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1장
1 야곱과 함께 각기 권속을 데리고 애굽에 이른 이스라엘
아들들의 이름은 이러하니
ㅇ권속(바이트) - 본래 짐 을 뜻하나 여기서는 한 집 안에
거하는 가족(창 50:22), 식구 (12:4)를 지칭한다. 이 말은
5절에 언급된 바 대가족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혈속 (야레
크)과는 상대되는 개념으로 통칭 2대(代)가 한 가정을 이루
는 핵가족을 가리킨다.따라서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시23:6)라고 했던 다윗의 찬양은 자신이 하나
님의 권속으로 살게 된 사실에 감격하여 부른 것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성경은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요1:12)를 가리켜 '하나님의 권속'(엡 2:19)이라 부
른다.
ㅇ애굽에 이른 - 이스라엘의 출(出) 애굽에 앞서 그들 조상의
입(入) 애굽을 다룸으로써 본서가 창세기에 이어지는 내용임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이 짧은 문구를 통해 야곱의 애굽 이주에
얽힌 몇몇 사건들을 회상케 하여 그 애굽행이 하나님의 섭리
속에 진행된 구속 역사의 한 과정임을 암시한다. 하나님께서는
진작부터 아브라함에게 그의 후손이 약속의 땅 가나안을 차지
하기 전 먼저 이방 땅에 내려가 400년간의 고통기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예언하신 바 있다(창 15:13).
ㅇ이스라엘 - 본절은 야곱에게 두 가지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야곱 가족의 애굽행이 한 족장(야곱) 가문의 이주인
동시에 나아가 언약 가계(이스라엘)의 이주이기 때문이다. 따
라서 한 족장 야곱의 애굽행은 한 국가 이스라엘의 출애굽을
전조(前兆)한다. 여기서 특히 '이스라엘'이란 이름은 언약에
근거하는 이름으로서 야곱과 그 후손에 대한 하나님의 통치권과
사랑을 반영하는 말이다(창 32:28).
ㅇ이름은 이러하니 - 히브리 원문에는 이 말 앞에 '그리고'(웨)
라는 접속사가 첨가됨으로써 본서가 창세기와 직접 연결됨을 보
여 준다. 대략적으로 1-4절은 창 35:22-26에, 5절은 창 46:27에,
그리고 6절은 창 50:26에 관련된 구절이다. 한편'이름'을 뜻하
는 히브리어 쉠은 '지명하다','표시하다'란 뜻인 동사 '숨'에서
유래했다. 그리고 이는 '성격','평판','명예' 등의 의미를 동시
에 내포한다. 따라서 히브리인들에게 있어 이름은 단순한 호칭
이상의 의미, 즉 한 사람의 인격과 생애를 특징지우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있어 특별한 인생의 전기를
맞을 때 이름이 바뀌는 예가 왕왕 있었다(창 17:5;32:28).
2 르우벤과 시므온과 레위와 유다와
3 잇사갈과 스불론과 베냐민과
4 단과 납달리와 갓과 아셀이요
ㅇ야곱 아들들의 이름이 출생 순서를 따라서가 아니라, 그들 어머
니의 지위에 따라 창 35:23-26에서와 같은 순서로 기록되었다. 즉
정식 부인인 레아의 소생(르우벤, 시므온, 레위, 유다, 잇사갈,
스불론)과 라헬의 소생(요셉, 베냐민)이 먼저 언급된 후 두 여종
빌하의 소생(단, 납달리)과 실바의 소생(갓, 아셀)이 언급되었다.
이는 정식 부인에 대한 예우를 분명히 했던 본서 기록 당시의 상
황을 반영하는 것이다. 한편 이 명단에서 요셉이 생략된 것은 5절
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이미 애굽에 내려와 있었기 때문이다(창
37:28).
5 이미 애굽에 있는 요셉까지 야곱의 혈속이 모두 칠십인이었더라
ㅇ이미 애굽에 있는 요셉 - 원문에는 이 구절이 제일 후미에 있다.
그리고 이 말 앞에 접속사 '웨'가 첨가되어 있는데 문맥이 흐름
으로 보아 순접이 아닌 역접 곧 '그러나'로 봄이 좋다. 따라서
본절 전체를 원문에 가깝게 번역하면, '가나안에서 나온 야곱의
가족(요셉포함)은 70명이다. 그러나 그중 요셉은 먼저 와 있었다'
가 된다. 이처럼 저자가 특별히 요셉의 행적을 부각시킨 이유는
요셉이 언약 가계 보존을 위해 하나님의 오묘하신 경륜으로 애굽
에 미리 내려와 기반을 닦아 두고 있었다는 점과 따라서 그로 인
해 400년 애굽 생활 및 출애굽이 준비되고 있었음을 강조하기 위
해서다. 요셉도 이러한 자신의 막중한 사명에 대해 깊이 인지하고
있었다(창 45:7,8;50:20).
ㅇ야곱의 혈속(네페쉬 요츠에 예레크 야아콥) - 직역하면 '야곱의
허리로부터 나온 영혼들'이다. 이처럼 후손을 '허리에서 난 자'로
묘사하고 있는 것은 허리에 후손을 얻을 생명력이 보존되어 있다
고 믿는 히브리인들의 관용적 표현이다(히 7:5). 한편 여기서 사
람을 '영혼'(네페쉬)으로 서술한 것은(창12:5) 영혼을 인격의 대
표격으로 여긴 히브리인의 사고(시 42:1, 2, 5)를 반영한다. 그리
고 혈속(血屬)이란 가장을 중심으로 몇 대(代)가 함께 기거하는
이른바 대가족을 가리킨다. 따라서 이는 1절의 '권속'과 비교되는
혈연 집단이다.
ㅇ모두 칠십 인 - 가나안에서 애굽으로 내려간 야곱 일가의 전 인
원으로 요셉에게서 낳은 다섯 후손을 제외한(행 7:14) 숫자이다
<창 46:26, 27>. 한편 여기서 '70'이란 숫자는 '7'(하나님의 특별
한 섭리) '10'(완전한 성취) '70'(하나님의 특별한 성취와 완전한
성취)를 상징하는 히브리적 숫자 표기법이다. 이런 점에서 기록자
모세가 이 부분에서 강조하고자 한 것은 '70인'이라는 소수의 사
람들이 객지인 애굽에서 400년후에 장정만 60만명(출 12:37)이라는
대민족으로 성장한 사실, 곧 하나님의 기적적인 보호와 번성의 은
총을 밝혀 드러내고자 하는 데 있었다.
6 요셉과 그의 모든 형제와 그 시대 사람은 다 죽었고
7 이스라엘 자손은 생육이 중다하고 번식하고 창성하고 심히
강대하여 온 땅에 가득하게 되었더라
ㅇ본절에서는 거의 동일한 동사가 네번이나 연이어 나타나는데 이
를 수사학적으로 '완전 강조'라 한다. 특히 여기서 이러한 중첩된
표현은 이스라엘의 번성이 하나님의 약속(창 12:2;13:16;22:17;26:
4;28:14;46:3)에 기초한 신적 축복의 결과임을 분명히 암시한다(12:
37). 네 동사는 다음과 같다.
ㅇ중다하고 (파루) - 건강한 나무처럼 '풍성하게 결실하다'의 뜻이
다. '생육하다'로 번역되기도하는 이 말은 생명체에 대한 하나님의
축복을 나타낸다(창 1:22,28;9:1).
ㅇ번식하고 (이쉬래추) - 물고기처럼 '꿈틀거리며 우글거린다'는
뜻이다. 결국 이 말은 꾸준하고 생기있게 '번성하는 것'(창 1:20)
을 가리킨다. 한편 에스겔은 성전 안에서 흘러나오는 물(복음)로
인해 생물들이 번성하는 환상(겔 47:1-12)을 소개 함으로써 성도들
의 생기있는 삶이 오직 하나님의 축복으로만 가능함을 보여 주었다.
ㅇ창성하고 (이르부) - 기하급수적으로 '늘다'(Multiply)를 뜻한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자손 창대의 언약(창 13:14-16;15
:5)이 풍성히 성취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표현이다.
ㅇ심히 강대하여 (와야아츠무 비모드 메오드) - '그리고 측량할 수
없을 만큼 강해졌다'란 뜻이다.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인들에게 공포
의 대상이 될 정도로(9, 10절) 강성해진 것을 나타낸다. 이러한 사
실은 미구에 애굽의 탄압을 초래하게 되고, 또한 그것은 결국 출애
굽의 전주가 된다. 여기서 우리는 역사를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의
오묘하신 섭리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ㅇ온 땅에 가득 - 여기서 '온 땅'은 애굽 전역이 아니라 이스라엘
자손의 정착지인 '고센'땅을 가리킨다(창 47:6). 한편 고대 문헌들
에 따르면, 애굽에서는 사람과 짐승의 번식력이 왕성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이스라엘 민족의 번성에 대한 역사적 자료인 동시에,
또한 이러한 자연 현상들을 동원하여 초자연적 역사를 이뤄가시는
하나님의 지혜의 오묘함을 말해준다.
8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일어나서 애굽을 다스리더니
ㅇ알지 못하는 - 여기서 '알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야다'는 단
순한 지식적 앎이나 정보 획득 차원의 앎 이상, 어떤 체험적 이해
를 뜻하는 동사이다. 애굽 역사상 요셉은 7년에 걸친 대흉년을 미
리 예방케 한 애굽의 일등 공신이었다(창 41:25- 57). 따라서 새로
왕좌에 오른 바로가 위의 기념비적 사건을 몰랐을 리 없다. 따라서
이 표현은 바로가 과거의 사실을 몰랐었다는 말이 아니라, 그 사
실을 의식적으로 무시하고 정책적으로 왜곡했다는 뜻이다(델리취,
랑게).
ㅇ새 왕 (멜레크 하다쉬) - '하다쉬'는 '다른'(70인역,헤테로스)
의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말은 요셉이 활동하던 시기의
힉소스(Hyksos)왕조가 붕괴되고 이미 애굽 제18왕조(B.C. 1580-
1314)가 시작된 사실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학자들은 이곳에서 말
하는 '새 왕'을 18왕조의 두번째 왕인 아멘호텁 1세(Ame-nhotep I,
b.b. 1560-1539). 혹은 세번째 왕인 투트모세 1세(Thutmose I,
B.C.1539-1514 )로본다. 그런데 성경 기록(12:40;창 11:27;21:5;
25:26;47:9;왕상 6:1)과 애굽 왕조사에 의하면, 이 새 왕은 힉소스
왕조(수리아와 아시아에서 나일강 지역으로 이주해 북 애굽을 정복
한 후 B.C.1674-1567년까지 애굽의 제 15 - 17 왕조를 형성한 이
방왕조)를 축출하고 애굽의 '신 왕국시대(Ahmose, 1584-1560)의 손
자인 투트모세 1세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M. F. Unger).
ㅇ일어나서 - 이 말도 선왕조(先王朝)의 정책에 '반대하여 일어났
다'는 뜻을 지니므로(Lange), 분명 다른 왕조의 발생을 뒷받침해
준다.
9 그가 그 신민에게 이르되 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이 우리보다
많고 강하도다
ㅇ애굽 왕조 시대에서 바로가 백성들에게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표현이다. 한편 본절 이하에 나오는 바로의 딸은
포고령(布告令)형식으로 애굽 전역의 애굽인들에게 전달된 듯하다.
특히 원문에는 '보라'(힌네)라는 감탄사가 문장 초두에 있어 각별
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이는 바로가 애굽인에게 히브리인들을
단단히 경계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ㅇ우리보다 많고 강하도다 - 이는 히브리인들이 애굽인보다 숫자
적으로 많다는 뜻이 아니라, 애굽 사회내에서 히브리인들이 차지
하는 잠재적 역량과 또한 번식의 속도 및 체력의 강건함이 상대적
으로 급속히 신장되었음을 밝히는 것이다. 더욱이 이 말은 히브리
인들을 착취하고 탄압하기 위한 예비 조처로써 애굽인들에게 민족
감정을 고조시켜 반(反) 히브리 정책을 수월하게 시행키 위한 메
시지이기도 하다.
10 자, 우리가 그들에게 대하여 지혜롭게 하자 두렵건대 그들이 더
많게 되면 전쟁이 일어날 때에 우리 대적과 합하여 우리와 싸우고
이 땅에서 갈까 하노라 하고
ㅇ자 (하바) - '오라' 혹은 '가자'(RSV, come)란 뜻. 히브리인들을
규제하며 탄압하기 위해 애굽인들의 단합과 분발을 호소하는 말이다.
ㅇ지혜롭게 하자 (니트하크마) - '기민하게 대하자'(RSV, let us
deal-shrewdly)라는 뜻이다. 이는 히브리인들에게 더욱 학정을 베
플어 그들의 번성을 억제시키자는 사악한 제안이다. 그러나 하나님
의 백성을 해하려는 악인들의 꾀는 모두 허사 로 돌아갈 뿐이다(에
9:24, 25;시 140:8).
ㅇ전쟁이 일어날 때에 우리 대적과 합하여 - 이민족(異民族) 힉소
스의 침략을 받아 그들의 통치하에 놓인 바 있었던 애굽 왕조는 전
략 요충지인 고센 땅에 역시 이민족인 히브리인들이 거주하는 것을
몹시 꺼려했다. 더군다나 그 족속이 급속히 번성하자, 만일 전쟁시
그들이 침략족에 협조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ㅇ갈까 - '탈출할까'(living Bible, escape out), '빠져나갈까'(KJV,
get up out) 등이 더 정확한 번역이다. 본래 히브리인들은 천성적으
로 근면, 성실했기 때문에, 애굽은 그들을 강제 노역시킴으로써 막
대한 이득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애굽 통치자에게 있어서
히브리인들의 노동력 보존은 제일 큰 과제 중 하나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우리는 본절에서 애굽 왕조가 히브리인 압제 정책을 꾀한 두
가지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즉 그것은 애굽에 동화되지 않을 뿐
아니라 날로 이민족 히브리인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으며 히브리
인의 거주지가 곡창지대이자, 외세와 접촉할 수 있는 변방 지대라는
점에서 그늘의 이국에로의 탈주 가능성 또는 외세와 결탁하여 애굽
에 항거할 위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11 감독들을 그들 위에 세우고 그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워 괴롭게
하여 그들로 바로를 위하여 국고성 비돔과 라암셋을 건축하게
하니라
ㅇ감독들 (사레 밋심) - 소수의 고위층 '노예 관리가들'
(Slavemasters)을 가리킨다. 당시 감독자들 밑에서 히브리인들의
노역을 관할한 자들은 두 부류였다. 하나는 애굽 출신 관리로 '간
역자'라 불리웠고, 다른 하나는 히브리 출신 하급 관리로 '패장'
이라고 불리웠다(5:5, 14). 이러한 조직적인 관리로 인해 히브리인
들의 고통은 가중되었다.
ㅇ괴롭게 하여 - 이에 해당되는 히브리어 '아나'는 (위협적인 눈
으로) '감시하다','강탈하다','고통을 가하다'란 뜻이다. 이는 일
찍이 아브람에게 하신 여호와의 예언 중에 등장하는 말과 동일한
표현이다(창 15:13). 이처럼 바로는 대규모 건축 사업을 일으켜 돌,
진흙, 물 등의 무거운 짐을 져야하는 고된 사역만을 골라 히브리인
들에게 부과함으로써 인구 증가를 억제하고 그들의 번성에 제동을
걸고자 하였다.
ㅇ국고성(國庫城, Store cities) - 이는 다음과 같은 용도를 가진
성(城)이다. (1)변방에 설치되어 유사시 군량이나 병기를 현지에서
신속히 조달할 수 있도록 미리 비축해 두는 창고이다. (2)타작한
곡식을 보관하는 창고로서 무역 또는 기근을 대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 (3)세금을 거둬들여 일차적으로 보관했던 곳이다.
ㅇ비돔 - '좁은 장소'란 뜻의 지명으로 그 위치는 나일강과 아라비
아만을 연결하는 운하 연안지역으로 추정된다. 그 이상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다.
ㅇ라암셋 - 애굽의 태양신 '라'(Ra)와 관련된 지명인 듯하며, 고센
지역내에 위치한 비돔 북방의 어느 지점으로 추정된다. 이 지명은
'라암셋'이라는 왕의 명칭에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F rst).
ㅇ바로 (파르오) - 애굽어로 '큰 집'(great house)이라는 뜻으로
애굽 왕에 대한 공식 명칭이다. 아마도 왕이 큰 궁궐에 거처했기
때문에 이 호칭이 사용된 듯하다<창 12:15>.
12 그러나 학대를 받을수록 더욱 번식하고 창성하니 애굽 사람이
이스라엘 자손을 인하여 근심하여
ㅇ학대를 받을수록 (웨카아쉐르 예안누 오토) - '그들이 그를 학대
할수록'이란 뜻이다. 여기서 '그'(오토)는 이스라엘 자손을 가리
키는 남성 단수 3인칭 대명사이다. 이처럼 성경에는 이스라엘을
남성 단수로 호칭한 경우가 많다(20:1-17;신6:2-13). 이러한 표현
속에는 이스라엘 백성을 일대일로 만나시며 인격적 교제를 나누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관심이 내포되어 있다. 아울러 이는 이스라엘 백
성들이 비록 12지파로 형성되어 있다 할지라도 그들이 하나님 앞
에서는 하나의 신앙 공동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함인 듯하다.
ㅇ근심하여 - 원뜻은 '...에서 분리되다' 인데 여기서 '원망하다'
(민21:5),'미워하다'(왕상 11:25), '두려워하다' 등의 뜻이 파생
되었다. 결국 이것을 종합하면, 애굽인들은 히브리인에 대하여 크
게 경멸한 동시에 극한 공포를 느꼈던 것이다. 한편 이와 마찬가
지로 세상 사람들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조롱과 멸시의 눈총을
던지는 동시에 또한 두려움을 느낀다(에 8:17;9:3). 그러므로 세
상 사람들을 두려워 하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있어 합당한
자세가 아니다(민 13:25-14:10).
13 이스라엘 자손의 역사를 엄하게 하여
ㅇ엄하게 (베파레크) - 이는 가루가 될 정도로 무자비하게 빻고
짓이기는 상태를 가리키는 갈대아어 '페렉'에서 유래하였다. 결
국 이 말은 '가혹함으로'(with harshness)라고 번역할 수 있는데,
이것은 애굽의 작열하는 태양과 매서운 채찍 아래서 고된 노역을
했던 히브리인들의 기진한 모습을 연상케 한다.
14 고역으로 그들의 생활을 괴롭게 하니 곧 흙 이기기와 벽돌
굽기와 농사의 여러가지 일이라 그 시키는 역사가 다 엄하였더라
ㅇ고역으로 - '괴로운 굴레로'(KJV, with hard bondage)라는 뜻
이다. 이는 애굽인이 이스라엘 백성을 굴레 씌운 것처럼 취급하여
중노동시켰다는 뜻이다.
ㅇ괴롭게 하니 (마라르) - '맛이 쓰다'는 뜻의 '마라'에서 유래
하였다. 이는 육체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극심한 고통을 가하
는 상태를 가리킨다(룻 1:13;슥 12:!0). 결국 이스라엘은 이미 사
람다운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런데도 후일 출애굽 한
후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시 애굽으로 돌아가지고 한 사실(민 14:3,
4)로 보아 하나님 앞에서 그들의 무지 몽매함 또한 짐작할 만하다.
ㅇ흙 이기기와 벽돌 굽기 - 애굽인들은 큰 구조물들(피라밋, 궁궐
등)을 주로 돌로 건축한 반면, 일반 건축물들(성벽, 울타리, 무덤,
가옥 등)에는 흙 벽돌을 사용하였다
고 한다(Herodotus).
ㅇ농사의 여러가지 일 - 정지된 농토에서의 농사라기 보다 새로
수로(水路)를 파고 개간하는 등의 중노동을 일컫는다(Josephus).
본래 유목민이었던(창 47:6)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애굽 왕 바로가
이 같은 노역을 하게 한 것은 단순한 노동 착취 이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곧 일종의 민족 정신과 기질을 변화시키려는 문화 식민
정책이었다.
15 ○애굽 왕이 히브리 산파 십브라라 하는 자와 부아라 하는
자에게 일러
ㅇ산파 (얄라드) - '얄라드'는 '해산하다','출산을 돕다'란 의
미의 동사로도 사용된다.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Josephus)와
그리고 주석가 칼리쉬(Kalisch)는 여기 사파들을 히브리 여인의
해산을 돕는 애굽인들이라 보았으나, 맛소라 본문에는 분명
히브리 산파라 기록되어 있으며 문맥상으로도 이것이 훨씬 타당
하다. 그리고 산파들의 이름인 '심브라'(아름답다는 뜻)와 '부
아'(소리치는 자란 뜻)가 함족이 아닌 셈족 계통의 이름이라는
점에서 이를 뒷바침하다(G. Rawlinson).
16 가로되 너희는 히브리 여인을 위하여 조산할 때에 살펴서
남자여든 죽이고 여자여든 그는 살게 두라
ㅇ조산할 때에 살펴서 - '그녀들이 조산대 위에 있는 것을 볼
때에'(RSV, when you...see them on the birthstool)를 가리킨
다. 요즈음도 애굽에서는 분만 예정 2,3일전에 출산부의 집에
산대를 비치해 놓는다. 이 조산대는 산모의 출산 고통을 덜기
위해 고안된 특수 의자이다. 한편 조산대를 '산아 목욕통'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Lan-ge). 이는 남자 아이를 구별하여 죽이라
는 바로의 명령에 근거할 때 조산태를 산아의 성별 구분이 용
이한 목욕통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이다.
ㅇ남자여든 죽이고 - 바로의 이 유아 살해 명령은 히브리인을
생육, 번성케하신<7절> 절대자 여호와께 대한 정면 도전이다.
인간의 생명은 오직 여호와만 관할할 수 있는 고귀한 것이다.
따라서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할 때는 반드시 그에 준하는 하나
님의 징계가 따랐다. 율법서에 나오는 살인자 사형 제도가 그
한 조처이다. 한편 하나님은 80여년 후 이스라엘의 출애굽시
애굽 장자들을 몰살시킴으로써(12:29, 30), 생명의 존엄성을
파괴한 애굽인들에게 당신의 준엄한 심판을 집행하셨다.
17 그러나 산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애굽 왕의 명을 어기고
남자를 살린지라
ㅇ두려워하여 (티레나) - 기본 동사 '야레'라는 말은 '놀라다'는
의미 외에 도덕적으로나 종교적으로 상급자 혹은 하나님에 대해
'경외심을 갖는다'는 뜻이다(레 19:3, 14). 성경은 하나님을 두려
워하는 것이 지식과 지혜의 근본이요(잠1:7;9:10), 참 신앙의 자
세라고 교훈한다(히 11:27).
ㅇ어기고 - 고대 전제 군주 국가에서 왕의 명(命)은 곧 국법과 같
았다. 따라서 그것을 어긴 자에게는 죽음의 형벌이 주어졌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인간 군주보다 하나님을 더 두려워할 줄 알았던(마
10:28) 이들 히브리 산파들에게서 우리는 위대한 신앙의 일면을
보게 된다.
18 애굽 왕이 산파를 불러서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어찌 이같이
하여 남자를 살렸느냐
ㅇ불러서 - 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카라')의 기본 개념은 '외치
다'(부르짖다)란 의미이다. 바로의 노발대발하는 모습을 선연히 떠
올리게 한다. 이러한 경황에서도 심문대 앞에 선 히브리 산파는 침
착히 합리적 변명을 고할 수 있었다(19절). 한편 기생 라합의 경우
(수 2:5, 6)와 마찬가지로 이들 히브리 산파들의 백색 거짓 변명을
우리는 제9계명을 어긴 것이라고 우길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의 역
사를 주장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오직 절대 선(summum bonum)
을 요구하시기 때문이다.
19 산파가 바로에게 대답하되 히브리 여인은 애굽 여인과 같지
아니하고 건장하여 산파가 그들에게 이르기 전에 해산하였더이다
하매
ㅇ건장하여 - '강한','활기찬','정정한'이란 뜻이다. 산파들의 이
러한 변명은 결코 거짓말만은 아니었다. 실제 히브리 여인들은 혼
자서도 별 무리없이 해산하고 뒷처리까지 할 수 있는 체력을 지니
고 있었다.
20 하나님이 그 산파들에게 은혜를 베푸시니라 백성은 생육이
번성하고 심히 강대하며
ㅇ은혜를 베푸시니라 - '잘해 주셨다'(deal well),'선대하셨다'
(욥 24:21)란 의미이다. 실로 하나님의 백성을 선대한 자는 하나
님께서 선대하신다(룻 1:8).
21 산파는 하나님을 경외하였으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집을 왕성케
하신지라
ㅇ집을 왕성케 하신지라 (와야아스 라헴 바팀) - 여기서 '왕성케
하다'란 뜻의 '아사'는 '일으키다', '만들다', '제공하다'는 뜻이
다(삼하 7:11). 그러므로 위의 구절은 '그가 그들을 위하여 집들을
만드셨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집을 만들다' 또는
'집을 세우다'(바나 바이트)라는 말은 '가정을 이룬다'는 의미를
지닌다(창 30:30;시 127:1). 여기서는 하나님께서 산파들의 가정을
축복하셔서 가업을 번영케 하셨다는 뜻이다. 이와 같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의 가정은 흥왕할 수밖에 없다(삼하 7:11).
22 그러므로 바로가 그 모든 신민에게 명하여 가로되 남자가
나거든 너희는 그를 하수에 던지고 여자여든 살리라 하였더라
ㅇ하수 (*하예오라) - '수로'를 뜻하는 '예오르'에 정관사 '하'
가 붙은 말로서 곧 익히 알고 있거나 특정한 수로를 뜻한다. 여
기서는 애굽인들이 신성시했던 '나일강'을 가리킨다. 나일 강에
는 목욕을 할 만한 안전 지대도 있었지만(2:5), 악어가 많이 서
식하고 있었으므로(겔 29:3) 하수에 던져진 남자 아이들은 익사
하지 않더라도 악어의 밥이 될 위험이 컸다. 이처럼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바로는 인간의 고귀한 생명을 멸시하는 만행을
서슴없이 자행하였다.
ㅇ여자여든 살리라 - 여자는 고대 사회에서 노동력과 출산력을
겸비한 값진 재산으로 취급되었기 때문에 소중히 다뤄졌다. 더
욱이 그들은 신체 특성상 연약하여 반란의 위험이 없었을 뿐 아
니라, 결혼을 통해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존재로 여겨졌기에
죽이지 않았던 것 같다.
1 야곱과 함께 각기 권속을 데리고 애굽에 이른 이스라엘
아들들의 이름은 이러하니
ㅇ권속(바이트) - 본래 짐 을 뜻하나 여기서는 한 집 안에
거하는 가족(창 50:22), 식구 (12:4)를 지칭한다. 이 말은
5절에 언급된 바 대가족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혈속 (야레
크)과는 상대되는 개념으로 통칭 2대(代)가 한 가정을 이루
는 핵가족을 가리킨다.따라서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시23:6)라고 했던 다윗의 찬양은 자신이 하나
님의 권속으로 살게 된 사실에 감격하여 부른 것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성경은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요1:12)를 가리켜 '하나님의 권속'(엡 2:19)이라 부
른다.
ㅇ애굽에 이른 - 이스라엘의 출(出) 애굽에 앞서 그들 조상의
입(入) 애굽을 다룸으로써 본서가 창세기에 이어지는 내용임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이 짧은 문구를 통해 야곱의 애굽 이주에
얽힌 몇몇 사건들을 회상케 하여 그 애굽행이 하나님의 섭리
속에 진행된 구속 역사의 한 과정임을 암시한다. 하나님께서는
진작부터 아브라함에게 그의 후손이 약속의 땅 가나안을 차지
하기 전 먼저 이방 땅에 내려가 400년간의 고통기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예언하신 바 있다(창 15:13).
ㅇ이스라엘 - 본절은 야곱에게 두 가지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야곱 가족의 애굽행이 한 족장(야곱) 가문의 이주인
동시에 나아가 언약 가계(이스라엘)의 이주이기 때문이다. 따
라서 한 족장 야곱의 애굽행은 한 국가 이스라엘의 출애굽을
전조(前兆)한다. 여기서 특히 '이스라엘'이란 이름은 언약에
근거하는 이름으로서 야곱과 그 후손에 대한 하나님의 통치권과
사랑을 반영하는 말이다(창 32:28).
ㅇ이름은 이러하니 - 히브리 원문에는 이 말 앞에 '그리고'(웨)
라는 접속사가 첨가됨으로써 본서가 창세기와 직접 연결됨을 보
여 준다. 대략적으로 1-4절은 창 35:22-26에, 5절은 창 46:27에,
그리고 6절은 창 50:26에 관련된 구절이다. 한편'이름'을 뜻하
는 히브리어 쉠은 '지명하다','표시하다'란 뜻인 동사 '숨'에서
유래했다. 그리고 이는 '성격','평판','명예' 등의 의미를 동시
에 내포한다. 따라서 히브리인들에게 있어 이름은 단순한 호칭
이상의 의미, 즉 한 사람의 인격과 생애를 특징지우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있어 특별한 인생의 전기를
맞을 때 이름이 바뀌는 예가 왕왕 있었다(창 17:5;32:28).
2 르우벤과 시므온과 레위와 유다와
3 잇사갈과 스불론과 베냐민과
4 단과 납달리와 갓과 아셀이요
ㅇ야곱 아들들의 이름이 출생 순서를 따라서가 아니라, 그들 어머
니의 지위에 따라 창 35:23-26에서와 같은 순서로 기록되었다. 즉
정식 부인인 레아의 소생(르우벤, 시므온, 레위, 유다, 잇사갈,
스불론)과 라헬의 소생(요셉, 베냐민)이 먼저 언급된 후 두 여종
빌하의 소생(단, 납달리)과 실바의 소생(갓, 아셀)이 언급되었다.
이는 정식 부인에 대한 예우를 분명히 했던 본서 기록 당시의 상
황을 반영하는 것이다. 한편 이 명단에서 요셉이 생략된 것은 5절
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이미 애굽에 내려와 있었기 때문이다(창
37:28).
5 이미 애굽에 있는 요셉까지 야곱의 혈속이 모두 칠십인이었더라
ㅇ이미 애굽에 있는 요셉 - 원문에는 이 구절이 제일 후미에 있다.
그리고 이 말 앞에 접속사 '웨'가 첨가되어 있는데 문맥이 흐름
으로 보아 순접이 아닌 역접 곧 '그러나'로 봄이 좋다. 따라서
본절 전체를 원문에 가깝게 번역하면, '가나안에서 나온 야곱의
가족(요셉포함)은 70명이다. 그러나 그중 요셉은 먼저 와 있었다'
가 된다. 이처럼 저자가 특별히 요셉의 행적을 부각시킨 이유는
요셉이 언약 가계 보존을 위해 하나님의 오묘하신 경륜으로 애굽
에 미리 내려와 기반을 닦아 두고 있었다는 점과 따라서 그로 인
해 400년 애굽 생활 및 출애굽이 준비되고 있었음을 강조하기 위
해서다. 요셉도 이러한 자신의 막중한 사명에 대해 깊이 인지하고
있었다(창 45:7,8;50:20).
ㅇ야곱의 혈속(네페쉬 요츠에 예레크 야아콥) - 직역하면 '야곱의
허리로부터 나온 영혼들'이다. 이처럼 후손을 '허리에서 난 자'로
묘사하고 있는 것은 허리에 후손을 얻을 생명력이 보존되어 있다
고 믿는 히브리인들의 관용적 표현이다(히 7:5). 한편 여기서 사
람을 '영혼'(네페쉬)으로 서술한 것은(창12:5) 영혼을 인격의 대
표격으로 여긴 히브리인의 사고(시 42:1, 2, 5)를 반영한다. 그리
고 혈속(血屬)이란 가장을 중심으로 몇 대(代)가 함께 기거하는
이른바 대가족을 가리킨다. 따라서 이는 1절의 '권속'과 비교되는
혈연 집단이다.
ㅇ모두 칠십 인 - 가나안에서 애굽으로 내려간 야곱 일가의 전 인
원으로 요셉에게서 낳은 다섯 후손을 제외한(행 7:14) 숫자이다
<창 46:26, 27>. 한편 여기서 '70'이란 숫자는 '7'(하나님의 특별
한 섭리) '10'(완전한 성취) '70'(하나님의 특별한 성취와 완전한
성취)를 상징하는 히브리적 숫자 표기법이다. 이런 점에서 기록자
모세가 이 부분에서 강조하고자 한 것은 '70인'이라는 소수의 사
람들이 객지인 애굽에서 400년후에 장정만 60만명(출 12:37)이라는
대민족으로 성장한 사실, 곧 하나님의 기적적인 보호와 번성의 은
총을 밝혀 드러내고자 하는 데 있었다.
6 요셉과 그의 모든 형제와 그 시대 사람은 다 죽었고
7 이스라엘 자손은 생육이 중다하고 번식하고 창성하고 심히
강대하여 온 땅에 가득하게 되었더라
ㅇ본절에서는 거의 동일한 동사가 네번이나 연이어 나타나는데 이
를 수사학적으로 '완전 강조'라 한다. 특히 여기서 이러한 중첩된
표현은 이스라엘의 번성이 하나님의 약속(창 12:2;13:16;22:17;26:
4;28:14;46:3)에 기초한 신적 축복의 결과임을 분명히 암시한다(12:
37). 네 동사는 다음과 같다.
ㅇ중다하고 (파루) - 건강한 나무처럼 '풍성하게 결실하다'의 뜻이
다. '생육하다'로 번역되기도하는 이 말은 생명체에 대한 하나님의
축복을 나타낸다(창 1:22,28;9:1).
ㅇ번식하고 (이쉬래추) - 물고기처럼 '꿈틀거리며 우글거린다'는
뜻이다. 결국 이 말은 꾸준하고 생기있게 '번성하는 것'(창 1:20)
을 가리킨다. 한편 에스겔은 성전 안에서 흘러나오는 물(복음)로
인해 생물들이 번성하는 환상(겔 47:1-12)을 소개 함으로써 성도들
의 생기있는 삶이 오직 하나님의 축복으로만 가능함을 보여 주었다.
ㅇ창성하고 (이르부) - 기하급수적으로 '늘다'(Multiply)를 뜻한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자손 창대의 언약(창 13:14-16;15
:5)이 풍성히 성취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표현이다.
ㅇ심히 강대하여 (와야아츠무 비모드 메오드) - '그리고 측량할 수
없을 만큼 강해졌다'란 뜻이다.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인들에게 공포
의 대상이 될 정도로(9, 10절) 강성해진 것을 나타낸다. 이러한 사
실은 미구에 애굽의 탄압을 초래하게 되고, 또한 그것은 결국 출애
굽의 전주가 된다. 여기서 우리는 역사를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의
오묘하신 섭리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ㅇ온 땅에 가득 - 여기서 '온 땅'은 애굽 전역이 아니라 이스라엘
자손의 정착지인 '고센'땅을 가리킨다(창 47:6). 한편 고대 문헌들
에 따르면, 애굽에서는 사람과 짐승의 번식력이 왕성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이스라엘 민족의 번성에 대한 역사적 자료인 동시에,
또한 이러한 자연 현상들을 동원하여 초자연적 역사를 이뤄가시는
하나님의 지혜의 오묘함을 말해준다.
8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일어나서 애굽을 다스리더니
ㅇ알지 못하는 - 여기서 '알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야다'는 단
순한 지식적 앎이나 정보 획득 차원의 앎 이상, 어떤 체험적 이해
를 뜻하는 동사이다. 애굽 역사상 요셉은 7년에 걸친 대흉년을 미
리 예방케 한 애굽의 일등 공신이었다(창 41:25- 57). 따라서 새로
왕좌에 오른 바로가 위의 기념비적 사건을 몰랐을 리 없다. 따라서
이 표현은 바로가 과거의 사실을 몰랐었다는 말이 아니라, 그 사
실을 의식적으로 무시하고 정책적으로 왜곡했다는 뜻이다(델리취,
랑게).
ㅇ새 왕 (멜레크 하다쉬) - '하다쉬'는 '다른'(70인역,헤테로스)
의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말은 요셉이 활동하던 시기의
힉소스(Hyksos)왕조가 붕괴되고 이미 애굽 제18왕조(B.C. 1580-
1314)가 시작된 사실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학자들은 이곳에서 말
하는 '새 왕'을 18왕조의 두번째 왕인 아멘호텁 1세(Ame-nhotep I,
b.b. 1560-1539). 혹은 세번째 왕인 투트모세 1세(Thutmose I,
B.C.1539-1514 )로본다. 그런데 성경 기록(12:40;창 11:27;21:5;
25:26;47:9;왕상 6:1)과 애굽 왕조사에 의하면, 이 새 왕은 힉소스
왕조(수리아와 아시아에서 나일강 지역으로 이주해 북 애굽을 정복
한 후 B.C.1674-1567년까지 애굽의 제 15 - 17 왕조를 형성한 이
방왕조)를 축출하고 애굽의 '신 왕국시대(Ahmose, 1584-1560)의 손
자인 투트모세 1세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M. F. Unger).
ㅇ일어나서 - 이 말도 선왕조(先王朝)의 정책에 '반대하여 일어났
다'는 뜻을 지니므로(Lange), 분명 다른 왕조의 발생을 뒷받침해
준다.
9 그가 그 신민에게 이르되 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이 우리보다
많고 강하도다
ㅇ애굽 왕조 시대에서 바로가 백성들에게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표현이다. 한편 본절 이하에 나오는 바로의 딸은
포고령(布告令)형식으로 애굽 전역의 애굽인들에게 전달된 듯하다.
특히 원문에는 '보라'(힌네)라는 감탄사가 문장 초두에 있어 각별
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이는 바로가 애굽인에게 히브리인들을
단단히 경계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ㅇ우리보다 많고 강하도다 - 이는 히브리인들이 애굽인보다 숫자
적으로 많다는 뜻이 아니라, 애굽 사회내에서 히브리인들이 차지
하는 잠재적 역량과 또한 번식의 속도 및 체력의 강건함이 상대적
으로 급속히 신장되었음을 밝히는 것이다. 더욱이 이 말은 히브리
인들을 착취하고 탄압하기 위한 예비 조처로써 애굽인들에게 민족
감정을 고조시켜 반(反) 히브리 정책을 수월하게 시행키 위한 메
시지이기도 하다.
10 자, 우리가 그들에게 대하여 지혜롭게 하자 두렵건대 그들이 더
많게 되면 전쟁이 일어날 때에 우리 대적과 합하여 우리와 싸우고
이 땅에서 갈까 하노라 하고
ㅇ자 (하바) - '오라' 혹은 '가자'(RSV, come)란 뜻. 히브리인들을
규제하며 탄압하기 위해 애굽인들의 단합과 분발을 호소하는 말이다.
ㅇ지혜롭게 하자 (니트하크마) - '기민하게 대하자'(RSV, let us
deal-shrewdly)라는 뜻이다. 이는 히브리인들에게 더욱 학정을 베
플어 그들의 번성을 억제시키자는 사악한 제안이다. 그러나 하나님
의 백성을 해하려는 악인들의 꾀는 모두 허사 로 돌아갈 뿐이다(에
9:24, 25;시 140:8).
ㅇ전쟁이 일어날 때에 우리 대적과 합하여 - 이민족(異民族) 힉소
스의 침략을 받아 그들의 통치하에 놓인 바 있었던 애굽 왕조는 전
략 요충지인 고센 땅에 역시 이민족인 히브리인들이 거주하는 것을
몹시 꺼려했다. 더군다나 그 족속이 급속히 번성하자, 만일 전쟁시
그들이 침략족에 협조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ㅇ갈까 - '탈출할까'(living Bible, escape out), '빠져나갈까'(KJV,
get up out) 등이 더 정확한 번역이다. 본래 히브리인들은 천성적으
로 근면, 성실했기 때문에, 애굽은 그들을 강제 노역시킴으로써 막
대한 이득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애굽 통치자에게 있어서
히브리인들의 노동력 보존은 제일 큰 과제 중 하나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우리는 본절에서 애굽 왕조가 히브리인 압제 정책을 꾀한 두
가지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즉 그것은 애굽에 동화되지 않을 뿐
아니라 날로 이민족 히브리인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으며 히브리
인의 거주지가 곡창지대이자, 외세와 접촉할 수 있는 변방 지대라는
점에서 그늘의 이국에로의 탈주 가능성 또는 외세와 결탁하여 애굽
에 항거할 위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11 감독들을 그들 위에 세우고 그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워 괴롭게
하여 그들로 바로를 위하여 국고성 비돔과 라암셋을 건축하게
하니라
ㅇ감독들 (사레 밋심) - 소수의 고위층 '노예 관리가들'
(Slavemasters)을 가리킨다. 당시 감독자들 밑에서 히브리인들의
노역을 관할한 자들은 두 부류였다. 하나는 애굽 출신 관리로 '간
역자'라 불리웠고, 다른 하나는 히브리 출신 하급 관리로 '패장'
이라고 불리웠다(5:5, 14). 이러한 조직적인 관리로 인해 히브리인
들의 고통은 가중되었다.
ㅇ괴롭게 하여 - 이에 해당되는 히브리어 '아나'는 (위협적인 눈
으로) '감시하다','강탈하다','고통을 가하다'란 뜻이다. 이는 일
찍이 아브람에게 하신 여호와의 예언 중에 등장하는 말과 동일한
표현이다(창 15:13). 이처럼 바로는 대규모 건축 사업을 일으켜 돌,
진흙, 물 등의 무거운 짐을 져야하는 고된 사역만을 골라 히브리인
들에게 부과함으로써 인구 증가를 억제하고 그들의 번성에 제동을
걸고자 하였다.
ㅇ국고성(國庫城, Store cities) - 이는 다음과 같은 용도를 가진
성(城)이다. (1)변방에 설치되어 유사시 군량이나 병기를 현지에서
신속히 조달할 수 있도록 미리 비축해 두는 창고이다. (2)타작한
곡식을 보관하는 창고로서 무역 또는 기근을 대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 (3)세금을 거둬들여 일차적으로 보관했던 곳이다.
ㅇ비돔 - '좁은 장소'란 뜻의 지명으로 그 위치는 나일강과 아라비
아만을 연결하는 운하 연안지역으로 추정된다. 그 이상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다.
ㅇ라암셋 - 애굽의 태양신 '라'(Ra)와 관련된 지명인 듯하며, 고센
지역내에 위치한 비돔 북방의 어느 지점으로 추정된다. 이 지명은
'라암셋'이라는 왕의 명칭에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F rst).
ㅇ바로 (파르오) - 애굽어로 '큰 집'(great house)이라는 뜻으로
애굽 왕에 대한 공식 명칭이다. 아마도 왕이 큰 궁궐에 거처했기
때문에 이 호칭이 사용된 듯하다<창 12:15>.
12 그러나 학대를 받을수록 더욱 번식하고 창성하니 애굽 사람이
이스라엘 자손을 인하여 근심하여
ㅇ학대를 받을수록 (웨카아쉐르 예안누 오토) - '그들이 그를 학대
할수록'이란 뜻이다. 여기서 '그'(오토)는 이스라엘 자손을 가리
키는 남성 단수 3인칭 대명사이다. 이처럼 성경에는 이스라엘을
남성 단수로 호칭한 경우가 많다(20:1-17;신6:2-13). 이러한 표현
속에는 이스라엘 백성을 일대일로 만나시며 인격적 교제를 나누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관심이 내포되어 있다. 아울러 이는 이스라엘 백
성들이 비록 12지파로 형성되어 있다 할지라도 그들이 하나님 앞
에서는 하나의 신앙 공동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함인 듯하다.
ㅇ근심하여 - 원뜻은 '...에서 분리되다' 인데 여기서 '원망하다'
(민21:5),'미워하다'(왕상 11:25), '두려워하다' 등의 뜻이 파생
되었다. 결국 이것을 종합하면, 애굽인들은 히브리인에 대하여 크
게 경멸한 동시에 극한 공포를 느꼈던 것이다. 한편 이와 마찬가
지로 세상 사람들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조롱과 멸시의 눈총을
던지는 동시에 또한 두려움을 느낀다(에 8:17;9:3). 그러므로 세
상 사람들을 두려워 하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있어 합당한
자세가 아니다(민 13:25-14:10).
13 이스라엘 자손의 역사를 엄하게 하여
ㅇ엄하게 (베파레크) - 이는 가루가 될 정도로 무자비하게 빻고
짓이기는 상태를 가리키는 갈대아어 '페렉'에서 유래하였다. 결
국 이 말은 '가혹함으로'(with harshness)라고 번역할 수 있는데,
이것은 애굽의 작열하는 태양과 매서운 채찍 아래서 고된 노역을
했던 히브리인들의 기진한 모습을 연상케 한다.
14 고역으로 그들의 생활을 괴롭게 하니 곧 흙 이기기와 벽돌
굽기와 농사의 여러가지 일이라 그 시키는 역사가 다 엄하였더라
ㅇ고역으로 - '괴로운 굴레로'(KJV, with hard bondage)라는 뜻
이다. 이는 애굽인이 이스라엘 백성을 굴레 씌운 것처럼 취급하여
중노동시켰다는 뜻이다.
ㅇ괴롭게 하니 (마라르) - '맛이 쓰다'는 뜻의 '마라'에서 유래
하였다. 이는 육체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극심한 고통을 가하
는 상태를 가리킨다(룻 1:13;슥 12:!0). 결국 이스라엘은 이미 사
람다운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런데도 후일 출애굽 한
후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시 애굽으로 돌아가지고 한 사실(민 14:3,
4)로 보아 하나님 앞에서 그들의 무지 몽매함 또한 짐작할 만하다.
ㅇ흙 이기기와 벽돌 굽기 - 애굽인들은 큰 구조물들(피라밋, 궁궐
등)을 주로 돌로 건축한 반면, 일반 건축물들(성벽, 울타리, 무덤,
가옥 등)에는 흙 벽돌을 사용하였다
고 한다(Herodotus).
ㅇ농사의 여러가지 일 - 정지된 농토에서의 농사라기 보다 새로
수로(水路)를 파고 개간하는 등의 중노동을 일컫는다(Josephus).
본래 유목민이었던(창 47:6)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애굽 왕 바로가
이 같은 노역을 하게 한 것은 단순한 노동 착취 이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곧 일종의 민족 정신과 기질을 변화시키려는 문화 식민
정책이었다.
15 ○애굽 왕이 히브리 산파 십브라라 하는 자와 부아라 하는
자에게 일러
ㅇ산파 (얄라드) - '얄라드'는 '해산하다','출산을 돕다'란 의
미의 동사로도 사용된다.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Josephus)와
그리고 주석가 칼리쉬(Kalisch)는 여기 사파들을 히브리 여인의
해산을 돕는 애굽인들이라 보았으나, 맛소라 본문에는 분명
히브리 산파라 기록되어 있으며 문맥상으로도 이것이 훨씬 타당
하다. 그리고 산파들의 이름인 '심브라'(아름답다는 뜻)와 '부
아'(소리치는 자란 뜻)가 함족이 아닌 셈족 계통의 이름이라는
점에서 이를 뒷바침하다(G. Rawlinson).
16 가로되 너희는 히브리 여인을 위하여 조산할 때에 살펴서
남자여든 죽이고 여자여든 그는 살게 두라
ㅇ조산할 때에 살펴서 - '그녀들이 조산대 위에 있는 것을 볼
때에'(RSV, when you...see them on the birthstool)를 가리킨
다. 요즈음도 애굽에서는 분만 예정 2,3일전에 출산부의 집에
산대를 비치해 놓는다. 이 조산대는 산모의 출산 고통을 덜기
위해 고안된 특수 의자이다. 한편 조산대를 '산아 목욕통'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Lan-ge). 이는 남자 아이를 구별하여 죽이라
는 바로의 명령에 근거할 때 조산태를 산아의 성별 구분이 용
이한 목욕통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이다.
ㅇ남자여든 죽이고 - 바로의 이 유아 살해 명령은 히브리인을
생육, 번성케하신<7절> 절대자 여호와께 대한 정면 도전이다.
인간의 생명은 오직 여호와만 관할할 수 있는 고귀한 것이다.
따라서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할 때는 반드시 그에 준하는 하나
님의 징계가 따랐다. 율법서에 나오는 살인자 사형 제도가 그
한 조처이다. 한편 하나님은 80여년 후 이스라엘의 출애굽시
애굽 장자들을 몰살시킴으로써(12:29, 30), 생명의 존엄성을
파괴한 애굽인들에게 당신의 준엄한 심판을 집행하셨다.
17 그러나 산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애굽 왕의 명을 어기고
남자를 살린지라
ㅇ두려워하여 (티레나) - 기본 동사 '야레'라는 말은 '놀라다'는
의미 외에 도덕적으로나 종교적으로 상급자 혹은 하나님에 대해
'경외심을 갖는다'는 뜻이다(레 19:3, 14). 성경은 하나님을 두려
워하는 것이 지식과 지혜의 근본이요(잠1:7;9:10), 참 신앙의 자
세라고 교훈한다(히 11:27).
ㅇ어기고 - 고대 전제 군주 국가에서 왕의 명(命)은 곧 국법과 같
았다. 따라서 그것을 어긴 자에게는 죽음의 형벌이 주어졌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인간 군주보다 하나님을 더 두려워할 줄 알았던(마
10:28) 이들 히브리 산파들에게서 우리는 위대한 신앙의 일면을
보게 된다.
18 애굽 왕이 산파를 불러서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어찌 이같이
하여 남자를 살렸느냐
ㅇ불러서 - 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카라')의 기본 개념은 '외치
다'(부르짖다)란 의미이다. 바로의 노발대발하는 모습을 선연히 떠
올리게 한다. 이러한 경황에서도 심문대 앞에 선 히브리 산파는 침
착히 합리적 변명을 고할 수 있었다(19절). 한편 기생 라합의 경우
(수 2:5, 6)와 마찬가지로 이들 히브리 산파들의 백색 거짓 변명을
우리는 제9계명을 어긴 것이라고 우길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의 역
사를 주장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오직 절대 선(summum bonum)
을 요구하시기 때문이다.
19 산파가 바로에게 대답하되 히브리 여인은 애굽 여인과 같지
아니하고 건장하여 산파가 그들에게 이르기 전에 해산하였더이다
하매
ㅇ건장하여 - '강한','활기찬','정정한'이란 뜻이다. 산파들의 이
러한 변명은 결코 거짓말만은 아니었다. 실제 히브리 여인들은 혼
자서도 별 무리없이 해산하고 뒷처리까지 할 수 있는 체력을 지니
고 있었다.
20 하나님이 그 산파들에게 은혜를 베푸시니라 백성은 생육이
번성하고 심히 강대하며
ㅇ은혜를 베푸시니라 - '잘해 주셨다'(deal well),'선대하셨다'
(욥 24:21)란 의미이다. 실로 하나님의 백성을 선대한 자는 하나
님께서 선대하신다(룻 1:8).
21 산파는 하나님을 경외하였으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집을 왕성케
하신지라
ㅇ집을 왕성케 하신지라 (와야아스 라헴 바팀) - 여기서 '왕성케
하다'란 뜻의 '아사'는 '일으키다', '만들다', '제공하다'는 뜻이
다(삼하 7:11). 그러므로 위의 구절은 '그가 그들을 위하여 집들을
만드셨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집을 만들다' 또는
'집을 세우다'(바나 바이트)라는 말은 '가정을 이룬다'는 의미를
지닌다(창 30:30;시 127:1). 여기서는 하나님께서 산파들의 가정을
축복하셔서 가업을 번영케 하셨다는 뜻이다. 이와 같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의 가정은 흥왕할 수밖에 없다(삼하 7:11).
22 그러므로 바로가 그 모든 신민에게 명하여 가로되 남자가
나거든 너희는 그를 하수에 던지고 여자여든 살리라 하였더라
ㅇ하수 (*하예오라) - '수로'를 뜻하는 '예오르'에 정관사 '하'
가 붙은 말로서 곧 익히 알고 있거나 특정한 수로를 뜻한다. 여
기서는 애굽인들이 신성시했던 '나일강'을 가리킨다. 나일 강에
는 목욕을 할 만한 안전 지대도 있었지만(2:5), 악어가 많이 서
식하고 있었으므로(겔 29:3) 하수에 던져진 남자 아이들은 익사
하지 않더라도 악어의 밥이 될 위험이 컸다. 이처럼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바로는 인간의 고귀한 생명을 멸시하는 만행을
서슴없이 자행하였다.
ㅇ여자여든 살리라 - 여자는 고대 사회에서 노동력과 출산력을
겸비한 값진 재산으로 취급되었기 때문에 소중히 다뤄졌다. 더
욱이 그들은 신체 특성상 연약하여 반란의 위험이 없었을 뿐 아
니라, 결혼을 통해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존재로 여겨졌기에
죽이지 않았던 것 같다.
출처 : 춘천 대우인력 김진규
글쓴이 : 춘천 대우인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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