스크랩] 신명기 (19 : 1~21) 주석

예루살렘 선교회, 안디옥 선교회 2015. 2. 7. 10:58
신명기 19장


1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열국을 멸절하시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 땅을
네게 주시므로 네가 필경 그것을 얻고 그들의 각 성읍과 각 가옥에 거할 때에

ㅇ멸절하시고 - 원어 '카라트'는 '자르다', '베어내다'는 뜻으로, 그 근원되
는 밑동부터 잘라내어 다시는 소생(蘇生)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이는 흔히 죄에 대한 하나님의 철저한 심판을 나타낼 때 사용되었다(레 18:29
;수 9:23;겔 31:12).
ㅇ네가 필경...거할 때에 - 본장 2절 이하에 나오는 도피성 제도(2-13절) 및
재산 보호에 관한 규례(14절)를 시행하여야 할 시기이다. 곧 그때는 현재 요
단 동편 모압 평지에 진치고 있는 이스라엘(1:1,5)이 요단 서편 가나안 땅에
들어가 정착하게 될 때이다. 한편 이러한 시기에 대한 언급은 지친 여행 길에
있는 백성들에게 그들이 반드시 가나안 땅을 기업으로 차지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안겨 주었을 것이다.

2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신 땅 가운데서 세 성읍을
너를 위하여 구별하고

ㅇ세 성읍 - 요단 서편 땅(가나안, 본토)에서 도피성(逃避城, Refuge
City)으로 구별하여야 할 3개의 성읍을 가리킨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모압
평지에서 레위 지파에게 할당된 48개의 성읍 중(민35:1-8) 특별히 6개의 성읍
을 구별하여 도피성으로 설정하라고 지시하신 바 있었다(민35:6,9-15). 그 6
개의 성읍 중 3개는 요단 동편에, 나머지 3개는 요단 서편 가나안 땅에 설치
하여야 했는데, 동편 땅의 세 성읍은 이미 베셀, 길르앗 라못, 바산 골란으로
결정되었다(4:41-43). 따라서 나머지 세 성읍을 마저 결정하여야 했는데 훗날
여호수아 시대에 그것은 갈릴리의 게데스와 세겜, 기럇 아르바(헤브론)로 결
정되었다(수 20:7). 민 35:13,14 주석 지도 참조.
ㅇ너를 위하여 구별하고 - '도피성 제도'가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을 위한 제
도임을 분명히 보여 준다. 즉 이는 부지중(不知中)에 살인한 자들의 신변 보
호 뿐 아니라, 이스라엘 사회 전체의 질서 유지를 위해 주어진 규례인 것이다
(민 35:11). 왜냐하면 살인자에 대한 보복 행위가 과실 치사자에게까지 적용
된다면, 이스라엘 사회는 보복에 보복을 가하는 끊임없는 악순환(惡循環)의
살인 행위가 발생되어 결국 혼란에 빠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민 35:9-15
강해, 도피성 제도의 의의>.

3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유업으로 주시는 땅의 전체를 삼구로 분하여 그
도로를 닦고 무릇 살인자를 그 성읍으로 도피케 하라

ㅇ땅의 전체를 삼구로 분하여 - 요단 서편의 가나안 땅 전체를 거의 평균하여
세 구획으로 나눈 후 각 구획의 중심부에 도피성을 설치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는 도피자(逃避者)가 어느 곳에 있든지 피의 보수자(報讐者)에게 따라 잡히
지 아니하고(6절), 가장 가까운 곳의 도피성으로 도망갈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처였다(아래 지도를 참조하라). 한편 이는 오늘날 그 어떠한 상황에서든 그
리스도께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은 열려 있으며, 또한 나아가기만 하면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구원의 진리를 예표해 준다(요 3:16). 즉 율법(피의 보수자)
의 칼이 살인자를 죽이려고 뒤쫓아올 때, 그 죄인은 세상 어느 곳에 숨더라도
결국 냉혹한 보응의 원리(출21:23-25)에 의해 죽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죄인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도피성'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품안으로 들
어가는 길 뿐인 것이다(마 11:28).

4 살인자가 그리로 도피하여 살만한 경위는 이러하니 곧 누구든지 본래 혐원이
없이 부지중에 그 이웃을 죽인 일,

ㅇ살만한 경위는 이러하니 - 이스라엘의 도피성(逃避城) 제도와 이방인의 성역
(聖域)제도 간에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즉 헬라나 로마 등 고대 여러 국가
에도 신전(神殿)과 같은 성역(聖域)이 있어서 그곳으로 도피하는 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제도가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성역 제도는 성역 그 자체를 신성시
여겼기 때문에, 어떠한 죄의 경우라도 일단 그곳에 피신하기만 하면 다 보호받
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도피성 제도는 그렇지 아니하였다. 이스라엘
의 도피성 제도는 '오직 어떤 사람이 아무런 미워하는 마음없이, 또는 전혀 고
의성 없이 엉겁결에 실수로 사람을 죽인 경우'에만 도피성에 머물 수 있도록
그 혜택 대상자의 범위를 제한시키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비록 그가 도피성에 피신했다고 할지라도 결코  보호받을 수없었다(11, 12절).
이것은 이스라엘의 도피성 제도는 도피성 그 자체를 신성시 여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公義)에 입각하여 정당한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하
기 위한 목적에서 실질적으로 운용되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결국 이는 '고대'
(古代)라는 시간적 제한성에도 불구하고 종교적 형식주의(形式主義)를 완전 극
복한 고도의 윤리적 제도였다. 민 35:11 주석 참조.
ㅇ혐원 - 원어 '사네'는 상대를 원수로 여겨 죽일 생각이 들만큼  미워하고
증오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5 가령 사람이 그 이웃과 함께 벌목하러 삼림에 들어가서 손에 도끼를 들고
벌목하려고 찍을 때에 도끼가 자루에서 빠져 그 이웃을 맞춰 그로 죽게함 같은
것이라 이런 사람은 그 성읍중 하나로 도피하여 생명을 보존할 것이니라

ㅇ가령...죽게함 같은 것이라 - 민 35:23에 의하면, 무심코 무엇을 던졌는데
그만 누군가가 그것에 맞아 죽었을 경우도 이에 해당되었다. 한편 도피성 제
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와 없는 자의 구분에 대해서는 민 35:16-23 주석
의 도표를 참조하라.
ㅇ도끼 - 원어 '바르젤'의 원뜻은 '철'(28:23) 또는 '쇠'(렘1:18)이다. 그런
데 고대의 대표적인 벌목용(伐木用) 금속 도구는 도끼였기 때문에 이처럼 의
역(意譯)한 것 같다.

6 그 사람이 그에게 본래 혐원이 없으니 죽이기에 합당치 아니하나 두렵건대
보수자의 마음이 뜨거워서 살인자를 따르는데 그 가는 길이 멀면 그를 따라
미쳐서 죽일까 하노라

ㅇ보수자(고엘) -  '무르다', '배상하다', '구해내다'는 뜻의 '가알'에서 온
말로, 가족이나 친족의 복수를 해줄 권리와 의무를 지닌 자를 가리킨다<레
25:8-55 강해, 근족의 의무). 즉 고대 근동의 풍습에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죽임을 당한 피살자(披殺者)의 가장 가까운 혈족이 복수자가 되어 살인자의
생명을 요구할 권리와 의무가 있었다<민35:12>. 이것은 노아 시대 이래 '피를
흘리게 한 자는 그자 역시 피를 흘려야 한다'는 피에 대한 율법 사상에 근거
한 규례였다(창 9:6). 그러나 도피성 제도는 피를 흘리게 한 자 중 오살자(誤
殺者)들에 대한 복수만큼은 금하고 있는데, 결국 이는 개인적인 감정을 통제,
무모한 피의 보복을 막자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ㅇ그 가는 길이 멀면 그를 따라 미쳐서 - 그러므로 가나안 땅의 세 도피성(수
20:7)은 가나안 전역을 3등분한 분할 지역<3절> 그 어느 곳에서도 하루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상에 설치되었다.

7 그러므로 내가 네게 명하기를 세 성읍을 너를 위하여 구별하라 하노라

8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열조에게 맹세하신대로 네 지경을 넓혀 네 열조에게
주리라고 말씀하신 땅을 다 네게 주실 때

ㅇ다시 한번 도피성 제도의 목적 및 그 시행 시기에 관하여 강조하고 있다
<1,2절>.
ㅇ너를 위하여 - 도피성 설치의 목적은 부지중 피흘린 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
이었다. 따라서 과실치사자(過失致死者)는 이스라엘 백성 중 누구든지 해당될
수 있었다. 그러므로 궁극적으로 도피성 제도는 백성들 각자를 위한 제도였다.
ㅇ네 지경을 넓혀...주실 때 - 도피성 제도의 시행 시기에 관해 거듭 언급하고
있는 이유는, 백성들이 아직껏 그 같은 제도를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이 준비되
지 않은 점을 들어 그 제도를 무용지물(無用之物)로 여기지 않도록 하기 위함
이었다. 즉 도피성 제도는 이스라엘이 모세를 통해 받은 하나님의 모든 율법
을 다 준행할 수 있는 지리적 여건이 마련된 시기에 시행할 제도였던 것이다.

9 또 네가 나의 오늘날 네게 명하는 이 모든 명령을 지켜 행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고 항상 그 길로 행할 때에는 이 셋 외에 세 성읍을 더하여

ㅇ이 셋 외에 세 성읍을 더하여 - 많은 학자들과 주석서들은 본절에 근거하여
이스라엘의 도피성은 모두 9개였다고 주장한다(Matthew Henry's
Commentary, Wycliffe Bible Commentary, Baker Bible
Commentary). 즉 그들은 가나안에 있는 3개의 도피성 외에 또 다른 3개
의 도피성을 설정한다면, 이미 요단 동편 땅에 설정해 놓은 3개의 도피성(4:
43)과 더불어 모두 9개가 되는 것으로 이해하면서 역사적으로 하나님께서 아
브라함에게 약속하셨던 영토(창15:18-21)를 이스라엘이 완전히 정복하지 못
했기 때문에, 도피성 3개의 추가 설정이 이루어지지 못했을 뿐인 것으로 주
장한다. 그러나 이와같은 견해는 이미 6개의 도피성 설정에 대하여 분명히 지
시하셨던(민35:13,14) 하나님을 식언(食言)하시는 분으로 만드는 결과를 낳
는다(삼상15:29).따라서 본절의 '셋'이라는 말은 요단 동편에 이미 설정해
놓은 3개의 도피성을(4:41-43), 그리고 '세 성읍을 더하여'라는 말은 이스라
엘이 가나안에 입성하거든 그곳에도 3개의 도피성을 설정하라는 뜻인 것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10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시는 땅에서 무죄한 피를 흘림이
없게 하라 이같이 하면 그 피가 네게로 돌아가지 아니하리라

ㅇ무죄한 - '벌주지 않다', '무죄로 하다'는 뜻의 '나카에서 온 말로, 비록
잘못에 대하여서는 인정되나 전혀 고의(故意)가 없으므로 죄 없는 것으로
간주한 경우를 가리킨다.  이는 신정(神政) 사회인 이스라엘에서 백성들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긍휼과 공의의 통치 원리를 단적으로 드러내 주는 경우
이다. 한편 오늘날 근본적으로 죄인인 인간이 그리스도의 대속 공로에 힘입
어 의롭다 인정함을 받을 수 있는 연유도 이 같은 하나님의 긍휼의 정신에
기인한다(롬 8:31-33).

11 그러나 만일 사람이 그 이웃을 미워하여 엎드려 그를 기다리다가 일어나
쳐서 그 생명을 상하여 죽게 하고 이 한 성읍으로 도피하거든

ㅇ미워하며...쳐서 - 여기서 '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나카'는 죽일 의
도를 가지고 구타하는 것을 가리킨다.  따라서 이는 결코 우연히 잘못 때린
끝에 사람을 치사(致死)시킨 경우를 염두에 둔 단어가 아니다. 민 35:16-23
주석 도표 참조. 잡아다가 보수자의 손에 넘겨 - 모세 율법에 의하면, 일단
어느 지역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 근처 성읍의 장로들은 사람을 파송하여
도피성에 피신해 있는 살인자를 체포해야 했다. 그리고 그를 피살자(被殺者)
의 친족들에게 넘기기에 앞서 그 살인 사건에 대해 공개재판을 베풀어야 했
다. 즉 성문 앞 여러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서 성읍 장로들의 주관하에 살인
자의 고의성(故意性) 여부를 공정하게 재판해야  했다. 재판 결과 살해자의
고의성이 판명되면 그는 피살자의 친족, 즉 보수자의 손에 넘겨졌고, 먼저
보수자가 돌을 들어 살인범을 친 후 주위 사람들이 일제히 돌을 던져 죽였다
(17:4-7;민35:12). 그러나 재판 결과 고의성 없이 실수로 살인하였음이 판명
되면, 그는 다시 도피성으로 보내져 당시의 대제사장이 죽을 때까지 그곳에
머물러야 했다(민 35:22-25). 이러한 절차는 도피성이 고의적으로 살인한 자
들의 은신처가 되지 않게하기 위한 조처인데, 곧 이는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
을 핑계삼아 짐짓 죄를 범한 자는 결단코 하나님의 자비를 입을 수 없음을
보여 준다(롬6:1;히10:26). 한편 이렇게 조치함으로써 이스라엘 공동체는 한
편으로는 사회의 공의와 질서를 확립하고, 또 한편으로는 죄악에 대해 엄중
경고하는 효과를 거두었던 것이다.

12 그 본 성읍 장로들이 사람을 보내어 그를 거기서 잡아다가 보수자의 손에
넘겨 죽이게 할 것이라

13 네 눈이 그를 긍휼히 보지 말고 무죄한 피 흘린 죄를 이스라엘에서 제하라
그리하면 네게 복이 있으리라

ㅇ네 눈이 그를 긍휼히 보지 말고 - 여기서 '네'는 피살자의 친족, 곧 보수자
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억울하고 원통한 일을 당하였다 하더라도
결국 상대방을 용서해 주고 사랑하라는 것이 신구약 성경의 계명이다(출 23:
4,5;레 19:18;마 5:44). 따라서 본문의 '네'는 어디까지나 이스라엘 사회 공
동체 내지는 사회 전체의 질서를 유지해 나가는 기관(장로회, 재판정)을 가리
키는데, 이들은 개인적 차원이 아닌 공적 차원에서 엄격히 범죄자를 처리하고
죄악을 다스려야 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다.
ㅇ피 흘린 죄를...제하라 - 민 35:33 주석 참조.

14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어 얻게 하시는 땅 곧 네 기업 된 소유의
땅에서 선인의 정한 네 이웃의 경계표를 이동하지 말찌니라

ㅇ선인 - 자유주의 학자들은 본문에서 '선인'(先人)이라는 표현이 사용된 점
을 들어 본서의 기록 연대를 가나안 정복 및 분할 사건보다 훨씬 이후인 왕정
시대에 기록된 것으로 주장한다(Von Rad, Driver). 즉 이스라엘이 가나안
을 정복하고 토지를 분배한 것은 여호수아 때이므로, 본절에서 '선인'이라는
말이 사용된 점으로 미루어 보아 본서의 저자는 분명히 여호수아보다 훨씬 이
후의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본서는 어디
까지나 장차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정착하게 될 때를 위하여 주어
진 것이다<1절>.  따라서 본절의 '선인'이라는 말은 본서가 기록된 때를 기준
으로 하여 그 이전 세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장차 이스라엘 자손들이 가
나안 땅에 정착하게 될 때를 기준으로 하여 그 이전 세대를 가리키는 말일뿐
이다. 이상과 같은 사실은 본서의 저자가 모세임을 거듭 확증해 준다.
ㅇ경계표를 이동하지 말지니라 - 여기서 '경계표'(게불)란 토지 등기(登記)
제도가 채 발달되지 않았던 고대 사회에서 전답(田沓)이나 택지(宅地)의 구획,
또는 행정 구역 등을 구분, 표시하기 위하여 글을 새겨 세워 놓은 돌
(landmark), 곧 남의 토지를 사기 혹은 강탈하는 범죄 행위가 성립 되는데,
근대 법치국가가성립되기 이전에는 사실상 이와 같은 파렴치한 행위가 은연
중 자행되었다. 그러나 이는 분명히 십계명 중 제 8계명(출 20:15)과 10계명
(출 20:17)을 어기는 범죄 행위에 해당되었으므로, 모세 율법은 이스라엘 사
회 내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엄히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27:17;
잠 22:28;23:10;호 5:10). 한편 당시 이방 국가에서도 '경계표'(지계석)는 극
히 존중되어 그 임의 이동을 엄히 금지 시켰는데, 후일 로마 제국은 그러한
번법행위를 자행한 자에 대해서 극형으로 다스렸다고 한다(Pulpit
Commentary, Keil & Delitzsch, Pentateuch, Vol. I-iii. p. 339).

15 사람이 아무 악이든지 무릇 범한 죄는 한 증인으로만 정할 것이 아니요 두
증인의 입으로나 세 증인의 입으로 그 사건을 확정할 것이며

ㅇ아무 악 - 여기서 '악'에 해당하는 '아온'은 '뒤집다', '굽게 하다'는 말
에서 파생된 단어로, 곧 율법에서 이탈된 모든 행위를 가리킨다.
ㅇ증인 - 오늘날의 법률에서 말하는 '증인'의 개념과는 약간 다르다.  왜냐
하면 현대의 증인(證人, witness)이란 자기가 보고 들은 사실을 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진술하는데 그치는 자이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증인(에
드)이란 종종 그에게 한걸음 더 나아가 처벌을 바라고 범죄 사실을 고발하는
고발자(告發者)의 역할까지 감당하는 자를 가리키기 때문이다(13:6-11).
ㅇ두 증인...세 증인의 입으로...확정할 것이며 - 오늘날과는 달리 증인이
고소인과 증인의 이중적 역할을 감당하던 상황에서, 만일 증인 한 사람만의
증언(證言)에 의하여 재판을 진행할 것 같으면, 그 결과가 일방적으로 판가
름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그러므로 이러한 부조리를 막기 위하여선 적
어도 2명 이상의 증인이 필요하였던 것이다<15-21절 강해, 이스라엘의 증인
제도>. 17:6;민35:30 주석 참조.

16 만일 위증하는 자가 있어 아무 사람이 악을 행하였다 말함이 있으면

ㅇ위증하는 자 - 실제로 없었던 일을 마치 있었던 것인 양 꾸며  내어 무고
(無膏)한 사람을 모함하는 자이다. 공동 번역은 이를 "남에게 죄를 뒤집어 씌
우려고 해로운 증언을 하는 자"로 번역하였는데, 이는 십계명(출 20:16)에서조
차 엄히 금하고 있는 가증스런 죄악이다. 실례로 후일 아합의 왕후 이세벨의
계교로 포도원 주인 나봇을 모함하도록 채택된 증인을 들 수 있다(왕상 21:13).

17 그 논쟁하는 양방이 같이 하나님 앞에 나아가 당시 제사장과 재판장 앞에 설
것이요

ㅇ하나님 앞에 나아가...설 것이요 - 위증죄나 무고죄에 관한 사건은 중앙 성
소에서 개정되는 대법정의 관할임을 의미한다(17:8,9). 사실 위증(僞證)이나
무고(誣告) 행위에 대하여서는 그 상대방도 이의를 제기하기 마련이니, 두 당
사자 간의 다툼은 지방 법정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못되었을
것이다.

18 재판장은 자세히 사실하여 그 증인이 위증인이라 그 형제를 거짓으로
무함한 것이 판명되거든

19 그가 그 형제에게 행하려고 꾀한대로 그에게 행하여 너희 중에서 악을
제하라

ㅇ거짓으로...판명되거든...행하려고 꾀한 대로 - 위증(僞證)과 무고(誣告)를
방지하기 위해 이스라엘 사회는 최소한 2인 이상의  증인(證人)을 요구했다
(17:6;민 35:30). 그러나 여기서 '2'라는 숫자는 단순히 수리적(數理的) 의미
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성경에서 '2'라는 숫자는 '확실한 증거' 또는 '충분한
증언'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2인 이상의 증인 채택 제도는 '확실하
고도 충분한 사실'(査實) 심리를 하기 위한 제도이다(13:14;17:4).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자가 상대방을 무함(誣陷)코자 거짓으로 증언한 사실이 조사 결과
드러난다면 그 위증인은 거룩한 공동체의 헌법격인 십계명 제 9계명에 근거하
여 엄히 다스려졌다. 즉 상대방을 해(害)하고자 의도한대로 자신이 당해야 하
는 동해보복률(同害報復律)이 적용되었다.
ㅇ너희중에서 악을 제하라 - 여기서 '제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바아르'
는 '태우다', '소비하다', '먹어치우다'란 뜻으로, 곧 불로 깨끗이 소각시키
거나 혹은 먹어 치움으로써 흔적조차 없애는 것을 뜻한다. 이는 거룩한 공동
체 내에서는 그 어떠한 악의 모양이라도 잔존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교훈
한다.

20 그리하면 그 남은 자들이 듣고 두려워하여 이 후부터는 이런 악을 너희
중에서 다시 행하지 아니하리라

ㅇ두려워하여...다시 행하지 아니하리라 -  이는 '동해 보복률'(同害報復律,
Lex Talionis)에 근거하여 범죄자에게 엄격히 법적용을 시키는 궁극적
목적은 단순히 범죄자를 처벌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처벌을 통해
범죄예방 효과를 얻자는데 있음을 보여 준다. 따라서 재판관은 범죄자가 누구
든지 간에 엄격히 법적용을 시켜야했다. 사실 율법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얼
마든지 관용과 용서를 베풀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사회적인 차원에서는 공의
의 실현과 질서의 유지 및 범죄의 예방을 위해 엄격히 법을 집행하여야 한다
고 강조하고 있다.

21 네 눈이 긍휼히 보지 말라 생명은 생명으로,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발은 발로니라 

ㅇ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 이른바 '동해 보복법'(同害報復法, Lex
Talionis)을 가리킨다. 이 용어는 로마 성문법인 '십이 동판법'(十二銅版
法)에 있는 한 조항에서부터 유래한 것이다. '피의 보복법'(창9:6)이 살인 행
위에 관한 처벌법이라면, '동해 보복법'은 신체 상해의 경우를 대비한 처벌법
이다. 고대 근동법 중 구약 이외에 동해 보복법이 분명히 언급되어 있는 법전
은 함무라비(Hammurabi) 법전이다. 한편 보복률 사상은 남에게 치유될 수
없는 영구한 상해(像害)를 입힌 자는 그 대가를 그대로 되돌려 받아야만 한다
는 고대 사회의 단순한 '보복논리'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따라서 형법이 발
달되지 못한 고대 국가에서는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법 집행의 초기 형태
로 이 보복률이 필요악(必要惡)적으로 요구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후 역사
가 발달함에 따라 이 법은 개인의 인권과 국가 인력의 낭비라는 이유에서 점
차 개선되어 신체적인 보복 대신 금전적 보상 제도로 대체되었다(Josephus).
한편 구약에서 동해 보복법 규율이 언급된 곳은 본 절과 출 21:23-25;레 24:
17-21 등 세 곳인데, 다른 여타 율법 규정이 결의론적(決疑論的) 형식('만일
...하면...하라' 식의 문체)으로 기록되어 있는 반면, 이것은 필연법적(必然
法的)인 형식('반드시...하라' 식의 문체)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성경이 제시하고 있는 동해 보복법의 근본 원리는 감정에 치우쳐 죄값
이상의 앙갚음을 함으로써 계속 파생될 더 큰 보복의 악순환을 미연에 방지코
자 했던 질서와 보호의 정신이었다. 따라서 훗날 이러한 율법의 근본 정신을
성취하고(마5:17) 승화시키신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였다. 즉 예수님은 악
을 악으로 갚는 인간의 단순 논리를 초월하여 악을 선으로 갚는 '사랑과 희생
의 법'을 가르치셨다(마5:28-44). 즉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라는 동해 보복
법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정신으로 말미암아 '오른 뺨을 치면 왼뺨까지도 돌려
대라'는 원수 사랑의 법으로 승화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랑과 희생 그리고
용서의 법이 곧, 오늘날 기독교의 근본 정신이다.
출처 : 춘천 대우인력 김진규
글쓴이 : 대우인력 김진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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