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 19장 주석
=====19:1
이스라엘 방백들 - '방백'의 히브리어 '나시'(* )는 '높은 지위의 사람',
'지도자', '통치자' 등을 뜻한다. 맛소라 본문에는 이 단어가 복수형으로 되어 있으나
70인역(LXX)은 단수형으로 읽고 있다. 70인역의 독법을 따르는 학자들은(Ewald,
Hitzig) 그 단어가 시드기야 왕을 가리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학자들은
맛소라 사본의 독법을 따라 '방백들'이 유다의 왕들 중 여호아하스와 여호야긴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한다(Cooke, Wycliffe, Delitzsch).
애가 - 일반적으로 애가는 슬픈 곡조의 성격을 띠는 시 형식으로 구성되는데, 위클
리프(Wycliffe)는 이에 대하여 세 박자로 된 긴 행(行)에 이어 두 박자로 된 짧은 행
이 뒤따르는 형태로 이루어진다고 진술한다(애 1장;암 5:1-3). 하나님께서 에스겔로
하여금 방백들에 대한 애가(哀歌)를 짓도록 한 것은 이들이 나라를 통치하는 고귀한
신분으로서 백성들을 다스리고 인도할 뿐만 아니라 잘 목양(牧羊)해야 함에도 불구하
고 범조함으로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바, 범죄자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의 교훈을 나타
내기 위함이다.
=====19:2
네 어미는 무엇이냐 - 여기에서 '네 어미'란 비유적인 말로서 혹자는 요시야 왕의
부인이며, 여호아하스 왕의 모친인 하무달(왕하 23:31;24:18)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나
(Herrmann, Orelli), 일반적으로는 유다 왕국을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본다(Wycliffe,
Cooke, Bruce, Delitzsch, Dyer). 이와같이 한 국가 또는 지역을 '어미'로 묘사한 곳
은 이 외에도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시 87:5, 6;사 50:1;호 2:4, 7;4:5). 한 국가 또
는 지역이 '어미'로 묘사된 것은 그 국가 또는 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이 그곳에서
출생하고 안주하며 나아가서 그곳에 예속되기 때문인 것 같다.
암사자라 - 혹자는 창 49:9이나 민 23:24 등에 유다나 이스라엘에 대해 예언된 '암
사자'라는 말을 따른 것으로 추측한다(Plumtre). 그러나 무엇보다도 본 구절에서 유다
왕국을 '암사자'로 묘사한 것은 사자가 백수(百獸)의 왕으로서 강하고 용맹한 바 유다
왕국의 강함과 용맹성을 나타내기 위함이다(Wycliffe, Leale). 이와 달리 혹자는 암사
자를 잔인하고 강포한 존재로 보기도 하지만(Calvin, Plumtre) 내용상 지지받기 힘들
다. 특히 '암사자'란 다음에 언급되는 '사자들'이나 '젊은 사자'와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것은 이 사자의 생산성(生産性) 또는 양육성(養育性) 등의 뜻을 함축한다.
사자들 가운데 엎드리어 - 여기에서 '사자들'이란 유다 왕국 주위에 거하고 있는
이방 열국들을 가리킨다. 그리고 '엎드리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라바츠'(* )는
'(네 다리 모두를 모으고) 쭈그리다', '기대다', '휴식하다'의 뜻을 지닌다. 이로 보
아 본 구절은 암사자가 다른 사자들 가운데서 편안히 거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서 유다 왕국이 이방 열국 가운데 안연히 거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칼빈
(Calvin)은 여기에서 사자가 잔인하고 무서운 존재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유다 왕국이 주위 이방 열국들과 마찬가지로 안일하게 타락한 상태에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 설명은 유다 왕국 말기에 국한된 것이기에 타당하지 않다.
그 새끼를 기르는데 - 여기에서 '그 새끼'란 여호아하스를 가리킨다(3절 참조).
=====19:3
그 새끼 하나를 키우매...삼키매 - 이는 젊은 사자의 포악성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서 요시야의 아들 여호아하스가 악하게 행동한 것을 가리킨다(왕하 23:30-32). 특히
본 구절은 그가 동족을 학대하고 압제하며 나아가서 살해까지 한 것을 암시한다.
=====19:4
이방이 듣고...애굽 땅으로 간지라 - 여기에서 '이방'이란 애굽 왕 바로느고를 가
리킨다. 그는 앗수르를 치러 가는 자신을 대적하는 유다 왕 요시야를 죽이고 대신 그
의 아들 여호아하스를 그의 후임 왕으로 옹립하였다(왕하 23:29, 30;대하 35:20-24).
그러나 유다 왕 여호아하스가 하나님 앞에서 온전히 살지 못하고 악하게 행하자 하나
님은 당신의 주권적인 섭리에 따라 애굽 왕 바로느고를 올라오게 하여 그를 애굽으로
사로잡아 가게 하셨다(왕하 23:31-34;대하 36:2-4).
=====19:5
그 새끼 하나를 또 취하여...되게 하니 - 본 구절에서 '새끼 하나'란 비유가 유다
의 어느 왕을 가리키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 되지 않는다. (1) 6-8절에 언급된
내용으로 보아 유다 왕 여호아하스를 계승하여 그 후임으로 왕이 된 여호야김을 가리
킨다(Calvin, Bruce). (2) 9절의 바벧론으로 끌려간 사실을 볼 때 여호야김 이후의 왕
여호야긴을 가리킨다(Wycliffe, Plumtre, Cooke, Dyer). 이상의 견해 중 여러 가지 정
황으로 볼 때 두 번째 견해가 옳은 것으로 보인다. 성경의 족보에서 '아들'이란 표현
이 '손자'에게도 적용되듯이 여기서도 '새끼'가 반드시 '아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19:6
젊은 사자가 되매...왕래하며 - '젊은 사자'로 비유된 여호야긴 왕이 권력을 잡은
후에 이방 여러 나라들과 교제하며 교류한 것을 가리킨다. 당시 국제적인 정세는 느부
갓네살 왕 휘하의 바벧론이 애굽을 패퇴시키고 근동 지방의 패자로서 세력을 떨치고
있었다(왕하 24:7).
사람을 삼키며 - 여호야긴 왕이 백성에 대해 압제와 학대로 악정(惡政)을 한 것을
가리킨다(3절 참조). 열왕기 저자는 그에 대해 '그 부친의 모든 행위를 본받아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였더라'(왕하 24:9)고 기록했다.
=====19:7
그의 궁실들을 헐고(* , 예다 알메노타우) - 이는 문자적
으로 '그가 그의 과부들을 알다'의 뜻이다.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두 가지로 분
류된다. (1) 문자 그대로 유다 왕 여호야긴이 유다의 과부들을 범한 부정한 행위를 가
리킨다(Delitzch, Leale). (2) 사본가(寫本家)들이 성경을 옮겨 쓸 때 잘못하여 실수
한 것으로서 본 구절의 '과부들'은 '성읍들'(궁성들)로 읽혀져야 한다. '알다'란 '창
피를 주다', '굴욕을 느끼게 하다'로 읽혀져야 한다. 위의 두 견해 중 전후 문맥의 흐
름에 따르면 (2)가 더 타당하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탈굼역(Targum)및 70인역(LXX)외
에 많은 영역본들(NIV, RSV, NASB)도 후자의 의미를 취하고 있다. 아마 여호야긴 왕은
자기의 정치적인 대적들을 학대하고 멸하면서 그 궁성들까지도 헐었던 것 같다.
성읍들을 훼파하니...황무한지라 - 여호야긴 왕이 백성들을 학대하고 그 거주지 성
읍들을 훼파한 학정으로 인하여 유다 땅이 황량케 됨을 암시한다. 본래 유다 땅은 '젖
과 꿀이 흐르는 땅'(출 3:8, 17)으로서 풍요와 안식을 누리기에 적함한 곳이었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황무케 되었다는 것은 여호야긴 왕의 학정과 그로 인한 피폐함의 정
도를 잘 보여준다.
=====19:8
이방이 둘려 있는 지방에서...잡아 - '이방'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고임'(*
)은 복수형이다. 따라서 이는 유다 왕국 주위의 많은 이방 나라드를 가리킨다. 이들은
여호야긴을 직접 잡아서 바벧론으로 끌고간 것은 아니지만 바벧론의 세력을 등에 업고
여호야긴을 공격했던 것 같다. 사실 바벧론이 유다를 공격할 때 그 군대의 상당수를
유다 주변의 이방 나라에서 뽑았을 것이다. 본절은 이런 사실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
다. 그런데 혹자는 본절이 유다 왕국을 침입한 아람, 모압, 암몬 등의 침공 사건을(왕
하 24:2) 언급한 것이라고 주장한다(Calvin). 이것은 본장의 내용에 부합되지 않는다.
=====19:9
갈고리로 꿰고 철롱에 넣어 - '철롱'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수가르'(* )는
'에워싸다'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동사 '사가르'(* )에서 나온 말로 '우리'를 뜻한
다. 여기서는 사냥한 짐승이나 포로된 사람을 운반하기 위해 철이나 나무로 만든 우리
를 가리킨다. 고고학적 발굴에 따르면 고대 앗수르의 앗술바니팔(Assurbanipal, B.C.
669-626년)의 사냥 장면을 나타낸 부조(浮彫)에는 생포된 사자르 나무틀로 만들어진
우리 안에 넣어 옮기는 장면이 묘사되고 있다(Cooke). 이는 '젊은 사자'(5, 6절)로 비
유된 여호야긴이 사냥된 짐승처럼 포로로 잡혀 바벧론 왕에게로 끌려가게 된 것을 잘
나타내 준다. 또한 포로로 잡혀가는 여호야긴의 처참성과 연약성을 엿보게 해주기도
한다.
바벧론 왕에게 이르렀나니...옥에 가두어서 - 유다 왕 여호야긴이 바벧론 포로로
잡혀간 것을 가리킨다(Wycliffe). 그는 약 석 달 동안 유다 왕으로 악하게 통치하다가
바벧론 군대의 침입으로 그 모친과 신복들과 함께 바벧론에 포로로 잡혀갔었다(왕하
24:10-16).
그 소리로...들리지 않게 하려 함이니라 - 7절을 참조해 볼 때, 땅을 황무케 하는
젊은 사자의 우는 소리가 이스라엘 산지에 들리지 않게 한다는 뜻이다. 이는 곧 백성
들을 학대하고 그들의 삶의 터전을 황량케 했던 여호야긴 왕의 잔악과 강포가 더 이상
이스라엘 땅에 미치지 못하게 함을 암시한다.
=====19:10
네 피의 어미는 물가에 심긴 포도나무 같아서 - 두 개의 히브리 사본은 '네 피'를
'네 포도원'으로 읽고 있다. 이럴 경우 본 구절은 '네 어미는 네 포도원에서 물가에
심긴 포도나무 같아서'로 해석된다. 이 독법이 자연스럽기는 하나 다른 히브리 사본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 따라서 본 구절은 맛소라 사본을 비롯한 대부분의 히브리 사본처
럼 '네 피에 있어서 네 어미는 물가에 심긴 포도나무 같아서'로 읽혀져야 한다. 그렇
다면 여기서 '네 피에 있어서 네 어미'는 다음과 같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즉 2절
에서와 같이 '어미'는 유다 왕국을, '네 피'는 유다의 왕통을 비유한다. 따라서 본 구
절은 처음 유다 왕통에 의해 세워질 당시 이스라엘은 영적으로 매우 견실했음을 암시
한다. 그리고 보다 구체적인 의미에서는 유다 열왕의 표본이 된 다윗이 하나님 앞에서
성실함으로 하나님의 뜻을 실행했음을 가리킬 수 있다.
물이 많으므로 - 물은 성경에서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수분과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매개체로 비유된다(시 1:3). 여기서는 이스라엘 족속들이 이 땅에서 생활하는데
충분할 만큼 공급되는 하나님의 은총과 축복을 상징한다(17:5 참조). 신약에서는 이것
이 하나님의 생명을 상징하는 것으로 묘사되기도 했다(요 4:14;계 22:1, 2).
실과가 많고 가지가 무성하며 - 이스라엘이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세력면에서 번성
하여 강하게 되었음을 가리킨다.
=====19:11
그 가지들은 견강하여...홀이 될만한데 - 여기의 '가지'란 단어는 10절의 '가지'와
다른 것이 사용되었다. 10절의 '가지'(* , 아네프)가 나무를 무성하게 하는 역할
에 적용된 반면 본 구절에서의 '가지'(* , 마토트)는 줄기에서 뻗어나온 가지
그 자체를 가리키는 것으로 사용되었다. 여기서 '가지'는 다윗을 이은 유다 왕통을 상
징한다(Leale, Plumtre, Lange). 에스겔은 17:6, 7에서는 유다 왕 시드기야를 '포도나
무'에 비유한 적이 있다. 이와 달리 혹자는 여기에서 '가지들'이란 이스라엘 백성들을
상징하며 '홀'이 이스라엘(유다)의 왕을 뜻한다고 주장한다(Calvin). 그러나 이 해석
은 전체 내용상 지지를 얻을 수 없다. 왜냐하면 '가지'는 다윗의 위를 이은 유다의 왕
가 전체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한편 '홀'은 흔히 왕이나 권세자들이
그 권세와 권위의 상징으로서 지니는 조그마한 막대기를 가리킨다(창 49:10;암 1:5).
그 하나의 키가...높았으며...뛰어나서 보이다가 - 여기에서 '그 하나'란 본장의
문맥의 흐름상 유다의 여호야긴 왕을 이어 왕이 된 마지막 왕 시드기야를 가리킨다
(Wycliffe, Herrmann). 그는 유다를 11년 동안 통치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악한 행위와
반바벧론 정책을 펴다가 느부갓네살에 의해 폐위당했다(왕하 24:18-25:7). 한편 '높았
으며'나 '뛰어나서'란 표현에 대해 혹자는 시드기야를 상징하는 가지가 주위의 여러
가지들보다 뛰어나게 솟아오른 것을 나타내는 말로 이는 시드기야 시대의 왕국이 정
치, 경제적인 측면에서 탁월하며 번창한 가운데 있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Calvin). 그러나 당시 유다 왕국이 정치적 격동기에 있었으므로(왕하 24:13, 14) 이
견해는 지지받기 어렵다. 오히려 그 두 단어는 실제로 왕위에 오를 수 없었으나 조카
여호야긴을 대신해서 왕이 된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된다.
=====19:12
분노 중에 뽑혀서...당하매 - 본 구절은 포도나무가 온전히 파괴당해 소생할 가능
성이 전혀 없는 상태에 처해진 것을 뜻하는데 이는 시드기야 왕이 당한 패망의 처참성
을 잘 묘사해 주고 있다. 그는 바벧론 군대에 사로잡혀 두 눈이 뽑힌 채 바벧론으로
포로되어 끌려갔었다(왕하 25:7).
그 실과는 동풍에 마르고...탔더니 - '동풍'이란 바벧론 군대를 상징한다(17:10).
이와 같은 본 구절은 유다 백성들이 바벧론 군대의 침입으로 피폐해지고, 유다의 왕통
이 끊어지게 된 사실을 가리킨다(Plumtre).
=====19:13
메마르고 가물이 든 땅에 심긴 바되고 - '메마르고 가물이 든 땅'이란 바벧론 지역
을 상징한다. 시드기야 왕이 바벧론으로 사로잡혀 가 이제는 이전에 누렸던 풍요로움,
정치적인 권력 등을 누리지 못하고 삭막하고 피폐한 상태에 처해진 것을 암시한다. 특
히 본 구절은 시드기야 왕의 소생 불능의 상태, 즉 다시 이전의 권력의 상태로 되돌아
올 수 없음을 암시한다.
=====19:14
불이 그 가지 중 하난에서부터 나와서 - 여기에서 '불'이란 '하나님은 소멸하는 불
이심이니라'(히 12:29)에서 엿보여지는 바와 같이 징벌하시는 하나님의 심판을 가리킨
다. 그리고 '그 가지 중 하나'란 시드기야 왕을 가리킨다. 이로 볼 때 본 구절은 시드
기야 왕의 죄악과 하나님의 섭리에(렘 25:1-11;38:14-23) 거스린 반바벧론 정책으로
인해(왕하 24:19, 20;25:1) 하나님의 심판을 받고, 결국 그 불길은 온 이스라엘(유다)
백성들에게까지 미치고 그들의 풍요로운 삶을 황폐케 한 사실을 뜻한다.
권세 잡은 자의 홀이...없도다 - 이는 유다의 마지막 왕 시드기야가 바벧론 군대에
의해 포로로 잡혀가고 유다 왕국이 패망함으로 더 이상 육신적 다윗 왕가의 후손 중에
는 이스라엘 왕위에 오를 자가 없을 것임을 암시한다. 다만 다윗의 후손으로 오신 그
리스도께서 영원하신 왕으로서 다윗의 위를 이어 세세토록 왕노릇 하신다(마 1:1;눅
1:32,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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