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5장
1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ㅇ내려와 쳐서 파하고 - 이스라엘의 어리석은 고집은 그들의 치욕적이고도
철저한 패배로 끝이 났다(신 1:44). 이 패배는 출애굽 후 이스라엘이 최초
로 겪은 것이다. 한편 이때 아말렉인과 가나안인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을 징계코자 사용하신 심판의 도구라 할 수 있다<수 서론, 가나
안의 여러 족속들>.
ㅇ호르마까지 이르렀더라 - '저주'라는 뜻의 '호르마'는 가데스 부근의 한
장소이다. 비록 이곳은 훗날 이스라엘이 재탈환하여(21:3;수12:14;삿1:17)
시므온 지파에게 분배하였지만(수 19;4), 가나안 정복의 첫 교전이라 할 수
있는 이곳에서의 패배로 가나안 주변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깔보고 무시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하나님의 명령과 인도를 거부한 자는 세상으로 부터 치욕
과 멸시를 당하게 된다(마 5:13,14).
2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그들에게 이르라 너희가 내가 주어 거하게 할
땅에 들어가서
ㅇ내가 주어 거하게 할 땅에 들어가서 - 이는 14:30에 "내가 맹세하여 너희
로 거하게 하리라 한 땅에 결단코 들어가지 못하리라"는 말씀과 비교된다.
그것은 본장에 주어진 제사법을 실천할 사람들은 광야에서 죽어야 했던 구
세대가 아니라, 가데스 반역 사건(14장) 당시 20세 미만이었던 사람들과 그
이후에 출생한자들 곧 새 세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3 여호와께 화제나 번제나 서원을 갚는 제나 낙헌제나 정한 절기제에 소나
양으로 여호와께 향기롭게 드릴 때에는
ㅇ화제(火祭) - 제물을 불에 태워 그향기를 드리는 제사로서, 번제나 소제
등에서 제물을 불에 태워드리는 모든 제사 방법을 총칭한다.
ㅇ번제 - 레 1 : 3 주석 참조.
ㅇ서원을 갚는제 - 하나님께 드리기로 특별히 서원한 것을 여호와께 드리는
제사이다.
ㅇ낙헌제(freewill offering) - 화목제 중 자발적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예
물을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이다(레 7:16,17).
ㅇ정한 절기제 - 해마다 정해진 절기에 하나님께 예물을 드리는 제사이다.
한편 이상의 제사에 관해 더 자세한 내용은 레위기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
와 의미'를 참조하라.
4 그 예물을 드리는 자는 고운 가루 에바 십분지 일에 기름 한 힌의 사분지
일을 섞어 여호와께 소제로 드릴 것이며
ㅇ에바 - 구약 시대에 고체의 부피를 측정하는 단위로서 약 23리터에 해당
된다.
ㅇ힌 - 약 3.8리터의 액체량을 나타내는 단위이다.
ㅇ소제 - 동물을 희생 제물로 드릴 때 항상 곁들이는 곡식제사를 가리키며,
충성과 감사를 상징한다<레 2장>.
5 번제나 다른 제사로 드리는 제물이 어린 양이면 전제로 포도주 한 힌의
사분 일을 예비할 것이요
ㅇ전제(奠祭) - 일반적으로 번제물이나 화목 제물 위에 포도주나 독주를
부어 드리는 제사 방법을 의미한다<레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와 의미>.
이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향기로운 제물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한편 전제(drink offering)는 상번제와 더불어 아침, 저녁
으로(28:7; 출29:40), 안식일 제사 때(28 : 9), 월삭 제사 때(28:14), 그리
고 초막절 제사 때(28 : 18-21)에 특별히 드려졌다<레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와 의미>.
6 수양이면 소제로 고운 가루 한 에바 십분지 이에 기름 한 힌의 삼분지
일을 섞어 예비하고
7 전제로 포도주 한 힌의 삼분지 일을 드려 여호와 앞에 향기롭게 할
것이요
ㅇ향기롭게 할 것이요 - 이 말은 여호와께서 바치는 자의 제물과 그 마음을
기쁘게 받으신다는 신인동형동성론(Anthropomorphism)적 표현이다.
레 2:9 주석을 참조하라.
8 번제로나 서원을 갚는 제로나 화목제로 수송아지를 예비하여 여호와께
드릴 때에는
ㅇ화목제 - 하나님과 더욱 돈독한 친교를 다지기 위해 드리는 제사로서, 여
기에는 감사제, 서원제, 자원제가 있다. 대부분의 절기 제사는 이 화목제를
중심으로 드려졌다<레 3 : 1-5 강해, 화목제에 대하여>.
9 소제로 고운 가루 한 에바 십분지 삼에 기름 반 힌을 섞어 그 수송아지와
함께 드리고
ㅇ고운가루 - '흔들다'란 뜻에서 파생된 말인데, 곧 빻은 밀가루를 채에 흔
들어 골라 낸 부드러운 가루를 의미한다.
ㅇ기름 - 감람나무 열매로부터 짜낸 올리브(olive) 기름을 가리킨다.
10 전제로 포도주 반 힌을 드려 여호와 앞에 향기로운 화제를 삼을찌니라
11 수송아지나 수양이나 어린 수양이나 어린 염소에는 그 마리 수마다 이
위와 같이 행하되
12 너희 예비하는 수효를 따라 각기 수효에 맞게 하라
ㅇ각기 수효에 맞게 하라 - 드려지는 제물의 가치와 수효에 따라 소제와 전
제의 양을 정확히 맞추어 제사를 드려야 했다. 이에 대해 아래 도표를 참
조하라.
제 물 소제의 양 전제의 양
어린 양 고운가루 1/10에바 포도주 1/4 힌
어린 염소 기름 1/4 힌
수 양 고운가루 2/10에바 포도주 1/3 힌
기름 1/3 힌
수 송아지 고운가루 3/10에바 포도주 1/2 힌
기름 1/2 힌
13 무릇 본토 소생이 여호와께 향기로운 화제를 드릴 때에는 이 법대로
할것이요
ㅇ이 법대로 - 2-12절에 제시된 소제물과 전제물에 관한 제사법을 가리킨다.
물론 이를 확대 해석해서 율법 전체를 의미한다고 해도 틀린 것은 아니다.
14 너희 중에 우거하는 타국인이나 너희 중에 대대로 있는 자가 누구든지
여호와께 향기로운 화제를 드릴 때에는 너희 하는대로 그도 그리할 것이라
ㅇ타국인이나...대대로 있는 자 - 이들은 통상이나 여행등을 위해 이스라엘
을 잠시 방문하는 순수 외국인들과는 구별되는 자들이다. 이들은 본래 이스
라엘 12지파의 혈통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인연으로 이스라엘 사회에 오래
도록 거주하는 중 그 공동체에 여러모로 동화된 자들을 가리킨다. 따라서
만일 이들도 할례를 받는다면, 본토 이스라엘 자손들과 아무런 차별없이 율
법의 의무를 지기도 하고, 또한 그 특혜를 누릴 수도 있었다.
15 회중 곧 너희나 우거하는 타국인이나 한 율례니 너희의 대대로 영원한
율례라 너희의 어떠한대로 타국인도 여호와 앞에 그러하리라
ㅇ회중(카할) - 단순한 집합체로서의 '회중'(congregation)과는 달리 특별
한 목적으로 모인 '총회'(RSV, assembly)를 뜻한다. 이는 가나안에 건설될
신국(神國) 이스라엘의 성격을 규정한 말로써, 이스라엘은 단순히
히브리인으로 구성된 혈통적 집합체가 아니라, 혈통을 초월하여 여호와 신
앙으로 모인 '신앙 공동체'임을 강력히 시사한다. 이런 점에서 여호와 종교
는 결코 폐쇄적이거나 배타적이지 않고 전 우주적인 보편적 종교임을 알 수
있다.
16 너희나 너희 중에 우거하는 타국인이나 한 법도, 한 규례니라
ㅇ한 법도, 한 규례니라 - 하나님의 법은 절대적인 것으로 상황과 사람에
따라 모순되는 내용이 아니며, 또한 하나님의 나라가 건설될 가나안 땅은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었다. 이런 점에서 이방인들도 이스라엘 영내에 거
주하며, 이스라엘이 누리는 신적 특권을 향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나안
땅에 거하고자하는 자에게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여호와께서 정하신 법규를
온전히 따를 것'이 요구되었으며, 그리고 반드시 이 요구를 충촉시킬 때에
만 율법의 각종 보장과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므로 가나안에는 인간
의지가 중심이 된 종교는 결코 용납될 수 없었다(출 12:19,48;레 16:29-31).
17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ㅇ본문은 처음 익은 곡식으로 가루떡을 만들어 여호와께 거제로 드릴 것을
규정한 내용이다. 이에 대한 총괄적인 규정은 이미 출 23 : 19에 언급된 바
있다.
18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라 너희가 나의 인도하는 땅에 들어가거든
ㅇ너희가 나의 인도하는 땅에 들어가거든 - 이는 규례의 적용 시기를 분명
히 언급하고 있는 말이다. 즉 지금 전하는 규례는 광야에서가 아니라, 가나
안 땅에 들어가 정착하여 농사를 짓고 살 때 지켜져야 하는 규례란 뜻이다.
그런점에서 이 말은 또한 규례의 적용 대상까지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
는데, 곧 그 대상은 광야에서 죽게될 출애굽의 구세대(시내 산 인구 계수시
20세 이상된 자들)가 아니라, 가나안 땅에 입국하게 될 가나안의 새 세대
들이다.
19 그 땅의 양식을 먹을 때에 여호와께 거제를 드리되
ㅇ그 땅의 양식을 먹을 때 - 후일 아스라엘은 여리고 성 점령 직전에 가나
안 땅의 양식을 처음 맛볼 수 있었다(수 5:11,12).
ㅇ거제(擧祭) - 제물을 높이 들었다 아래로 내려 놓는 제사 방법이다<레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와 의미>.
20 너희의 처음 익은 곡식 가루 떡을 거제로 타작 마당의 거제 같이 들어
드리라
ㅇ처음 익은 곡식 가루 떡 - 곧 첫 수확한 곡식을 거칠게 빻아 그 가루로
만든 떡을 가리킨다. 이는 한 해의 양식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뜻으로
드려졌는데, '거제' 후 그 예물은 제사장의 몫이 되었다(출 29:27,28;레7
:14,32). 한편 이 첫 곡식의 열매는 인류 구속을 완성하시고,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한다(롬 8:23; 고전 15:23).
ㅇ타작 마당의 거제같이...드리라 - 곧 곡식을 타작한 마당에서 맨 먼저
거두어들인 곡식을 한단 묶어 하나님께 거제로 드리는 것 같이 첫 곡식으
로 가루떡을 만들어 거제로 하나님께 또한 드리라는 뜻이다. 한편 백성들
이 타작 마당으로부터 곡식 한 단씩을 제사장에게 가져오면 제사장은 유월
절 기간 중에 들어 있는 '첫 이삭 바치는 날'(the day of first fruit)
에, 즉 유월절이 지난 첫 안식일 다음 날에 첫 이삭을 거제로 하나님께 드
렸다(레 23:10-14). 이것을 '타작 마당의 거제'라고 한다.
21 너희의 처음 익은 곡식 가루 떡을 대대에 여호와께 거제로 드릴찌니라
ㅇ거제(테루마) - '거제'(heave offering)란 말은 '높이 들어올리다'
(lift up)란 뜻의 '룸'에서 파생된 말로, 곧 제물을 높이 들어서 드리는
제사방법을 가리킨다. 즉 제사장은 번제단 앞에서 제사 예물을 양손으로
꽉 붙들고 그것을 상하(上下)로 높이들었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놓는 제사
방법이다. 여기서 제사장이 제물을 위로 들어 올리는 것은 그 제물을 하
나님께 바친다는 뜻이며, 그것을 다시 내려놓는 것은 그 제물이 제사장의
몫으로 돌려졌다는 의미를 지닌다.
22 너희가 그릇 범죄하여 여호와가 모세에게 말한 이 모든 명령을 지키지
못하되
ㅇ그릇 범죄하여(티쉐구) - 이말의 원뜻은 '옆길로 빗나가다', '취하여 비
틀 거리다', 또는 '알지 못하고 죄짓다'란 의미로서, 연약한 본성 때문에
실수로 범하고 만 비고의적인 범죄 행위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이것을 인간 의지가 반영된 고범죄(故犯罪)와 구별하시고 그에 합당한 속
죄제를 요구하신 것이다. 따라서 엄밀히 고찰하면, 여기에 나타난 규례(22
-26절)는 앞서 제시된 레위기 규례(레 4 :13-21)와는 구별되는 규례이다.
곧 레위기의 속죄 규례는 보다 분명하고 뚜렷한 어떤 위반죄에 대한 속죄
규례인 반면, 여기서의 속죄 규례는 보다 일반적이고 소극적인 태만죄 내
지는 무지죄에 대한 속죄 규례라고 볼 수 있다. 여하튼 하나님께서는 인
간의 약함을 긍휼히 여기셨지만, 그 죄에 대해서는 이유를 막론하고 냉철
하게 물으신 것이다.
ㅇ지키지 못하되 - 하나님께서는 제사법과 더불어 그 법을 어길 경우를 대
비한 법을 또한 허락해 주셨다(Knobel). 이처럼 인간의 약함을 인간 자신
보다 더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는(시 103:4) 당신의 깊으신 자비와 긍휼로
인간이 계속적으로 당신과 교제할 수 있도록 속죄의 길을 열어주셨다(요
14:6).
23 곧 여호와가 모세로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여호와가 명한 날부터
이후 너희의 대대에 지키지 못하여
ㅇ명한 날부터...대대에 지키지 못하여 - 이는 비록 많은 시간이 경과된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제시한 율법을 온전히 지킬 수 있는 세대와 개인을
만날 수 없다는 불행한 가능성을 암시한 말이다(롬 3:10,20). 동시에 이는
율법외에 인간을 의롭게 할 또 다른 한 법이 계시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가
능성을 시사한 말이기도 하다(롬 3:11). 그리하여 실로 하나님께서는 때가
찬 경륜을 따라 '율법의 완성'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셔서, 그
를 믿는 자는 누구나 그 믿음으로써(以信) '의인' 되게 하심으로(得義) 위
의 희망적인 가능성을 현실화 하셨다(롬 8:2).
24 회중이 부지중에 그릇 범죄하였거든 온 회중은 수송아지 하나를 여호와께
향기로운 화제로 드리고 규례대로 그 소제와 전제를 드리고 수염소 하나를
속죄제로 드릴 것이라
ㅇ회중이...범죄하였거든 -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의 범죄나 혹은 그들을 대
표하는 제사장의 범죄는 한 개인의 범죄보다 하나님 앞에서 더 심각하게 다
뤄졌다<레 4:13-5:13>. 따라서 온 회중의 속죄를 위해서는 '수송아지'
와 더불어 '수염소'가 드려졌는데, 여기서 수송아지는 번제용이었고 수염소
는 속죄제용이었다. 그런데 실제 제사를 드릴 때는 항상 그러했듯, 속죄제
를 먼저 드려 죄용서 받은 후 헌신의 상징인 번제를 드렸을 것이다(Keil).
그리고 속죄제를 드리는 방법은 레 4:13-21에 명시된 규례대로 드렸을 것이
다. 한편, 그런데 여기서 회중의 범죄시, 수송아지와 더불어 수염소까지 요
구된 것은 초기 규례(레 4 : 13-21)의 경우(수송아지만 허용)와는 조금 변
경된 것이다. 그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아마 이는 율법의 기본 정신
이 변질되지 않는 한 사소한 세부 규정은 당시의 상황 및 특징 등을 따라
보다 충실하게 보충, 확대될 수도 있다는 좋은 증거가 된다.
ㅇ화제(올라) - 원문상으로 '번제'를 의미한다. 개역 성경에 '화제'로 번역
된 것은 그것이 온전히 불로 태워져 드려진다는 측면에서 그렇게 했을 뿐이
다.
ㅇ규례대로 그 소제와 전제를 드리고 - 즉 8-10절에 명시된 대로 수송아지를
드릴 때 동반되어야 할 소제물(고운 가루 3/10 에바, 기름 1/2힌)과 전제물
(포도주 1/2힌)을 드리라는 뜻이다<11, 12절 도표 참조>.
25 제사장이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을 위하여 속죄하면 그들이 사함을
얻으리니 이는 그릇 범죄함이며 또 그 그릇 범죄함을 인하여 예물 곧 화제
와 속죄제를 여호와께 드렸음이라
ㅇ속죄하면(키페르) - 기본 개념은 '덮다', '지워버리다'란 뜻이다. 이처럼
'속죄'는 희생의 피를 근거로,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죄를 가리우는
것'(시32:1)이요, '도말하는 것'(시 51:1)이다.
ㅇ그릇 법죄함 - 이 말의 기본 동사 '솨가그'는 '비틀거리다', '실수하다',
'길을 잃다' 등의 의미를 띠고 있다. 그러므로 '그릇 범한 죄'란 곧 죄를
죄 인줄 깨닫지 못하고 지은 죄, 서두르다 실수하여 지은 죄, 또는 육신의
연약함 때문에 부득이 지은 죄 등을 가리킨다.
26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과 그들 중에 우거하는 타국인도 사함을 얻을
것은 온 백성이 그릇 범죄하였음이니라
ㅇ타국인도 사함을 얻을 것은 - 타국인들도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 소속되어
있었던 고로, 그들 역시 회중이 저지른 범죄의 영향하에 있었고, 아울러 그
범죄를 속하는 속죄의 은총 영역 안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하나님의 속죄의 은총은 결코 편협적이거나 폐쇄적이지 않고 전 인
류에게 미치는 것임을 시사한다. 실로 하나님은 모든 인간의 주인으로서,
그들이 당신의 법도에 따라 죄 고백을 성실히 한다면, 받아들이실 것을 약속
하셨다. 그리고 이 약속은 온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마침
내 구체적으로 성취되었다. 그러므로 죄를 고백하는 모든자는 그 지위와 혈
통에 구애받지 않고, 예수 안에서 구속과 자유의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롬 8:19-23; 고후5:17).
27 만일 한 사람이 그릇 범죄하거든 일년 된 암염소로 속죄제를 드릴 것이요
ㅇ한 사람이 그릇 범죄하거든 - 개인의 죄는 회중의 죄에 비해 적은 예물이
요구되었다<레 4:27-5:13>. 이 경우 원칙상 '암염소'가 요구되었으나 경제적
능력이 없는 가난한 자에게는 '산비둘기나 집비둘기 새끼'를, 그리고 그보다
더 어려운 극빈자에게는 '고운 가루'로 대체할 수 있게 했다<레 5:7-13>. 이
는 개인 각각의 형편을 깊이 이해하시는 하나님의 넓으신 사랑을 반영하며,
더불어 범죄자는 어떤 경우에 라도 하나님 앞에서 속죄 제사를 드림으로써
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엄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히 9:22).
28 제사장은 그 그릇 범죄한 사람이 그릇하여 여호와 앞에 얻은 죄를 위하여
속죄하여 그 죄를 속할찌니 그리하면 사함을 얻으리라
ㅇ그릇 범죄한 - 25절 주석 참조.
ㅇ여호와 앞에 얻은 죄 - 여기서 '죄'에 해당하는 말은 본래 '표적을 맞추
지 못하다', '과녁으로부터 빗나가다'란 뜻의 기본 동사 '하타'에서 파생된
말이다. 따라서 성경이 말하는 '죄'란 하나님의 목적과 뜻에서 빗나가고, 하
나님의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인간의 모든 행위를 포괄적으로 지칭
하는 말이다.
29 이스라엘 자손 중 본토 소생이든지 그들 중에 우거하는 타국인이든지
무릇 그릇 범죄한 자에게 대한 법이 동일하거니와
ㅇ본토 소생...타국인 - 여기서 '본토 소생'(에즈라흐)은 지역적으로 혹은
혈통적으로 태어나면서 부터 이스라엘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 자들을 가리킨
다. 그리고 '타국인'(게르)은 본래 지역이나 혈통이 이방 출신이었으나, 할
례를 받음으로써 이스라엘 공동체의 일원으로 편입된 자들을 가리킨다. 그러
므로 이들은 순수한 '외국인'(노크리)들과는 구별되는 존재들로서, 이스라엘
본토 소생들과 동일하게 율법의 의무 및 권리가 부여되었다.
30 본토 소생이든지 타국인이든지 무릇 짐짓 무엇을 행하면 여호와를
훼방하는 자니 그 백성 중에서 끊쳐질 것이라
ㅇ짐짓(베야드 라마) - 직역하면 '높은 손으로', 또는 '손을 높이들어'이다.
이것은 의지적이고 공개적으로 하나님의 뜻과 권위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는
행동이다(신 32:27; 사 10:32). 이처럼 하나님 앞에서 극도로 교만하여 손을
높이 쳐들어 휘두르듯이 공개적으로 범하는 죄악은 속죄제로 죄 용서함 받을
수 없었고 오직 멸망과 죽음만이 기다릴 뿐이었다(마 12:31,32;요일 5:16).
ㅇ여호와를 훼방하는 자니 - 여기서 '훼방하다'(가다프)란 말은 '말로써 난
도질하다', '불경스런 말을 하다'는 의미이다(겔 20:27). 결국 여호와께 '손
을 높이 쳐든' 범죄는 여호와를 멸시하고 모독하여 그분의 영광을 크게 훼손
시키는 행위임을 알 수 있다.
ㅇ끊쳐질 것이라 - 여기서의 의미는 단순히 언약 공동체에서 파문당하여 축
출될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 죄에 대한 대가로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
라는 의미이다. 사실 부모의 권위를 모독한 자에게도 죽음이 돌아갔는데(출
21:17 ; 레 20:9), 하물며 부모의 권위 이상이신 하나님의 영광을 '훼방한'
자라면 영원한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마 12:31,32).
31 그런 사람은 여호와의 말씀을 멸시하고 그 명령을 파괴하였은즉 그 죄악이
자기에게로 돌아가서 온전히 끊쳐지리라
ㅇ그 죄악이 자기에게로 - 직역하면 '그의 죄악이 그의 위에'이다. 이는 결
단코 속죄될 수 없고 오직 그 죄책을 스스로 짊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
표현이다.
32 이스라엘 자손이 광야에 거할 때에 안식일에 어떤 사람이 나무하는 것을
발견한지라
ㅇ광야에 거할 때에 - 이때가 언제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모압
평지에 도착한 뒤의(20장) 사건인 듯하다. 그런데도 본절 이하의 사건이 여기
에 기록된 이유는 앞절에 언급된 '여호와께 짐짓' 범죄한 자(30절)의 경우를
예로 들기 위해 정착 기간이 길었던 모압 평지의 생활 동안 실제 일어났던 사
건을 이부분에 첨가한 것으로 보인다(Keil, Pulpit Commentary).
ㅇ안식일에...나무하는 것 - 안식일에는 일체의 노동(심지어 불 피우는 일까
지)이 금지된 법규가 시내 산에서 공포된 적이 있었다(출 35:1-3). 그리고 율
법 전반을 통하여 누차 안식일 준수를 거듭 명령한 바 있었다. 이 사실을 엄
연히 알고도 안식일에 나무를 한 것은 고의적으로 여호와의 명령을 거역하는
행위였다. 결국 그 범죄자에게는 어떤 변명도 소용이 없었으며, 짐짓 범한 죄
의 대가인 죽음이 기다릴 뿐이었다(출31:14,15; 35:2).
33 그 나무하는 자를 발견한 자들이 그를 모세와 아론과 온 회중의 앞으로
끌어 왔으나
ㅇ모세와 아론과 온 회중의 앞으로 - 여기서 '온 회중'은 문자 그대로 200만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그들을 대표하는 장로 및 두령들
의 회를 가리킨다(실제 성경에서는 대부분 이러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본절의 표현은 범죄자를 이스라엘 공동체의 재판석 앞으로 끌고 왔다
는 뜻이다.
34 어떻게 처치할는지 지시하심을 받지 못한 고로 가두었더니
ㅇ어떻게 처치할는지 - 곧 처형하라는 명령은 이미 받은 바 있으나(출 31:14,
15;35:2), 안식일 규례 위반자에 관한 한 아직까지 어떠한 방법으로 처형할지
는 지시되지 않았으므로, 지금 그 방법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Keil). 이와
같이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신정(神政) 국가로서 모든 문제의 최
종 결정권자는 하나님이셨다. 즉 이스라엘은 율법을 집행할 때 지도자의 즉
흥적이고 강압적인 판단이나 군중들의 충동에 의해 법이 집행된 것이 아니라,
모든 문제를 여호와의 뜻에 온전히 맡기는 계시 의존적인 삶을 살았다. 이처
럼 성경은 가장 공의로우신 하나님께 최종 판결을 맡김으로써 죄로 오염된
인간 이성의 오류를 방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딤후 3 :15-17).
35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그 사람을 반드시 죽일찌니 온 회중이 진
밖에서 돌로 그를 칠찌니라
ㅇ진 밖에서 돌로...칠지니라 - 먼저 '진 밖에서' 사형 집행을 하도록 명한
것은 하나님의 임재의 거룩성이 미치는 영역, 곧 이스라엘 진영의 거룩성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서였다(12:15; 행 7:58). 그리고 '돌로 쳐 죽이는' 형벌
을 명한 것은 그 범죄에 대하여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또한 공동체의 연대
책임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 였다(레 20:2). 이처럼 하나님은 당신의 권위와
영광에 도전하는 자들에게는 예외 조항을 두지 않고 공개 처형시킴으로써 그
죄가 지니는 심각성과 파괴성을 온백성에게 교훈하기를 원하셨던 것이다(출
31:14,15; 레 20:2;24:14; 수 7:25).
36 온 회중이 곧 그를 진 밖으로 끌어내고 돌로 그를 쳐 죽여서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하신대로 하니라
ㅇ돌로...쳐 죽여서 - 이러한 처형은 히브리 사회에서 가장 극악한 죄에 대
해 시행하던 일종의 공개 처형법으로써, 안식일 규례 위반자 외에도 우상 숭
배자(레 20 : 2-5), 여호와의 성호를 모독한 자(레 24: 15,16), 부모에게 대
적하는 패륜아(신 21:18-21), 간통한 남녀(신 22:22-24) 등에게 적용되었다.
37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ㅇ본문은 거룩한 선민의 의복에 관한 규례로서, 곧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을 보다 온전히 기억하여 지킬 수 있도록 하기위해 그들 의복의 옷단 귀
에 '술'(tassels, NIV)을 달도록 한 내용이다.
38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하여 그들의 대대로 그 옷단 귀에 술을 만들고 청색
끈을 그 귀의 술에 더하라
ㅇ옷단 귀에 술을 만들고 - 여기서 '옷'(베게드)이란 이스라엘인들이 걸치던
일상 외투를 가리킨다. 이 '베게드'가 신 22:12에는 '케수트', 즉 별 치장없
이 몸가림을 위한 '겉옷'이란 말로 대치되어 있다. 결국 이것은 통으로 되고
앞 뒷면이 분리된 의복으로서 자연히 네 개의 모서리(끝단)가 있게 마련이다.
바로 이 네 끝단에 '술'(fringes, KJV ; tassels,NIV)을 달게 된다. 한편
이 겉옷은 여행자나 가난한 이들에겐 이불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출 22:27).
ㅇ술을 만들고 - '술'(치치트)이란 '꽃피다'는 의미를 지닌 '추츠'에서 유래
한 말이며 '장식', '꽃', '끈'을 가리킨다. 이것을 청자색 실로 외투의 맨끝
단에 달았는데, 이러한 관습은 율법이 이스라엘 자손에게 있어서 생명의 꽃
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내포한다(출 28;36). 훗날 외식하는 유대인들은 이
'술'을 크게 하여 자신들의 경건을 공개적으로 자랑하곤 했다. 그러나 이
'술'을 옷에 달도록 명한 것은 자신의 경건을 과시하라는 뜻이 결단코 아
니고, 항상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죄에 빠지지 않게끔 조심하라는 시각
적 교육 효과를 위한 것이었다(39, 40절).
ㅇ청색 끈을...술에 더하라 - 여기서 청색 끈은 옷 네 귀에 달린 '술 뭉치'
를 옷에 단단히 묶어두는 역할을 한다(Keil). 아울러 그것은 하늘 색깔을
상징하는 바, 곧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늘에 속한 백성으로서 그러한 백성
답게 거룩하게 살아가야 할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39 이 술은 너희로 보고 여호와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여 준행하고 너희로
방종케 하는 자기의 마음과 눈의 욕심을 좇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
ㅇ방종케 하는(조님) - 이 말의 원뜻은 '간음하다'로서, 상징적으로는 '우
상을 섬기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본문에서는 여호와를 떠나 이방의 세
속적 문화에 도취되는 상태를 가리킨다.
ㅇ마음과 눈의 욕심을 좇지 않게 - 눈은 죄악을 받아들이는 통로라 할 만
큼 죄악에 민감하다. 따라서 일단 눈을 통과한 죄는 인간의 마음에 정착한
후 곧 한 개인의 전 인격에 파괴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처럼 인간의
감각 기관과 인간의 사고 및 정서의 상호 관계는 심리학자들의 도움을 빌
지 않더라도 성경이 누누히 경고하고 있는 바이다(마 5:27-29).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나약한 감각과 마음을 이해하시고, 이스라엘 백성들
의 옷에 이방인과 구별되는 '술'을 달게 하심으로써, 그'술'을 볼 때마다
세상으로 향하던 눈을 돌려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을 기억하고 인식토록 했
으며, 또한 그 행동에 있어서도 구별된 거룩한 백성답게 이방인의 모범이
되도록 하였다.
40 그리하면 너희가 나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고 준행하여 너희의 하나님
앞에 거룩하리라
ㅇ하나님 앞에 거룩하리라 - 거룩하신 하나님께서는 무엇보다 당신의 백성
에게도 역시 '거룩'(성결)을 요구하셨다(레 11:44,45). 그러므로 '거룩'은
선민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거룩'은 어떤 의식
적인 행위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본절의 말씀처럼 부단히 하나님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고 준행함으로써 이뤄져 갈 수 있다. 실로 하나님의 말씀은
인간의 죄악을 깨닫게 하고, 회개로 인도하며, 거룩한 인격으로 변화시킬
능력을 가지고 있다(요 20:31; 딤후 3:15; 히 4:12,13).
41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려하여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니라 나는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니라
ㅇ나는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니라 - 하나님은 규례를 계시하실 때 종종 당
신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과연 어떤 분이 되시는가를 강조하셨다<출 20:1,
2 29:45,46 ; 레 11:45>. 즉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강압적으로 율법의 멍
에를 지우신 것이 아니라, 그들의 구원자이시며 인도자로서 그들의 진정한
유익을 위해 율법을 제공하심을 밝히시고자 당신과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언
급하셨던 것이다. 한편 본절에 언급된 바 '출애굽' 사건은 흑암의 세력으로
부터 당신의 백성을 해방시킨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 사역을 보여 주는 대사
건으로서, 하나님 백성된 자들의 존재 이유와 목적을 밝혀주는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그리고 이 '출애굽'사건은 오늘날 영적으로 우리 성도들 개개인
에게도 실재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1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ㅇ내려와 쳐서 파하고 - 이스라엘의 어리석은 고집은 그들의 치욕적이고도
철저한 패배로 끝이 났다(신 1:44). 이 패배는 출애굽 후 이스라엘이 최초
로 겪은 것이다. 한편 이때 아말렉인과 가나안인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을 징계코자 사용하신 심판의 도구라 할 수 있다<수 서론, 가나
안의 여러 족속들>.
ㅇ호르마까지 이르렀더라 - '저주'라는 뜻의 '호르마'는 가데스 부근의 한
장소이다. 비록 이곳은 훗날 이스라엘이 재탈환하여(21:3;수12:14;삿1:17)
시므온 지파에게 분배하였지만(수 19;4), 가나안 정복의 첫 교전이라 할 수
있는 이곳에서의 패배로 가나안 주변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깔보고 무시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하나님의 명령과 인도를 거부한 자는 세상으로 부터 치욕
과 멸시를 당하게 된다(마 5:13,14).
2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그들에게 이르라 너희가 내가 주어 거하게 할
땅에 들어가서
ㅇ내가 주어 거하게 할 땅에 들어가서 - 이는 14:30에 "내가 맹세하여 너희
로 거하게 하리라 한 땅에 결단코 들어가지 못하리라"는 말씀과 비교된다.
그것은 본장에 주어진 제사법을 실천할 사람들은 광야에서 죽어야 했던 구
세대가 아니라, 가데스 반역 사건(14장) 당시 20세 미만이었던 사람들과 그
이후에 출생한자들 곧 새 세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3 여호와께 화제나 번제나 서원을 갚는 제나 낙헌제나 정한 절기제에 소나
양으로 여호와께 향기롭게 드릴 때에는
ㅇ화제(火祭) - 제물을 불에 태워 그향기를 드리는 제사로서, 번제나 소제
등에서 제물을 불에 태워드리는 모든 제사 방법을 총칭한다.
ㅇ번제 - 레 1 : 3 주석 참조.
ㅇ서원을 갚는제 - 하나님께 드리기로 특별히 서원한 것을 여호와께 드리는
제사이다.
ㅇ낙헌제(freewill offering) - 화목제 중 자발적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예
물을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이다(레 7:16,17).
ㅇ정한 절기제 - 해마다 정해진 절기에 하나님께 예물을 드리는 제사이다.
한편 이상의 제사에 관해 더 자세한 내용은 레위기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
와 의미'를 참조하라.
4 그 예물을 드리는 자는 고운 가루 에바 십분지 일에 기름 한 힌의 사분지
일을 섞어 여호와께 소제로 드릴 것이며
ㅇ에바 - 구약 시대에 고체의 부피를 측정하는 단위로서 약 23리터에 해당
된다.
ㅇ힌 - 약 3.8리터의 액체량을 나타내는 단위이다
ㅇ소제 - 동물을 희생 제물로 드릴 때 항상 곁들이는 곡식제사를 가리키며,
충성과 감사를 상징한다<레 2장>.
5 번제나 다른 제사로 드리는 제물이 어린 양이면 전제로 포도주 한 힌의
사분 일을 예비할 것이요
ㅇ전제(奠祭) - 일반적으로 번제물이나 화목 제물 위에 포도주나 독주를
부어 드리는 제사 방법을 의미한다<레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와 의미>.
이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향기로운 제물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한편 전제(drink offering)는 상번제와 더불어 아침, 저녁
으로(28:7; 출29:40), 안식일 제사 때(28 : 9), 월삭 제사 때(28:14), 그리
고 초막절 제사 때(28 : 18-21)에 특별히 드려졌다<레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와 의미>.
6 수양이면 소제로 고운 가루 한 에바 십분지 이에 기름 한 힌의 삼분지
일을 섞어 예비하고
7 전제로 포도주 한 힌의 삼분지 일을 드려 여호와 앞에 향기롭게 할
것이요
ㅇ향기롭게 할 것이요 - 이 말은 여호와께서 바치는 자의 제물과 그 마음을
기쁘게 받으신다는 신인동형동성론(Anthropomorphism)적 표현이다.
레 2:9 주석을 참조하라.
8 번제로나 서원을 갚는 제로나 화목제로 수송아지를 예비하여 여호와께
드릴 때에는
ㅇ화목제 - 하나님과 더욱 돈독한 친교를 다지기 위해 드리는 제사로서, 여
기에는 감사제, 서원제, 자원제가 있다. 대부분의 절기 제사는 이 화목제를
중심으로 드려졌다<레 3 : 1-5 강해, 화목제에 대하여>.
9 소제로 고운 가루 한 에바 십분지 삼에 기름 반 힌을 섞어 그 수송아지와
함께 드리고
ㅇ고운가루 - '흔들다'란 뜻에서 파생된 말인데, 곧 빻은 밀가루를 채에 흔
들어 골라 낸 부드러운 가루를 의미한다.
ㅇ기름 - 감람나무 열매로부터 짜낸 올리브(olive) 기름을 가리킨다.
10 전제로 포도주 반 힌을 드려 여호와 앞에 향기로운 화제를 삼을찌니라
11 수송아지나 수양이나 어린 수양이나 어린 염소에는 그 마리 수마다 이
위와 같이 행하되
12 너희 예비하는 수효를 따라 각기 수효에 맞게 하라
ㅇ각기 수효에 맞게 하라 - 드려지는 제물의 가치와 수효에 따라 소제와 전
제의 양을 정확히 맞추어 제사를 드려야 했다. 이에 대해 아래 도표를 참
조하라.
제 물 소제의 양 전제의 양
어린 양 고운가루 1/10에바 포도주 1/4 힌
어린 염소 기름 1/4 힌
수 양 고운가루 2/10에바 포도주 1/3 힌
기름 1/3 힌
수 송아지 고운가루 3/10에바 포도주 1/2 힌
기름 1/2 힌
13 무릇 본토 소생이 여호와께 향기로운 화제를 드릴 때에는 이 법대로
할것이요
ㅇ이 법대로 - 2-12절에 제시된 소제물과 전제물에 관한 제사법을 가리킨다.
물론 이를 확대 해석해서 율법 전체를 의미한다고 해도 틀린 것은 아니다.
14 너희 중에 우거하는 타국인이나 너희 중에 대대로 있는 자가 누구든지
여호와께 향기로운 화제를 드릴 때에는 너희 하는대로 그도 그리할 것이라
ㅇ타국인이나...대대로 있는 자 - 이들은 통상이나 여행등을 위해 이스라엘
을 잠시 방문하는 순수 외국인들과는 구별되는 자들이다. 이들은 본래 이스
라엘 12지파의 혈통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인연으로 이스라엘 사회에 오래
도록 거주하는 중 그 공동체에 여러모로 동화된 자들을 가리킨다. 따라서
만일 이들도 할례를 받는다면, 본토 이스라엘 자손들과 아무런 차별없이 율
법의 의무를 지기도 하고, 또한 그 특혜를 누릴 수도 있었다.
15 회중 곧 너희나 우거하는 타국인이나 한 율례니 너희의 대대로 영원한
율례라 너희의 어떠한대로 타국인도 여호와 앞에 그러하리라
ㅇ회중(카할) - 단순한 집합체로서의 '회중'(congregation)과는 달리 특별
한 목적으로 모인 '총회'(RSV, assembly)를 뜻한다. 이는 가나안에 건설될
신국(神國) 이스라엘의 성격을 규정한 말로써, 이스라엘은 단순히
히브리인으로 구성된 혈통적 집합체가 아니라, 혈통을 초월하여 여호와 신
앙으로 모인 '신앙 공동체'임을 강력히 시사한다. 이런 점에서 여호와 종교
는 결코 폐쇄적이거나 배타적이지 않고 전 우주적인 보편적 종교임을 알 수
있다.
16 너희나 너희 중에 우거하는 타국인이나 한 법도, 한 규례니라
ㅇ한 법도, 한 규례니라 - 하나님의 법은 절대적인 것으로 상황과 사람에
따라 모순되는 내용이 아니며, 또한 하나님의 나라가 건설될 가나안 땅은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었다. 이런 점에서 이방인들도 이스라엘 영내에 거
주하며, 이스라엘이 누리는 신적 특권을 향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나안
땅에 거하고자하는 자에게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여호와께서 정하신 법규를
온전히 따를 것'이 요구되었으며, 그리고 반드시 이 요구를 충촉시킬 때에
만 율법의 각종 보장과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므로 가나안에는 인간
의지가 중심이 된 종교는 결코 용납될 수 없었다(출 12:19,48;레 16:29-31).
17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ㅇ본문은 처음 익은 곡식으로 가루떡을 만들어 여호와께 거제로 드릴 것을
규정한 내용이다. 이에 대한 총괄적인 규정은 이미 출 23 : 19에 언급된 바
있다.
18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라 너희가 나의 인도하는 땅에 들어가거든
ㅇ너희가 나의 인도하는 땅에 들어가거든 - 이는 규례의 적용 시기를 분명
히 언급하고 있는 말이다. 즉 지금 전하는 규례는 광야에서가 아니라, 가나
안 땅에 들어가 정착하여 농사를 짓고 살 때 지켜져야 하는 규례란 뜻이다.
그런점에서 이 말은 또한 규례의 적용 대상까지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
는데, 곧 그 대상은 광야에서 죽게될 출애굽의 구세대(시내 산 인구 계수시
20세 이상된 자들)가 아니라, 가나안 땅에 입국하게 될 가나안의 새 세대
들이다.
19 그 땅의 양식을 먹을 때에 여호와께 거제를 드리되
ㅇ그 땅의 양식을 먹을 때 - 후일 아스라엘은 여리고 성 점령 직전에 가나
안 땅의 양식을 처음 맛볼 수 있었다(수 5:11,12).
ㅇ거제(擧祭) - 제물을 높이 들었다 아래로 내려 놓는 제사 방법이다<레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와 의미>.
20 너희의 처음 익은 곡식 가루 떡을 거제로 타작 마당의 거제 같이 들어
드리라
ㅇ처음 익은 곡식 가루 떡 - 곧 첫 수확한 곡식을 거칠게 빻아 그 가루로
만든 떡을 가리킨다. 이는 한 해의 양식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뜻으로
드려졌는데, '거제' 후 그 예물은 제사장의 몫이 되었다(출 29:27,28;레7
:14,32). 한편 이 첫 곡식의 열매는 인류 구속을 완성하시고,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한다(롬 8:23; 고전 15:23).
ㅇ타작 마당의 거제같이...드리라 - 곧 곡식을 타작한 마당에서 맨 먼저
거두어들인 곡식을 한단 묶어 하나님께 거제로 드리는 것 같이 첫 곡식으
로 가루떡을 만들어 거제로 하나님께 또한 드리라는 뜻이다. 한편 백성들
이 타작 마당으로부터 곡식 한 단씩을 제사장에게 가져오면 제사장은 유월
절 기간 중에 들어 있는 '첫 이삭 바치는 날'(the day of first fruit)
에, 즉 유월절이 지난 첫 안식일 다음 날에 첫 이삭을 거제로 하나님께 드
렸다(레 23:10-14). 이것을 '타작 마당의 거제'라고 한다.
21 너희의 처음 익은 곡식 가루 떡을 대대에 여호와께 거제로 드릴찌니라
ㅇ거제(테루마) - '거제'(heave offering)란 말은 '높이 들어올리다'
(lift up)란 뜻의 '룸'에서 파생된 말로, 곧 제물을 높이 들어서 드리는
제사방법을 가리킨다. 즉 제사장은 번제단 앞에서 제사 예물을 양손으로
꽉 붙들고 그것을 상하(上下)로 높이들었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놓는 제사
방법이다. 여기서 제사장이 제물을 위로 들어 올리는 것은 그 제물을 하
나님께 바친다는 뜻이며, 그것을 다시 내려놓는 것은 그 제물이 제사장의
몫으로 돌려졌다는 의미를 지닌다.
22 너희가 그릇 범죄하여 여호와가 모세에게 말한 이 모든 명령을 지키지
못하되
ㅇ그릇 범죄하여(티쉐구) - 이말의 원뜻은 '옆길로 빗나가다', '취하여 비
틀 거리다', 또는 '알지 못하고 죄짓다'란 의미로서, 연약한 본성 때문에
실수로 범하고 만 비고의적인 범죄 행위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이것을 인간 의지가 반영된 고범죄(故犯罪)와 구별하시고 그에 합당한 속
죄제를 요구하신 것이다. 따라서 엄밀히 고찰하면, 여기에 나타난 규례(22
-26절)는 앞서 제시된 레위기 규례(레 4 :13-21)와는 구별되는 규례이다.
곧 레위기의 속죄 규례는 보다 분명하고 뚜렷한 어떤 위반죄에 대한 속죄
규례인 반면, 여기서의 속죄 규례는 보다 일반적이고 소극적인 태만죄 내
지는 무지죄에 대한 속죄 규례라고 볼 수 있다. 여하튼 하나님께서는 인
간의 약함을 긍휼히 여기셨지만, 그 죄에 대해서는 이유를 막론하고 냉철
하게 물으신 것이다.
ㅇ지키지 못하되 - 하나님께서는 제사법과 더불어 그 법을 어길 경우를 대
비한 법을 또한 허락해 주셨다(Knobel). 이처럼 인간의 약함을 인간 자신
보다 더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는(시 103:4) 당신의 깊으신 자비와 긍휼로
인간이 계속적으로 당신과 교제할 수 있도록 속죄의 길을 열어주셨다(요
14:6).
23 곧 여호와가 모세로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여호와가 명한 날부터
이후 너희의 대대에 지키지 못하여
ㅇ명한 날부터...대대에 지키지 못하여 - 이는 비록 많은 시간이 경과된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제시한 율법을 온전히 지킬 수 있는 세대와 개인을
만날 수 없다는 불행한 가능성을 암시한 말이다(롬 3:10,20). 동시에 이는
율법외에 인간을 의롭게 할 또 다른 한 법이 계시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가
능성을 시사한 말이기도 하다(롬 3:11). 그리하여 실로 하나님께서는 때가
찬 경륜을 따라 '율법의 완성'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셔서, 그
를 믿는 자는 누구나 그 믿음으로써(以信) '의인' 되게 하심으로(得義) 위
의 희망적인 가능성을 현실화 하셨다(롬 8:2).
24 회중이 부지중에 그릇 범죄하였거든 온 회중은 수송아지 하나를 여호와께
향기로운 화제로 드리고 규례대로 그 소제와 전제를 드리고 수염소 하나를
속죄제로 드릴 것이라
ㅇ회중이...범죄하였거든 -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의 범죄나 혹은 그들을 대
표하는 제사장의 범죄는 한 개인의 범죄보다 하나님 앞에서 더 심각하게 다
뤄졌다<레 4:13-5:13>. 따라서 온 회중의 속죄를 위해서는 '수송아지'
와 더불어 '수염소'가 드려졌는데, 여기서 수송아지는 번제용이었고 수염소
는 속죄제용이었다. 그런데 실제 제사를 드릴 때는 항상 그러했듯, 속죄제
를 먼저 드려 죄용서 받은 후 헌신의 상징인 번제를 드렸을 것이다(Keil).
그리고 속죄제를 드리는 방법은 레 4:13-21에 명시된 규례대로 드렸을 것이
다. 한편, 그런데 여기서 회중의 범죄시, 수송아지와 더불어 수염소까지 요
구된 것은 초기 규례(레 4 : 13-21)의 경우(수송아지만 허용)와는 조금 변
경된 것이다. 그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아마 이는 율법의 기본 정신
이 변질되지 않는 한 사소한 세부 규정은 당시의 상황 및 특징 등을 따라
보다 충실하게 보충, 확대될 수도 있다는 좋은 증거가 된다.
ㅇ화제(올라) - 원문상으로 '번제'를 의미한다. 개역 성경에 '화제'로 번역
된 것은 그것이 온전히 불로 태워져 드려진다는 측면에서 그렇게 했을 뿐이
다.
ㅇ규례대로 그 소제와 전제를 드리고 - 즉 8-10절에 명시된 대로 수송아지를
드릴 때 동반되어야 할 소제물(고운 가루 3/10 에바, 기름 1/2힌)과 전제물
(포도주 1/2힌)을 드리라는 뜻이다<11, 12절 도표 참조>.
25 제사장이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을 위하여 속죄하면 그들이 사함을
얻으리니 이는 그릇 범죄함이며 또 그 그릇 범죄함을 인하여 예물 곧 화제
와 속죄제를 여호와께 드렸음이라
ㅇ속죄하면(키페르) - 기본 개념은 '덮다', '지워버리다'란 뜻이다. 이처럼
'속죄'는 희생의 피를 근거로,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죄를 가리우는
것'(시32:1)이요, '도말하는 것'(시 51:1)이다.
ㅇ그릇 법죄함 - 이 말의 기본 동사 '솨가그'는 '비틀거리다', '실수하다',
'길을 잃다' 등의 의미를 띠고 있다. 그러므로 '그릇 범한 죄'란 곧 죄를
죄 인줄 깨닫지 못하고 지은 죄, 서두르다 실수하여 지은 죄, 또는 육신의
연약함 때문에 부득이 지은 죄 등을 가리킨다.
26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과 그들 중에 우거하는 타국인도 사함을 얻을
것은 온 백성이 그릇 범죄하였음이니라
ㅇ타국인도 사함을 얻을 것은 - 타국인들도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 소속되어
있었던 고로, 그들 역시 회중이 저지른 범죄의 영향하에 있었고, 아울러 그
범죄를 속하는 속죄의 은총 영역 안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하나님의 속죄의 은총은 결코 편협적이거나 폐쇄적이지 않고 전 인
류에게 미치는 것임을 시사한다. 실로 하나님은 모든 인간의 주인으로서,
그들이 당신의 법도에 따라 죄 고백을 성실히 한다면, 받아들이실 것을 약속
하셨다. 그리고 이 약속은 온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마침
내 구체적으로 성취되었다. 그러므로 죄를 고백하는 모든자는 그 지위와 혈
통에 구애받지 않고, 예수 안에서 구속과 자유의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롬 8:19-23; 고후5:17).
27 만일 한 사람이 그릇 범죄하거든 일년 된 암염소로 속죄제를 드릴 것이요
ㅇ한 사람이 그릇 범죄하거든 - 개인의 죄는 회중의 죄에 비해 적은 예물이
요구되었다<레 4:27-5:13>. 이 경우 원칙상 '암염소'가 요구되었으나 경제적
능력이 없는 가난한 자에게는 '산비둘기나 집비둘기 새끼'를, 그리고 그보다
더 어려운 극빈자에게는 '고운 가루'로 대체할 수 있게 했다<레 5:7-13>. 이
는 개인 각각의 형편을 깊이 이해하시는 하나님의 넓으신 사랑을 반영하며,
더불어 범죄자는 어떤 경우에 라도 하나님 앞에서 속죄 제사를 드림으로써
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엄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히 9:22).
28 제사장은 그 그릇 범죄한 사람이 그릇하여 여호와 앞에 얻은 죄를 위하여
속죄하여 그 죄를 속할찌니 그리하면 사함을 얻으리라
ㅇ그릇 범죄한 - 25절 주석 참조.
ㅇ여호와 앞에 얻은 죄 - 여기서 '죄'에 해당하는 말은 본래 '표적을 맞추
지 못하다', '과녁으로부터 빗나가다'란 뜻의 기본 동사 '하타'에서 파생된
말이다. 따라서 성경이 말하는 '죄'란 하나님의 목적과 뜻에서 빗나가고, 하
나님의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인간의 모든 행위를 포괄적으로 지칭
하는 말이다.
29 이스라엘 자손 중 본토 소생이든지 그들 중에 우거하는 타국인이든지
무릇 그릇 범죄한 자에게 대한 법이 동일하거니와
ㅇ본토 소생...타국인 - 여기서 '본토 소생'(에즈라흐)은 지역적으로 혹은
혈통적으로 태어나면서 부터 이스라엘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 자들을 가리킨
다. 그리고 '타국인'(게르)은 본래 지역이나 혈통이 이방 출신이었으나, 할
례를 받음으로써 이스라엘 공동체의 일원으로 편입된 자들을 가리킨다. 그러
므로 이들은 순수한 '외국인'(노크리)들과는 구별되는 존재들로서, 이스라엘
본토 소생들과 동일하게 율법의 의무 및 권리가 부여되었다.
30 본토 소생이든지 타국인이든지 무릇 짐짓 무엇을 행하면 여호와를
훼방하는 자니 그 백성 중에서 끊쳐질 것이라
ㅇ짐짓(베야드 라마) - 직역하면 '높은 손으로', 또는 '손을 높이들어'이다.
이것은 의지적이고 공개적으로 하나님의 뜻과 권위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는
행동이다(신 32:27; 사 10:32). 이처럼 하나님 앞에서 극도로 교만하여 손을
높이 쳐들어 휘두르듯이 공개적으로 범하는 죄악은 속죄제로 죄 용서함 받을
수 없었고 오직 멸망과 죽음만이 기다릴 뿐이었다(마 12:31,32;요일 5:16).
ㅇ여호와를 훼방하는 자니 - 여기서 '훼방하다'(가다프)란 말은 '말로써 난
도질하다', '불경스런 말을 하다'는 의미이다(겔 20:27). 결국 여호와께 '손
을 높이 쳐든' 범죄는 여호와를 멸시하고 모독하여 그분의 영광을 크게 훼손
시키는 행위임을 알 수 있다.
ㅇ끊쳐질 것이라 - 여기서의 의미는 단순히 언약 공동체에서 파문당하여 축
출될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 죄에 대한 대가로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
라는 의미이다. 사실 부모의 권위를 모독한 자에게도 죽음이 돌아갔는데(출
21:17 ; 레 20:9), 하물며 부모의 권위 이상이신 하나님의 영광을 '훼방한'
자라면 영원한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마 12:31,32).
31 그런 사람은 여호와의 말씀을 멸시하고 그 명령을 파괴하였은즉 그 죄악이
자기에게로 돌아가서 온전히 끊쳐지리라
ㅇ그 죄악이 자기에게로 - 직역하면 '그의 죄악이 그의 위에'이다. 이는 결
단코 속죄될 수 없고 오직 그 죄책을 스스로 짊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
표현이다.
32 이스라엘 자손이 광야에 거할 때에 안식일에 어떤 사람이 나무하는 것을
발견한지라
ㅇ광야에 거할 때에 - 이때가 언제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모압
평지에 도착한 뒤의(20장) 사건인 듯하다. 그런데도 본절 이하의 사건이 여기
에 기록된 이유는 앞절에 언급된 '여호와께 짐짓' 범죄한 자(30절)의 경우를
예로 들기 위해 정착 기간이 길었던 모압 평지의 생활 동안 실제 일어났던 사
건을 이부분에 첨가한 것으로 보인다(Keil, Pulpit Commentary).
ㅇ안식일에...나무하는 것 - 안식일에는 일체의 노동(심지어 불 피우는 일까
지)이 금지된 법규가 시내 산에서 공포된 적이 있었다(출 35:1-3). 그리고 율
법 전반을 통하여 누차 안식일 준수를 거듭 명령한 바 있었다. 이 사실을 엄
연히 알고도 안식일에 나무를 한 것은 고의적으로 여호와의 명령을 거역하는
행위였다. 결국 그 범죄자에게는 어떤 변명도 소용이 없었으며, 짐짓 범한 죄
의 대가인 죽음이 기다릴 뿐이었다(출31:14,15; 35:2).
33 그 나무하는 자를 발견한 자들이 그를 모세와 아론과 온 회중의 앞으로
끌어 왔으나
ㅇ모세와 아론과 온 회중의 앞으로 - 여기서 '온 회중'은 문자 그대로 200만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그들을 대표하는 장로 및 두령들
의 회를 가리킨다(실제 성경에서는 대부분 이러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본절의 표현은 범죄자를 이스라엘 공동체의 재판석 앞으로 끌고 왔다
는 뜻이다.
34 어떻게 처치할는지 지시하심을 받지 못한 고로 가두었더니
ㅇ어떻게 처치할는지 - 곧 처형하라는 명령은 이미 받은 바 있으나(출 31:14,
15;35:2), 안식일 규례 위반자에 관한 한 아직까지 어떠한 방법으로 처형할지
는 지시되지 않았으므로, 지금 그 방법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Keil). 이와
같이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신정(神政) 국가로서 모든 문제의 최
종 결정권자는 하나님이셨다. 즉 이스라엘은 율법을 집행할 때 지도자의 즉
흥적이고 강압적인 판단이나 군중들의 충동에 의해 법이 집행된 것이 아니라,
모든 문제를 여호와의 뜻에 온전히 맡기는 계시 의존적인 삶을 살았다. 이처
럼 성경은 가장 공의로우신 하나님께 최종 판결을 맡김으로써 죄로 오염된
인간 이성의 오류를 방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딤후 3 :15-17).
35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그 사람을 반드시 죽일찌니 온 회중이 진
밖에서 돌로 그를 칠찌니라
ㅇ진 밖에서 돌로...칠지니라 - 먼저 '진 밖에서' 사형 집행을 하도록 명한
것은 하나님의 임재의 거룩성이 미치는 영역, 곧 이스라엘 진영의 거룩성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서였다(12:15; 행 7:58). 그리고 '돌로 쳐 죽이는' 형벌
을 명한 것은 그 범죄에 대하여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또한 공동체의 연대
책임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 였다(레 20:2). 이처럼 하나님은 당신의 권위와
영광에 도전하는 자들에게는 예외 조항을 두지 않고 공개 처형시킴으로써 그
죄가 지니는 심각성과 파괴성을 온백성에게 교훈하기를 원하셨던 것이다(출
31:14,15; 레 20:2;24:14; 수 7:25).
36 온 회중이 곧 그를 진 밖으로 끌어내고 돌로 그를 쳐 죽여서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하신대로 하니라
ㅇ돌로...쳐 죽여서 - 이러한 처형은 히브리 사회에서 가장 극악한 죄에 대
해 시행하던 일종의 공개 처형법으로써, 안식일 규례 위반자 외에도 우상 숭
배자(레 20 : 2-5), 여호와의 성호를 모독한 자(레 24: 15,16), 부모에게 대
적하는 패륜아(신 21:18-21), 간통한 남녀(신 22:22-24) 등에게 적용되었다.
37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ㅇ본문은 거룩한 선민의 의복에 관한 규례로서, 곧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을 보다 온전히 기억하여 지킬 수 있도록 하기위해 그들 의복의 옷단 귀
에 '술'(tassels, NIV)을 달도록 한 내용이다.
38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하여 그들의 대대로 그 옷단 귀에 술을 만들고 청색
끈을 그 귀의 술에 더하라
ㅇ옷단 귀에 술을 만들고 - 여기서 '옷'(베게드)이란 이스라엘인들이 걸치던
일상 외투를 가리킨다. 이 '베게드'가 신 22:12에는 '케수트', 즉 별 치장없
이 몸가림을 위한 '겉옷'이란 말로 대치되어 있다. 결국 이것은 통으로 되고
앞 뒷면이 분리된 의복으로서 자연히 네 개의 모서리(끝단)가 있게 마련이다.
바로 이 네 끝단에 '술'(fringes, KJV ; tassels,NIV)을 달게 된다. 한편
이 겉옷은 여행자나 가난한 이들에겐 이불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출 22:27).
ㅇ술을 만들고 - '술'(치치트)이란 '꽃피다'는 의미를 지닌 '추츠'에서 유래
한 말이며 '장식', '꽃', '끈'을 가리킨다. 이것을 청자색 실로 외투의 맨끝
단에 달았는데, 이러한 관습은 율법이 이스라엘 자손에게 있어서 생명의 꽃
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내포한다(출 28;36). 훗날 외식하는 유대인들은 이
'술'을 크게 하여 자신들의 경건을 공개적으로 자랑하곤 했다. 그러나 이
'술'을 옷에 달도록 명한 것은 자신의 경건을 과시하라는 뜻이 결단코 아
니고, 항상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죄에 빠지지 않게끔 조심하라는 시각
적 교육 효과를 위한 것이었다(39, 40절).
ㅇ청색 끈을...술에 더하라 - 여기서 청색 끈은 옷 네 귀에 달린 '술 뭉치'
를 옷에 단단히 묶어두는 역할을 한다(Keil). 아울러 그것은 하늘 색깔을
상징하는 바, 곧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늘에 속한 백성으로서 그러한 백성
답게 거룩하게 살아가야 할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39 이 술은 너희로 보고 여호와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여 준행하고 너희로
방종케 하는 자기의 마음과 눈의 욕심을 좇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
ㅇ방종케 하는(조님) - 이 말의 원뜻은 '간음하다'로서, 상징적으로는 '우
상을 섬기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본문에서는 여호와를 떠나 이방의 세
속적 문화에 도취되는 상태를 가리킨다.
ㅇ마음과 눈의 욕심을 좇지 않게 - 눈은 죄악을 받아들이는 통로라 할 만
큼 죄악에 민감하다. 따라서 일단 눈을 통과한 죄는 인간의 마음에 정착한
후 곧 한 개인의 전 인격에 파괴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처럼 인간의
감각 기관과 인간의 사고 및 정서의 상호 관계는 심리학자들의 도움을 빌
지 않더라도 성경이 누누히 경고하고 있는 바이다(마 5:27-29).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나약한 감각과 마음을 이해하시고, 이스라엘 백성들
의 옷에 이방인과 구별되는 '술'을 달게 하심으로써, 그'술'을 볼 때마다
세상으로 향하던 눈을 돌려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을 기억하고 인식토록 했
으며, 또한 그 행동에 있어서도 구별된 거룩한 백성답게 이방인의 모범이
되도록 하였다.
40 그리하면 너희가 나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고 준행하여 너희의 하나님
앞에 거룩하리라
ㅇ하나님 앞에 거룩하리라 - 거룩하신 하나님께서는 무엇보다 당신의 백성
에게도 역시 '거룩'(성결)을 요구하셨다(레 11:44,45). 그러므로 '거룩'은
선민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거룩'은 어떤 의식
적인 행위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본절의 말씀처럼 부단히 하나님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고 준행함으로써 이뤄져 갈 수 있다. 실로 하나님의 말씀은
인간의 죄악을 깨닫게 하고, 회개로 인도하며, 거룩한 인격으로 변화시킬
능력을 가지고 있다(요 20:31; 딤후 3:15; 히 4:12,13).
41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려하여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니라 나는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니라
ㅇ나는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니라 - 하나님은 규례를 계시하실 때 종종 당
신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과연 어떤 분이 되시는가를 강조하셨다<출 20:1,
2 29:45,46 ; 레 11:45>. 즉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강압적으로 율법의 멍
에를 지우신 것이 아니라, 그들의 구원자이시며 인도자로서 그들의 진정한
유익을 위해 율법을 제공하심을 밝히시고자 당신과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언
급하셨던 것이다. 한편 본절에 언급된 바 '출애굽' 사건은 흑암의 세력으로
부터 당신의 백성을 해방시킨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 사역을 보여 주는 대사
건으로서, 하나님 백성된 자들의 존재 이유와 목적을 밝혀주는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그리고 이 '출애굽'사건은 오늘날 영적으로 우리 성도들 개개인
에게도 실재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출처 : 춘천 대우인력 김진규
글쓴이 : 대우인력 김진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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