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8장
1 여호와께서 또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ㅇ여기서 하나님은 아론에게 일곱 등잔을 등대 위에 올려 놓아 등대 앞을
비추도록 지시하셨다. 그런데 등대에 관한 내용은 본문 뿐 아니라 성경 여러
곳에 언급되었는데, 즉 등대에 관한 계시는 출 25:31-40에, 등대 제작은 출
37:17-24에, 그리고 등대 완성은 출 40:24,25에 각각 언급되었다. 계속해서
등대에 소용되는 기름에 관해서는 레 24:2에, 등대의 사용법과 용도에 관해
서는 본문에 기록되었다. 한편 등대에 관한 계시가 언급된 출 25장과 본문을
비교해 보면 본질적으로 차이나는 것은 없고, 다만 그 등잔에 처음 점화하는
것을 대제사장 아론에게 맡긴다는 사실만이 본장에 더 첨가 되어 있을 뿐이
다. 한편 구속사적으로 이 등대는 어두운 세상에 밝은 빛을 비추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예표하며(요 1:4,5), 더 나아가 죄악된 세상에 복음의
빛을 비춰야 하는 성도들의 사명을 예표한다(마 5:14-16).
2 아론에게 고하여 이르라 등을 켤 때에는 일곱 등잔을 등대 앞으로 비취게
할찌니라 하시매
ㅇ아론에게 고하여 이르라 - 직역하면 '아론에게 그 일을 알리라 그리고
그에게 명하라'이다. 이는 어떤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중복하여 언급하는
히브리어의 관용적 표현이다. 한편 우리가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등
대'에 관한 책임은 대제사장 '아론'에게 있으며(출 27:21), 그 계시된 내용
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이다. 즉 하나님의 임재 처소는 밤과 낮
을 불문하고 항상 밝게 빛나야하며, 그것을 가능케하기 위해서는 율법의 규
정에 따른 아론과 그 아들들의 부단한 등불 봉사에 대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ㅇ이곱 등잔을 등대 앞으로 - 성경 문학적 표현으로 '7'은 '완전'과 '성취'
(출 20:10)를, '등대'는 '성령의 역사'를 각기 상징한다(계 4:5). 그러므로
'일곱 등잔'은 성령의 온전하신 역사로 볼 수 있다. 한편 이 일곱 등잔의
불은 등대 앞, 곧 진설병이 놓여 있는 떡상을 향하여 비추게 하였는데(레
24:1-4), 이것은 일차적으로 제사장의 제사활동을 원활하게 할 목적도 있었
지만 영적으로는 이 등잔 빛이 아무렇게나 비추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방향
을 가지고 비추는 빛임을 보여 주기 위함이었다. 즉 성령의 감화, 감동으로
말미암는 모든 진리(계시)의 빛은 '생명의 떡'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지향하고 있음을 암시한다(ainsworth). 실로 성령의 도움없이는 그 누구도
그리스도를 밝히 볼 수 없으며, 따라서 그에게 나아갈 수도 없다(슥 4:6).
3 아론이 그리하여 등불을 등대 앞으로 비취도록 켰으니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하심과 같았더라
ㅇ등불을 등대 앞으로 - 등대는 중앙 줄기를 중심으로 좌우에 3개씩의 가지
가 있었다. 그리하여 도합 7개의 가지 위에 등잔 7개가 있었으며, 그 등잔에
등불이 켜졌다(출 37:23,24 주석 그림 참조). 그리고 대제사장 아론은 그 등
대의 등불 빛을 앞으로 비추도록 조절해야 했다. 그런데 등대 맞은 편에는
진설병 상이 위치하고 있었다(출 40:29-33 주석 도표 참조). 진설병 상에는
이스라엘 12지파를 상징하는 열두 덩어리의 떡이 잘 배열되어 있었다. 그러
므로 이것은 또한 자기 백성 이스라엘을 항상 불꽃 같은 눈으로 보살피시는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은혜를 상징한다고 볼 수도 있다.
4 이 등대의 제도는 이러하니 곧 금을 쳐서 만든 것인데 밑판에서 그 꽃까지
쳐서 만든 것이라 모세가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보이신 식양을 따라 이 등대를
만들었더라
ㅇ등대의 제도 - 성소에서 쓰인 등대의 모양과 특징은 출 25:31-40; 37:17-24
부분의 주석과 그림을 참조하라. 한편 여기서 '제도'(마아세)란 '만들다',
'실시하다', '준비하다'는 뜻을 지닌 '아사'에서 유래한 말로써 '행동', '기
술', '일', '만든 것'이라는 다양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영어
성경은 대부분 이를 'work'로 번역하고 있다. 여기서는 등대를 '만드는 방법'
과 그 '모양'이라는 복합적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ㅇ식양(式樣) - KJV에서는 이를 'pattern'으로 번역하고 있는데, 이는 어떤
작품을 만들기 위한 '설계도'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말의 히브리어는
'타브니트'(로 곧 '모형'(模型)이란 뜻이다. 즉 원형(原型)에 대한 모사품이라
는 뜻이다. 사실 하나님께서는 시내산에서 이미 등대의 제반 사항과 그 형체를
보이신 적이 있다(출 25:40). 한편 이러한 사실은 이 땅에 존재하는 등대 또는
성막 전체가 하늘에 있는 실체의 모형이라는 것을 암시한다(출 25:9; 히 8:5).
사실 구약의 모든 제사 제도는 신약시대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에 대한 그림
자이며 더 나아가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예표적 기능을 한다(히 10:1).
5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6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레위인을 취하여 정결케 하라
7 너는 이같이 하여 그들을 정결케 하되 곧 속죄의 물로 그들에게 뿌리고
그들로 그 전신을 삭도로 밀게 하고 그 의복을 빨게 하여 몸을 정결케 하고
ㅇ정결케 하라 - '정결'(토호라)이란 보통 '흠없음', '청결'로 번역된다. 헬
라어로는 '카다리스모스'로서, 곧 '정화', '속죄', '결례'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정결'은 도덕적이나 영적으로 흔합이나 더러움이 없는 상태를 일컫는
말로 하나님께 속한 사람이나 사물이 갖추어야 할 조건 또는 자질(資質)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속한 바 된 레위인들은 거룩하신 하나님께 드
려지기에 앞서 속죄의 물로 자신을 정결케 한 다음 전신을 삭도로 밀고 의복
을 새로 빨았다. 이처럼 상징적으로 정결 의식을 행하고 몸과 의복까지 깨끗
이한 것은 그들이 순결한 영혼으로서, 이제부터 오직 하나님을 위하여 새 삶
을 시작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나타내기 위함이었다.
ㅇ속죄의 물(메 핫타트) - 직역하면 '죄의 물'이다. 여기서는 그 의미상 '죄
를 속하는 물'이라는 뜻에서 '속죄의 물'로 의역되었다. 이 물은 붉은 암송
아지를 태운 재를 섞어 만든 의식용 물로써(19:2-9) 이것을 레위인에게 뿌리
는 것은 그들로부터 모든 죄악된 요소를 제거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런고로 결국 이 물은 인류의 죄를 씻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을 예표한다(히 10:22).
ㅇ전신을 삭도로 밀게 하고 - 이것은 물로 씻겨지지 않은 부분의 더러움까지
철저히 제거하기 위한 조처로써 곧 신체의 모든 털을 면도로 깨끗히 제거하
라는 명령이다. 혹자는 6:9,18의 나실인 규례와 연관시켜 여기 '전신'(全身)
을 온 인격의 대표격인 '머리'로 보아 본 규례를 단지 '머리 카락'을 제거하
도록 한 것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이 명령은 분명히 '전신'(콜 베사람), 곧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에 대한 명령이다. 한편 온 몸을 삭도로 밀게하는 일은
문둥병자로 판명되었다가 그 병으로부터 치유되어 정결함을 선언받을 때 치
르는 예식과 동일하다<레 14:8>. 그러므로 이러한 규례는 정결례를 치르기
전 인간의 죄는 마치 문둥병처럼 심각하고 추악하다는 교훈을 암시한다. 아
울러 이제 하나님께 헌신된 자에게는 어떤 흠과 티도 용납될 수 없으며 오
직 온전한 성결만이 요구되어짐을 시사한다<레 11:45>.
ㅇ의복을 빨게 하여 - 옷을 빠는 행위는 하나님과의 만남 또는 그분께 대한
거룩한 봉사를 위해서 거의 필수적으로 요구되어졌던 의식적(儀式的) 책무
였다<출 19:10>. 이는 장차 어린 양의 피에 자신의 예복을 빨아야만 하나님
과의 교제가 가능하다는 영적 진리를 예표하는 규례이다(계 7:14).
8 또 그들로 수송아지 하나를 번제물로, 기름 섞은 고운 가루를 그 소제물로
취하게 하고 그 외에 너는 또 수송아지 하나를 속죄제물로 취하고
ㅇ번제물...소제물...속죄 제물 - 레위인의 헌신을 위해 요구되어진 제사는
(1) 번제 (2) 소제 (3) 속죄제 등 세가지였다<레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와
의미>. 그리고 그 예물로는 각각 번제 수송아지 하나, 소제에 기름 섞은 고
운 가루, 속죄제에 역시 수송아지 하나가 요구되었다. 여기서 번제와 속죄제
에 특별히 제사 예물 중 최고의 예물인 '수송아지가'가 요구된 것은 레위인
정결 예식이 집단적으로 거행되었기 때문이고, 또한 그것이 이스라엘 회중
전체를 대표하는 의식(儀式)인 만큼 비중이 높은 예식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그리고 여기서 '번제'는 생명 전체를 하나님께 바치는 온전한 헌신을(레 4,
5장) 각각 드려졌다. 그러므로 위의 예물들은 이제 하나님의 일에 임하는 레
위인의 자세를 명시한 것으로, 곧 그들은 하나님께 온전한 헌신과 봉사를 아
끼지 말아야 할 뿐더러 영적.도덕적으로 순결해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
나님 앞에서 죄를 고백하고 용서받는 일에 힘써야 했다. 실로 '죄'는 하나님
과의 교제도, 헌신도 모두 불가능하게 만드는 신앙의 최대 장애 요인이기 때
문이다(창 3:22-24).
9 레위인을 회막 앞에 나오게 하고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을 모으고
ㅇ회막 앞에 나오게 하고 - 여기서 '회막 앞'이란 5:16의 '여호와 앞'이란
말과 같은 의미로써 곧 번제단이 있는 성막 출구 쪽을 가리킨다. 이곳에 레
위인을 나오게 한 것은 그들이 하나님과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 앞에서
공식적으로 성막 봉사자의 임무를 부여 받는다는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한
조처이다. 더욱이 하나님께 드려지는 산 제사 제물로써 이제 그들은 하나님
께 헌상되어 이후부터는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존재할 자라는 측면에서
번제단이 있는 '회막 앞'에 나오게 한 것이다(11절). 한편 회막 봉사에 합당
한 자(30-50세의 남자)로 계수함 받은 레위인의 수효는 8,580명이었다(4:48).
그런데 당시 번제단이 있는 회막 뜰의 크기는 기껏 10 곱하기 20m 정도에 불
과했으므로 아무리 빽빽히 들어선다 할지라도 천 명을 넘기기는 힘들었을 것
이다(Pulpit Commentary). 그러므로 레위인들의 대부분은 성막 바깥 입구 쪽
에서 있었고, 실제로 의식에 참여하는 자는 그들 중 각 지파를 대표하는 자
들로 몇 백명 정도만이 뽑혀 의식에 참석했을 것이다.
ㅇ온 회중을모으고 - 역시 한정된 지역 안에 200만 가량의 이스라엘 백성 전
체를 다 모을 수는 없었다. 따라서 이 말은 이스라엘 자손 중 그들의 두령이
나 지도자된 자들, 곧 각 지파의 대표자들을 모았다는 뜻으로 봄이 무난하다
(Keil, Mattew Henry)>
10 레위인을 여호와 앞에 나오게 하고 이스라엘 자손으로 그들에게 안수케 한
후에
ㅇ안수케 한 후에 - 레위인들은 이스라엘을 대신하여 성막 봉사를 하였기 때
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에게 부과된 의무를 그들에게 전가(轉嫁)시
켜서 그들로 하여금 전적으로 여호와께 봉사토록 하기 위해 그들에게 안수하
였다. 이는 희생 제물을 바치는 자가 자신이 바치는 제물의 머리에 안수하여
자신의 모든 책임을 그 짐승에게 전가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행동이다(레 1:4).
그러므로 이 안수(按手) 행위는 이제 성막 봉사의 의무가 이스라엘 전 회중으
로부터 레위인에게로 공식 전가되었음을 의미한다. 한편 혹자(Keil, Matthew
Henry)에 의하면, 이때 안수는 백성 전체에 의해 시행된 것이 아니라 각 지파
의 족장들이 대표로 나와서 집행했다고 한다<출 29:1-37 강해, 안수에 대하
여>. 이것이 타당한 견해이다.
11 아론이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레위인을 요제로 여호와 앞에 드릴찌니
이는 그들로 여호와를 봉사케 하기 위함이라
ㅇ레위인을 요제로 - 요제(搖祭)란 희생 제물의 가슴 부분 혹은 땅의 첫 수확
등을 제사장의 양손 위에 올려 놓고 제단 앞에서 앞뒤로 흔들어 하나님께 바
치는 제사 방법을 말한다<레 7:30-34; 레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와 의미>.
이렇게 흔드는 행위는 하나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리고 요제로 바쳐진 제물은 제사장의 몫으로 다시 들려졌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레위인을 어떻게 요제로 드리느냐는 것이다.어떤 이는 레위인
을 단 위로 올라가게 한 다음 다시 내려오도록 하는 행위를 통하여 그들을
요제로 하나님께 드렸다고 한다(Keil). 또 혹자는 실제 요제 행위가 아니라
이리 저리 움직이는 그들의 부단한 제사에의 봉사와 직무 수행을 상징하는
표현이라고 한다(Matthew Henry). 그러나 가장 무난한 해석은 레위인을 대신
한 제물을 요제로 삼아 바쳤다는 견해이다(12절). 결국 이 레위인 요제는 레
위인을 세상으로부터 구별하여 하나님의 것으로 바침과 동시에, 그 바쳐진
자들을 다시 제사장의 몫으로 돌렸다는 의미를 내포한다(따라서 레위인들은
제사장의 수하에서 그들을 도와 성막 봉사를 하였다). 그런고로 이제 레위인
들은 '요제'를 통해 세상과 구별된 자로서, 제사장에게 소속되어(3:9) 회막
에서 하나님만을 위해(15절) 봉사해야만 했다(눅 9:62).
12 레위인으로 수송아지들의 머리에 안수케 하고 네가 그 하나는 속죄제물로,
하나는 번제물로 여호와께 드려 레위인을 속죄하고
ㅇ레위인으로...안수케 하고 - 레위인들은 자신들이 드릴 제물들 곧 수송아
지들에게 안수함으로써, 그제물들을 자신의 희생과 헌신을 상징하는 대속물
로 삼아 그것들을 통해서 자기의 몸을 하나님께 드렸다. 이것은 후일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Substitution)의 원리를 예표하는 상징적 행동이다(마 20:
28).
ㅇ속죄 제물로...번제물로 - 속죄 제물을 먼저 드리고. 헌신의 표인 번제물
을 뒤에 드린 것은 먼저 죄 문제가 해결된 뒤에야 비로소 봉사와 헌신이 가
능함을 뜻한다.
13 레위인을 아론과 그 아들들 앞에 세워 여호와께 요제로 드릴찌니라
ㅇ레위인을...여호와께 요제로 - 이것은 레위인을 대신하여드려지는 희생 제
물이 요제의 방식으로 드려졌다는 사실을 암시한다(11절 주석 참조). 특별히
여기서 요제의 방식이 채택된 이유는 '요제'(搖祭)가 갖는 특수한 성격, 즉
하나님께 드려진 후 다시 제사장의 몫으로 돌려진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왜
냐하면 레위인들도 본래는 하나님의 것으로 바쳐지지만 실제적으로는 제사장
에게 돌려져 제사장 수하에서 성막 봉사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3:5-10).
14 너는 이같이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레위인을 구별하라 그리하면 그들이
내게 속할 것이라
ㅇ구별하라...내게 속할 것이라 - 하나님의 소유가 되기 위하여, 그리하여 그
분과 특별한 교제를 나누기 위하여 가장 필요한 것은 세상과의 '구별'이다.
여기서 '구별하다'(바달)란 '나누다', '선택하다'는 의미로서 본절에서는 완
전한 분리를 가리킨다. 이처럼 실로 거룩하신 하나님은 당신의 사람들의 거룩
을 요구하시며 세상과의 분리를 원하신다(레 11:45). 이는 신.구약을 통해 계
속적으로 요구되어온 것으로 세상(땅)에 속한 자는 결코 하나님과 교제할 수
없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심지어 예수께서는 당신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집
안 식구에게로 부터까지 분리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하셨다(마 10:34-36;
19:29). 그러므로 참된 경건의 제일 요소는 '세속에 물들지 않는 것'(약 1:
27)이다.
15 네가 그들을 정결케 하여 요제로 드린 후에 그들이 회막에 들어가서
봉사할 것이니라
ㅇ레위인들은 성막 봉사의 나이(30세로부터 50세까지)가 되었다고 하여 무조
건 성막에서 봉사할 수는 없었다. 성막 봉사 전 그들은 이스라엘 백성들로부
터 특별히 구별되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정결 의식'과 또한 제사
장의 수하에서 그를 도와 성막에서 봉사한다는 '요제 의식'을 반드시 치러야
했다. 그런 후 비로소 레위인들은 성막 봉사의 임무에 들어갈 수 있었다.
16 그들은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내게 온전히 드린바 된 자라 이스라엘 자손
중 일절 초태생 곧 모든 처음 난 자의 대신으로 내가 그들을 취하였나니
ㅇ온전히 드린(느투님 느투님) - '주다'(나탄)는 말이두번 중첩되어 그 뜻을
강조한 표현이다. 그러므로 이는 '확실히(실패없이) 수여하다'는 말로 번역
할 수 있다. 즉 하나님께 그 소유권이 완전히 이양되어, 어떤 세력도 그것을
더이상 넘볼수 없게 되었음을 가리킨다.
17 이스라엘 자손 중에 처음 난 것은 사람이든지 짐승이든지 다 내게
속하였음은 내가 애굽 땅에서 그 모든 처음 난 자를 치던 날에 내가 그들을
내게 구별하였음이라
18 이러므로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 모든 처음 난 자의 대신으로 레위인을
취하였느니라
19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레위인을 취하여 그들을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선물로 주어서 그들로 회막에서 이스라엘 자손을 대신하여 봉사하게 하며 또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속죄하게 하였나니 이는 이스라엘 자손이 성소에
가까이 할 때에 그들 중에 재앙이 없게 하려 하였음이니라
ㅇ그들을...선물로 주어서 - 하나님은 '레위인을 취하여' 당신의 소유로 삼
으셨다. 그리고 그들을 다시 제사장들(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선물'로 주었
다(3:9). 이는 결국 11절에 언급된 '요제'의 형식을 따른 것이다. 그리고 여
기서 '선물'(네투님)이란 '주다'(나탄)에서 파생된 말로써, 하나님께서 친히
제공하신 사실을 강조한다. 즉 하나님은 제사장들의 원활한 성막 봉사를 위
해 레위인들을 그들의 조력자로 제공하셨던 것이다. 한편 제사장들의 조력자
였던 레위인들에게도 '느다님'으로 알려진 일꾼들이 주어졌다<스 2:43>. 이처
럼 하나님은 당신의 거룩한 일을 책임진 자들에게 필요에 따라 적절한 '선물'
(사람, 제물, 능력, 은사 등)을 제공하셔서 그 맡은 일을 능히 감당할 수 있
게 하신다.
ㅇ이스라엘 자손을 대신하여 - 레위인들이 이스라엘 백성의 장자를 대신하여
봉사한 것은 곧 이스라엘 전체를 대신한 것이라 할수 있다. 왜냐하면 장자는
그 집안 식구를 대표하는 자이기 때문이다(창 49:3). 한편 여기서는 레위인이
선택된 목적 한가지를 지적하고 있는데, 그것은 대신하여 특권을 누리기 위함
이 아니라 대신하여 '봉사'하기 위함이었다<8:14-22 강해, 레위인의 2대 사
역>. 이는 시대를 초월하여 모든 교회의 일꾼들에게 요구되는 자세이다.
ㅇ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 레위인들의 임무는 성막 봉사 뿐 아니라 백성의
유익을 위해, 그리고 전민족의 명예와 안전과 번영을 위해 일해야 했다<1:53>.
이는 구체적으로 제사장의 제사 사역을 '성심껏' 도와줌으로써, 그리고 성막
을 잘 지키고 보존함으로써 이루어질 일이었다.
ㅇ속죄하게 - 비록 제물을 드려서 죄를 속하는 일은 직접적으로 제사장이 수
행할 일이었지만, 레위인들도 회막 봉사와 제사장의 제사 집례를 보조함으로
써 이스라엘의 죄를 속하는 일에 간접적이나마 일익을 담당했다. 더욱이 그
들은 성막 경호를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무모한 죽음을 예방하였는데<1:53>,
이 역시도 구원을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속죄'에 대한 간접적 봉사라 할 수
있다. 사실 그들의 최종적이고도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면 하나님의 거룩과
영광을 보존하는 동시에 백성들을 하나님의 진노에서 벗어나 구원을 얻게 하
는 일에 힘쓰는 것이었다<8:14-22 강해, 레위인의 2대 사역>. 그런데 후일
이러한 사명을 가장 명쾌히 수행하신 이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실로
그분은 자신의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내어주시기까지 하나님께 복종
하며 인간에게 봉사하셨다(막 10:45).
20 모세와 아론과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 여호와께서 레위인에게 대하여
모세에게 명하신 것을 다 좇아 레위인에게 행하였으되 곧 이스라엘 자손이
그와 같이 그들에게 행하였더라
21 레위인이 이에 죄에서 스스로 깨끗케 하고 그 옷을 빨매 아론이 그들을
여호와 앞에 요제로 드리고 그가 또 그들을 위하여 속죄하여 정결케 한
ㅇ죄에서 스스로 깨끗케 하고 - 즉 레위인들이 정결에 필요한 모든 의식적인
규범<7,8절>을 수행하였다는 뜻이다. 그 당시 의식적(儀式的) 정결은 곧 전
인격적인 정결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역사의 흐름과 더불어 이러한 정신이
혼탁해지면서 단지 '의식(형식)'에만 집착한 위선의 종교가 나타나게 되었고
(사 1:10-17) 또한 계속되는 범죄로 인해 의식적 종교 생활이 지니는 한계을
드러내게 되었다. 에수께서는 바로 이같은 '의식적 정결'이 지니는 한계성을
극복하시고, 십자가에서 '피흘림을 통한 정결'이라는 가장 완전한 정결 규례
를 완성하셨다(엡 2:15).
ㅇ그들을...요제로 드리고 - 11절 및 13절 주석 참조.
22 후에 레위인이 회막에 들어가서 아론과 그 아들들의 앞에서 봉사하니라
여호와께서 레위인의 일에 대하여 모세에게 명하신 것을 좇아 그와 같이
그들에게 행하였더라
ㅇ회막에 들어가서...봉사하니라 - 곧 회막의 뜰에서 봉사했다는 뜻이며, 혹
은 광야 이동시 운반을 위해 분리된 후 그것들을 운반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는 의미이다. 그러나 회막이 설치된 후 소위 언약궤(법궤)가 있는 지성소
(the Holy of Holies)는 물론이고, 분향단과 등대 및 떡상이 있는 성소(the
Holy Place)안으로는 일반 레위인들이 결단코 들어갈 수 없었다. 그곳 성소
안으로는 오직 제사장들만이 제사사역을 위해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지
성소에는 대제사장만이 오직 일년에 하루 곧 대속죄일에 들어갈 수 있었다.
23 여호와께서 또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24 레위인은 이같이 할찌니 곧 이십 오세 이상으로는 회막에 들어와서
봉사하여 일할 것이요
ㅇ이십 오 세 이상으로 - 앞 부분에서는 레위인의 봉사 연한을 30-50세 사
이로 규정하고 있다(4:3-49). 그러므로 성막 봉사의 최소 나이가 본문과는
5세의 차이가 난다. 그러나 이는 상호 모순된 것이 아니다. 이러한 차이는
앞 부분에서 언급된 30세는 광야의 성막 이동시 그 성막의 기구 및 부품들
을 운반할 수 있는 자격자로서의 최소 나이를 언급한 것인 반면, 여기서는
(후일) 성막이 정착된 후 그 성막에서 일할 수 있는 자의 나이를 언급한
것이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Pulpit Commentary, Keil). 아마 광야에서의
성막 물품 이동에는 그만큼 주의력을 요하는 나이가 요구되었기 때문이고
후일 성막 봉사에는 그만큼 체력을 요하는 나이가 요구되었기 때문인 듯하
다(Matthew Henry). 따라서 후일 성전이 완전히 건립된 다윗 시대(대상
23:24)에는 그 봉사의 최저 나이가 20세로 더욱 낮아진 사실을 볼 수 있
다<4:3>. 그리고 이것은 실제 운용상 25세 이후 5년의 기간은 견습생(見
習生)으로 일하고, 30세 이상부터 비로소 공식적인 봉사에 임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대상 23:24에서는 그 견습 연한이 20세로까지 더욱
낮아졌다는 의미가 된다.
25 오십세부터는 그 일을 쉬어 봉사하지 아니할 것이나
ㅇ오십 세 부터는 그 일을...아니할 것이나 - 여기서 '일'(아바드)이란 주로
노예가 수행할 수 있는 정도의 힘든 노동을 가리킨다. 본문에서는 희생 제물
의 각을 뜨거나 장작을 마련하여 성막 기구들을 걷고 세우며 운반하는 등의
무겁고 힘든 일을 의미한다(Keil). 물론 50세 이상자들도 이 일을 감달할 수
있었을지 모르나, 기력이 쇠한 관계로 직무 수행 중 자칫 실수할 수 있는 가
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이 일에서 제외된 것 같다.
26 그 형제와 함께 회막에서 모시는 직무를 지킬 것이요 일하지 아니할
것이라 너는 레위인의 직무에 대하여 이같이 할찌니라
ㅇ그 형제와 함께(에트에하이우) - 여기서 '함께'라는 말의 히브리어 '에
트'는 '...의 곁에', '가까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는
'더불어' 일한다는 의미외에 '조력하다'(assist)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NIV는 이를 '형제들을 도와'(assist their brothers)로 번
역하였다. 즉 봉사 연령의 상한선인 50세 이상이 되면 그들은 레위인의 직
무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수행하는 젊은 레위인의
조력자로서 남은 생애를 보냈던 것이다.
ㅇ모시는 직무(리쉐모르 미쉐메레트) - 여기서 '직무'라는 뜻의 히브리어
'미쉐메레트'는 '보호하다', '시중들다'는 뜻의 '솨마르'에서 파생된 말
이다. 결국 '모시는 직무'란 '보조적인 일', '지원하는 일' 등의 의미라
할 수 있다. 이는 주로 성막의 각종 비품들을 관리하거나 견습 중에 있는
레위인들을 교육하는 등 육체적인 무리가 따르지 않지만 경륜과 지혜가 필
요한 직무를 가리키는 듯하다. 이처럼 50세 이상된 레위인들도 생을 마감
하는 순간까지 나름대로 명예로운 봉사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하나님께 영
광을 돌렸다. 실로 하나님께 대한 봉사는 나이가 환경을 초월하여 실행되
어야 할 신앙인의 지상 과제이다.
1 여호와께서 또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ㅇ여기서 하나님은 아론에게 일곱 등잔을 등대 위에 올려 놓아 등대 앞을
비추도록 지시하셨다. 그런데 등대에 관한 내용은 본문 뿐 아니라 성경 여러
곳에 언급되었는데, 즉 등대에 관한 계시는 출 25:31-40에, 등대 제작은 출
37:17-24에, 그리고 등대 완성은 출 40:24,25에 각각 언급되었다. 계속해서
등대에 소용되는 기름에 관해서는 레 24:2에, 등대의 사용법과 용도에 관해
서는 본문에 기록되었다. 한편 등대에 관한 계시가 언급된 출 25장과 본문을
비교해 보면 본질적으로 차이나는 것은 없고, 다만 그 등잔에 처음 점화하는
것을 대제사장 아론에게 맡긴다는 사실만이 본장에 더 첨가 되어 있을 뿐이
다. 한편 구속사적으로 이 등대는 어두운 세상에 밝은 빛을 비추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예표하며(요 1:4,5), 더 나아가 죄악된 세상에 복음의
빛을 비춰야 하는 성도들의 사명을 예표한다(마 5:14-16).
2 아론에게 고하여 이르라 등을 켤 때에는 일곱 등잔을 등대 앞으로 비취게
할찌니라 하시매
ㅇ아론에게 고하여 이르라 - 직역하면 '아론에게 그 일을 알리라 그리고
그에게 명하라'이다. 이는 어떤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중복하여 언급하는
히브리어의 관용적 표현이다. 한편 우리가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등
대'에 관한 책임은 대제사장 '아론'에게 있으며(출 27:21), 그 계시된 내용
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이다. 즉 하나님의 임재 처소는 밤과 낮
을 불문하고 항상 밝게 빛나야하며, 그것을 가능케하기 위해서는 율법의 규
정에 따른 아론과 그 아들들의 부단한 등불 봉사에 대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ㅇ이곱 등잔을 등대 앞으로 - 성경 문학적 표현으로 '7'은 '완전'과 '성취'
(출 20:10)를, '등대'는 '성령의 역사'를 각기 상징한다(계 4:5). 그러므로
'일곱 등잔'은 성령의 온전하신 역사로 볼 수 있다. 한편 이 일곱 등잔의
불은 등대 앞, 곧 진설병이 놓여 있는 떡상을 향하여 비추게 하였는데(레
24:1-4), 이것은 일차적으로 제사장의 제사활동을 원활하게 할 목적도 있었
지만 영적으로는 이 등잔 빛이 아무렇게나 비추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방향
을 가지고 비추는 빛임을 보여 주기 위함이었다. 즉 성령의 감화, 감동으로
말미암는 모든 진리(계시)의 빛은 '생명의 떡'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지향하고 있음을 암시한다(ainsworth). 실로 성령의 도움없이는 그 누구도
그리스도를 밝히 볼 수 없으며, 따라서 그에게 나아갈 수도 없다(슥 4:6).
3 아론이 그리하여 등불을 등대 앞으로 비취도록 켰으니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하심과 같았더라
ㅇ등불을 등대 앞으로 - 등대는 중앙 줄기를 중심으로 좌우에 3개씩의 가지
가 있었다. 그리하여 도합 7개의 가지 위에 등잔 7개가 있었으며, 그 등잔에
등불이 켜졌다(출 37:23,24 주석 그림 참조). 그리고 대제사장 아론은 그 등
대의 등불 빛을 앞으로 비추도록 조절해야 했다. 그런데 등대 맞은 편에는
진설병 상이 위치하고 있었다(출 40:29-33 주석 도표 참조). 진설병 상에는
이스라엘 12지파를 상징하는 열두 덩어리의 떡이 잘 배열되어 있었다. 그러
므로 이것은 또한 자기 백성 이스라엘을 항상 불꽃 같은 눈으로 보살피시는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은혜를 상징한다고 볼 수도 있다.
4 이 등대의 제도는 이러하니 곧 금을 쳐서 만든 것인데 밑판에서 그 꽃까지
쳐서 만든 것이라 모세가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보이신 식양을 따라 이 등대를
만들었더라
ㅇ등대의 제도 - 성소에서 쓰인 등대의 모양과 특징은 출 25:31-40; 37:17-24
부분의 주석과 그림을 참조하라. 한편 여기서 '제도'(마아세)란 '만들다',
'실시하다', '준비하다'는 뜻을 지닌 '아사'에서 유래한 말로써 '행동', '기
술', '일', '만든 것'이라는 다양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영어
성경은 대부분 이를 'work'로 번역하고 있다. 여기서는 등대를 '만드는 방법'
과 그 '모양'이라는 복합적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ㅇ식양(式樣) - KJV에서는 이를 'pattern'으로 번역하고 있는데, 이는 어떤
작품을 만들기 위한 '설계도'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말의 히브리어는
'타브니트'(로 곧 '모형'(模型)이란 뜻이다. 즉 원형(原型)에 대한 모사품이라
는 뜻이다. 사실 하나님께서는 시내산에서 이미 등대의 제반 사항과 그 형체를
보이신 적이 있다(출 25:40). 한편 이러한 사실은 이 땅에 존재하는 등대 또는
성막 전체가 하늘에 있는 실체의 모형이라는 것을 암시한다(출 25:9; 히 8:5).
사실 구약의 모든 제사 제도는 신약시대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에 대한 그림
자이며 더 나아가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예표적 기능을 한다(히 10:1).
5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6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레위인을 취하여 정결케 하라
7 너는 이같이 하여 그들을 정결케 하되 곧 속죄의 물로 그들에게 뿌리고
그들로 그 전신을 삭도로 밀게 하고 그 의복을 빨게 하여 몸을 정결케 하고
ㅇ정결케 하라 - '정결'(토호라)이란 보통 '흠없음', '청결'로 번역된다. 헬
라어로는 '카다리스모스'로서, 곧 '정화', '속죄', '결례'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정결'은 도덕적이나 영적으로 흔합이나 더러움이 없는 상태를 일컫는
말로 하나님께 속한 사람이나 사물이 갖추어야 할 조건 또는 자질(資質)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속한 바 된 레위인들은 거룩하신 하나님께 드
려지기에 앞서 속죄의 물로 자신을 정결케 한 다음 전신을 삭도로 밀고 의복
을 새로 빨았다. 이처럼 상징적으로 정결 의식을 행하고 몸과 의복까지 깨끗
이한 것은 그들이 순결한 영혼으로서, 이제부터 오직 하나님을 위하여 새 삶
을 시작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나타내기 위함이었다.
ㅇ속죄의 물(메 핫타트) - 직역하면 '죄의 물'이다. 여기서는 그 의미상 '죄
를 속하는 물'이라는 뜻에서 '속죄의 물'로 의역되었다. 이 물은 붉은 암송
아지를 태운 재를 섞어 만든 의식용 물로써(19:2-9) 이것을 레위인에게 뿌리
는 것은 그들로부터 모든 죄악된 요소를 제거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런고로 결국 이 물은 인류의 죄를 씻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을 예표한다(히 10:22).
ㅇ전신을 삭도로 밀게 하고 - 이것은 물로 씻겨지지 않은 부분의 더러움까지
철저히 제거하기 위한 조처로써 곧 신체의 모든 털을 면도로 깨끗히 제거하
라는 명령이다. 혹자는 6:9,18의 나실인 규례와 연관시켜 여기 '전신'(全身)
을 온 인격의 대표격인 '머리'로 보아 본 규례를 단지 '머리 카락'을 제거하
도록 한 것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이 명령은 분명히 '전신'(콜 베사람), 곧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에 대한 명령이다. 한편 온 몸을 삭도로 밀게하는 일은
문둥병자로 판명되었다가 그 병으로부터 치유되어 정결함을 선언받을 때 치
르는 예식과 동일하다<레 14:8>. 그러므로 이러한 규례는 정결례를 치르기
전 인간의 죄는 마치 문둥병처럼 심각하고 추악하다는 교훈을 암시한다. 아
울러 이제 하나님께 헌신된 자에게는 어떤 흠과 티도 용납될 수 없으며 오
직 온전한 성결만이 요구되어짐을 시사한다<레 11:45>.
ㅇ의복을 빨게 하여 - 옷을 빠는 행위는 하나님과의 만남 또는 그분께 대한
거룩한 봉사를 위해서 거의 필수적으로 요구되어졌던 의식적(儀式的) 책무
였다<출 19:10>. 이는 장차 어린 양의 피에 자신의 예복을 빨아야만 하나님
과의 교제가 가능하다는 영적 진리를 예표하는 규례이다(계 7:14).
8 또 그들로 수송아지 하나를 번제물로, 기름 섞은 고운 가루를 그 소제물로
취하게 하고 그 외에 너는 또 수송아지 하나를 속죄제물로 취하고
ㅇ번제물...소제물...속죄 제물 - 레위인의 헌신을 위해 요구되어진 제사는
(1) 번제 (2) 소제 (3) 속죄제 등 세가지였다<레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와
의미>. 그리고 그 예물로는 각각 번제 수송아지 하나, 소제에 기름 섞은 고
운 가루, 속죄제에 역시 수송아지 하나가 요구되었다. 여기서 번제와 속죄제
에 특별히 제사 예물 중 최고의 예물인 '수송아지가'가 요구된 것은 레위인
정결 예식이 집단적으로 거행되었기 때문이고, 또한 그것이 이스라엘 회중
전체를 대표하는 의식(儀式)인 만큼 비중이 높은 예식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그리고 여기서 '번제'는 생명 전체를 하나님께 바치는 온전한 헌신을(레 4,
5장) 각각 드려졌다. 그러므로 위의 예물들은 이제 하나님의 일에 임하는 레
위인의 자세를 명시한 것으로, 곧 그들은 하나님께 온전한 헌신과 봉사를 아
끼지 말아야 할 뿐더러 영적.도덕적으로 순결해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
나님 앞에서 죄를 고백하고 용서받는 일에 힘써야 했다. 실로 '죄'는 하나님
과의 교제도, 헌신도 모두 불가능하게 만드는 신앙의 최대 장애 요인이기 때
문이다(창 3:22-24).
9 레위인을 회막 앞에 나오게 하고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을 모으고
ㅇ회막 앞에 나오게 하고 - 여기서 '회막 앞'이란 5:16의 '여호와 앞'이란
말과 같은 의미로써 곧 번제단이 있는 성막 출구 쪽을 가리킨다. 이곳에 레
위인을 나오게 한 것은 그들이 하나님과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 앞에서
공식적으로 성막 봉사자의 임무를 부여 받는다는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한
조처이다. 더욱이 하나님께 드려지는 산 제사 제물로써 이제 그들은 하나님
께 헌상되어 이후부터는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존재할 자라는 측면에서
번제단이 있는 '회막 앞'에 나오게 한 것이다(11절). 한편 회막 봉사에 합당
한 자(30-50세의 남자)로 계수함 받은 레위인의 수효는 8,580명이었다(4:48).
그런데 당시 번제단이 있는 회막 뜰의 크기는 기껏 10 곱하기 20m 정도에 불
과했으므로 아무리 빽빽히 들어선다 할지라도 천 명을 넘기기는 힘들었을 것
이다(Pulpit Commentary). 그러므로 레위인들의 대부분은 성막 바깥 입구 쪽
에서 있었고, 실제로 의식에 참여하는 자는 그들 중 각 지파를 대표하는 자
들로 몇 백명 정도만이 뽑혀 의식에 참석했을 것이다.
ㅇ온 회중을모으고 - 역시 한정된 지역 안에 200만 가량의 이스라엘 백성 전
체를 다 모을 수는 없었다. 따라서 이 말은 이스라엘 자손 중 그들의 두령이
나 지도자된 자들, 곧 각 지파의 대표자들을 모았다는 뜻으로 봄이 무난하다
(Keil, Mattew Henry)>
10 레위인을 여호와 앞에 나오게 하고 이스라엘 자손으로 그들에게 안수케 한
후에
ㅇ안수케 한 후에 - 레위인들은 이스라엘을 대신하여 성막 봉사를 하였기 때
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에게 부과된 의무를 그들에게 전가(轉嫁)시
켜서 그들로 하여금 전적으로 여호와께 봉사토록 하기 위해 그들에게 안수하
였다. 이는 희생 제물을 바치는 자가 자신이 바치는 제물의 머리에 안수하여
자신의 모든 책임을 그 짐승에게 전가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행동이다(레 1:4).
그러므로 이 안수(按手) 행위는 이제 성막 봉사의 의무가 이스라엘 전 회중으
로부터 레위인에게로 공식 전가되었음을 의미한다. 한편 혹자(Keil, Matthew
Henry)에 의하면, 이때 안수는 백성 전체에 의해 시행된 것이 아니라 각 지파
의 족장들이 대표로 나와서 집행했다고 한다<출 29:1-37 강해, 안수에 대하
여>. 이것이 타당한 견해이다.
11 아론이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레위인을 요제로 여호와 앞에 드릴찌니
이는 그들로 여호와를 봉사케 하기 위함이라
ㅇ레위인을 요제로 - 요제(搖祭)란 희생 제물의 가슴 부분 혹은 땅의 첫 수확
등을 제사장의 양손 위에 올려 놓고 제단 앞에서 앞뒤로 흔들어 하나님께 바
치는 제사 방법을 말한다<레 7:30-34; 레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와 의미>.
이렇게 흔드는 행위는 하나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리고 요제로 바쳐진 제물은 제사장의 몫으로 다시 들려졌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레위인을 어떻게 요제로 드리느냐는 것이다.어떤 이는 레위인
을 단 위로 올라가게 한 다음 다시 내려오도록 하는 행위를 통하여 그들을
요제로 하나님께 드렸다고 한다(Keil). 또 혹자는 실제 요제 행위가 아니라
이리 저리 움직이는 그들의 부단한 제사에의 봉사와 직무 수행을 상징하는
표현이라고 한다(Matthew Henry). 그러나 가장 무난한 해석은 레위인을 대신
한 제물을 요제로 삼아 바쳤다는 견해이다(12절). 결국 이 레위인 요제는 레
위인을 세상으로부터 구별하여 하나님의 것으로 바침과 동시에, 그 바쳐진
자들을 다시 제사장의 몫으로 돌렸다는 의미를 내포한다(따라서 레위인들은
제사장의 수하에서 그들을 도와 성막 봉사를 하였다). 그런고로 이제 레위인
들은 '요제'를 통해 세상과 구별된 자로서, 제사장에게 소속되어(3:9) 회막
에서 하나님만을 위해(15절) 봉사해야만 했다(눅 9:62).
12 레위인으로 수송아지들의 머리에 안수케 하고 네가 그 하나는 속죄제물로,
하나는 번제물로 여호와께 드려 레위인을 속죄하고
ㅇ레위인으로...안수케 하고 - 레위인들은 자신들이 드릴 제물들 곧 수송아
지들에게 안수함으로써, 그제물들을 자신의 희생과 헌신을 상징하는 대속물
로 삼아 그것들을 통해서 자기의 몸을 하나님께 드렸다. 이것은 후일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Substitution)의 원리를 예표하는 상징적 행동이다(마 20:
28).
ㅇ속죄 제물로...번제물로 - 속죄 제물을 먼저 드리고. 헌신의 표인 번제물
을 뒤에 드린 것은 먼저 죄 문제가 해결된 뒤에야 비로소 봉사와 헌신이 가
능함을 뜻한다.
13 레위인을 아론과 그 아들들 앞에 세워 여호와께 요제로 드릴찌니라
ㅇ레위인을...여호와께 요제로 - 이것은 레위인을 대신하여드려지는 희생 제
물이 요제의 방식으로 드려졌다는 사실을 암시한다(11절 주석 참조). 특별히
여기서 요제의 방식이 채택된 이유는 '요제'(搖祭)가 갖는 특수한 성격, 즉
하나님께 드려진 후 다시 제사장의 몫으로 돌려진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왜
냐하면 레위인들도 본래는 하나님의 것으로 바쳐지지만 실제적으로는 제사장
에게 돌려져 제사장 수하에서 성막 봉사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3:5-10).
14 너는 이같이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레위인을 구별하라 그리하면 그들이
내게 속할 것이라
ㅇ구별하라...내게 속할 것이라 - 하나님의 소유가 되기 위하여, 그리하여 그
분과 특별한 교제를 나누기 위하여 가장 필요한 것은 세상과의 '구별'이다.
여기서 '구별하다'(바달)란 '나누다', '선택하다'는 의미로서 본절에서는 완
전한 분리를 가리킨다. 이처럼 실로 거룩하신 하나님은 당신의 사람들의 거룩
을 요구하시며 세상과의 분리를 원하신다(레 11:45). 이는 신.구약을 통해 계
속적으로 요구되어온 것으로 세상(땅)에 속한 자는 결코 하나님과 교제할 수
없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심지어 예수께서는 당신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집
안 식구에게로 부터까지 분리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하셨다(마 10:34-36;
19:29). 그러므로 참된 경건의 제일 요소는 '세속에 물들지 않는 것'(약 1:
27)이다.
15 네가 그들을 정결케 하여 요제로 드린 후에 그들이 회막에 들어가서
봉사할 것이니라
ㅇ레위인들은 성막 봉사의 나이(30세로부터 50세까지)가 되었다고 하여 무조
건 성막에서 봉사할 수는 없었다. 성막 봉사 전 그들은 이스라엘 백성들로부
터 특별히 구별되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정결 의식'과 또한 제사
장의 수하에서 그를 도와 성막에서 봉사한다는 '요제 의식'을 반드시 치러야
했다. 그런 후 비로소 레위인들은 성막 봉사의 임무에 들어갈 수 있었다.
16 그들은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내게 온전히 드린바 된 자라 이스라엘 자손
중 일절 초태생 곧 모든 처음 난 자의 대신으로 내가 그들을 취하였나니
ㅇ온전히 드린(느투님 느투님) - '주다'(나탄)는 말이두번 중첩되어 그 뜻을
강조한 표현이다. 그러므로 이는 '확실히(실패없이) 수여하다'는 말로 번역
할 수 있다. 즉 하나님께 그 소유권이 완전히 이양되어, 어떤 세력도 그것을
더이상 넘볼수 없게 되었음을 가리킨다.
17 이스라엘 자손 중에 처음 난 것은 사람이든지 짐승이든지 다 내게
속하였음은 내가 애굽 땅에서 그 모든 처음 난 자를 치던 날에 내가 그들을
내게 구별하였음이라
18 이러므로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 모든 처음 난 자의 대신으로 레위인을
취하였느니라
19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레위인을 취하여 그들을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선물로 주어서 그들로 회막에서 이스라엘 자손을 대신하여 봉사하게 하며 또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속죄하게 하였나니 이는 이스라엘 자손이 성소에
가까이 할 때에 그들 중에 재앙이 없게 하려 하였음이니라
ㅇ그들을...선물로 주어서 - 하나님은 '레위인을 취하여' 당신의 소유로 삼
으셨다. 그리고 그들을 다시 제사장들(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선물'로 주었
다(3:9). 이는 결국 11절에 언급된 '요제'의 형식을 따른 것이다. 그리고 여
기서 '선물'(네투님)이란 '주다'(나탄)에서 파생된 말로써, 하나님께서 친히
제공하신 사실을 강조한다. 즉 하나님은 제사장들의 원활한 성막 봉사를 위
해 레위인들을 그들의 조력자로 제공하셨던 것이다. 한편 제사장들의 조력자
였던 레위인들에게도 '느다님'으로 알려진 일꾼들이 주어졌다<스 2:43>. 이처
럼 하나님은 당신의 거룩한 일을 책임진 자들에게 필요에 따라 적절한 '선물'
(사람, 제물, 능력, 은사 등)을 제공하셔서 그 맡은 일을 능히 감당할 수 있
게 하신다.
ㅇ이스라엘 자손을 대신하여 - 레위인들이 이스라엘 백성의 장자를 대신하여
봉사한 것은 곧 이스라엘 전체를 대신한 것이라 할수 있다. 왜냐하면 장자는
그 집안 식구를 대표하는 자이기 때문이다(창 49:3). 한편 여기서는 레위인이
선택된 목적 한가지를 지적하고 있는데, 그것은 대신하여 특권을 누리기 위함
이 아니라 대신하여 '봉사'하기 위함이었다<8:14-22 강해, 레위인의 2대 사
역>. 이는 시대를 초월하여 모든 교회의 일꾼들에게 요구되는 자세이다.
ㅇ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 레위인들의 임무는 성막 봉사 뿐 아니라 백성의
유익을 위해, 그리고 전민족의 명예와 안전과 번영을 위해 일해야 했다<1:53>.
이는 구체적으로 제사장의 제사 사역을 '성심껏' 도와줌으로써, 그리고 성막
을 잘 지키고 보존함으로써 이루어질 일이었다.
ㅇ속죄하게 - 비록 제물을 드려서 죄를 속하는 일은 직접적으로 제사장이 수
행할 일이었지만, 레위인들도 회막 봉사와 제사장의 제사 집례를 보조함으로
써 이스라엘의 죄를 속하는 일에 간접적이나마 일익을 담당했다. 더욱이 그
들은 성막 경호를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무모한 죽음을 예방하였는데<1:53>,
이 역시도 구원을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속죄'에 대한 간접적 봉사라 할 수
있다. 사실 그들의 최종적이고도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면 하나님의 거룩과
영광을 보존하는 동시에 백성들을 하나님의 진노에서 벗어나 구원을 얻게 하
는 일에 힘쓰는 것이었다<8:14-22 강해, 레위인의 2대 사역>. 그런데 후일
이러한 사명을 가장 명쾌히 수행하신 이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실로
그분은 자신의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내어주시기까지 하나님께 복종
하며 인간에게 봉사하셨다(막 10:45).
20 모세와 아론과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 여호와께서 레위인에게 대하여
모세에게 명하신 것을 다 좇아 레위인에게 행하였으되 곧 이스라엘 자손이
그와 같이 그들에게 행하였더라
21 레위인이 이에 죄에서 스스로 깨끗케 하고 그 옷을 빨매 아론이 그들을
여호와 앞에 요제로 드리고 그가 또 그들을 위하여 속죄하여 정결케 한
ㅇ죄에서 스스로 깨끗케 하고 - 즉 레위인들이 정결에 필요한 모든 의식적인
규범<7,8절>을 수행하였다는 뜻이다. 그 당시 의식적(儀式的) 정결은 곧 전
인격적인 정결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역사의 흐름과 더불어 이러한 정신이
혼탁해지면서 단지 '의식(형식)'에만 집착한 위선의 종교가 나타나게 되었고
(사 1:10-17) 또한 계속되는 범죄로 인해 의식적 종교 생활이 지니는 한계을
드러내게 되었다. 에수께서는 바로 이같은 '의식적 정결'이 지니는 한계성을
극복하시고, 십자가에서 '피흘림을 통한 정결'이라는 가장 완전한 정결 규례
를 완성하셨다(엡 2:15).
ㅇ그들을...요제로 드리고 - 11절 및 13절 주석 참조.
22 후에 레위인이 회막에 들어가서 아론과 그 아들들의 앞에서 봉사하니라
여호와께서 레위인의 일에 대하여 모세에게 명하신 것을 좇아 그와 같이
그들에게 행하였더라
ㅇ회막에 들어가서...봉사하니라 - 곧 회막의 뜰에서 봉사했다는 뜻이며, 혹
은 광야 이동시 운반을 위해 분리된 후 그것들을 운반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는 의미이다. 그러나 회막이 설치된 후 소위 언약궤(법궤)가 있는 지성소
(the Holy of Holies)는 물론이고, 분향단과 등대 및 떡상이 있는 성소(the
Holy Place)안으로는 일반 레위인들이 결단코 들어갈 수 없었다. 그곳 성소
안으로는 오직 제사장들만이 제사사역을 위해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지
성소에는 대제사장만이 오직 일년에 하루 곧 대속죄일에 들어갈 수 있었다.
23 여호와께서 또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24 레위인은 이같이 할찌니 곧 이십 오세 이상으로는 회막에 들어와서
봉사하여 일할 것이요
ㅇ이십 오 세 이상으로 - 앞 부분에서는 레위인의 봉사 연한을 30-50세 사
이로 규정하고 있다(4:3-49). 그러므로 성막 봉사의 최소 나이가 본문과는
5세의 차이가 난다. 그러나 이는 상호 모순된 것이 아니다. 이러한 차이는
앞 부분에서 언급된 30세는 광야의 성막 이동시 그 성막의 기구 및 부품들
을 운반할 수 있는 자격자로서의 최소 나이를 언급한 것인 반면, 여기서는
(후일) 성막이 정착된 후 그 성막에서 일할 수 있는 자의 나이를 언급한
것이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Pulpit Commentary, Keil). 아마 광야에서의
성막 물품 이동에는 그만큼 주의력을 요하는 나이가 요구되었기 때문이고
후일 성막 봉사에는 그만큼 체력을 요하는 나이가 요구되었기 때문인 듯하
다(Matthew Henry). 따라서 후일 성전이 완전히 건립된 다윗 시대(대상
23:24)에는 그 봉사의 최저 나이가 20세로 더욱 낮아진 사실을 볼 수 있
다<4:3>. 그리고 이것은 실제 운용상 25세 이후 5년의 기간은 견습생(見
習生)으로 일하고, 30세 이상부터 비로소 공식적인 봉사에 임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대상 23:24에서는 그 견습 연한이 20세로까지 더욱
낮아졌다는 의미가 된다.
25 오십세부터는 그 일을 쉬어 봉사하지 아니할 것이나
ㅇ오십 세 부터는 그 일을...아니할 것이나 - 여기서 '일'(아바드)이란 주로
노예가 수행할 수 있는 정도의 힘든 노동을 가리킨다. 본문에서는 희생 제물
의 각을 뜨거나 장작을 마련하여 성막 기구들을 걷고 세우며 운반하는 등의
무겁고 힘든 일을 의미한다(Keil). 물론 50세 이상자들도 이 일을 감달할 수
있었을지 모르나, 기력이 쇠한 관계로 직무 수행 중 자칫 실수할 수 있는 가
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이 일에서 제외된 것 같다.
26 그 형제와 함께 회막에서 모시는 직무를 지킬 것이요 일하지 아니할
것이라 너는 레위인의 직무에 대하여 이같이 할찌니라
ㅇ그 형제와 함께(에트에하이우) - 여기서 '함께'라는 말의 히브리어 '에
트'는 '...의 곁에', '가까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는
'더불어' 일한다는 의미외에 '조력하다'(assist)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NIV는 이를 '형제들을 도와'(assist their brothers)로 번
역하였다. 즉 봉사 연령의 상한선인 50세 이상이 되면 그들은 레위인의 직
무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수행하는 젊은 레위인의
조력자로서 남은 생애를 보냈던 것이다.
ㅇ모시는 직무(리쉐모르 미쉐메레트) - 여기서 '직무'라는 뜻의 히브리어
'미쉐메레트'는 '보호하다', '시중들다'는 뜻의 '솨마르'에서 파생된 말
이다. 결국 '모시는 직무'란 '보조적인 일', '지원하는 일' 등의 의미라
할 수 있다. 이는 주로 성막의 각종 비품들을 관리하거나 견습 중에 있는
레위인들을 교육하는 등 육체적인 무리가 따르지 않지만 경륜과 지혜가 필
요한 직무를 가리키는 듯하다. 이처럼 50세 이상된 레위인들도 생을 마감
하는 순간까지 나름대로 명예로운 봉사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하나님께 영
광을 돌렸다. 실로 하나님께 대한 봉사는 나이가 환경을 초월하여 실행되
어야 할 신앙인의 지상 과제이다.
출처 : 춘천 대우인력 김진규
글쓴이 : 대우인력 김진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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