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5장 주석
=====5:1
여기서부터 9절까지는 다시 예루살렘의 죄악상과 도저히 용서받을수 없는 도덕적
타락을 묘사하는 내용으로 되돌아간다. 아마 예루살렘에 임할 재앙의 원인이 무엇인지
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함인 것 같다. 이런 내용은 2장에서도 이미 다루었던 것으로
서 그 전체적 주제는 여호와의 주권과 그의 언약을 거부한 결과 그들이 심판을 자초하
고 말았다는 것이다.
공의를 행하며 진리를 구하는 자 - '공의'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마쉬파트'(*
)이며 '진리'는 '에무나'(* )인데, 이 두 용어는 구약의 주요 사
상인 '의'(* , 체다카)와 '사랑'(* , 헤세드)과 함께 연결되어 여호와
의 언약 사상을 구성하는 주요한 용어들이다. 즉, 선지자는 이를 통해서 여호와와의
언약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만악의 뿌리가 바로 이 언약을 배반한
데 있음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여기서는 공의를 행하며 진리를 구하는 의인
을 한 사람이라도 찾게 되면, 심판을 면케 하리라고 말씀하고 있는데, 이는 소돔과 고
모라의 구원 조건이었던 의인 열 사람보다 훨씬 더 쉬운 것이었다(창18:22-32).
=====5:2
여호와의 사심으로 맹세할지라도 - 여호와의 이름을 걸고 맹세한다는 것은 어떤 약
속이나 의무에 대해 여호와를 그러한 약증의 증인 또는 보증인으로 불러낸다는 뜻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여호와의 이름으로 맺은 약속이나 의무를 파기할 경우는 여호
와의 심판을 자청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예레미야 시대의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맹세
가 남용되었으며, 또한 거짓 맹세의 표상이 되고 말았다.
=====5:3
성실을 돌아보지 아니하시나이까 - 어떤 관점에서 보면, 본절이 2절 앞에 위치하는
것이 더 논리적인 것 같다. 그러나 굳이 그렇게 바꾸지 않아도 본문은 전후 문맥상 자
연스러운 위치에 놓여 있다고 본다. 즉 1,2절과 관련하여 본문은 유다 백성의 타락상
이 얼마나 하나님의 뜻에 반대되는지를 보여준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성실을 구하시나
그들 중에는 한 사람도 성실히 행하는 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본절 하반절과 관련
하여 본문은, 하나님이 이 백성을 성실로 돌아오게 하시기 위해 징계라는 방편을 사용
하셨으나 아무런 효과도 없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C.W.E. Naegelsbach).
=====5:4
비천하고 우준한 것 뿐이라 - '비천하고'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달림'(*
)인데, 원문에는 명사로 쓰이고 있다. 이것은 다음 어구인 '우준한 것'과 평행
을 이루고 있으며, 또한 다음절의 '귀인들'(* , 하그돌림)과 대칭을 이
루고 있다. 이런 구조적 문맥을 통해서 볼 때 이 말은 경제적으로 빈곤한 자를 가리킨
다기보다는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결여된 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봄이 옳겠다. 당시의
유다인들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하나님의 응징에 대한 시대 감각이 없었으며, 그 시
대에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징조들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5:5
일제히 그 멍에를...끊은지라 - 정치적, 종교적으로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자들이
하나님의 율법에 명시되어 있는 온갖 속박을 벗어던지고 모든 도덕법들도 짓밟아 버린
사실이, 황소가 멍에를 꺾고 주인에게 반발하는 예화로 소개되고 있다. 예레미야가 이
말씀을 선포하던 시기는 요시야의 개혁이 있은 지 그리 오랜 세월이 흐른 때가 아니
었음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지적은 참으로 충격적인 것이 아닐 수 없었다. 이들은 분
명히 요시야 통치 시절에는 왕의 명을 받아 개혁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그의 명을 시
행하는 자들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들이 적극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5:6
사자...이리...표범 - 본절에서는 유다 백성이 언약을 파기하고 마치 황소가 주인
의 멍에를 부순 것과 같이 달아난 행위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황소
가 자기 주인의 멍에를 꺾고 달아났지만, 바로 그 순간에 그는 수풀에서 나온 사자나
또는 사막의 이리, 또는 그 주위를 배회하는 표범의 공격을 당하고 만다.하나님을 버
린 유다 백성의 운명은 바로 이런 것이다. 이들 야생 동물은 4,6장에서 지적되고 있는
침략자들을 가리키는 것이 틀림없다. 예루살렘을 점령하였던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은
용맹성과 난폭함에 있어서는 영락없이 사자와 같았으며, 탐욕과 욕심에 있어서는 이리
와 같았다고 할 수 있으며, 또한 그의 재빠른 활약상에 있어서는 표범과 같았다
(Thompson, Clarke).
허물이 많고 패역이 심함이니이다 - 이는 유다가 짐승의 공격을 받게 된 근본 원인
이 어디에 있는지를 지적하는 부분이다. '허물'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페솨'(*
)는 반역된 행위들을 가리키며, '패역'에 해당하는 '메슈바'(* )는 베도
를 가리키고 있다. 즉 그들은 여호와의 언약을 파기하고 언약에 명시된 의무 조항들을
거부하였으면서도 회개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5:7
신이 아닌 것들로 맹세하였으며 - 여호와를 거역하고 신이 아닌 것들 곧 허탄한 우
상을 의뢰하고 경배하였던 사실에 대한 지적이다. 아마 므낫세 당시의 극단으로 치닫
던 배도 행각이 요시야의 개혁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고 지도자들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다.
창기의 집에 허다히 모이며 - 이방어 종교의 신전 매음 행위가 요시야의 개혁으로
일망 타진된 이후, 그것에 참여했던 창녀들과 포주들은 은밀한 곳으로 숨어 그들의 사
업을 계속했던 것 같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는 '창기의 집'이 우상을 숭배하는 곳을
가리킨다고 볼 수도 있겠다. 선지자들은 우상 숭배에 대한 은유적 표현으로 행음이란
말을 종종 사용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우상 숭배와 함께 의식 순서 중의 일
부로서 육체적 행응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서, 이를 문자적으로 받아들여도 무난할 것
이다.
=====5:8
이웃의 아내를 따라 부르짖는도다 - 같은 죄악이긴 하나 율법 정신에 따르면, 결혼
하지 않은 여자를 범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아내된 여자를 범하는 것이 훨씬 더 중
한 죄로 여겨졌던 것 같다. 이것은 간음과 함께 타인의 것을 탐하는 죄가 추가되기 때
문일 것이다.타인의 아내를 탐하는 것은 가정을 파괴하는 것이고 또 사회에 대한 하나
님의 언약적 근거를 파괴하는 것이었다.
=====5:9
하나님의 심판은 여호와를 무시하고 또 공개적으로 하나님의 언약에 반기를 들고
나오는 이런 행위들에 대한 반드시 임하고야 말 것이다. 그리고 새 언약하에서도 하느
님의 도덕적 질서를 범하는 이런 자들에게는 반드시 같은 처벌을 내리고 말 것이다(엡
5:5; 히13:4). 한편 벌하지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파카드'(* )는 '방문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 하나님의 방문은 여기서처럼 징계를 위함일 수도 있고 은혜를 베
푸시기 위함일 수도 있다.
=====5:10
그 가지만 꺾어버리라 -본절에서부터 19절까지는 적의 침략이 임박해 있음에도 불
구하고 안전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유다 백성의 잘못된 생각을 뒤엎고 북쪽의 적이 심
판의 대행자로 올 것임을 설명하고 있다. 유다 백성은 하늘의 농부로부터 극상품의 포
도 품종으로 심기워졌으나 그 열매는 역겨운 냄새가 나는 들포도가 되고 말았다
(2:21).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은 유다의 대적을 불러 하나님 소유가 아닌 나쁜 포도나
무의 가지를 제거하라는 임무를 맡기셨다. 한편, 70인역(LXX), 수리아역(Syriac
Versions of the Bible) 등은 이 부분을 '그 근본은 남겨 두라. 그것들이 주의 것임이
니라'고 해석하였다.
=====5:11
이스라엘 족속과 유다 족속...심히 패역하였느니라 - 솔로몬 사후 두 개의 왕국으
로 분열되었던 이스라엘 중 북이스라엘은 이미 앗수르의 침략으로 멸망했으며 많은사
람들이 포로로 끌려가고 그중 더러 본토에 남아 있는 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선지자는
이들마저 심히 패역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패역하다'에 해당하는 '바가드'(* )
란 말은 '속이다', '가증하게 행하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기 대문에 이 말은 대단히
심각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말을 들은 유다인들은 예레미야를 몹시 핍박했
을 것이다.
=====5:12
여호와는 계신 것이 아닌즉...보지 아니할 것이며 - 백성들은 여호와의 언약을 어
겨도 아무런 처벌이 없을 것으로 보았던 것 같다. 그 근복적 이유는 여호와의 존재마
저 인정하지 않는데 있었다. 여기서 우리는 본질상 그 마음에 하나님 모시기를 거부하
는 인생의 추악한 모습을 다시금 보게 된다(롬1:28). 결국 그들은 여호와로부터 오는
칼이나 기근의 심판이 없을 것으로 보았다. 우리는 이런 그들의 말을 근거로 해서 그
들이 자기 도취에 빠져 있었음을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백성들은 언약 파기로 인한 저
주 조항이 가동되어 그들에게 심판이 닥칠 것이란 점을 새까맣게 망각하고 있었던 것
이다.
=====5:13
선지자들은 바람이라 - 백성들은 선지자들을 통해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을 바람처
럼 공허한 것으로 여기고, 그 대신 거짖 선지자들의 감언 이설(甘言利說)을 좇아 갔다
는 내용이다. '바람'의 히브리어 '루아흐'(* )는 하나님의 '영'을 가리키는 말
로도 쓰인다는 점에서 저자의 언어 유희(Wordplay)를 보여준다. 즉, 백성들은 하나님
의 영을 바람으로 간주하는 중죄를 범했다는 것이다(C.L. Feinberg).
=====5:14
네 입에 있는 나의 말로 불이 되게하고 - 하나님은 유다 백성들에 의해 바람으로
취급되어버린, 바로 그 말씀을 무서운 불로 화하게 하신다는 뜻이다. 한편, 본절에서
는 하나님을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로 표현하고 있다. 구약에서 이것은 '전투에 임하는
이스라엘과 함께 하시는 전투의 하나님'이란 개념을 가졌다(출7:4 참조). 여기서는 천
체와 천사의 무리까지 포함하는 '하늘과 땅의 무리의 하나님'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시103:21; 사40:26 참조).
=====5:15
강하고 오랜 나라이라 - 유다를 응징하시는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될 바벨론에 대한
묘사이다. 바벨론은 예레미야 당시에 이미 2,0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나라였으
며 나보폴라살 왕(B.C.625-605년) 때부터는 팔레스틴의 신흥 강국으로 등장하여 위세
를 떨치고 있었다.
=====5:16
열린 묘실이요 - 바벨론 군사들은 모두 다 능한 궁수들이어서 결코 표적을 놓치지
않을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화살 하나는 한 사람의 목숨과 같은 것이며, 장병들 어깨
에 걸려 있는 전통은 마치 뭇사람의 무덤을 짊어진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5:17
16절이 전쟁의 과정을 묘사한 것이라고 한다면, 본절은 전쟁의 결과를 서술한 것으
로 볼 수 있겠다. 추수 곡물, 양식, 양떼, 소떼, 아들과 딸 등 모든 것이 파괴되고 말
것이다. 그들은 성이 튼튼하다고 자랑하였으나 이것들도 무너지고 말 것이다. 이때가
되면, 예레미야의 예언이 옳았다는 것이 입증되게 되는 셈이다. 차라리 자신의 예언이
틀리기를 바라는 예레미야가 이런 종말적인 상태를 에언한다는 것은 대단히 고통스러
웠을 것이다.
=====5:18
내가 너희를 진멸치는 아니하리라 - 본절의 앞 구절들은 운문체로 기록되었으나 본
절과 그 다음절은 산문체로 기록되어 있다. 여태가지 참혹한 심판의 결과를 묘사해 왔
으나, 그것이 이 민족의 완전한 종말이 되지는 않을 것이란 뜻인데, 이는 예루살렘에
하나님의 엄청난 심판이 임하기는 하되 그 속에서도 하나님의 긍휼이 있을 것임을 시
사한다. 철저한 심판 중에서도 긍휼과 위로의 메시지가 함께하는 것은(4:27), 하나님
의 징계의 목적이 이스라엘의 완전한 파멸에 있지 않고 그들을 정결케 하고 새롭게 하
는 데 있음을 보여준다(Feinberg, Harrison).
=====5:19
여호와를 버리고...이방인들을 섬기리라 - 유다가 하나님과의 언약을 배반하고 이
방신들과 연합하였기 때문에 이제 그들은 그 이방인들에게 속박당하며 이방인들을 섬
기게 될 것이다. 본절은 바벨론으로 끌려갈 것임을 지적하는 예언으로서 범죄에 대한
대가는 반드시 치르어야 한다는 교훈을 제시한다.
=====5:20
야곱 집에 선포하며 - 본절에서부터 31절까지는 반역적이고 자민에 빠져 있는 유다
백성에게 경고의 말씀을 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5:21
우준하여 지각이 없으며...들을지어다 - 하나님은 이들 미련하고 무감각한 백성들
에게 그들에 대한 경고의 말씀을 들으라고 초대하신다. 이들은 여호와의 주권에 대한
명백한 많은 증거들이 있었음에도 그굿들에 전혀 무감각했으며 징계의 채찍을 맞고서
도 스스로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눈이 있다고는 하나 보지
못하였으며, 귀가 있다고는 하나 아무것도 듣지 못하였던 것이다(사6:9,10; 마
13:14,15).
=====5:22
내 앞에서 떨지 아니하겠느냐 - 여호와를 두려워하고 여호와 앞에 떤다고 하는 것
은 하나님의 권세와 주권을 존중하고 경외한다는 의미이다.그러나 이들 백성은 앞절에
서 지적되었다시피 우준하고 무감각한 백성들이었던 까닭에 여호와를 두려워하지 않았
던 것이다.
모래를 두어 바다의 계한(界限)을 삼되 - 예레미야 선지자는 설명을 보다 쉽게 하
기 위해 여기서 바다를 예화로 사용한다. 거대한 산이나 바위에 의해서가 아니라 결집
력이 없는 모래에 의해서 거대한 파도가 땅으로 침범하지 못하도록 만드셨다는 것은
하나님의 권능의 기묘함을 한층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
하고 유다 백성들의 무감각 상태가 심각하였던 관계로 선지자를 통해 주어지는 하나님
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5:23
배반하며 패역하는 마음이 있어서 - '패역하는'에 해당하는 원어는 '소레르'(*
)인데, 이것은 반역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단어는 아가 하나님으로
부터 등을 돌리기로 작심을 하고 돌아섰다는 의미를 갖는다. 여기서 우리는 강력한 힘
을 가진 바다라도 하나님이 설정해 두신 계한을 넘지 않고 순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
고(22절) 그들의 주권자가 누구인지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유다 백성의 대조적인 모
습을 볼 수 있다.
=====5:24
이른 비와 늦은 비 - 이것은 가을비와 봄비를 말하는 것으로서, 때를 따라 내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상징했다(호6:3; 히4:16). 그러나 그들은 이것이 바알에게서 나오는
것으로 보았던 것 같다.
추수 기한을 정하시는 - '추수 기한'이란 것은 초실절과 오순절 사이에 끼어 있는
7주를 말한다. 무교절 기간 중 안식일이 지난 다음날의 초실절에는 하나님께 소산의
첫단을 바쳤다(레 23:15,16). 이는 여호와께서 곡식을 주셨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5:25
너희 허물이...좋은 것을 막았느니라 - 예레미야는 여기서 유다 땅의 가뭄을 화제
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언약 파기를 가리키는 데 흔히 사용되었던 두 용어
가 쓰이고 있는데, 그것은 '허물'(* , 아온)과 '죄'(* , 헤트)이다.
'허물'은 '방황하다', '빗나가다'란 말에서 파생되었으며, '죄'는 '표적을 놓치다'란
말에서 유래되었다. 따라서 유다는 언약을 배반하고 여호와로부터 멀리 떨어져 방황함
으로써 여호와께서 바라시는 바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5:26
덫을 놓아 사람을 잡으며 - 본절에서부터 31절까지에는 7:2-15의 성전 설교와 유사
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그것을 요약해 놓은 것이란 느낌을 받는다. 본절에서는 동료
들을 함정에 빠뜨리는 악인들이 새 사냥꾼에 비유되어 묘사되고 있다. 아마도 이들 사
냥꾼은 유다 백성들을 노예로 끌려가도록 하는 데 일조한 자들을 비유한 것일 수도 있
다.
=====5:27
너희 집들에 속임이 가득하도다 - 악인들의 집에는 사기나 속임수를 사용하여 부당
하게 얻은 소득이 가득하였다는 말이다. 사회 정의를 부르짖었던 아모스도 당시 사람
들에게 이와 비슷한 내용의 비난을 하였다(암2:6 이하). 그들이 거부가 되고 높은 지
위에 올랐던 것은 가난한 자들에게서 재산을 강탈하고 부당한 방법으로 부(富)를 축적
하였기 때문이었다(Clark, Calvin).
=====5:28
자기 이익을 얻으려고...공정히 하지 아니하며 - '송사를 공정히 하지 않고도 어찌
번영을 누리려느냐'란 의미로도 번역될 수 있을 것이다(Clarke). 선지자는 여기서 악
인들의 악행이 끝도 없고 한계도 없음을 지적하려는 것 같다. 그들은 고아의 송사에
대해서는 변론하기를 거부하였고 가난한 자들의 주장을 묵살하였다. 그들에게 있어서
정의라고 하는 것은 그들의 사리 사욕을 채우는 도구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여호와
의 언약을 배반한 사회는 이같이 악이 만연하는 세상이 되고 마는 것이며, 필연적으로
하나님의 심판을 부르고 만다(Harrison).
=====5:29
이같은 나라에 보수하지 않겠느냐 - 모세의 율법은 궁핍하고 사회적 특권을 누리지
못하는 피지배층의 보호에 대단히 관심을 두고 있다(출22:25-27; 23:3,6; 레25:35-37;
신14:28,29; 24:12,13). 그렇기 때문에 가난한 자를 직.간접적으로 압박하고 괴롭히는
것은 하나님의 율법에 대한 또 다른 도전이었다. 유다의 주권자가 여호와 하나님이신
이상 이러한 악행이 결코 용납될 수는 없었다. 심판을 앞둔 유다 사회의 상황은 심판
받지 않을 수 없는 극도의 악행이 범람하고 있었던 것이다.
=====5:30
기괴하고 놀라운 일이 있도다 - 어떤 주석가는 이 구절을 '기괴한 죄악과 엄청난 범
법 행위가 이 땅에서 저질러지고 있었다'(Dahler)라고 번역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죄
사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미 낱낱이 언급되었기 때문에 이 구절은 다음절의 내용을 가
리키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좋겠다(Clarke).
=====5:31
선지자들은 거짓을 예언하며 - 거짓을 예언하는 선지자들은 사회적 불의에 편승하
여 온갖 부당한 특권을 누리던 자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하나님의 진정한 심
정을 전달하며, 사회 악을 고발하는 참선지자의 예언을 대적할 수밖에 없었다.
제사장들은 자기 권력으로 다스리며 - 거짓 선지자들이 제사장들과 야합하여 그들
의 기득권 옹호에 노력하고 있는 것을 신랄하게 비난하고 있다. 하나님의 일을 맡은
대표적인 계층인 선지자와 제사장이 이처럼 불의를 위해 공모한다는 것은 앞절에서 지
적된 바와 같이 참으로 기괴하고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그들은 제사장의
권위를 내세워 하나님이 원하시는 개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로만 충성을 다할 뿐 그
당시의 유행에 편승하여 죄악에 동참하였던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다스리며'(*
, 이르두)를 70인역(LXX)과 벌게이트역(Vulgate)은 '자기 손으로 박수를 쳤다'
라고 번역하고 있으며, 어떤 이는 '그들과 연합하였다'(Blayney)라고 해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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