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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선교회

구약/창세기

[스크랩] 창세기 (30 : 1~43) 주석

예루살렘 선교회, 안디옥 선교회 2015. 2. 7. 00:09
창세기 30장

1 라헬이 자기가 야곱에게 아들을 낳지 못함을 보고 그 형을
투기하여 야곱에게 이르되 나로 자식을 낳게 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죽겠노라

ㅇ아들을 낳지 못함 - 사람 수(數)로 가세(家勢)를 가늠하던 고
대에 있어서 다산(多産)은 여인의 행복이자(시 127:3) 남편에겐
최대의 선물로서 하나님이 베푸신 축복으로 여겼다(15:5;22:17;
룻 4:11; 시 128:3; 잠 17:6). 반면 불임은 최대 수치며(삼상
1:6; 사 4:1) 시험으로서(16:2; 삼상 1:5) 하나님께서 내리신
징계로(20:18) 이해되었다.
ㅇ투기하여(테케네) - '열성적이다', '붉다' 등의 뜻인 '카나'에서 
유래한 말로서 얼굴에 핏발이 서릴 정도로 흥분한 모습으로 질투
했음을 보여준다.
ㅇ내가 죽겠노라 - 원문에는 '죽겠노라'는 말이 문두(文頭)에
나와 비탄에 잠긴 나머지 오히려 안달복달하고 있는 라헬의 모습을
강조해준다. 이처럼 죽겠다고 남편을 졸라대는 라헬의 천박한 행
동은, 같은 여자로서 아이를 낳지못해 성전에서 눈물을 흘리며 하
나님께 매달린 한나의 모습(삼상 1:10, 11)과는 대조적이다. '자식
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시 127:3)이란 근원적인 사실을 망각하고
창조주 하나님께 간구하기 보다 한낱 나약한 피조물에 불과한 인간
에게(시 78:39;90:5;103:14, 15) 매달린 라헬의 처사는 분명 불신
앙의 행위에서 비롯되었음이 확연(確然)하다(시 146:3-5).

2 야곱이 라헬에게 노를 발하여 가로되 그대로 성태치 못하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겠느냐

ㅇ내가 하나님을 대신하겠느냐 - 직역하면 '내가 하나님의 자리에
있느냐'로 라헬의 불신앙에 대한 책망이다. 여기서 우리는 라헬과
달리 야곱은 인간이 자신의 문제를 위해 간청해야할 대상이 하나님
이심을 분명히 인식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유대 랍비들에 의하면,
하나님은 네 개의 열쇠를 갖고 계시는데 그것은 구름과 마음과 태를
여닫을 수 있는 열쇠라고 한다(욥 11:10 ;12:14 ; 시 127:3 ; 계
3:7). 이러한 전통이 보여 주는 바와 같이 하나님께서는 통제하시
는바 인간은 마땅히 하나님을 의뢰하여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
를 가져야 한다.
ㅇ성태치 못하게 - '태를 닫아 이이를 못 낳게'
ㅇ하나님을 대신하겠느냐 - 야곱이 라헬을 책망한 말로 '하나님께서 
주관하시는 일을 내가 어찌하란 말이냐?'라는 뜻이다. 이것은 여호
와를 의뢰하는 야곱의 신앙을 반영한 표현이다.

3 라헬이 가로되 나의 여종 빌하에게로 들어가라 그가 아들을
낳아 내 무릎에 두리니 그러면 나도 그를 인하여 자식을
얻겠노라 하고

ㅇ들어가라 - '동침하라'는 의미의 은유적 표현이다. 
ㅇ내 무릎에 두리니 - 양자(養子)에 대한 상징적 언급으로(50:23
; 욥 3:12) 당시에 종은 주인의 소유였기 때문에 그 종의 소생도
당연히 주인에게 돌려졌다. 그런데 라헬이 하나님의 뜻을 인내
로써 조용히 기다리지 못하고 자신의 계획대로 일을 처리한 것은
아브라함 가문에 두고두고 분쟁의 불씨가 되었던 과거 사라의
잘못과 동일한 잘못이다(16:2-6).

4 그 시녀 빌하를 남편에게 첩으로 주매 야곱이 그에게로
들어갔더니

ㅇ그에게로 들어갔더니 - 비록 야곱이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했
지만(2절), 실상 그의 마음은 무자(無子)한 아내 라헬을 향한
동정(同情)과 그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인간적 수단에 골몰했음
을 보여 준다. 결국 그는 레아와 라헬과의 중혼(重婚)에 이어 세
번째 아내를 얻음으로 하나님의 창조 규례(2:23)를 거스리는 죄
를 범하고 만다. 이 같은 사실은 하나님의 규례에 대한 한번의
소홀함이 계속적인 범죄 행위를 유발시키게 됨을 경고해 준다(약
1:15).

5 빌하가 잉태하여 야곱에게 아들을 낳은지라

ㅇ잉태하여...낳은지라 - 빌하는 동양의 옛 풍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씨받이'에 불과했고 그의 아이는 여주인 라헬의 자식으로
입적되었다. 한편 비신앙적인 경우의 동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빌하에게 수태케 해주셨는데 이는 인간의 죄악을 초월해 역사하
시는 하나님의 무한하신 은혜와 능력의 결과였다(Calvin).

6 라헬이 가로되 하나님이 내 억울함을 푸시려고 내 소리를
들으사 내게 아들을 주셨다 하고 이로 인하여 그 이름을
단이라 하였으며

ㅇ내 억울함을 푸시려고(다나니) - '공평하다', '심판하다'란
듯을 가진 동사 '딘'의 과거형과 일인칭 접미어가 합쳐진 말
로 '그가 나에게 공의를 베푸셨다'는 뜻이다. 즉 라헬은 자신
의 그릇된 방법에도 불구하고 출산케 하심으로써 하나님께서
자신의 사정을 명확히 변호해 주셨다고 믿은 것이다(Leupoild).
ㅇ내 소리를 들으사 - 직역하면 '내 음성도 역시 들으셨다'란
말이다. 여기서 '역시'란 말은 두 자매 모두가 절실한 바램으
로 아이 갖는 문제를 놓고 기도해 왔음을 암시한다(29:32).
ㅇ단(단) - '판단하다', '판결하다'란 뜻으로서 억울한 처지에 
있는 자에게 공의로운 판단을 함으로써 그 사정을 명쾌히 해
결해 주셨다는 긍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 라헬의 지나온 마음
의 상처와 회복된 지금의 심경을 잘 반영해 주는 이름이다..

7 라헬의 시녀 빌하가 다시 잉태하여 둘째 아들을 야곱에게
낳으매

8 라헬이 가로되 내가 형과 크게 경쟁하여 이기었다 하고 그
이름을 납달리라 하였더라

ㅇ내가 형과 크게 경쟁하여 - 문자적으로 '내가 내 형과 경쟁
하고 하나님과의 경쟁을 경쟁하였다'란 말로, 여기서 '하나님
과의 경쟁'은 하나님의 자비로우신 은택을 요청하는 기도를
뜻한다. 또한 이는 라헬과 언니 레아가 서로 경쟁하면서 하나
님께 기도했음을 의미한다.
ㅇ이기었다 - 레아에 대하여 승리했다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께
대하여 이겼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레아는 라헬보다 많은 네
아들이 있기때문이다. 즉 레아가 받은 하나님의 은택을 자신도
받았다는 뜻이다.
ㅇ납달리(나프탈리) - '싸움', '경쟁'을 뜻하는 이름으로 하
나님과 경쟁하여 이겼음을, 은근히 자랑하는 말이다.

9 ○레아가 자기의 생산이 멈춤을 보고 그 시녀 실바를 취하여
야곱에게 주어 첩을 삼게 하였더니

ㅇ실바를...첩을 삼게 - 레아는 라헬의 교만하고 도전적인 경
쟁에 자극되어 자신도 실바를 통해 새로운 경쟁을 하기로 결심
하였다. 이 처럼 하나님이 세운 일부 일처제의 결혼법이 무너진
가정에서는 갈등과 시기가 그치지 않는다(16:6 ; 21:9-11). 훗날
야곱이 바로 앞에서 험악한 세월을 보냈다고 한 그의 고백(47:9)
의 큰 원인 중 하나는 이 같은 가정 불화였다(잠 19:13 ; 21:9). 
그러나 이러한 인간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것을 당시
의 선으로 승화시켜 아브라함과 이삭 그리고 야곱과 맺은 언약
(17:4,5 ; 26:4 ;28:14)을 역사속에 꾸준히 실현시켜 나가셨다. 

10 레아의 시녀 실바가 야곱에게 아들을 낳으매

11 레아가 가로되 복되도다 하고 그 이름을 갓이라 하였으며

ㅇ복되도다(바가드) - '행운이 있으라'는 의미로 미래의 번영
과 축복에 대한 기원을 담고 있다(Keil, Rosenmuller). 이는
'갓'이란 이름의 배경이 된다.

12 레아의 시녀 실바가 둘째 아들을 야곱에게 낳으매

ㅇ아셀(아쉐르) - '기쁨', '복됨' 이란 뜻으로서 레아의 
현재적인 만족을 대변하는 이름이다. 그녀가 거느린 많은 아들
들로 인해 주위의 뭇 여인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 '복되
고 기쁜 자'라는 칭송을 받았을 것이다.

13 레아가 가로되 기쁘도다 모든 딸들이 나를 기쁜 자라
하리로다 하고 그 이름을 아셀이라 하였더라

14 ○맥추 때에 르우벤이 나가서 들에서 합환채를 얻어 어미
레아에게 드렸더니 라헬이 레아에게 이르되 형의 아들의
합환채를 청구하노라

ㅇ맥추 때 - 5월 초순경을 가리킨다. 이 시기는 10월-4월에
걸친 긴 우기가 끝나는 때로 보리 수확으로 시작하여 밀 추수
로 마쳐지는 때이자 합환채 열매가 무르익는 때이다.
ㅇ르우벤 - 이때 그의 나이는 5, 6세 가량으로 추정된다. 왜냐
하면 그 이후로 각각 동복 동생이 3명, 이복 동생이 3명 태어
났으므로 중복 기간을 제하고 약 일년씩 가산하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ㅇ합환채(두다임) - 냄새가 향긋하고 꽃도 아름다운 희귀 식물
인 '멘드레이크'(mandrake)의 열매로서, 당시 근동에 사는 여
인들에게 최음제(崔淫濟)와 강장제로 여겨져 '사랑의 과실'로도
불리웠다. 어린 르우벤이 추수하는(26:12) 집안 사람들을 따라
들판에 나갔다가 영문도 모른 채 따옴으로써 발단이 된 이 합
환채 사건은 자식을 많이 낳아 남편의 사랑을 서로 독차지하고
자 했던 레아와 라헬의 경쟁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15 레아가 그에게 이르되 네가 내 남편을 빼앗은 것이 작은
일이냐 그런데 네가 내 아들의 합환채도 빼앗고자 하느냐
라헬이 가로되 그러면 형의 아들의 합환채 대신에 오늘
밤에 내 남편이 형과 동침하리라 하니라

ㅇ남편을 빼앗은 것 - 즉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한 것이 된다. 
이러한 레아의 말은 자신이 많은 아들을 낳으면 야곱이 자기
를 편애하리라 기대했던 소망이(29:32) 빗나갔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레아는 라헬이 이 합환채를 통해 야곱의 사랑을 독차
지 한다면 큰 낭패일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
ㅇ형과 동침하리라 - 이와 같이 남편을 두고 부인들 사이에
합환채 흥정을 벌일 정도로 야곱의 집안은 성적으로 무질서
했던 것 같다. 결국 이런 것이 철부지 어린 자식들의 눈에
잘못 비추어져, 훗날 맏아들 르우벤이 서모(庶母)인 빌하와
통간까지 하는 불상사를 낳았던 것이다(35:22). 이 모두 중
혼이 빚어낸 파상(破傷)적 결과이다.

16 저물 때에 야곱이 들에서 돌아오매 레아가 나와서 그를
영접하며 이르되 내게로 들어오라 내가 내 아들의 합환채로
당신을 샀노라 그 밤에 야곱이 그와 동침하였더라

ㅇ샀노라(사코르) - '고용하다'(hire), '세내고 빌리다'란
뜻의 '사카르'에서 파생된 기본형 부정사로서 '사는 것',
'치르는 것'을 의미한다. 즉 대가를 치르고 사람을 고용했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내에서나마 레아가 야곱과 함께 지낼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의미한다.

17 하나님이 레아를 들으셨으므로 그가 잉태하여 다섯째
아들을 야곱에게 낳은지라

ㅇ하나님이 레아를 들으셨으므로 - 하나님은 불운한 처지에
있는 자의 기도를 들으신다. 그래서 연약한 자를 들어 강한
자를 부끄럽게 하시며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
신다. 이것은 그 누구라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치 못하게 하시기
위해서이다(고전 1:26-29).

18 레아가 가로되 내가 내 시녀를 남편에게 주었으므로 하나님이
내게 그 값을 주셨다 하고 그 이름을 잇사갈이라 하였으며

ㅇ내게 그 값을 주셨다 - 레아는 다섯째 아들 잇사갈의 출생을
자신의 몸종 실바를 남편에게 허락할 만큼 자신을 억제한 데
대한 하나님의 보상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의 긍휼과
전적인 은혜로 말미암은 것이지 결코 레아의 행위에 대한 대가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결코 일부다처제와 극렬한 투기를
인정치 않으시기 때문이다.
ㅇ잇사갈 - '보상', '삯'이란 의미로서 합환채를 포기하고 그
대가로 동침하여 얻은아들이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이 이름
속에는 여인의 불타는 시기심과 그릇된 욕망이 들어 있다.

19 레아가 다시 잉태하여 여섯째 아들을 야곱에게 낳은지라

20 레아가 다시 가로되 하나님이 내게 후한 선물을 주시도다
내가 남편에게 여섯 아들을 낳았으니 이제는 그가 나와 함께
거하리라 하고 그 이름을 스불론이라 하였으며

ㅇ이제는 그가 나와 함께 거하리라 - 여기서 '거하리라'(자발)는
말은 누구와 '동거하다'란 의미이다. 합법적 결혼에서 태어난 자
녀는 부모의 마음을 연합시켜 주고 애정을 돈독히 해주는 이름
고리로 작용하기에 충분하다. 스불론의 탄생으로 인해 레아는
이러한 결과를 기대한 것 같다.

21 그 후에 그가 딸을 낳고 그 이름을 디나라 하였더라

ㅇ딸을 낳고 - 야곱에겐 분명 다른 딸들도 있었겠지만(37:35
; 46:7) 여기서 디나 한 명만 기록된 것은 훗날 그녀의 불행한
사건을 미리 암시하기 위해서이다(34장). 이처럼 성경에서 여
자의 이름을 기록하는 경우는 대개 (1) 특별한 인물의 부인이
거나 (2)특별한 사건과 관련될 경우이다.

22 하나님이 라헬을 생각하신지라 하나님이 그를 들으시고 그 
태를 여신고로

  *그 태를 여신고로: 하나님께서 라헬에게 잉태 할 수 있도록
  하셨다는 말로, 이는 합환채의 효력이 없음을 입증하고 있다.

23 그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가로되 하나님이 나의 부끄러움을
씻으셨다 하고

ㅇ하나님께서는 장구(長久)한 세월 동안 라헬에게 무자(無子)의
서러움을 체험케 함으로써 그녀에게 엄숙한 교훈을 베푸셨다. 
그것은 곧 인간의 모든 소원 성취는 사람의 능력이나 수단 여하에
의한 것이 아니라(1-3) 오직 하나님의 섭리와 뜻에 달려있으므로
소원자는 믿음과 인내로써 그분의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전 3:1-11 ;  요2:4).
ㅇ나의 부끄러움 - 자식을 얻지 못하는 여인의 본능적인 수치를
가리킨다. 자식을 많이 낳는 것이 하나님의 축복이고, 무자한
것은 저주라는 고대 근동의 풍습을 반영한 표현이다.

24 그 이름을 요셉이라 하니 여호와는 다시 다른 아들을 내게
더하시기를 원하노라 함이었더라

ㅇ요셉 - 이 이름은 발음상 두가지 상반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즉 (1) '제거하다'란 동사 '아사프'와 관련지어 결혼한
지 7년이 지나도록 수태치 못한 라헬의 수치를 하나님께서 완
전히 제거해 주셨다는 뜻과 (2) '증가하다'란 동사 '아사프'의
파생어로 보아 다른 아들도 '더하소서'란 의미이다. 라헬의
이 소원은 후에 베냐민을 낳음으로써 성취되었다(35:17).

25 ○라헬이 요셉을 낳은 때에 야곱이 라반에게 이르되 나를
보내어 내 고향 내 본토로 가게 하시되

ㅇ요셉을 낳은 때 - 라헬을 위한 7년의 계약 기간(29:27)이 완
료된 직후로 야곱의 나이 91세 때이며, 고향 집이 있는 가나안
땅을 떠나온 지는 14년이 흐른 뒤였다(28:1-5).
ㅇ나를 보내어(솰르헤니) - '보내다'란 뜻을 지닌 동사 '솰라흐'
에 일인칭 접미어가 합쳐진 말로서 '나를 해방시키어' 혹은
'나를 자유케하여'란 의미이다. 이는 라반의 속임수로 속박당했
던 세월에 대한 강한 거부감과 떠나온 고향을 향한 야곱의 귀소
(歸巢) 심리의 표출이다.
ㅇ나를...가게 하시되 - 문자적으로 '내가 가리이다'란 말로 결
단을 나타낸다. 야곱에게 있어서 (1) 라반의 밑에서 일한 14년
동안 늘을 것은 부양할 대 가족뿐 아직까지 무일푼 신세인데다
(2) 돌아와도 좋다는 어머니의 전갈(27:45)은 아직도 없는 상태
이며 (3) 돌아갈 가나안 땅은 형의 보복만이 기다릴 따름이어서
객관적으로 볼 때 아직은 그가 귀향할 시기가 아니었다. 그러나
(1) 고향을 향한 열망과 (2) 분가가 절대 요청되는 대가족으로
인해 야곱은 늦게나마 벧엘의 언약을(28:13-15) 상기하며 하나님
께 대한 믿음으로 안일한 예속으로부터의 독립을 담대히 선언한
것이다.

26 내가 외삼촌에게서 일하고 얻은 처자를 내게 주어 나로 가게
하소서 내가 외삼촌께 한 일은 외삼촌이 아시나이다

ㅇ처자를 내주어 - 훗날 모세 율법에 의하면(출 21:4-6) 주인이
주어 아내를 얻은 히브리 종은 종살이 기간이 만료되어 해방될
때라도 처자는 주인에게 남겨 두어야만 했다. 그러나 처자들과
헤어지기를 원치 않으며 그는 계속 종의 상태로 머물도록 규정
되어 있다. 비록 본문은 율법전 시대로 이 문제와 직결시키기는
곤란하나 후에 라반이 한 말, 즉 '딸들은 내딸이요...내 자식이
요'(31:43)란 그의 주장에서 어느 정도 이런 사상이 비치고 따
라서 이런 불투명한 상태에서 야곱은 자신의 견해와 요구를 관철
시키려 쐐기를 박고 있는 것이다.

27 라반이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너로 인하여 내게 복 주신
중을 내가 깨달았노니 네가 나를 사랑스럽게 여기거든 유하라

ㅇ깨달았노니(니하쉐티) - '점치다', '징조를 보다'란 뜻의 동사 
'나하쉬'에 일인칭 접미어가 붙은 강의형 과거로서 자세히 관찰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야곱과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라반 자
신에게 축복이 된다는 사실을 '여러 징조들을 세밀하게 살펴봄으
로써 알게 되었다'란 말이다.
ㅇ사랑스럽게 여기거든 - 직역하면 '내가 너 보기에 호감을 살 
만했거든'이다. 즉 라반은 야곱에게 자기가 할 도리를 다했다는
투의 말로 설득했다. 한편 라반은 야곱한 개인으로서의 능력이나
수완이 필요해서 뿐 아니라 그 배후에 있는 하나님의 축복을 감
지(感知)하고 그를 다시 붙잡아 두려 한 것이다. 이처럼 성도는
그 어느 곳에 처하든지 이웃들로 복을 받게하는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가 된다(39:5, 21 ; 갈 3:1).

28 또 가로되 네 품삯을 정하라 내가 그것을 주리라

ㅇ네 품삯을...주리라 - 임기 응변과 처세술에 능란한 라반의 모
습이 다시 확인된다(29:26, 27). 한낱 종에 불과한 자리에서 자
신의 요구 사항을 부담없이 개진(開陣)하며 또한 사유재산도 축적
할 수 있는 동업자에로의 전격적인 제안은 가히 야곱에게는 충격
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야곱을 붙잡아 두기 위한 라반의 
책략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이후에도 품삯을 열 번이나 속였기
때문이다(31:7). 한편 여기서 '정하라'(나카프)는 원래 '구멍뚫다'
는 뜻인데(학 1:6) 이것이 발전하여 '확실히 정하다'라는 뜻이
되었다. 즉 품삯을 구체적으로 정하라는 의미이다. 

29 야곱이 그에게 이르되 내가 어떻게 외삼촌을 섬겼는지,
어떻게 외삼촌의 짐승을 쳤는지 와삼촌이 아시나이다

ㅇ어떻게...섬겼는지...쳤는지 - 단순한 계약 이행 여부를 떠나서
외삼촌 라반에 대해 손아래사람으로서의 예(禮)를 다하여 목자로
서 성실히 일했음을 고백하는 야곱의 양심적인 항변이다.

30 내가 오기 전에는 외삼촌의 소유가 적더니 번성하여 떼를
이루었나이다 나의공력을 따라 여호와께서 외삼촌에게 복을
주셨나이다 그러나 나는 어느 때에나 내 집을 세우리이까

ㅇ나의 공력을 따라(레라글리) - '발'을 뜻하는 '레겔'과
'...에게'를 의미하는 전치사 '레'와 일인칭 접미어의 합성어
로 '내 발에'란 뜻이다. 영역본은 '내가 온 이래로'(KJV ;
Since my coming) 혹은 '내 발길을 돌이키는 곳마다'(NASB ;
Wherever I tumed)로 번역하여 더욱 뜻을 명확히 했다. 이는 
여호와께서 야곱의 걸음걸음 머무는 곳마다 축복과 번영을 허락
하셨다는 뜻이다.
ㅇ내 집을 세우리이까 - 남의 식솔(食率)로 안일하게 지내기
보다는 한 가장으로 독립하여 약속된 땅에서(28:4, 15)축복된
언약의 가문을 일으키기를 바라는 말이다(히11:24-26).

31 라반이 가로되 내가 무엇으로 네게 주랴 야곱이 가로되
외삼촌께서 아무것도 내게 주실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하여 이
일을 행하시면 내가 다시 외삼촌의 양 떼를 먹이고 지키리이다

ㅇ아무것도...주실 것이 아니라 - 더이상 인간으로서의 라반을
신뢰하지 않겠다는 야곱의 강한 의지가 내포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품삯을 정하는 문제에 있어서 야곱의 기지(機智)가 다시
한번 드러난 부분이기도 하다. 즉 라반의 탐심과 간교성을 익히
알고 있었던 야곱은 자신에게 절대 불리한 듯한 조건부 비율
분배 방식을 제안함으로써 즉시 일정한 액수를 지불치 않게 된
라반을 계약에 끌어들인 뒤 가축의 생식(生殖) 습성에 대한 자
신의 목자적 재질을 십분 활용하려 했다(37-39 절)

32 오늘 내가 외삼촌의 양 떼로 두루 다니며 그 양 중에 아롱진
자와 점있는 자와 검은 자를 가리어 내며 염소 중에 점 있는
자와 아롱진 자를 가리어 내리니 이 같은 것이 나면 나의 삯이
되리이다

ㅇ양떼(촌) - 양이나 염소로 이루어진 작은 무리를 의미한다. 
그런데 양은 대부분 흰색(시 147:16 ; 아 4:2), 염소는 몸 전체
가 암갈색을 띠기 마련이다. 따라서 검은 양 새끼와 얼룩진 점
박이 양이나 염소 새끼를 달라는 야곱의 제안은 실상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은 셈이 된다.

33 후일에 외삼촌께서 오셔서 내 품삯을 조사하실 때에 나의
의가 나의 표징이 되리이다 내게 혹시 염소 중 아롱지지 아니한
자가 있거든 다 도적질한 것으로 인정하소서

ㅇ나의 의가 나의 표징이 되리이다 - '제가 얼마나 정직한가를
아시게 될 것입니다' 즉 나의 정직함이 조만간에 나의 정당함을
증거하고 대답해 준다는 뜻이다. '의'를 뜻하는 '치데카'는 인간
관계의 세가지 양상인 윤리적(신 24:13 ; 욥 29:12-15), 법률적
(출 23:7 ;  신  25:1), 신정적(대하 12:6 ; 시 119:144) 관계를
나타낸다. 따라서 야곱 자신은 이 계약을 윤리적으로나 법적 관
계에서도 하자(瑕疵)가 없도록 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당당히 지키겠다는 뜻이다.

34 라반이 가로되 내가 네 말대로 하리라 하고

ㅇ네 말대로 하리라 - 라반은 이 흔치않은 계약을 흔쾌히 수락
했으나 몇가지 조치를 취함으로써 만약의 경우에 철저히 대비했
다.즉 전에 야곱에게 약속한 바와는(31-34절)달리 (1)라반 친히
양떼를 둘로 구분했으며 (2)검은 양을 자기 아들들에게 지키게
하고 (3)야곱을 멀리 떨어지게 함으로써 행여 손해 끼칠 만한
조그만 가능성이라도 사전에 봉쇄했던 것이다(35,36절).

35 그 날에 그가 수염소 중 얼룩무늬 있는 자와 점 있는 자를
가리고 암 염소 중 흰바탕에 아롱진 자와 점있는 자를 양 중의
검은 자들을 가려 자기 아들들의 손에 붙이고

ㅇ가리고... 가려 - 유전 법칙상 점박이 동물이 단색(單色) 동물
에게는 영향을 미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여 야곱의 몫이 생길
기회를 가능한 더욱 줄이려는 라반의 약삭 빠른 방책이다.

36 자기와 야곱의 사이를 사흘길이 뜨게 하였고 야곱은 라반의
남은 양떼를 치니라

ㅇ사흘 길 - 두 양떼가 서로 만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격리된
거리를 말한다. 이 거리 만큼이나 라반은 가까운 혈족 야곱에게
불신과 의혹의 골짜기를 두고 있었다.

37 ○야곱이 버드나무와 살구나무와 신풍나무의 푸른 가지를
취하여 그것들의 껍질을 벗겨 흰 무늬를 내고

ㅇ버드나무와 살구나무와 신풍나무 - 버드나무는 포플라 나무
이며(LXX), 살구나무는 알몬드 나무(Almond tree) 또는 개암나
무를 말하며(출 25:33, 34), 신풍나무는 플라타너스(platanus)
를 일컫는다. 이 나무들은 겉껍질이 잘 벗겨지고 푸르스름하
거나 갈색인 반면, 속 껍질은 매우 희고 윤기가 있어 껍질을
드문드문 벗겼을 경우  알록달록한 형채로 금방 눈에 띤다.

38 그 껍질 벗긴 가지를 양 떼가 와서 먹는 개천의 물구유에
세워 양 떼에 향하게 하매 그 떼가 물을 먹으러 올 때에
새끼를 배니

ㅇ개천의 물구유에 세워 - 여기서 '개천'(리하팀)이란 '수로
(水路)'란 뜻으로 물살이 세지 않은 작은 하천을 가르킨다. 이 
'개천'옆에 물통(물구유)을 마련하여 양들이 목을 축일 수 있
게 했다. 양떼가 물을 먹으러 왔다가 교미를 할 때 알록달록한
가지를 봄으로써 새끼를 밸 때 그 무늬의 영상이 스며들게 하기
위해서이다. 특히 암양은 수태시 자극을 받으면 그 여파(餘波)
를 새끼에게 전하는 감응력이 강한 동물이라 한다.
ㅇ새끼를 배니(하맘) - '뜨겁다'란 뜻으로 여기서는 양들이 서
로 교미하는 것을 기리킨다(39, 41 절 ; 31:10). 한편 오늘날의
과학적 안목으로 보면 동물의 생식 행위를 자극하여 의도한 종
자를 얻으려 한 야곱의 방법은 생물학적인 근거가 불명확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야곱의 이 비과학적인 행위에도 불구하고
벧엘 언약에 근거하여 그를 축복해 주셨다(31:10-13). 이는 훗
날 자신이 많은 양떼를 얻게된 원인을 하나님의 초자연적 섭리
로 돌린 야곱의 고백에서도 명백해진다.

39 가지 앞에서 새끼를 배므로 얼룩얼룩한 것과 점이 있고
아롱진 것을 낳은지라

40 야곱이 새끼양을 구분하고 그 얼룩 무늬와 검은 빛 있는
것으로 라반의 양과 서로 대하게 하며 자기 양을 따로 두어
라반의 양과 섞이지 않게 하며

ㅇ새끼 양을 구분하고 - 점박이 양을 낳으면 어미 양으로부터
가능한 빨리 분리하여 단색 양과 썩음으로써 그들간의 교미에
의해 점박이 새끼의 출생율을 높이려는 야곱의 또 다른 계책
이다.
ㅇ서로 대하게 하며 -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서로 만나
교미하게 하며'라고 말할 수 있다.

41 실한 양이 새끼 밸 때에는 야곱이 개천에다가 양 떼의
눈앞에 그 가지를 두어 양으로 그 가지 곁에서 새끼를 배게
하고

  *실한 양: '튼튼한 것들'이란 뜻이다. 동양산 양은 대개 일
  년에 새끼를 두 번씩 낳는데, 여기서 말하는 것은 가을에
  낳는 양을 가리킨다.

ㅇ실한 양이 새끼 밸 때 - 양은 일년에 두 번 배태하는데 대
체적으로 봄산(産)보다 가을산(産)이 더 튼튼하다.  야곱은
경험을 통해 이 사실을 익히 알기 때문에 '실한 양', 즉 가을
분만형(型) 양에만 나뭇가지를 사용했다.

42 약한 양이면 그 가지를 두지 아니하니 이러므로 약한
자는 라반의 것이되고 실한 자는 야곱의 것이 된지라

ㅇ이 같은 방법을 라반의 아들들이 똑같이 사용했더라면 틀림
없이 실패하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결과를 가능케한
것은 가지의 효능 때문이 아니라, 모든 것의 제1원인이 되시는
하나님의 특별 섭리가 작용했었기 때문이다.
ㅇ약한(아타프) - '덮다', '옷입다'(시 73:6)는 뜻에서 유래한 
말로 털이 많고 유약한(애 2:11) 봄 산(産) 양을 가리키는
것 같다.

43 이에 그 사람이 심히 풍부하여 양떼와 노비와 약대와
나귀가 많았더라

ㅇ심히 풍부하여(파라츠 메오드 메오드) - '터뜨리다', '증
가하다'란 뜻을 지닌 동사 '파라츠'와 '매우'를 뜻하는 부사
'메오드'가 두 번 반복되어 불과 6년 만에 야곱의 재물이
기하 급수적으로 크게 증가했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파
라츠'는 부(富)의 근원인 하나님의 은혜임을 드러낼 때 많이
사용되는 단어로서(출 1:12 ; 사 54:3) 하나님께서는 언약
백성이나 말씀을 순종하는 자에게 하늘의 축복과 아울러 세
상의 부요도 함께 허락하신다는 구약 축복 사상의 일부를 
나타낸다(13:2 ; 26:12-14). 그러나 이 계시가 더욱 발전된
신약 사상에서는 가난이 결코 죄가 아니며 부(富) 역시 신앙
의 척도가 될 수 없음을 보여 줌으로써 신앙과 세상의 부가
반드시 일치되는 것만도 아니란 사실을 일깨워 준다(고후 6:
10 ; 8:9). 따라서 중요한 것은 세상적 부와 가난이 아니라
믿음의 부와 가난임을 알 수 있다(마 6:20 ; 빌 3:8 ; 히
11:26). 
**제 3대 언약 족장인 야곱에 이르러는 그 모든 자녀가 이스
라엘 12지파의 직계 조상으로서 언약 백성의 대열에 동참하게
된다. 두 부인과 주 여종을 통한 자녀의 번성은 결국 후손의
번성에 대한 약속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첫 단계다. 이스라
엘을 총칭하는 12지파는 이렇게 형성되었다. 한편 본단락에는
막내 아들 베냐민만이 빠져 있다. 후손의 증가로 일가를 이룬
족장 야곱의 치부사건은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귀향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자기의 꾀대로 살아가는 것같은 야곱의 행동을
오히려 이스라엘 민족 태동이라는 후손의 약속과 가나안이라는
땅의 약속을 성취시키는 계기로 삼으신다. 하나님은 지금 이
순간에도 구속사를 펼쳐 나가신다.(마6:10)
출처 : 춘천 대우인력 김진규
글쓴이 : 춘천 대우인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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