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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선교회

구약/욥기

[스크랩] 욥기 (29 : 1~25) 주석

예루살렘 선교회, 안디옥 선교회 2015. 2. 7. 21:19
욥기 29장


1 욥이 또 비사를 들어 가로되

ㅇ이제 욥의 마지막 변론이 시작되고 있다. 서두는 27:1과 같으나 이 부분은 자신dml
결백에 대한 최후 진술이라는 점에서 이전의 내용보다 휠씬 더 간절함을 가지고 있다.
본장에서 욥은 먼저 자신이 하나님의 시험으로 몰락하기 전의 영화로웠던 시절을 회상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때는'(3-5, 7절) 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함으로 지금 욥 자신
의 형편이 얼마나 최악의 상황인가를 반증하고 있다. 한편 본장을 통해 알 수 있는 것
은 욥에게 있어 이웃에 대한 의무는 자기 자신의 덕성(德性) 함양이나 하나님께 대한
제사 의식 못지않게 매우 중요하게 간주되었다는 점이다(Anderson).

2 내가 이전 달과 하나님이 나를 보호하시던 날에 지내던것 같이 되었으면

ㅇ이전 달과 하나님이 나를 보호하시던 날 - '이전 달'은 시간상으로 표현한 '지난
날들'을 뜻하며 세월의 흐름 자체를 의미하기 보다는 현재의 비참한 상황과 비교했을
때 영화로웠던 과거를 가리킨다. 그리고 '하나님...날'은 자신의 과거가 행복할 수 있
었던 근본 원인을 암시하는 말이다. 한편 '보호하시던'의 '솨마르'는 주로
'눈으로 보는 것'과 관련되는 뜻을 가진다. 예를 들어, 파수꾼(시 141:3)이나 눈꺼풀
(시 77:4) 등이 여기에서 파생되었다. 본절에서는 '지키다, 안위하다'의 뜻으로서 당
신의 종을 향한 하나님의 특별한 보살핌과 지켜주심을 뜻한다(Hartley). 결국 욥은 자
신의 과거가 매우 영화로웠음과 그것이 오직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인한 것이었음을 고
백함으로써 인생의 행복과 불행을 좌우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있다.

3 그 때는 그의 등불이 내 머리에 비취었고 내가 그 광명을 힘입어 흑암에
행하였었느니라

ㅇ등불이...광명을 힘입어...행하였었느니라 - 등불과 광명(RSV, NIV, light)은 모두
2절의 '보호'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축복과 돌보심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특히 성경
에서 '등불'은 생명과 번영(시 18:28), 하나님의 임재하심(계 21:23 ; 22:5), 하나님
의 말씀(시 119:105) 등을 상징한다. 욥은 자신의 인생 행로를 늘 조명해 주시고 인도
해 주시는 하나님의 자비로운 섭리에 힘입어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나 환난 중에도 좌
절하거나 넘어지지 않고 올바른 길로 안전하게 행할 수 있었다. 결국 본절에서 그는
하나님의 크신 은총을 상기함과 아울러 행복했던 과거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염원을
표현하고 있다.

4 나의 강장하던 날과 같이 지내었으면 그 때는 하나님의 우정이 내 장막 위에
있었으며

ㅇ강장하던 날 - '강장하던'에 해당하는 '하레피'의 문자적 의미는 '수
확기를 보내다'이며, 그 명사형 '호레프'는 '수확물' 혹은 결실의 계절인 '가을'을 뜻
한다. 한편 이에 대해 '전성기'(NIV, NASB, prime), '청년 시절'(KJV, youth : LB,
early years) 등으로도 번역하는데, 욥 자신의 신체적 성숙을 뜻하기 보다는 연령과는
상관없이 그의 일생에 있어서 제일 흥왕했던 시절을 의미하는 말로 봄이 무난하겠다
(Anderson, Hartley). 한편 우정 - (소드)은 '세우다', '기초를 놓다
', '설립하다'의 '야사드' 에서 파생된 말이다. 토마스(D. W. Thomas)
는 이것을 '보호'로 해석하나, 이 단어는 전통적으로 '친근함', '우정'을 표현
하는 데 사용되었다(Habel, 시 25:14). 대부분의 영역본들(NIV, LB, RSV, NASB)
도 이 단어를 '우정'(friendship)으로 번역하고 있다. 한편 KJV는 이를 '비밀
'(secret)로 옮겼는데 이에 대해 앤더슨(Anderson)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경건한 공
동체에 하나님의 비밀스러운 뜻이 알려진다는 점에서 '비밀'이라는 번역을 역시 '친
밀한 우정'과 통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결국 이 표현은 하나님과 욥의 밀접한 관계를
의미하는 것이다.

5 그 때는 전능자가 오히려 나와 함께 계셨으며 나의 자녀들이 나를 둘러 있었으며

ㅇ전능자 - (솨다이). 구약 성경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이름 중 하나로서
구약 성경의 48회 사용 가운데 욥기에서만 31회나 사용되고 있다(5:17 ; 6:4 ; 8:3
등). 일반적인 번역은 '모든 능력을 가지신 분'(70인역)으로 '파괴하다', '멸망시키
다'의 뜻을 가지는 '솨다드'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널리 인정되고
있다.
ㅇ오히려 나와 함께 계셨으며 - 욥은 자신의 지금 상태를 전능하신 하나님이 함께하
시지 않으므로 일어난 결과라고 생각한다. 즉, 과거에 하나님께서 함께하셨을 때는 욥
의 행복을 파괴할 그 어떤 대적도 없었으며, 욥 자신도 그 어떤 악행도 저지르지 않았
었음을 말함으로 현재의 결과가 하나님의 돌이키심(30:31) 때문인 것으로 말한다.
ㅇ자녀들이 나를 둘러 있었으며 - 부모의 주위를 돌아다니며 즐겁게 뛰노는 아이들의
소리는 그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을 나타내며, '자녀들'은 하나님의 축복이 함
께하셨다는 상징으로 이해되었다(시 128:3). 이 또한 욥의 행복했던 시절을 설명해 주
는 내용이며, 분명 잃었던 욥 자신의 자녀들을 회상하는 말이다(Habel).

6 뻐터가 내 발자취를 씻기며 반석이 나를 위하여 기름 시내를 흘러 내었으며

ㅇ뻐터가 내 발자취를 씻기며 - '뻐터'와 하반절의 '기름'은 모두 부요의 상징이다.
특히 욥은 자신이 환난을 당하기 전에 얼마나 부유했었는가를 비유적으로 과장하고 있
다. 즉, 욥은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뻐터로 자신의 발을 씻을 만큼' 농장의 수확이
풍족했던 것이다(M, Henry).
ㅇ반석이...흘려 내었으며 - 여기서도 역시 욥의 물질적 부(富)를 묘사한다. 특히 이
엄청난 부가 하나님의 각별하신 은혜와 축복으로 말미암았다는 사실을 '반석'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모세가 광야에서 반석을 쳐서 물을 낸 것과 같은(출
17:6)체험을, 욥은 자신의 생활에서 마치 모세의 반석이 기름을 흘려 내듯하는 놀라운
물질적 축복으로 경험했던 것이다.

7 그 때는 내가 나가서 성문에 이르기도 하며 내 자리를 거리에 베풀기도
하였었느니라

ㅇ성문에 이르기도 하며 - '성문'은 고대 이스라엘 사회에서 재판이나 교육 등 주로
공적인 업무가 행해지는 중심지였다. 따라서 '성문에 이른다'는 말은 욥의 사회적 지
위가 높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는 단지 욥이 부자였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이웃
의 어려운 사정을 돌아보고 그들을 구제했던 그의 긍휼과 자비 때문이었으며(12절),
불의를 용납하지 않고 엄히 다스리는 공의로움 때문이었다(14, 15절).
ㅇ자리를 거리에 베풀기도 하였었느니라 - '거리'는 '넒다'의 뜻을 가진 '라하브'
에서 파생된 '레호브'로서 '공지'(空地), '공간', '광장' 등으
로 번역되는 단어이다. 비록 이곳이 공적인 일과 재판이 행해지는 성읍의 문 앞에 있
는 넓은 지역(앞 구절의 '성문')과 단어적으로는 구분되지만, 본절에서는 '성문'과 거
의 동일한 의미를 갖는 '공공의 장소'(NIV, public square)를 뜻한다. 따라서 이 표
현도 욥의 공적 지위가 그 지역에서 매우 높았음을 보여준다(신 21:19 ; 느 8:1 ;
암 5:10).

8 나를 보고 소년들은 숨으며 노인들은 일어나서 서며

ㅇ소년들은 숨으며 - '숨으며'의 '하바'는 '피하다', '감추다', '숨다'의
뜻을 가진 동사이다. 때로는 '은밀히 도주하기 위하여 자신을 감추는 행위'에도 사용
되지만(창 31:27), 본절에서는 욥보다 젊은 사람들이 욥에 대한 존경심으로 자리를 비
켜서는 태도(NIV, stepped aside ; RSV, withdrew)를 뜻한다.
ㅇ노인들은 일어나서 서며 - 이 또한 욥보다 연장자인 노인들 일지라도 그대로 앉아
있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태도로써 욥에게 경의를 표했음을 보여준다.

9 방백들은 말을 참고 손으로 입을 가리우며

ㅇ손으로 입을 가리우며 - '가리우며'의 '솜'은 '놓다', '위치시키다',
'두다'의 뜻을 가진다. 직역하면 '자기들의 손을 입에 대었다'로 사람들의 주의를 환
기시켜 조용히 경청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덮다'(NIV, covered)의 뜻을 강
조하면 말을 억제하려는 동작의 하나로 볼 수도 있다. 여하튼 이 표현은 10절과 연결
되어 '욥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으로 이해할 수 있다.

10 귀인들은 소리를 금하니 그 혀가 입 천장에 붙었었느니라

ㅇ귀인들은 소리를 금하니 - '귀인들'이란 행정부나 군대의 높은 관직에 있던 사람들
을 가리킨다(Hartley). '금하니'는 8절의 '숨으며'와 같은 단어이나, 이처럼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을 때는 '감추다'의 의미가 더 적절하다. 이 표현은 귀인들이 침묵을
유지하며 욥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음을 가리킨다.
ㅇ그 혀가 입 천장에 붙었었느니라 - 욥에 대한 존경심으로 인한 '철저한 침묵'을 과
장되게 표현한 말이다.

11 귀가 들은즉 나를 위하여 축복하고 눈이 본즉 나를 위하여 증거 하였었나니

ㅇ귀가 들은즉...축복하고 - 직역하면 '누구든지 나의 말을 들은 사람은 모두 나를
축복하였다'(NIV, Whoever heard me spoke well of me)가 된다.
ㅇ눈이 본즉...증거하였었나니 - 이 역시 '누구든지 나를 본(만난) 사람은 모두 나에
대해 선한 증거를 하였다'는 뜻이다. 이 두 구절은 모두 욥에 대한 주위 이웃들의 진
심에서 우러나온 찬사를 나타낸다.(M. Henry). 또한 이러한 칭찬과 인정은 욥의 사회
적 명망이 모든 사람들에게 널리 인식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Anderson).

12 이는 내가 부르짖는 빈민과 도와줄 자 없는 고아를 건졌음이라

ㅇ부르짖는 빈민과...고아를 건졌음이라 - '부르짖는'에 해당하는 '솨아'
는 강조를 나타내는 피엘형으로만 쓰이며(24:12 ; 30:20 등), 그 외침이 얼마나 강렬
한 것인가를 보여준다. 이 때문에 이 단어는 압제당하는 자나 극한 상황에 있는 사람
들의 외침을 묘사하는 데 주로 사용되었다(출 2:23 ; 시 39:12 ; 40:1). 또한 빈민과
고아, 과부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이웃이었고, 하나님의 특별한 관심
의 대상이었다(시 68:6 ; 사 3:14, 15). 이들에 대한 욥의 구제는 율법에의 순종이자,
공의의 실천이었기에 존경받을 만한 것이었다.

13 망하게 된 자도 나를 위하여 복을 빌었으며 과부의 마음이 나로 인하여 기뻐
노래하였었느니라

ㅇ망하게 된 자...기뻐 노래하였었느니라 - 12절에 이어 이스라엘 사회에서 전통적으
로 구제의 대상이었던 대표적 무리들을 욥이 돌보았음을 보여준다. '망하게 된 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오베드'는 '망하다', '파괴되다'에서 파생된 명사로 때
로는 영원한 형벌로 인한 완전한 죽음, 멸망을 의미(시 83:17)할 정도로 강한 뜻을 지
니고 있다. 본절에서는 아주 비참한 생활 환경으로 인해 거의 죽게 될 지경에 이른 사
람을 가리킨다(Hartley). 이러한 욥의 구제는 과부의 애통하고 의지할 데 없는 심령이
생(生)의 즐거움을 되찾을 만큼 적절하고 자비로운 것이었다. 한편 12과 본절에 나타
난 욥의 선행에 대해 혹자는 '욥은 마치 이스라엘이 고대했던 이상적인 왕과 같은 직
무를 행하고 있다. 즉, 가난한 자를 신원하며(시 72:1-4), 궁핍한 자를 구제하며(시
72:12-14), 그의 백성들로부터 칭송을 듣는(시 72:15-17) 왕 같은 행동인 것이다'라고
설명한다(Habel).

14 내가 의로 옷을 삼아 입었으며 나의 공의는 도포와 면류관 같았었느니라

ㅇ본절은 욥이 사회적으로 존경과 예우를 받았던(7-11절) 데 대한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12-17절) 중 중심되는 구절에 속한다(E. B. Smick). 즉, 욥에 대한 존경은 권력
이나 부귀등으로 말미암은 억지 예우가 아니라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의와 공의를 실
현한 데 대한 자연스러운 결과로서 주어졌다는 것이다.
ㅇ공의는 도포와 면류관 같았었느니라 - '도포'의 히브리어 '메일'은
'길고 헐거운 겉옷'을 가리키며, '면류관'의 '차니프'는 '머리에 쓰는
관'을 뜻한다. 양자(兩者)는 모두 그 사람의 직위와 신분을 나타내는 물건으로서 왕
(사 62:3)이나 대제사장(슥 3:5)과 관련된 것이다. 욥은 과거 자신의 신분이 어떠했는
가를 암시함과 동시에, 자신이 베풀었던 공의가 입고 있었던 관복의 위엄스러운 모습
처럼 명백히 드러났었음을 말하고 있다.

15 나는 소경의 눈도 되고 절뚝발이의 발도 되고

ㅇ욥이 베푼 공의는 단지 훗날 율법에 정해진 범위(압제당하는 자, 고아, 과부, 빈궁
한 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한정되지 않고 부정한 자로(레 21:18-20) 취급되던 소경
과 절뚝발이 등 소외 계층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것이었음을 보여준다.
ㅇ소경의 눈...절뚝발이의 발 - 욥은 저들에게 무엇이 필요한 것인가를 정확히 알고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사회적으로 무능력한 사람들에 대한 감상적인 연
민에서 기인한 개인적 도움만이 아니라 법정과 더 크게는 사회 내에서 저들의 이익과
권리를 옹호해 주고자 공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포함한다(Habel). 한편 구약 성경
에서 소경과 절뚝발이는 종종 자신들의 힘으로 일을 처리할 수 없는 사회적 무능력자
로 표현되었다(삼하 5:6-8).

16 빈궁한 자의 아비도 되며 생소한 자의 일을 사실하여 주었으며

ㅇ아비도 되며 - '아비'는 히브리어 '아바'의 번역으로 통상 '아버지'를 의
미한다. 본절은 '아바'가 광범위한 파생적 의미로 사용된 구약 성경의 몇 구절 중의
하나이다(사 22:21). 욥은 지도자로서의 자신의 직무를 단지 법정에서 저들의 변호자
가 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빈궁한 자들의 처지를 세심하게 헤아려 주는 '아버지'의
역할까지 감당했었다. 여기서 우리는 욥이 의식적(儀式的).종교적 의무에 초점을 맞추
지 않고 고난당하는 이웃의 구체적인 요구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
다. 이것은 성도들이 자칫하면 간과하기 쉬운 이웃 사랑의 정신이며, 물론 참된 이웃
사랑의 정신이란 하나님 사랑에 그 기반을 두기 마련이다(눅 10:25-37).
ㅇ생소한 자의 일을 사실하여 주었으며 - '생소한 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알
다'는 뜻의 '야다'에 부정사 '로'가 합성되어 '낯선 자' 혹은 '이
방인'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실하여 주다'의 '하카르'는 '찾다', '탐구하
다', '시험하다'의 뜻으로 어떤 일의 진위(眞僞) 여부를 공정히 가려주는 것을 가리킨
다. 즉, 욥은 설령 외지(外地)에서 온 사람일지라도 억울한 누명을 쓰지 않도록 공정
하게 그들을 변호했던 것이다. 혹은 이 구절을 공법을 수행하는 욥의 자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즉, 욥은 언제나 그 소송에 대해 신중히 조사해 본 후, 만약 '피
고의 결백성이 밝혀지면' 비록 그가 낯선 사람일지라도 그의 무죄를 변호했다는 것이
다(Driver, Gray). 어쨌든 이 사실은 욥이 공의를 성실히 수행한 지도자이며, 도량이
큰 사람이었음을 보여준다.

17 불의한 자의 어금니를 꺽고 그 잇사이에서 겁탈한 물건을 빼어 내었었느니라

ㅇ불의한 자의 어금니를 꺾고 - 그렇다고 욥이 언제나 이해심만 많은 '유약한 지도
자'는 아니었다. 그는 압박당하는 자들을 도와주었으나, 압박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단
호하게 그 힘을 꺾어 굴복시켰던 것이다. '불의한 자'는 '탈선하다', '부정하게 행동
하다'의 뜻을 가진 '울'에서 파생한 명사로서 주로 '억압적인 지도자'를 지
적하는 말이다. 또한 '어금니'는 '물어뜯다'의 뜻인 '라타'에서 유래한 단어
로 구약 성경에서 주로 '파괴적인 힘'의 상징으로 쓰였다(시 58:6 ; 잠 30:14). 따라
서 어금니를 꺾는 행위는 힘을 믿고 날뛰는 짐승이나 사람의 기를 제압하는 치명적인
공격을 뜻한다. 이 구절을 통해서 우리는 당시의 한 모습, 즉 이스라엘 사회에서 눌리
는 자들을 위해 봉사해야 할 지도자들이 도리어 그 권세를 이용해 약한 백성들의 재물
을 탈취하는(본절 후반부) 이율배반을 볼 수 있다.

18 내가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내 보금자리에서 선종하리라 나의 날은 모래 같이
많을 것이라

ㅇ보금자리에서 선종하리라 - '보금자리'의 '켄'은 '깃들다'
(킨넨)에서 파생된 명사로, 본절에서는 '욥 자신이 거주하던 집'(NIV, my own house)혹
은 '가족'(family, household)을 가리킨다. 한편 '선종하다'는 '숨이 멎어 죽다'는
뜻으로(KJV, NIV, RSV, die), 욥은 하나님의 축복과 공의를 실현시키는 신실한 삶으로
말미암아 자신의 최후는 가족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편안히 맞게 될 것으로 생각했었
다.
ㅇ모래같이 많을 것이라 - '모래'(홀)에 대해서는 두 견해로 나뉜다. 하나
는 말 그대로 '모래'(sand)로 보는 통상적인 견해이며(Pope, M. Henry), 다른 하나는
'불사조'(phoenix)로 보는 견해이다(M. Dahood). 후자를 지지하는 자들은 본절 전반부
의 '보금자리'에 상응하는 말은 '모래'보다는 '불사조'라는 '새'라고 주장한다. 한편
70인역은 이를 '종려나무'로 보지만 이 또한 불사조와 연결되는 우가릿(Ugarit) 전설
에서 유래된 견해이다. 전자를 취해도 욥이 자신의 공의에 대한 하나님의 축복으로 인
해 바다의 모래처럼 장구한 삶을 누릴 것으로 기대했음을 뜻하므로 양(兩) 견해 모두
동일한 의미를 전달한다.

19 내 뿌리는 물로 뻗어나가고 내 가지는 밤이 �쨉돈?이슬에 젖으며

ㅇ뿌리는 물로 뻗어나가고 - 18절에 이어지는 욥의 기대를 표현한 말이다. 여기서 욥
은 자신을 굵고 튼튼한 한 그루의 나무로 묘사하고 있다. 즉, 물로 뻗어나가 충분한
수분을 흡수하여 열매를 많이 맺는 무성한 나무처럼 되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M.
Henry). 한편 구약 성경에서 '냇가에 심기운 나무'는 종종 '의인'으로 비유된다(시
1:1-3 ; 렘 17:7, 8). 이는 욥이 자신의 번성을 기대하는 근거가 의와 공의에 따른 자
신의 삶에 있었음을 나타낸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ㅇ가지는...이슬에 젖으며 - 또한 비록 건조기가 다가오더라도 밤이슬이 나뭇가지들
을 충분히 적셔주는 것처럼, 욥은 그 어떤 역경과 고난도 능히 감당해낼 수 있으리라
고 확신했다.

20 내 영광은 내게 새로와지고 내 활은 내 손에서 날로 강하여지느니라 하였었노라

ㅇ영광은 내게 새로와지고 - 하나님의 축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른 표현으로 계속되고
있다. '영광'의 '카보드'는 '무겁다', '명예스러운', '영광된'의 뜻을 가
진 '카베드'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은총과 욥 자신의 올바
른 삶을 인하여 영예가 더욱 새로워 진다는 뜻이다(M. Henry). 여기서 이 단어의 다른
명사형의 뜻을 취하여 '간'(肝)으로 보고, 이 부분을 '욥의 내적 자아가 날로 새로워
지는'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Habel, Hartley). 여기서 생(生)의 활력을 계속 언급하
는 문맥 중에 있고 후반절의 '손'과의 평행을 고려한다면 이 해석도 상당한 설득력을
지닌다.
ㅇ내 활은...날로 강하여지느니라 - 활은 주로 '강함'과 '생식력'의 상징으로 사용되
었다(창 49:24 ; 삼상 2:4 ; 렘 49:35). 이로써 욥은 활력있고 건강한 삶과, 자신의
명예와 권위가 성장하는 내적, 외적 성숙을 소망했었음을 알 수 있다.

21 무리는 내 말을 들으며 나의 가르치기를 잠잠히 기다리다가

ㅇ여기서부터 욥은 자신이 공동체 특히 성읍의 공회로부터 존경을 받았다는 내용
(7-11절)으로 다시 돌아온다.
ㅇ무리는 내 말을 들으며 - 히브리어 원문에서는 '내'(리)라는 단어가 문장
서두에 나온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에게' 무리들이 이목(耳目)을 모으
고 그 말을 청종하였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즉, 욥이 무리 중에서 말을 하면 사람들
은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조용히 그 가르침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이러한 욥의 모습은
곧 '그 마을을 이끄는 지도'엿음을 타나낸다(Anderson).

22 내가 말한 후에 그들이 말을 내지 못하였었나니 나의 말이 그들 에게 이슬 같이
됨이니라

ㅇ나의 말이 그들에게 이슬같이 됨이니라 - 무리들은 욥의 조언과 가르침에 어떤 이
의를 제기하거나, 다른 제안을 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다른 사람의 말을 더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Driver, Gray). 왜냐하면 욥의 말은 마치 팔레스틴 지역의 기후상으로
볼 때 농사에 있어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슬처럼(창 27:28 ; 시 133:3 ;
호14:5), 결정적인 의미를 지녔기 때문이다(Anderson).

23 그들이 나 바라기를 비 같이 하였으며 입을 벌리기를 늦은 비 기다리듯
하였으므로

ㅇ나 바라기를 비같이 하였으며 - '바라기를'의 '야할'은 '기다리다', '소
망하다'의 뜻을 가진 단어로 '확신에 찬 기대, 신뢰'를 의미한다(창 8:12 ;
시71:14). 그리고 여기서 '비'는 메마른 땅을 적시는 '겨울비'를 가리킨다. 즉, 사람
들은 마치 건조한 겨울 땅에 비가 내려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기를 기다리듯 인내와
신뢰를 가지고 욥의 말을 경청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욥은 성읍 거민들의 지혜로운
조언자요, 정신적인 지주로서 막대한 감화력을 끼쳤다. 한편늦은 비 -
(말코쉬)는 3월과 4월에 오는 '봄비'(NIV, RSV, NASB, the spring rain)를 말한다.
이 비는 다가오는 수확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였다(렘 3:3 ; 슥 10:1). 욥은 자신
의 말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간절한 것이었던가를 직유적으로 적절하게 묘사하고 있
다.

24 그들이 의지 없을 때에 내가 함소하여 동정하면 그들이 나의 얼굴 빛을 무색하게
아니하였었느니라

ㅇ의지 없을 때에 - '의지'의 '아만'은 '확증하다', '떠받치다', '인격을
믿다'의 뜻을 가진 단어로, 여기에 부정사'로'가 연결되어 확신하거나 믿을
만한 존재와, 가치가 없는 심리적인 공허함을 의미한다. 이럴 때 그들에게 던져지는
욥의 미소는 심리적 위안의 차원을 넘어서는 '인생에 근원적인 유익을 주는 힘'이 되
기에 충분했다(Habel).
ㅇ무색하게 아니하였었느니라 - '무색하게 하다'는 '넘어뜨리다', '쓰러뜨리다', '파
멸시키다'의 뜻으로서 '나팔'(넘어지다, 눕다)의 사역형으로 사용된 것이
다. 여기에 마찬가지로 부정사가 합성되어 상대방의 의견이나 호의 등을 강하게 무시
하는 의미를 가진다. 즉, 사람들은 결코 욥의 다정하고 자애로운 표현을 무시하지 않
았다. 욥은 그들의 영혼에 생기를 주는 믿음직하고 존경받는 지도자였던 것이다.

25 내가 그들의 길을 택하고 으뜸으로 앉았었나니 왕이 군중에 거함도 같았고
애곡하는 자를 위로하는 사람도 같았었느니라

ㅇ이 절은 당시 사회에서 욥의 신분과 지위가 어떠했는가를 요약적으로 서술하고 있
는 부분이다. 이 한 절에서 욥은 지금까지 진술했던 모든 내용들을 압축하여 표현한
다. 또한 그것은 곧 자신의 의로움에 대한 강한 변론이기도 하다.
ㅇ그들의 길을 택하고 - '택하고'의 '바하르'(* )는 '선택하다', '...하기로
결심하다'의 뜻이며 '예리한 눈으로 보다'라는 개념을 내포한 말이다. 이것은 욥이 백
성들의 인생의 길을 제시해 주는 신앙적 통찰력을 지닌 지도자였음을 의미한다.
ㅇ앉았었나니 - '예쉐브'는 재판하기 위하여 좌정하는 것이나 왕이 보좌에 앉는 것
(왕상 1:35, 46)을 의미한다. 이는 욥의 통치권을 가리키며 그것은 마치 왕이 자신이
다스리는 '군인들'(NIV, RSV, troops ; 개역성경, 군중들) 가운데서 효령하는 것과 같
았다. 그러나 욥의 직무는 그의 백성들에 대해 결정을 내리는 것만은 아니었다. 한편
으로 욥은 백성들을 위로하는 자였던 것이다(Habel).
출처 : 춘천 대우인력 김진규
글쓴이 : 대우인력 김진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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