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8장
1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바로에게 가서 그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
ㅇ섬길 것이니라 - '섬기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아바드'는
종이 주인에게 복종하는 것과 같은 철저한 봉사 행위를 가리
킨다(4:23).
2 네가 만일 보내기를 거절하면 내가 개구리로 너의 온 지경을
칠찌라
ㅇ개구리(체파르데아) - '뛰어오르다', '울다'란 뜻의 동사
'차파르'에서 온말로 라나 모사이카(Rana Mosaica) 혹은 라나
닐로티카(Rana Nilotica)라는 학명을 가진 개구리의 특종을
가리킨다. 나일강의 정기적인(6-10월경) 범람 후 물이 빠지는
12월 중순 경에는, 나일강변의 비옥한 토양 위로 수많은 개구리
들이 기어 오른다. 한편 애굽인들은 옥토(沃土)위로 개구리가
등장하는 것과 관련하여 개구리를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간주
하고 '헤카'(Heka) 또는 '헤크트'(Heqt)라고 하는 개구리 모양의
머리를 가진 여신(女神)으로 형상화시켜 숭배했다. 이와 같이
애굽인들에게 신성시되던 동물을 도리어 저주와 고민 거리로
바뀌게 한(8, 14절)이 두번째 재앙은, 실로 애굽 우상 종교의
허탄함과 무력함을 여실히 입증해 보인 사건이다.
ㅇ칠지라(나가프) - '치명타를 가하다'(12:13), '패배시키다'
(삼상 4:17; 삼하17:9)는 뜻이다.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권능이
대적 세력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우월함을 뜻한다
(욥 37:23).
3 개구리가 하수에서 무수히 생기고 올라와서 네 궁에와 네
침실에와 네 침상 위에와 네 신하의 집에와 네 백성에게와
네 화덕에와 네 떡반죽 그릇에 들어갈찌며
ㅇゼ致 생기고 - 문자적 의미는 '우글거리다'(RSV, swarm)이다.
마치 더러운 벌레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떼를 이루어 굼실대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이처럼 더러운 개구리들이 생겨난 곳이
바로 애굽인들에게 있어 절대우상시 되던 나일강(하수)이었다는
사실은 애굽 우상들의 허구성을 더욱 명백히 해준다<7:17>.
ㅇ올라와서 - 개구리는 원래 늪지나 물가에서 서식한다. 따라서
무수한 개구리가 계속 땅 위로 기어 올라와 사람들의 거주지에까지
몰려든 것은 분명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초자연적
이적으로 간주됨이 마땅하다.
ㅇ궁...침실...떡 반죽 그툿 - 이는 생활의 모든 영역을 가리킨다.
특별히 애굽인들은 여기 지적된 곳들을 매우 청결히 사용하였다
(Herodotus). 그런데 바로 이곳에 그들이 우상시하던 개구리들이
떼거지로 몰려와 더럽힐 것이라는 경고가 주어졌다. 실상 개구리들은
본능적으로 사람을 피하는 것이 상례이다. 그러나 이처럼 여호와의
재앙으로 말미암아 개구리들이 애굽인들의 생활전역에 깊숙히 침투
하여 그들의 생활 질서를 파괴함으로써. 개구리 자체가 개구리
우상의 허구성을 여실히 파헤치는 동시에 이번 일의 초자연성을
뚜렷이 부각시켰다.
4 개구리가 네게와 네 백성에게와 네 모든 신하에게 오르리라
하셨다 하라
ㅇ하셨다 하라 - 이처럼 하나님께서 재앙을 미리 예고하신 것은,
이 재앙이 결코 우연한 변고(變故)가 아니라, 당신의 철저한
계획과 섭리로 말미암은 것임을 분명히 밝히시기 위함이었다. 이
사실은 비록 심판받아 마땅한 대상일지라도 경고의 기간을 줌으
로써 그들에게 회개할 기회를 제공하시는 하나님의 크신 긍휼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자신에게 닥치는 모든 사건
들을 우발적인 일로 간주하지 말고, 그것들을 통해 하나님의
주도 면밀한 손길을 감지하면서 항상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하겠다(욥 34:21).
5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아론에게 명하기를 네 지팡이를
잡고 네 팔을 강들과 운하들과 못 위에 펴서 개구리로 애굽
땅에 올라오게 하라 할찌니라
ㅇ펴서 - 빠른 속도로 넓게 펼친다는 의미가 있으나 여기서는
능력있게 혹은 권위있게 펼친다는 뜻이다<7:5>.
ㅇ땅(에레츠) - '확고하다'란 뜻의 동사에서 유래한 말로 곧 땅의
견고함을 반영하고 있는 말이다. 이는 개구리의 서식처인 습지나
수중과는 뚜렷이 대조된다. 실로 애굽인들의 생태학적인 지식과
자신들이 섬기는 우상에 대한 신뢰가 마치 땅의 견고함과 같이
확고했으나. 하나님의 능력으로 이 모든 것이 깨어졌다.
6 아론이 팡을 애굽 물들 위에 펴매 개구리가 올라와서 애굽
땅에 덮이니
ㅇ덮이니 - 기본 동사 '카사'는 '꽉 채우다', '압도하다'는
뜻이다. 광대한 애굽전역이 일시에 개구리 떼로 뒤덮힌 것은
인간의 상상 밖의 일이었다. 따라서 본문에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애굽인들은 개구리 떼를 없애기 위해 갖가지 방책을 동원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바로가 모세와 아론에게 도움을 청한 점
(8절)으로 미루어, 개구리 떼는 퇴치된 만큼 또 생겨났던 것 같다.
7 술객들도 자기 술법대로 이와 같이 행하여 개구리로 애굽 땅에
올라오게 하였더라
ㅇ술법대로...올라오게 하였더라 - 거짓 속임수였건, 혹은 술객들이
그들의 술법 능력으로 약간의 개구리를 물에서 땅으로 올라오게
했건, 아니면 아론의 행위로 인해 생겨난 개구리를 자신들의 술법으로
말미암았다고 우겼든간에, 실상 그것이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가뜩이나 골치거리였던 개구리의 수효를 더 늘려만
놓았을 뿐, 절실히 요청되었던 개구리 제거 작업에는 속수무책이었기
때문이다(7:11). 여기서 애굽 술객들의 한계와 무능이 여실히 드러난다.
8 ○바로가 모세와 아론을 불러 이르되 여호와께 구하여 개구리를
나와 내 백성에게서 떠나게 하라 내가 이 백성을 보내리니 그들이
여호와께 희생을 드릴 것이니라
ㅇ구하여 - 기본 동사 '아타르'는 (제사 의식 때에)'향을 피우다',
'중재하다'란 의미이다. 결국 바로는 모세와 아론에게 중보기도를
요청한 셈인데, 이는 참된 회개의 심정에서가 아니라 궁지에 처한
나머지 마지 못해 내뱉은 말이다. 이는 15절에서 입증된다.
ㅇ보내리니 - 비록 이 약속이 목전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취해진
임기 웅변이기는 하였지만(15절). 바로가 출애굽을 긍정한 최초의
언급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6:1). 아마 바로가 여기까지라도 이르게
된 데에는 신하들의 간곡한 조언과 애굽 백성들의 부르짖음이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 본절에서 바로는 사흘길쯤 떨어진
광야에서 '희생'을 드리려 한다는 모세의 첫번째 부탁(5:3)에 그
대화의 촛점을 맞추고 있다.
9 모세가 바로에게 이르되 내가 왕과 왕의 신하와 왕의 백성을
위하여 어느 때에 구하여 이 개구리를 왕과 왕궁에서 끊어서
하수에만 있게 하오리이까 내게 보이소서
ㅇ어느 때에 (마타이) - 특정 시점이나 기간을 묻는 의문 부사이다.
한편 모세의 이 말 속에는 (1) 하나님은 어떤 때에라도 재앙을 제거
하실 수 있다는 확신과 (2) 간교하고 변덕스러운 바로에게 약속을
재확인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었다.
ㅇ내게 보이소서 (히트파에르 알라이) - 원문에는 이 말이 "모세가
바로에게 이르되" 란 말의 바로 뒤에 위치한다. 그 뜻은 '내가 왕의
뜻대로 할터이니 나에게 명예와 영광을 돌려주시오'란 뜻이다(KJV,
Glory over me).
10 그가 가로되 내일이니라 모세가 가로되 왕의 말씀대로 하여
왕으로 우리 하나님 여호와와 같은 이가 없는 줄을 알게 하리니
ㅇ내일이니라(마하르) - '지연시키다'란 뜻의 '아하르'에서 유래
하였다. 바로가 '지금 당장'이라 하지 않고 하루의 간격을 둔 것은
밤새 개구리들이 자연적으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
때문이었다.
ㅇ알게 (야다) - 지 . 정 . 의 모든 부분이 동원되어 확실히 인식
하게 한다란 의미이다<7:5>. 한편 열 가지 이적의 목적은 이처럼
바로에게 여호와의 탁월한 존재와 권능을 인지시키기 위함이었고,
오랜 노예 생활로 인해 여호와 신앙에 둔감한 상태였던 대다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새롭게 여호와 신앙을 확신시켜 주는데에
있었다.
11 개구리가 왕과 왕궁과 왕의 신하와 왕의 백성을 떠나서 하수에만
있으리이다 하고
12 모세와 아론이 바로를 떠나 나가서 바로에게 내리신 개구리에
대하여 모세가 여호와께 간구하매
ㅇ간구하매(이츠아크) - '급한요청을 위해 부르짖다'는 뜻의 '차아크'
에서 유래한 말로서 간절하고도 다급한 요청을 뜻한다. 이는 하나님의
역사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믿되, 인간에게는 또한 간절히 간구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교훈해 준다.
13 여호와께서 모세의 말대로 하시니 개구리가 집에서, 마당에서,
밭에서 나와서 죽은지라
ㅇ여호와께서 모세의 말대로 하시니 - 하나님께서 모세의 간구를
듣고 응답하신 것을 뜻한다. 모세의 간구로 일시에 개구리가 게거됨
으로써 개구리 재앙이 결코 자연 현상이 아니라, 애굽 땅에 특별히
내려진 하나님의 재앙임이 확실히 입증되었다.
14 사람들이 모아 무더기로 쌓으니 땅에서 악취가 나더라
ㅇ무더기로(호마림) - '다량으로'라는 뜻이다. 히브리인들이 사용하는
가장 큰 척도인 '호메르'(호멜)에서 유래하였다(1호멜은 대략 220L에
해당). 이는 죽은 개구리가 수없이 산적했음을 시사한다. 무수히 죽어
악취를 풍기는 개구리의 모습에서, 개구리를 신격화하여 우상시했던
애굽의 우상 종교가 얼마나 어리석으며, 또한 그것이 여호와 앞에
얼마나 악취 풍기는 모습인가를 잘 알 수 있다.
15 그러나 바로가 숨을 통할 수 있음을 볼 때에 그 마음을 완강케
하여 그들을 듣지 아니하였으니 여호와의 말씀과 같더라
ㅇ숨을 통할 수 있음 - 문자적으로는 '공기를 얻음'이란 말이지만,
여기서는 '과도한 압력으로부터의 해방'을 뜻한다. 개구리 재앙으로
바로는 숨 쉴 공기도 얻지 못할 만큼 답답해 했고 고통스러워 했음을
알게 해 준다.
ㅇ마음을 완강케 하여 - 바로의 승복(8절)이 순간을 모면키 위한 임기
웅변이었음을 보여 준다. 이처럼 여호와를 바로 알지 못한 자에게
있어 참회개란 있을 수 없다. 그들은 여호와의 자비를 오히려 악용
함으로써 결국 심판을 자초하게 된다.
ㅇ여호와의 말씀과 같더라 - 바로가 하나님 말씀을 듣지 아니할 것이
라는 3:19; 4:21; 7:4의 말씀이 성취되었음을 뜻한다.
16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아론에게 명하기를 네 지팡이를
들어 땅의 티끌을 치라 하라 그것이 애굽 온 땅에서 이가 되리라
ㅇ이가 되리라 - 여기서 '이'(彛)로 번역된 히브리어 '킨님'은 단지
여기와, 그리고 여호와의 권능과 츨애굽 사건을 찬양하고 있는 시편
105:31에만 나타나기 때문에 그뜻을 명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따라서
(1) 고대역본들(Peshitta, Targum)과 랍비 문서(Talmud), 그리고 흠
정역(KJV), 요세푸스(Josephus), 보카르트(Bochart) 같은 이들은 '이'
(lice)로 번역하였고 (2) 어떤 학자는 '빈대'로 보았으며(A.Cole)
(3) 70인역(LXX)과 필로(Philo), 오리겐(Origen), 칼리쉬(Kalisch),
카일(Keil), 게세니우스(Gesenius)같은 이들은 '모기'로 번역하였다.
그런데 애굽의 지리적 여건과 문맥의 전후상황, 그리고 애굽어 '켄넴'
(Khennems)이란 말이 '모기'(mosquito)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점
(Speaker's Commentary) 등으로 미루어 보아 여기서 '이'는 '모기'로
봄이 좋을 듯하다. 한편 애굽의 모기는 일종의 '각다귀'(모기와
유사하나 다리가 길고 몸집은 작으며 쏘는 힘이 강함)인데 이것들은
사람들의 머리털과 옷 속, 심지어 눈과 코촉까지 기어 들어가 쏘아
대므로 피부에 고통스런 자극을 일으킨다. 실로 이런 곤충들이 여름
밤의 하루살이 같이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사람에게 달라붙는다면
그 괴로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Philo, Wilkinson).
인간이 하나님의 뜻을 거역할 때 모든 피조물, 심지어 땅의 티끌까
지라도 하나님은 당신의 채찍으로 삼으셔서 인간들을 징계하실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한편 이 세번째 재앙은 제 6, 9재앙과 마찬가지
로 사전 경고 없이 내려졌다.
17 그들이 그대로 행할쌔 아론이 지팡이를 잡고 손을 들어 땅의
티끌을 치매 애굽 온 땅의 티끌이 다 이가 되어 사람과 생축에게
오르니
ㅇ온 땅의 티끌이 다 이가 되어 - 이것은 작은 모기(각다귀)들이
마치 티끌처럼 서로 엉겨 붙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떼를
지어 무수히 날아다니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ㅇ사람과 생축에게 오르니 - 작은 모기들이 눈 뜨고 살아숨쉬는
사람과 생축의 코와 눈으로 파고 들어가 괴롭히니 심지어는 자기
분(忿)을 못이겨 흥분해 죽는 수까지 생겨났다 한다(Kalisch).
18 술객들이 자기 술법으로 이같이 행하여 이를 내려 하였으나
못하였고 이는 사람과 생축에게 있은지라
ㅇ못하였고 - 이는 술객들의 한계를 보여 준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인간의 술법 등 모든 사단의 역사는 결국
하나님의 통치권 하에 예속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엡 2:2; 계
9:11).
19 술객이 바로에게 고하되 이는 하나님의 권능이니이다 하나
바로의 마음이 강퍅케 되어 그들을 듣지 아니 하였으니 여호와의
말씀과 같더라
ㅇ하나님의 권능이니이다 - 애굽의 술객들이 당황하여 바로에게
부르짖은 말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한 이 말은 이스라엘의 유일신
하나님을 알고 고백한 말은 아니다. 다만 노예민족을 돕고 있는
초월적인 존재가 분명히 있음을 인정하는 말일 뿐이다. 한편 그
당시 애굽의 제사장들은 제사에 임할 때 정결을 유지하기 위해 매
3일마다 머리를 깎고 몸의 털을 밀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재앙으로
인해 자신을 정결케 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정결한 제물조차
준비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큰 낭패가 아닐수 없었다. 이런 점에
서도 그들은 이스라엘의 신 여호와의 권능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
었던 것이다.
ㅇ바로의 마음이 강퍅케 되어 - <4:21; 7:3>.
20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아침에 일찌기 일어나 바로
앞에 서라 그가 물로 나오리니 그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
ㅇ아침에...물로 나오리니 - <7:15>.
21 네가 만일 내 백성을 보내지 아니하면 내가 너와 네 신하와
네 백성과 네 집들에 파리 떼를 보내리니 애굽 사람의 집집에 파리
떼가 가득할 것이며 그들의 거하는 땅에도 그러하리라
ㅇ파리떼(아로브) - '혼합하다'또는 '섞여있다'라는 뜻을 지닌 '아라
브'란 말에서 유래한 용어로서, '떼' 혹은 '혼합물'을 뜻한다. 여기에
근거하여 (1) 유대 주석가들은 이것을 갖가지 해로운 짐승들의 무리
(떼)로 보았다. 그리고 (2) 고대 역본 심마쿠스(Symmachus)역은 이것을
갖가지 해로운 곤충류의 무리(떼)로 해석했다. 그러나 본문에서 이
말은 시종일관 정관사 '하'(the)를 사용하여 '그 떼'라고 표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애굽인들이 익히 알고 있던 특별한 종류를 지칭한다.
따라서 우리는 70인역(LXX)의 번역을 따라 '퀴노뮈이아'즉 '개파리 떼'
(dog-fly, 학명 Musca Canina)로 봄이 좋을 듯하다. 이것은 집파리
(Musca Domestica)와는 구별되는 특종 파리로서 특별히 열대 지방에서
홍수 후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활동성 강한 파리이다(시 78:45; 사
7:18). 이 종류는 떼를 지어 몰려다니면서 짐승들과 사람에게 달라붙어
무서운 병을 옮기는 지독한 해충이다(Philo,Kalisch).
ㅇ가득할것이며 - 우리는 파리 몇 마리만 주위에 있어도 귀찮아 하는데,
파리 떼가 온 집과 땅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었던 당시, 애굽에 살던
사람들이 얼마나 괴로움을 당했을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한편,
10:6에서는 메뚜기 떼가 애굽 사람의 집들에 가득하게 되는 재앙에
관해 기록 되어있다.
22 그 날에 내가 내 백성의 거하는 고센 땅을 구별하여 그 곳에는
파리 떼가 없게 하리니 이로 말미암아 나는 세상 중의 여호와인
줄을 네가 알게 될 것이라
ㅇ세상 중의 - 문자적으로는 '그 땅 중에 계신'이란 의미이다. 이는
하나님께서 모든 땅과 그 위에 거하는 백성들 중에 계셔서 그들을
주권적으로 통치하심을 가리킨다.
23 내가 내 백성과 네 백성 사이에 구별을 두리니 내일 이 표징이
있으리라 하셨다 하라 하시고
ㅇ구별 - '구별'로 번역된 히브리어 '페두트'는 본래 '구속'을 뜻한다.
즉 이것은 하나님의 심판에서 면제받는 것은 곧 하나님으로부터 구속의
은총을 받는 것임을 가리킨다. 한편 이 어형은 본절과 시 111:9; 130:7
및 사 50:2에서도 나타나는데, 본절의 경우 이 용어의 의미가 다소
난해하나, 70인역(LXX) 및 여러 번역자들은 대체로 '분리' 혹은 '구분'
으로 번역하고 있다. 이는 재앙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별한 것은 하나님
께서 그들을 당신의 백성으로 인치신 구속의 행위라는 의미를 지닌다.
한편 나일 삼각주에 위치했던 고센 땅은 지리적 여건으로 보아 각종
재앙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벡성의
거주지라는 이유로 그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이는
역사와 환경을 친히 주장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에 의한 보호였다(행
17:24-26).
ㅇ내일 -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와 대상이 밝혀진 것은 하나님의 권능이
바로 이 재앙의 근본 원인이며, 이 재앙에는 바로의 권세를 꺾고 이스
라엘을 구원코자 하는 분한 목적이 있음을 밝히기 위함이다. 반면,
또한 이러한 시간적인 유보는 바로와 그 일당에게 회심할 기회를 주기
위함 이기도 하다.
ㅇ표징(오트) - '표시', '부호', '증거'란 뜻이다. 즉 애굽인들에게 내린
모든 재앙은 '기적적인 표징'(miraculous signs)임을 뜻하는 말이다<4:8>.
한편 출7:3; 신 4:34; 6:22; 7:19; 26:8; 느 9:10; 사 20:3 등에서는
이 말이 동의어인 '모페트'와 함께 사용되었다. 이러한 표현들은 모든
재앙이 단순히 우연한 일이 아니라, 하나님이 적극적으로 개입한
이적임을 나타내는 표시이다.
24 여호와께서 그와 같이 하시니 무수한 파리 떼가 바로의 궁에와
그 신하의 집에와 애굽 전국에 이르니 파리 떼로 인하여 땅이
해를 받더라
ㅇ무수한(카베드) - '무거운', '견고한', '풍부한', '많은' 등 다양한
뜻을 가지고 있는데 본절에서는 파리 떼와 관련하여 '많은'이란 뜻으로
사용되었다. 열대성 기후 지역에서는 각종 곤충이 서식하기에 용이하므
로 파리가 출몰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엄청난 숫자로
떼를 지어 다니며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분명 초자연적 현상으로서 하나
님의 심판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ㅇ해를 받더라 - '멸망시키다', '파괴시키다', '부패시키다'는 의미로서
파리 떼의 영향으로 성장 중의 농작물이 큰 타격을 받아 황폐하게 되었
음을 가리킨다(Kalisch).
25 ○바로가 모세와 아론을 불러 이르되 너희는 가서 이 땅에서
너희 하나님께 희생을 드리라
ㅇ이 땅에서 - 이것은 바로의 통치권이 미치는 '애굽 안에서'라는
말이다. 따라서 이 말은 재앙을 당하면서도 이스라엘을 끝까지 놓아
주지 않으려는 바로의 완강한 마음을 잘 나타내준다.
26 모세가 가로되 그리함은 불가하니이다 우리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희생을 드리는 것은 애굽 사람의 미워하는 바이온즉
우리가 만일 애굽 사람의 목전에서 희생을 드리면 그들이 그것을
미워하여 우리를 돌로치지 아니하리이까
ㅇ애굽 사람의 미워하는 바이온즉 - 당시 애굽에서는 몇몇 동물들이
신성시되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흰 암소는 절대로 죽일 수 없도록
입법화되어 있었다. 따라서 애굽인들은 어떤 이유에서든 이러한 동물
들이 해를 받지 않도록 보호하였으며 심지어는 그것의 문양을 새겨
우상시 하기도 했다(5:3). 그런 까닭에 만일 그것을 죽이는 경우 도
무지 용서받지 못하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사형에 처해져야만 했다
(Herodouts, Josephus). 또한 이런 신성한 동물이 아니더라도 애굽
인들은 일반적으로 동물 희생 제사를 극히 혐오하였다. 기록에 의하
면 로마의 사신이 우연히 고양이를 죽인 혐의로 사형을 당하기도
했다(Pulpit Commentary).
ㅇ돌로치지 아니하리이까 - 이처럼 동물 제사를 혐오하는 애굽인들
앞에서 노예민족인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의 신수(神獸)를 피흘려
잡고 각을 뜬 후 제사를 드린다면, 필시 애굽 종교의 광신자들에
의해 집단 학살이나 폭동이 일어날것임에 틀림없었다. 더욱이 종교를
통치의 절대적인 수단으로 삼고 있던 바로에게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그러한 행위가 자신의 권좌를 위협하는 행동으로까지 여길 것이 확실
했다. 한편 애굽에서는 돌로 치는 것이 합법적인 형벌은 아니었다.
그러나 모세는 바로가 자신의 권력를 이용하여 제사에 참가한 백성
들을 쳬포한 후 격노하는 애굽인들로 하여금 그들을 돌로 치게 만들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27 우리가 사흘길쯤 광야로 들어가서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희생을
드리되 우리에게 명하시는 대로 하려 하나이다
ㅇ사흘 길쯤 광야로 - 보통 사람들의 걸음걸이로 고센에서 약속의
장소인 시내산(3:2)까지 사흘 정도가 소요되었다. 따라서 이 말은
하나님과 약속된 장소에서 제사드리기를 원한다는 뜻의 완곡한 표현
이다.
ㅇ우리에게 명하시는대로 - 이 말을 통해 우리는 희생 제사 제도가
결코 인간의 의지에 의한 것임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시에 의해 제정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모세와 아론 역시 희생 제사의 기원이 신적(神的)
인 것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28 바로가 가로되 내가 너희를 보내리니 너희가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 광야에서 희생을 드릴 것이나 너무 멀리는 가지 말라
그런즉 너희는 나를 위하여 기도하라
ㅇ너무 멀리는 가지 말라 - 이 말 역시 바로의 심정을 잘 표현해
준다. 파리 떼 재앙에 못이겨 '이 땅에서'라는 단서를 붙여서 모세의
요구에 응답하려 했던(25절) 바로는 모세의 재치있는 답변으로 말문이
막히자 이번에는 '너무멀리는 가지 말라'는 두번째 조건을 붙였다.
이조건 속에는 여차하면 군사를 풀어 이스라엘을 다시 노예로 끌고 오
겠다는 속셈이 담겨 있다. 과연 바로는 장자 사망의 재앙이 아니면
굴복하지 않을 정도로 질기고 완고한 사람이었다.
ㅇ기도하라 (하에티루) - '중재하다', '탄원하다'는 뜻의 '아타르'
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는 바로가 여호와의 절대성과 유일성을 인정
해서 한 말이라기 보다 다신교적(多神敎的) 종교관을 지닌 그가 또
하나의 신에 불과하다고 여긴 여호와의 도움을 얻고자 하는 이기주의
적인 마음에서 요청한 것이었다. 따라서 이 말을 달리 표현하면, 파리
떼가 이 땅에서 어서 물러가도록 너희 신께 기도 좀 하라는 뜻이다.
사실 이것이 진정한 회개의 말이 아니라 재앙의 고통을 면해 보고자
하는 임시 방편이었다는 것은 바로가 재앙이 멈추자 곧 그 마음을
다시 완악케하여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서 확연히 드러난다.
29 모세가 가로되 내가 왕을 떠나가서 여호와께 기도하리니 내일이면
파리 떼가 바로와 바로의 신하와 바로의 백성을 떠나려니와 바로는
이 백성을 보내어 여호와께 희생을 드리는 일에 다시 거짓을 행치
마소서 하고
ㅇ다시 거짓을 행치 마소서 - 바로의 간교함을 익히 알고 있었던
모세의 일침이다. 그리고 이 말은 악인이라 할지라도 계속 주어지는
회개의 기회이다. 또한 이 말 속에는 비록 당신이 거짓말 한다 해도
출애굽의 역사는 필연코 이뤄질 것이며, 당신에겐 손해만 따를 뿐이
라는 엄중한 경고가 담겨 있기도 했다. 실로 여호와 앞에는 진실된
참회만이 인정될 뿐이다.
30 모세가 바로를 떠나 나와서 여호와께 기도하니
31 여호와께서 모세의 말대로 하사 파리를 바로와 그 신하와 그
백성에게서 몰수히 떠나게 하시니라
ㅇ몰수히(로 니쉐 아르 에하드) - 직역하면 '하나도 남기지 않고'인데,
곧 여호와의 이적으로 생겨났던 파리 떼 전부가 순식간에 완전히 제거
된 것을 뜻한다. 이처럼 여호와는 모든 사건의 궁극적인 원인이시자
결과이시기도 하다(롬 11:36; 계 1:8). 한편 창 47:14에도 이 용어가
사용되었다.
32 그러나 바로가 이 때에도 마음을 완강케 하여 백성을 보내지
아니하였더라
ㅇ이 때에도 - 다섯 번에 걸쳐 명백히 여호와의 이적을 목도했음에도
불구하고(7:13, 22; 8:15, 19 및 본절)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만 하면
다시 고개를 빳빳이 쳐들어 하나님께 대항코자 하는 바로의 완악한
마음 상태를 묘사한 말이다.
1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바로에게 가서 그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
ㅇ섬길 것이니라 - '섬기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아바드'는
종이 주인에게 복종하는 것과 같은 철저한 봉사 행위를 가리
킨다(4:23).
2 네가 만일 보내기를 거절하면 내가 개구리로 너의 온 지경을
칠찌라
ㅇ개구리(체파르데아) - '뛰어오르다', '울다'란 뜻의 동사
'차파르'에서 온말로 라나 모사이카(Rana Mosaica) 혹은 라나
닐로티카(Rana Nilotica)라는 학명을 가진 개구리의 특종을
가리킨다. 나일강의 정기적인(6-10월경) 범람 후 물이 빠지는
12월 중순 경에는, 나일강변의 비옥한 토양 위로 수많은 개구리
들이 기어 오른다. 한편 애굽인들은 옥토(沃土)위로 개구리가
등장하는 것과 관련하여 개구리를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간주
하고 '헤카'(Heka) 또는 '헤크트'(Heqt)라고 하는 개구리 모양의
머리를 가진 여신(女神)으로 형상화시켜 숭배했다. 이와 같이
애굽인들에게 신성시되던 동물을 도리어 저주와 고민 거리로
바뀌게 한(8, 14절)이 두번째 재앙은, 실로 애굽 우상 종교의
허탄함과 무력함을 여실히 입증해 보인 사건이다.
ㅇ칠지라(나가프) - '치명타를 가하다'(12:13), '패배시키다'
(삼상 4:17; 삼하17:9)는 뜻이다.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권능이
대적 세력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우월함을 뜻한다
(욥 37:23).
3 개구리가 하수에서 무수히 생기고 올라와서 네 궁에와 네
침실에와 네 침상 위에와 네 신하의 집에와 네 백성에게와
네 화덕에와 네 떡반죽 그릇에 들어갈찌며
ㅇゼ致 생기고 - 문자적 의미는 '우글거리다'(RSV, swarm)이다.
마치 더러운 벌레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떼를 이루어 굼실대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이처럼 더러운 개구리들이 생겨난 곳이
바로 애굽인들에게 있어 절대우상시 되던 나일강(하수)이었다는
사실은 애굽 우상들의 허구성을 더욱 명백히 해준다<7:17>.
ㅇ올라와서 - 개구리는 원래 늪지나 물가에서 서식한다. 따라서
무수한 개구리가 계속 땅 위로 기어 올라와 사람들의 거주지에까지
몰려든 것은 분명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초자연적
이적으로 간주됨이 마땅하다.
ㅇ궁...침실...떡 반죽 그툿 - 이는 생활의 모든 영역을 가리킨다.
특별히 애굽인들은 여기 지적된 곳들을 매우 청결히 사용하였다
(Herodotus). 그런데 바로 이곳에 그들이 우상시하던 개구리들이
떼거지로 몰려와 더럽힐 것이라는 경고가 주어졌다. 실상 개구리들은
본능적으로 사람을 피하는 것이 상례이다. 그러나 이처럼 여호와의
재앙으로 말미암아 개구리들이 애굽인들의 생활전역에 깊숙히 침투
하여 그들의 생활 질서를 파괴함으로써. 개구리 자체가 개구리
우상의 허구성을 여실히 파헤치는 동시에 이번 일의 초자연성을
뚜렷이 부각시켰다.
4 개구리가 네게와 네 백성에게와 네 모든 신하에게 오르리라
하셨다 하라
ㅇ하셨다 하라 - 이처럼 하나님께서 재앙을 미리 예고하신 것은,
이 재앙이 결코 우연한 변고(變故)가 아니라, 당신의 철저한
계획과 섭리로 말미암은 것임을 분명히 밝히시기 위함이었다. 이
사실은 비록 심판받아 마땅한 대상일지라도 경고의 기간을 줌으
로써 그들에게 회개할 기회를 제공하시는 하나님의 크신 긍휼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자신에게 닥치는 모든 사건
들을 우발적인 일로 간주하지 말고, 그것들을 통해 하나님의
주도 면밀한 손길을 감지하면서 항상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하겠다(욥 34:21).
5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아론에게 명하기를 네 지팡이를
잡고 네 팔을 강들과 운하들과 못 위에 펴서 개구리로 애굽
땅에 올라오게 하라 할찌니라
ㅇ펴서 - 빠른 속도로 넓게 펼친다는 의미가 있으나 여기서는
능력있게 혹은 권위있게 펼친다는 뜻이다<7:5>.
ㅇ땅(에레츠) - '확고하다'란 뜻의 동사에서 유래한 말로 곧 땅의
견고함을 반영하고 있는 말이다. 이는 개구리의 서식처인 습지나
수중과는 뚜렷이 대조된다. 실로 애굽인들의 생태학적인 지식과
자신들이 섬기는 우상에 대한 신뢰가 마치 땅의 견고함과 같이
확고했으나. 하나님의 능력으로 이 모든 것이 깨어졌다.
6 아론이 팡을 애굽 물들 위에 펴매 개구리가 올라와서 애굽
땅에 덮이니
ㅇ덮이니 - 기본 동사 '카사'는 '꽉 채우다', '압도하다'는
뜻이다. 광대한 애굽전역이 일시에 개구리 떼로 뒤덮힌 것은
인간의 상상 밖의 일이었다. 따라서 본문에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애굽인들은 개구리 떼를 없애기 위해 갖가지 방책을 동원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바로가 모세와 아론에게 도움을 청한 점
(8절)으로 미루어, 개구리 떼는 퇴치된 만큼 또 생겨났던 것 같다.
7 술객들도 자기 술법대로 이와 같이 행하여 개구리로 애굽 땅에
올라오게 하였더라
ㅇ술법대로...올라오게 하였더라 - 거짓 속임수였건, 혹은 술객들이
그들의 술법 능력으로 약간의 개구리를 물에서 땅으로 올라오게
했건, 아니면 아론의 행위로 인해 생겨난 개구리를 자신들의 술법으로
말미암았다고 우겼든간에, 실상 그것이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가뜩이나 골치거리였던 개구리의 수효를 더 늘려만
놓았을 뿐, 절실히 요청되었던 개구리 제거 작업에는 속수무책이었기
때문이다(7:11). 여기서 애굽 술객들의 한계와 무능이 여실히 드러난다.
8 ○바로가 모세와 아론을 불러 이르되 여호와께 구하여 개구리를
나와 내 백성에게서 떠나게 하라 내가 이 백성을 보내리니 그들이
여호와께 희생을 드릴 것이니라
ㅇ구하여 - 기본 동사 '아타르'는 (제사 의식 때에)'향을 피우다',
'중재하다'란 의미이다. 결국 바로는 모세와 아론에게 중보기도를
요청한 셈인데, 이는 참된 회개의 심정에서가 아니라 궁지에 처한
나머지 마지 못해 내뱉은 말이다. 이는 15절에서 입증된다.
ㅇ보내리니 - 비록 이 약속이 목전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취해진
임기 웅변이기는 하였지만(15절). 바로가 출애굽을 긍정한 최초의
언급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6:1). 아마 바로가 여기까지라도 이르게
된 데에는 신하들의 간곡한 조언과 애굽 백성들의 부르짖음이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 본절에서 바로는 사흘길쯤 떨어진
광야에서 '희생'을 드리려 한다는 모세의 첫번째 부탁(5:3)에 그
대화의 촛점을 맞추고 있다.
9 모세가 바로에게 이르되 내가 왕과 왕의 신하와 왕의 백성을
위하여 어느 때에 구하여 이 개구리를 왕과 왕궁에서 끊어서
하수에만 있게 하오리이까 내게 보이소서
ㅇ어느 때에 (마타이) - 특정 시점이나 기간을 묻는 의문 부사이다.
한편 모세의 이 말 속에는 (1) 하나님은 어떤 때에라도 재앙을 제거
하실 수 있다는 확신과 (2) 간교하고 변덕스러운 바로에게 약속을
재확인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었다.
ㅇ내게 보이소서 (히트파에르 알라이) - 원문에는 이 말이 "모세가
바로에게 이르되" 란 말의 바로 뒤에 위치한다. 그 뜻은 '내가 왕의
뜻대로 할터이니 나에게 명예와 영광을 돌려주시오'란 뜻이다(KJV,
Glory over me).
10 그가 가로되 내일이니라 모세가 가로되 왕의 말씀대로 하여
왕으로 우리 하나님 여호와와 같은 이가 없는 줄을 알게 하리니
ㅇ내일이니라(마하르) - '지연시키다'란 뜻의 '아하르'에서 유래
하였다. 바로가 '지금 당장'이라 하지 않고 하루의 간격을 둔 것은
밤새 개구리들이 자연적으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
때문이었다.
ㅇ알게 (야다) - 지 . 정 . 의 모든 부분이 동원되어 확실히 인식
하게 한다란 의미이다<7:5>. 한편 열 가지 이적의 목적은 이처럼
바로에게 여호와의 탁월한 존재와 권능을 인지시키기 위함이었고,
오랜 노예 생활로 인해 여호와 신앙에 둔감한 상태였던 대다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새롭게 여호와 신앙을 확신시켜 주는데에
있었다.
11 개구리가 왕과 왕궁과 왕의 신하와 왕의 백성을 떠나서 하수에만
있으리이다 하고
12 모세와 아론이 바로를 떠나 나가서 바로에게 내리신 개구리에
대하여 모세가 여호와께 간구하매
ㅇ간구하매(이츠아크) - '급한요청을 위해 부르짖다'는 뜻의 '차아크'
에서 유래한 말로서 간절하고도 다급한 요청을 뜻한다. 이는 하나님의
역사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믿되, 인간에게는 또한 간절히 간구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교훈해 준다.
13 여호와께서 모세의 말대로 하시니 개구리가 집에서, 마당에서,
밭에서 나와서 죽은지라
ㅇ여호와께서 모세의 말대로 하시니 - 하나님께서 모세의 간구를
듣고 응답하신 것을 뜻한다. 모세의 간구로 일시에 개구리가 게거됨
으로써 개구리 재앙이 결코 자연 현상이 아니라, 애굽 땅에 특별히
내려진 하나님의 재앙임이 확실히 입증되었다.
14 사람들이 모아 무더기로 쌓으니 땅에서 악취가 나더라
ㅇ무더기로(호마림) - '다량으로'라는 뜻이다. 히브리인들이 사용하는
가장 큰 척도인 '호메르'(호멜)에서 유래하였다(1호멜은 대략 220L에
해당). 이는 죽은 개구리가 수없이 산적했음을 시사한다. 무수히 죽어
악취를 풍기는 개구리의 모습에서, 개구리를 신격화하여 우상시했던
애굽의 우상 종교가 얼마나 어리석으며, 또한 그것이 여호와 앞에
얼마나 악취 풍기는 모습인가를 잘 알 수 있다.
15 그러나 바로가 숨을 통할 수 있음을 볼 때에 그 마음을 완강케
하여 그들을 듣지 아니하였으니 여호와의 말씀과 같더라
ㅇ숨을 통할 수 있음 - 문자적으로는 '공기를 얻음'이란 말이지만,
여기서는 '과도한 압력으로부터의 해방'을 뜻한다. 개구리 재앙으로
바로는 숨 쉴 공기도 얻지 못할 만큼 답답해 했고 고통스러워 했음을
알게 해 준다.
ㅇ마음을 완강케 하여 - 바로의 승복(8절)이 순간을 모면키 위한 임기
웅변이었음을 보여 준다. 이처럼 여호와를 바로 알지 못한 자에게
있어 참회개란 있을 수 없다. 그들은 여호와의 자비를 오히려 악용
함으로써 결국 심판을 자초하게 된다.
ㅇ여호와의 말씀과 같더라 - 바로가 하나님 말씀을 듣지 아니할 것이
라는 3:19; 4:21; 7:4의 말씀이 성취되었음을 뜻한다.
16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아론에게 명하기를 네 지팡이를
들어 땅의 티끌을 치라 하라 그것이 애굽 온 땅에서 이가 되리라
ㅇ이가 되리라 - 여기서 '이'(彛)로 번역된 히브리어 '킨님'은 단지
여기와, 그리고 여호와의 권능과 츨애굽 사건을 찬양하고 있는 시편
105:31에만 나타나기 때문에 그뜻을 명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따라서
(1) 고대역본들(Peshitta, Targum)과 랍비 문서(Talmud), 그리고 흠
정역(KJV), 요세푸스(Josephus), 보카르트(Bochart) 같은 이들은 '이'
(lice)로 번역하였고 (2) 어떤 학자는 '빈대'로 보았으며(A.Cole)
(3) 70인역(LXX)과 필로(Philo), 오리겐(Origen), 칼리쉬(Kalisch),
카일(Keil), 게세니우스(Gesenius)같은 이들은 '모기'로 번역하였다.
그런데 애굽의 지리적 여건과 문맥의 전후상황, 그리고 애굽어 '켄넴'
(Khennems)이란 말이 '모기'(mosquito)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점
(Speaker's Commentary) 등으로 미루어 보아 여기서 '이'는 '모기'로
봄이 좋을 듯하다. 한편 애굽의 모기는 일종의 '각다귀'(모기와
유사하나 다리가 길고 몸집은 작으며 쏘는 힘이 강함)인데 이것들은
사람들의 머리털과 옷 속, 심지어 눈과 코촉까지 기어 들어가 쏘아
대므로 피부에 고통스런 자극을 일으킨다. 실로 이런 곤충들이 여름
밤의 하루살이 같이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사람에게 달라붙는다면
그 괴로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Philo, Wilkinson).
인간이 하나님의 뜻을 거역할 때 모든 피조물, 심지어 땅의 티끌까
지라도 하나님은 당신의 채찍으로 삼으셔서 인간들을 징계하실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한편 이 세번째 재앙은 제 6, 9재앙과 마찬가지
로 사전 경고 없이 내려졌다.
17 그들이 그대로 행할쌔 아론이 지팡이를 잡고 손을 들어 땅의
티끌을 치매 애굽 온 땅의 티끌이 다 이가 되어 사람과 생축에게
오르니
ㅇ온 땅의 티끌이 다 이가 되어 - 이것은 작은 모기(각다귀)들이
마치 티끌처럼 서로 엉겨 붙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떼를
지어 무수히 날아다니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ㅇ사람과 생축에게 오르니 - 작은 모기들이 눈 뜨고 살아숨쉬는
사람과 생축의 코와 눈으로 파고 들어가 괴롭히니 심지어는 자기
분(忿)을 못이겨 흥분해 죽는 수까지 생겨났다 한다(Kalisch).
18 술객들이 자기 술법으로 이같이 행하여 이를 내려 하였으나
못하였고 이는 사람과 생축에게 있은지라
ㅇ못하였고 - 이는 술객들의 한계를 보여 준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인간의 술법 등 모든 사단의 역사는 결국
하나님의 통치권 하에 예속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엡 2:2; 계
9:11).
19 술객이 바로에게 고하되 이는 하나님의 권능이니이다 하나
바로의 마음이 강퍅케 되어 그들을 듣지 아니 하였으니 여호와의
말씀과 같더라
ㅇ하나님의 권능이니이다 - 애굽의 술객들이 당황하여 바로에게
부르짖은 말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한 이 말은 이스라엘의 유일신
하나님을 알고 고백한 말은 아니다. 다만 노예민족을 돕고 있는
초월적인 존재가 분명히 있음을 인정하는 말일 뿐이다. 한편 그
당시 애굽의 제사장들은 제사에 임할 때 정결을 유지하기 위해 매
3일마다 머리를 깎고 몸의 털을 밀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재앙으로
인해 자신을 정결케 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정결한 제물조차
준비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큰 낭패가 아닐수 없었다. 이런 점에
서도 그들은 이스라엘의 신 여호와의 권능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
었던 것이다.
ㅇ바로의 마음이 강퍅케 되어 - <4:21; 7:3>.
20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아침에 일찌기 일어나 바로
앞에 서라 그가 물로 나오리니 그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
ㅇ아침에...물로 나오리니 - <7:15>.
21 네가 만일 내 백성을 보내지 아니하면 내가 너와 네 신하와
네 백성과 네 집들에 파리 떼를 보내리니 애굽 사람의 집집에 파리
떼가 가득할 것이며 그들의 거하는 땅에도 그러하리라
ㅇ파리떼(아로브) - '혼합하다'또는 '섞여있다'라는 뜻을 지닌 '아라
브'란 말에서 유래한 용어로서, '떼' 혹은 '혼합물'을 뜻한다. 여기에
근거하여 (1) 유대 주석가들은 이것을 갖가지 해로운 짐승들의 무리
(떼)로 보았다. 그리고 (2) 고대 역본 심마쿠스(Symmachus)역은 이것을
갖가지 해로운 곤충류의 무리(떼)로 해석했다. 그러나 본문에서 이
말은 시종일관 정관사 '하'(the)를 사용하여 '그 떼'라고 표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애굽인들이 익히 알고 있던 특별한 종류를 지칭한다.
따라서 우리는 70인역(LXX)의 번역을 따라 '퀴노뮈이아'즉 '개파리 떼'
(dog-fly, 학명 Musca Canina)로 봄이 좋을 듯하다. 이것은 집파리
(Musca Domestica)와는 구별되는 특종 파리로서 특별히 열대 지방에서
홍수 후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활동성 강한 파리이다(시 78:45; 사
7:18). 이 종류는 떼를 지어 몰려다니면서 짐승들과 사람에게 달라붙어
무서운 병을 옮기는 지독한 해충이다(Philo,Kalisch).
ㅇ가득할것이며 - 우리는 파리 몇 마리만 주위에 있어도 귀찮아 하는데,
파리 떼가 온 집과 땅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었던 당시, 애굽에 살던
사람들이 얼마나 괴로움을 당했을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한편,
10:6에서는 메뚜기 떼가 애굽 사람의 집들에 가득하게 되는 재앙에
관해 기록 되어있다.
22 그 날에 내가 내 백성의 거하는 고센 땅을 구별하여 그 곳에는
파리 떼가 없게 하리니 이로 말미암아 나는 세상 중의 여호와인
줄을 네가 알게 될 것이라
ㅇ세상 중의 - 문자적으로는 '그 땅 중에 계신'이란 의미이다. 이는
하나님께서 모든 땅과 그 위에 거하는 백성들 중에 계셔서 그들을
주권적으로 통치하심을 가리킨다.
23 내가 내 백성과 네 백성 사이에 구별을 두리니 내일 이 표징이
있으리라 하셨다 하라 하시고
ㅇ구별 - '구별'로 번역된 히브리어 '페두트'는 본래 '구속'을 뜻한다.
즉 이것은 하나님의 심판에서 면제받는 것은 곧 하나님으로부터 구속의
은총을 받는 것임을 가리킨다. 한편 이 어형은 본절과 시 111:9; 130:7
및 사 50:2에서도 나타나는데, 본절의 경우 이 용어의 의미가 다소
난해하나, 70인역(LXX) 및 여러 번역자들은 대체로 '분리' 혹은 '구분'
으로 번역하고 있다. 이는 재앙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별한 것은 하나님
께서 그들을 당신의 백성으로 인치신 구속의 행위라는 의미를 지닌다.
한편 나일 삼각주에 위치했던 고센 땅은 지리적 여건으로 보아 각종
재앙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벡성의
거주지라는 이유로 그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이는
역사와 환경을 친히 주장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에 의한 보호였다(행
17:24-26).
ㅇ내일 -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와 대상이 밝혀진 것은 하나님의 권능이
바로 이 재앙의 근본 원인이며, 이 재앙에는 바로의 권세를 꺾고 이스
라엘을 구원코자 하는 분한 목적이 있음을 밝히기 위함이다. 반면,
또한 이러한 시간적인 유보는 바로와 그 일당에게 회심할 기회를 주기
위함 이기도 하다.
ㅇ표징(오트) - '표시', '부호', '증거'란 뜻이다. 즉 애굽인들에게 내린
모든 재앙은 '기적적인 표징'(miraculous signs)임을 뜻하는 말이다<4:8>.
한편 출7:3; 신 4:34; 6:22; 7:19; 26:8; 느 9:10; 사 20:3 등에서는
이 말이 동의어인 '모페트'와 함께 사용되었다. 이러한 표현들은 모든
재앙이 단순히 우연한 일이 아니라, 하나님이 적극적으로 개입한
이적임을 나타내는 표시이다.
24 여호와께서 그와 같이 하시니 무수한 파리 떼가 바로의 궁에와
그 신하의 집에와 애굽 전국에 이르니 파리 떼로 인하여 땅이
해를 받더라
ㅇ무수한(카베드) - '무거운', '견고한', '풍부한', '많은' 등 다양한
뜻을 가지고 있는데 본절에서는 파리 떼와 관련하여 '많은'이란 뜻으로
사용되었다. 열대성 기후 지역에서는 각종 곤충이 서식하기에 용이하므
로 파리가 출몰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엄청난 숫자로
떼를 지어 다니며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분명 초자연적 현상으로서 하나
님의 심판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ㅇ해를 받더라 - '멸망시키다', '파괴시키다', '부패시키다'는 의미로서
파리 떼의 영향으로 성장 중의 농작물이 큰 타격을 받아 황폐하게 되었
음을 가리킨다(Kalisch).
25 ○바로가 모세와 아론을 불러 이르되 너희는 가서 이 땅에서
너희 하나님께 희생을 드리라
ㅇ이 땅에서 - 이것은 바로의 통치권이 미치는 '애굽 안에서'라는
말이다. 따라서 이 말은 재앙을 당하면서도 이스라엘을 끝까지 놓아
주지 않으려는 바로의 완강한 마음을 잘 나타내준다.
26 모세가 가로되 그리함은 불가하니이다 우리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희생을 드리는 것은 애굽 사람의 미워하는 바이온즉
우리가 만일 애굽 사람의 목전에서 희생을 드리면 그들이 그것을
미워하여 우리를 돌로치지 아니하리이까
ㅇ애굽 사람의 미워하는 바이온즉 - 당시 애굽에서는 몇몇 동물들이
신성시되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흰 암소는 절대로 죽일 수 없도록
입법화되어 있었다. 따라서 애굽인들은 어떤 이유에서든 이러한 동물
들이 해를 받지 않도록 보호하였으며 심지어는 그것의 문양을 새겨
우상시 하기도 했다(5:3). 그런 까닭에 만일 그것을 죽이는 경우 도
무지 용서받지 못하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사형에 처해져야만 했다
(Herodouts, Josephus). 또한 이런 신성한 동물이 아니더라도 애굽
인들은 일반적으로 동물 희생 제사를 극히 혐오하였다. 기록에 의하
면 로마의 사신이 우연히 고양이를 죽인 혐의로 사형을 당하기도
했다(Pulpit Commentary).
ㅇ돌로치지 아니하리이까 - 이처럼 동물 제사를 혐오하는 애굽인들
앞에서 노예민족인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의 신수(神獸)를 피흘려
잡고 각을 뜬 후 제사를 드린다면, 필시 애굽 종교의 광신자들에
의해 집단 학살이나 폭동이 일어날것임에 틀림없었다. 더욱이 종교를
통치의 절대적인 수단으로 삼고 있던 바로에게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그러한 행위가 자신의 권좌를 위협하는 행동으로까지 여길 것이 확실
했다. 한편 애굽에서는 돌로 치는 것이 합법적인 형벌은 아니었다.
그러나 모세는 바로가 자신의 권력를 이용하여 제사에 참가한 백성
들을 쳬포한 후 격노하는 애굽인들로 하여금 그들을 돌로 치게 만들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27 우리가 사흘길쯤 광야로 들어가서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희생을
드리되 우리에게 명하시는 대로 하려 하나이다
ㅇ사흘 길쯤 광야로 - 보통 사람들의 걸음걸이로 고센에서 약속의
장소인 시내산(3:2)까지 사흘 정도가 소요되었다. 따라서 이 말은
하나님과 약속된 장소에서 제사드리기를 원한다는 뜻의 완곡한 표현
이다.
ㅇ우리에게 명하시는대로 - 이 말을 통해 우리는 희생 제사 제도가
결코 인간의 의지에 의한 것임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시에 의해 제정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모세와 아론 역시 희생 제사의 기원이 신적(神的)
인 것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28 바로가 가로되 내가 너희를 보내리니 너희가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 광야에서 희생을 드릴 것이나 너무 멀리는 가지 말라
그런즉 너희는 나를 위하여 기도하라
ㅇ너무 멀리는 가지 말라 - 이 말 역시 바로의 심정을 잘 표현해
준다. 파리 떼 재앙에 못이겨 '이 땅에서'라는 단서를 붙여서 모세의
요구에 응답하려 했던(25절) 바로는 모세의 재치있는 답변으로 말문이
막히자 이번에는 '너무멀리는 가지 말라'는 두번째 조건을 붙였다.
이조건 속에는 여차하면 군사를 풀어 이스라엘을 다시 노예로 끌고 오
겠다는 속셈이 담겨 있다. 과연 바로는 장자 사망의 재앙이 아니면
굴복하지 않을 정도로 질기고 완고한 사람이었다.
ㅇ기도하라 (하에티루) - '중재하다', '탄원하다'는 뜻의 '아타르'
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는 바로가 여호와의 절대성과 유일성을 인정
해서 한 말이라기 보다 다신교적(多神敎的) 종교관을 지닌 그가 또
하나의 신에 불과하다고 여긴 여호와의 도움을 얻고자 하는 이기주의
적인 마음에서 요청한 것이었다. 따라서 이 말을 달리 표현하면, 파리
떼가 이 땅에서 어서 물러가도록 너희 신께 기도 좀 하라는 뜻이다.
사실 이것이 진정한 회개의 말이 아니라 재앙의 고통을 면해 보고자
하는 임시 방편이었다는 것은 바로가 재앙이 멈추자 곧 그 마음을
다시 완악케하여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서 확연히 드러난다.
29 모세가 가로되 내가 왕을 떠나가서 여호와께 기도하리니 내일이면
파리 떼가 바로와 바로의 신하와 바로의 백성을 떠나려니와 바로는
이 백성을 보내어 여호와께 희생을 드리는 일에 다시 거짓을 행치
마소서 하고
ㅇ다시 거짓을 행치 마소서 - 바로의 간교함을 익히 알고 있었던
모세의 일침이다. 그리고 이 말은 악인이라 할지라도 계속 주어지는
회개의 기회이다. 또한 이 말 속에는 비록 당신이 거짓말 한다 해도
출애굽의 역사는 필연코 이뤄질 것이며, 당신에겐 손해만 따를 뿐이
라는 엄중한 경고가 담겨 있기도 했다. 실로 여호와 앞에는 진실된
참회만이 인정될 뿐이다.
30 모세가 바로를 떠나 나와서 여호와께 기도하니
31 여호와께서 모세의 말대로 하사 파리를 바로와 그 신하와 그
백성에게서 몰수히 떠나게 하시니라
ㅇ몰수히(로 니쉐 아르 에하드) - 직역하면 '하나도 남기지 않고'인데,
곧 여호와의 이적으로 생겨났던 파리 떼 전부가 순식간에 완전히 제거
된 것을 뜻한다. 이처럼 여호와는 모든 사건의 궁극적인 원인이시자
결과이시기도 하다(롬 11:36; 계 1:8). 한편 창 47:14에도 이 용어가
사용되었다.
32 그러나 바로가 이 때에도 마음을 완강케 하여 백성을 보내지
아니하였더라
ㅇ이 때에도 - 다섯 번에 걸쳐 명백히 여호와의 이적을 목도했음에도
불구하고(7:13, 22; 8:15, 19 및 본절)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만 하면
다시 고개를 빳빳이 쳐들어 하나님께 대항코자 하는 바로의 완악한
마음 상태를 묘사한 말이다.
출처 : 춘천 대우인력 김진규
글쓴이 : 춘천 대우인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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