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27장
1 요셉의 아들 므낫세 가족에 므낫세의 현손 마길의 증손 길르앗의
손자 헤벨의 아들 슬로브핫의 딸들이 나아왔으니 그 딸들의 이름은
말라와 노아와 호글라와 밀가와 디르사라
ㅇ요셉의 아들...슬로브핫의 딸들 - 여기에는 슬로브를 가정의 7대
(代) 족보가 간략히 언급되었다. 이러한 족보는 가장 압축된 형태
의 역사로서 성경에는 새로운 세대의 시작 예고나, 또는 밝히고자
하는 인물들의 역사성을 강조할때 종종 지시하고 있다. 또한 이 족
보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당신의 언약 백성을 인도해 오셨는
가를 보이시기도 하신다. 한편, 본문은 기록된 내용이 허구가 아닌
역사성을 지닌 진실임을 밝히고자 하는 데 그 초점이 맞취줘 있다
고 하겠다.
2 그들이 회막문에서 모세와 제사장 엘르아살과 족장들과 온 회중
앞에 서서 가로되
ㅇ그들이...가로되 - 슬로브핫의 딸들은 가나안 정복 후 각 지파의
영토 분할에 있어서 그 해당자가 20세 이상의 남자들에게만 국한된
지시 사항(26:52-56)을 전해받고 큰 고민을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아비는 이미 죽었고, 그들중에는 아들이 없었으므로 자신
의 가족은 원칙대로 하면 기업을 받을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은 당연히 이의를 제기할 수 밖에 없었다.
ㅇ회막문에서 - 회막이 봉헌된(출40장) 후부터 이스라엘 백성은 회
막 중심의 생활을 했다. 이는 그들이 전 삶의 중심에 하나님을 모
시는 행위이자 그분의 주권을 인정한다는 표시이며, 또한 그들의
삶의 모든 부분이 하나님과 연관된 종교적인 것임을 나타낸다. 한
편 슬로브핫의 딸들이 상속 문제를 가지고 회막문에 이른 것은 하
나님께 그 문제를 아뢰어 정당한 판결을 받기 위함이었다. 특히 그
곳에는 종교, 사회 각 방면의 지도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
었으므로 그들이 그곳을 찾았던 것이다.
ㅇ온 회중 - 모든 백성들로 이해할 수도 있으나 좀더 제한적으로
백성들을 대표하는 각 지파의 두령들이라 보는 것이 좋다.
3 우리 아버지가 광야에서 죽었으나 여호와를 거스려 모인 고라의
무리에 들지 아니하고 자기 죄에 죽었고 아들이 없나이다
ㅇ아버지가...자기 죄에 죽었고 - 슬로브핫의 딸들은 자신들의 아
버지가 고라 일당의 반역에 참여함으로 가나안 땅에 대한 자격과
권리를 박탈당하고 죽은 것이 아니라, 여느 일반인들처럼 필연적인
죽음으로 종말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들은 만일 아비에게
아들이 있었더라면, 그에게 물려주었을 기업을 자신들에게 주어 아
버지의 이음이 대대로 보존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한편 슬로브핫의
딸들은 아비의 죽음 원인을 '죄'라 단정함으로써 바른 인간관(시
14:2,3;롬3:10-12)을 가졌음을 보여 주었다. 이처럼 하나님 앞에서
자신과 더불어 모든 인간이 죄인임을 올바로 인식하는 자만이 하나
님의 은혜를 받을 수 있다.
4 어찌하여 아들이 없다고 우리 아버지의 이름이 그 가족 중에서
삭제되리이까 우리 아버지의 형제 중에서 우리에게 기업을 주소서
하매
ㅇ어찌하여...아버지의 이름이...삭죄되리이까 - 가나안 땅의 분
배 규정상(26:51-53) 딸들에게는 상속권이 주어지지 않았다. 따라
서 아들이 없이 죽은 슬로브핫의 경우(26:33) 그 딸들이 결혼을
하게 되면 상속은 물론 그 가족의 대(代)가 끊어지고 만다. 그러
나 만약 규종을 초월하여 그녀들이 결혼 전에 기업을 물려받게 된
다면, 결혼하더라도 그 기업은 자신의 남편을 통해 계속해서 아버
지의 이름으로 남게 된다. 아마 이때 남편은 처가에(妻家)의 일원
으로 간주되었을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그 딸들은 아버지의 후손
이 받게 될 기업을 지금 요청한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러한 예
는 야일의 경우(32:41;신3:14), 야르하의 경우(대상2:34,35), 그
리고 바르실래의 경우(스 2:61; 느7:63) 등에서 볼 수 있다.
ㅇ기업을 주소서 하매 - 26:52-56과 수17:3-6을 참조하라.
ㅇ우리 아버지의 형제 중에서...주소서 - 공동 번역에서는 이를
'아버지의 근친들이 그 땅을 차지할 때 저희에게도 얼마쯤 나누어
주십시오'라고 의역(意譯)하고 있다.
5 모세가 그 사연을 여호와께 품하니라
ㅇ그 사연를...품하리니 - 직역하면 '그 사건을 여호와 앞에 가져
왔다'가 된다. 특별히 여기서 '품하니라'(야크레브는 '가까이 오
다', '가져오다' 등의 뜻인 '카라브'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러므로
본절은 '모세가 그사건의 전 내용을 여호화께 가까이 가지고 가서
그분께 소상히 아뢰었다'는 의미이다. 이는 인간의 지혜보다 하나
님의 주권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신정 정치(神政政治)의 한 단면이
다. 실로 하나님은 당신의 주권과 지혜를 신뢰하는 자에게 은혜롭고
정확한 응답을 해주신다(렘33:3).
6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ㅇ결국 슬로브핫 딸들의 주장은 하나님께 상달되어 그 딸들은 아버
지의 기업을 상속받게 되었다. 이 판결은 그 이후부터 이스라엘 백
성의 상속법 판례가 되었다(11절). 따라서 아들이 없는 집안의 경우
그 딸들이 아버지의 이름으로 기업을 상속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더
나아가 딸도 없을 경우 그 기업을 아버지의 형제들(가까운 근친 순으
로)에게 돌아가도록 규정되었다. 한편 딸이 아버지의 기업을 상속받
을 경우, '결혼으로 인해 파생되는 토지의 지파간 이동을 방지키 위
해 그녀는 오지 자기 지파의 남자하고만 결혼할 수 있었다(36:6).
7 슬로브핫 딸들의 말이 옳으니 너는 반드시 그들의 기업을 주어 얻게
하되 그 아비의 기업으로 그들에게 돌릴찌니라
ㅇ딸들의 말이 옳으니 - 여기서 '말이 옳으니'(켄 도브로테),에서
'옳다'의 '켄'은 '의롭다'는 의미도 지닌다. 그러므로 본문은 단순히
'그 말한 것이 맞다'는 뜻 이상으로서 '그 말한 내용이 의롭다'는 의
미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말로 이해해야 한다. 즉 조상의 가족 가운
데서 아버지의 이름이 소멸되려는 것을 막으려 했던 그 딸들의 주장
은 하나님께 의롭다 인정받았던 것이다. 이처럼 그 딸들에게는 하나
님께로부터 주어지는 축복(기업)을 타인에게 빼앗기지 않으려는 거룩
한 집념이 있었다. 이러한 집념을 가진 자에게 하나님은 항상 은혜로
다가오셔서 의롭다 인정하신다(왕하2:9-22).
ㅇ그 아비의 기업으로 - 여기서 '아비의 기업'이란 만일 슬로브핫이
살아 있다면 그가 받을 몫을 가리킨다.
8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기를 사람이 죽고 아들이 없거든
그 기업을 그 딸에게 돌릴 것이요
ㅇ딸에게 돌릴 것 - 딸도 상속권을 얻을수 있다는 새로운 법조문이 생
겨났다. 그러나 이것은 여전히 제한적인 법률로서, 여자가 상속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1)아비에게 상속할 아들이 없을 경우라야 했고
(2)그리고 상속받은 딸은 반드시 같은 지파의 남자와 결혼해야 할것
등의 제한 규정을 준수해야 했다.
9 딸도 없거든 그 기업을 그 형제에게 줄 것이요
10 형제도 없거든 그 기업을 그 아비의 형제에게 줄 것이요
ㅇ딸도 없거든...그 형제에게- 여기서 '그 형제'란 자녀가 전혀 없기
에 그의 땅을 타인에게 상속할수 밖에없는 딱한 처지에 이른 바로 그
사람의 형제를 가리킨다.
ㅇ그 아비의 형제- 자신의 기업을 아들, 딸, 형제에게도 물려줄수 없
는 절박한 상황에 이른 바로 그사람의 백부(伯父)나 숙부(叔父)를 일
컫는다. 한편 본문과 앞절(8절)및후절(11절)를 종합 고찰해 보면, 다
음과 같은 순위의 상속권 법이 생긴다. 즉 어떤 사람(Someone)을 중
심으로 (1)S의 아들 (2)S의 딸 (3)S의 형제 (4)S 아비의 형제(5)그외
S와 가까운 친족 순(順)이다. 이로 볼 때 상속권 법은 상속자의 이름
및 권리가 가장 오랫동안 잘 보존될 수 있는자에게 상속될 수 있도록
조처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Pulpit Commentary).
11 그 아비의 형제도 없거든 그 기업을 가장 가까운 친족에게 주어
얻게 할찌니라 하고 나 여호와가 너 모세에게 명한 대로 이스라엘
자손에게 판결의 율례가 되게 할찌니라
ㅇ가장 가까운 친족에게 - 하나님은 당신의 은혜로 나눠주신 각 지
파의 땅들이 계속해서 그 지파내에서 전수되기를 원하셨다. 본절이
바로 그러한 취지에서 명령된 것으로 상속이 최소한 그 지파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규정이다. 사실 이스라엘인들은 토지가 타지파로
넘어가는 것은 곧 하나님의 축복을 뻬앗기는 것으로 간주하여 이를
철저히 경계하였다. 실로 하나님께서는 지파내의 토지 상속을 통해
당신이 이스라엘 각지파, 각 인격을 공히 사랑하시며 각자의 하나님
이 되심을 강력히 시사하셨다. 이러한 하나님의 뜻을 반영한 법규가
바로 여성 상속권 허용과 희년 제도이다<레25장>.
ㅇ판결의 유례(훅카트 미쉬파트) - 여기서 '율례'를 뜻하는 '미쉬
파트'는 공식적으로 엄중히 선언된 법을 가리킨다. 즉 슬로브핫의
딸들이 기업 상속을 요구함으로써 새로운 규정이 공식적으로 정해
졌는바 이 규정은 절대적인 명령으로 앞으로 생겨날 각종 상속법의
한 준거로 작용하게 되었음을 나타낸다. 이런 점에서 35:29에는
'판결의 유례'가 '판단하는 유례'로 번역되었다.
12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이 아바림산에 올라가서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준 땅을 바라보라
ㅇ아바림 산 - 모압 평지에 위치한 큰 산맥인 아바림 산맥을 일컫
는다. 이 산맥은 요단강 동편, 사해의 북동쪽에 있으며(23:14), 이
산맥의 북쪽에 비스가 산이 있었는데 그 산의 정상에 느보(Nebo)
봉우리가 있었다. 모세는 아느보 산에서 최후를 맞는다.
ㅇ땅을 바라보라 - 므리바에서의 혈기 사건으로(20:13) 모세는 가
나안 입국을 금지당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세에게 비록 들어갈 수
없는 가나안 땅이지만 눈으로 목격하게 함으로써, 그에 대한 당신의
사랑과 아울러 언약을 반드시 이루고야 마시는 당신의 신실함을 깨
닫게 해주셨다(신34:1-4). 한편 부르크하르트(Burckhardt)에
의하면, 느보 산 정상은 가나안 땅을 전망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
로서, 그곳에서는 사방 최소 30마일) 그리고 남쪽 방향으로 60마일
까지나 시야에 들어왔다고 한다(Keil&Delitzsch,Vol. I-iii. p.
214)
13 본 후에는 네 형 아론의 돌아간 것 같이 너도 조상에게로
돌아가리니
ㅇ아론...같이...돌아가리니 - 직역하면 '아론이 그 형제 백성들
에게로 모여진 것처럼 너도 너의 백성들에게 모여질 것이다'이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내세관을 잘보여 주는 표현으로(창25:8;
35:29;49:29,33;신32:50), 그들은 죽음이 존재의 멸절이 아니라
새로운 생의 출발점, 곧 먼저 간 그들의 조상들을 만나고 교통할
수 있는 계기로 믿었다(삿2:10). 특별히 본문에서 하나님은 모세
에게 그가 당신의 섭리 가운데 죽음으로, 당신의 언약에 참여한
그의 조상들처럼, 그 역시 당신의 나라에서 영원하고도 평안한 휴
식을 얻게 될 것임을 확신 시키셨다(마8:11; 눅16:22) 한편 아론의
죽음에 대해서는 20:26 주석을 참조하라.
14 이는 신 광야에서 회중이 분쟁 할제 너희가 내 명을 거역하고 그
물가에서 나의 거룩함을 그들의 목전에 나타내지 아니하였음이니라
이 물은 신 광야 가데스의 므리바 물이니라
ㅇ회중이 분쟁할 제 - 즉 신광야 가데스에서 백성들이 물이 없어
모세를 원망하고 불평한 사건을 가리킨다<20:3>. 여기서 '분쟁'(므
리바)이란 다툼이나 소송을 가리키며, 특히 서로 대적하며 서로 자
기 주장만이 옳다고 우기는 상태를 일컫는다. 한편 이 말의 히브리
어 '므리바'는 그사건 후 곧 그곳의 지명(地名)으로 정착된다
<20:13>.
ㅇ내 명을 거역하고 - 하나님의 일꾼으로 부름받은 자에게 가장 요
구되는 바는 곧 그분의 말씀에 대한 절대적 신뢰와 순종이다. 그런
데 가테스에서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단지 '반석을 명하여'(20:
8) 물이 나오게 함으로써 하나님의 거룩함과 권능을 백성에게 나타
냈어야 함에도 블구하고, 자신의 혈기와 분노로 므리바의 반석을 두
번씩이나 두들김으로써 하나님의 명령을 불순종하고 더불어 그 거룩
성을 훼손하고 말았던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20:10-13 부분의 주석
을 참조하라.
ㅇ이 물은 신 광야 가데스의 므리바 물 - 이 표현은 보충 설명격인
말로써, 곧 출예굽 제 40년에 일어난 가데스의 므리바 물사건(20:2
-13)과 출애굽 원년에 일어난 르비딤의 므리바 물 사건(출17:1-17)
을 구별지워주는 역할을 한다<20:13 주석>
15 모세가 여호와께 여짜와 가로되
ㅇ모세가...여짜와 가로되 - 모세에 대한 하나님의 죽음 예고는 모
세로 하여금 자신의 후계자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게끔 만들었다.
따라서 모세는 자신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그 사실
보다도 장차 백성들을 이끌고 가나안 정복 전쟁 수행을 감당할 후계
자 선정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하나님께 간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실로 개인의 욕망을 극복하고 전체의 앞날을 걱정하는 참 지도자의
모습이라 아니할 수 없다.
16 여호와, 모든 육체의 생명의 하나님이시여 원컨대 한 사람을 이
회중 위에 세워서
ㅇ여호와...생명의 하나님 - 이 말은 여호와가 모든 살아있는 생명
체를 조성하신 바로 그 영들(Sprits)의 하나님이시라는 뜻이다
<16:22>. 따라서 공동 번역은 이 부분을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게
숨을 불어 넣어 주시는 하나님 야훼여'라고 번역함으로써 위의 뜻을
더욱 선명히 하였다. 한편 죽음을 고지(告知)받은 모세가 이러한 신
앙 고백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생명의 주인되신 하나님께서(시36:9;
행17:24,25) 결정하신 사항에 대해 일말의 유감도 없음을 밝혔기 위
함이었다. 사실 자신의 생명의 주관자가 하나님이심을 인정할 수 있
는 자는 죽음 앞에서 담대할 수 있다.
ㅇ한 사람을...위해서 - 모세는 자신의 가나안 불입국이나 죽음에
연연하지 않고 오히려 백성과 그 백성을 인도할 다음 지도자 문제에
관해 온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대승적(大乘的) 자세는 지도자
에게 절대 필요하다. 특별히 그가 후계자 선임 문제를 자신의 판단에
따라 결정하지 않고, 하나님께 전폭으로 의뢰한 것은 지도자의 권위
가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온다는 확실한 신앙이 있었기 때문이다(롬
13:1)
17 그로 그들 알에 출입하며 그들을 인도하여 출입하게 하사 여호와의
회중으로 목자 없는 양과 같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
ㅇ그로...출입하게 하사 - 모세는 백성을 지도하고 가르치며 다스릴
사람을 자신의 후계자로 삼기를 원했다. 한편 '출입하다'(에트와보)
는 말을 직역하면 '나가고 들어오다'란 뜻인데, 곧 일상 업무의 활발
한 수행을 일컫는 히브리인들의 관용적인 표현이다. 특별혀 여기서는
가나안 정복 전쟁과 영토 분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을
정치 군사적인 측면에서 강력한 능력으로 통솔할 인물에 관한 묘사
로 이해할 수 있다(신31:2,3;수14:11;삼상18:13,16).
ㅇ목자 없는 양과 같이 되지 않게 - 목자는 양들을 쉴만한 물가와 푸
른 초장으로 인도하고 맹수로부터 그들을 보호하는 등 양들에게 생명
같은 존재이다. 따라서 목자가 없는 양은 곧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
이다. 그러므로 후일 예수님께서도 이같은 표현을 사용해 이스라엘
백성들을 민망히 여긴 적이 있다(마9:36). 이런 점에서 모세의 염려
는 당신의 백성을 불쌍히 여기신 예수 그리스도의 목자상을 예표한다
고 볼수 있다(왕상22:17;겔34:5;슥10:2;막6:34).
18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눈의 아들 여호수아는 신에 감동된
자니 너는 데려다가 그에게 안수하고
ㅇ신에 감동된 자 - 직역하면 '영(성령)이 그 안에 있는 자'가 된다.
여기서 성령이 그 안에 내주하신다는 말은 단순히 지혜나 통찰력이
탁월하다는 뜻(Knobel)이 아니라, 곧 성령의 뜻에 온전히 순복할 줄
아는 믿음과 지도자에게 필요한 영적 지혜와 능력이 충만함을 의미
한다(Keil). 결국 이 말은 하나님께서 이미 여호수아를 당신의 일
꾼으로 택정하시고 준비시켜 두셨음을 암시한다(출17:9). 이처럼 하
나님은 당신의 거룩한 역사를 위해 사람을 부르시고, 그에게 그 일
을 감당할 수 있는 성령의 은사를 덧입히신다. 사실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의 신이 돕지 않고는 아무도 수행할 수 없다(출31:2,3; 슥4:
6;행1:4,5,8;고전2:4,5,13).
ㅇ안수하고 - 어떤 권위나 책무를 타인에게 전수하거나 또는 어떤
특별한 사명을 완수할 수 있도록 각종의 은사를 부여한다는 상징적
행위로서 뿌리 깊은 의식이다(8:10,12;창48:14), 이는 신약 시대에
까지 사용되고 있다(행6:6;딤전4:14).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출29:
1-37 강해, 안수에 대하여>를 참조하라. 한편 여호수아에게 모세가
안수하는것은 그에게 신적 권위를 부여함을 뜻한다. 그러나 모세가
지닌 책무나 직임자체가 안수틀 통해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
하면 모세의 책무는 모세에게만 국한된 고유한 것이며, 여호수아에
게는 새로운 첵무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다만 그의 지도
자로서의 권위와 존엄성만 전달되는 것이다(20절).
19 그를 제사장 엘르아살과 온 회중 앞에 세우고 그들의 목전에서
그에게 위탁하여
ㅇ위탁하여(치위타) - 이는 '세워', '지명하여'로 표현될 수 있다.
따라서 본절은 여호수아가 모세의 후계자로 대제사장 엘르아살과
온 회중의 장로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세움 받았음을 나타낸다.
20 네 존귀를 그에게 돌려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으로 그에게
복종하게 하라
ㅇ네 존귀를 그에게 - 여기서 '존귀'를 뜻하는 히브리어 '호드'는
'영광'(glory), '아름다움'(beauty) 등의 뜻이 있다. 한편 율
법 계시의 전수자요, 선포자로서 하나님 앞에 독특한 직위를 가진
모세는 자신이 가진 모든 직무와 기능(특히 예언자적 소명)을 여호
수아에게 모두 전수해야 할 것은 아니었다. 즉 여호수아에게 전달
된 모세의 영광과 아름다음은 부분적인 것에 불과했다. 그러므로
그가 여호수아에게 전수한 '존귀'란 뒤에 이어지는 문구로 볼 때
백성들이 그를 합법적인 지도자로 인정하는데 필요한 신적 위엄과
권위임을 알 수있다.
ㅇ그에게 복종하게 하라 - 신적 권위로서 지도자에 위임된 여호수
아에게 백성들이 취할 태도에 관한 명령이다. 사실 여호수아가 지
도자로 위임되는 현장에 제사장과 온 회증(구체적으로 온 회중을
대표하는 장로 및 족장들)이 참가한 것은(19절), 그들이 여호수아
의 권위를 인정하고 복종하는 서약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성경은
신.구약을 막론하고 합법적 지도자에게 순복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출22:28;롬13:1;딛3:1). 한편 여기서 '복종하게 하라'(슈메우)는
말은 '듣다', '주의하다'란 뜻의 '솨마'에서 유래한 말로서, 상대
의 말을 주의하여 듣고 어김없이 순복하는 것을 가리킨다.
21 그는 제사장 엘르아살 앞에 설 것이요 엘르아살은 그를 위하여
우림의 판결법으로 여호와 앞에 물을 것이며 그와 온 이스라엘 자손
곧 온 회중은 엘르아살의 말을 좇아 나가며 들어올 것이니라
ㅇ제사장...앞에 설 것이요 - 여호수아가 비록 모세의 후계자로 임
명되었으나, 그는 하나님과 직접 대면했을 뿐 아니라(7:89;12:7,8)
또한 율법의 제정자로서 모든 제사장들과 장로들을 거느렸던 모세
의 절대 권위와는 달리 대제사장의 권위 아래 놓이게 되었다(그러
나 왕정 시대 이후로는 왕의 권위가 제사장의 권위보다 앞섰다-
Pulpit Commentary). 따라서 그는 이스라엘의 국가적 중대사를
직접 결정할 수 없었고, 대제사장을 통하여 하나님께 물어 처리하
는 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므로 여호수아는 어려운 문제가 닥칠
때마다 대제사장 앞에 나아가 '우림의 판결'을 받아야 했다.
ㅇ우림의 판결법 - 이는 '우림과 둠밈의 판결법'의 생략형인데, 여
기서 '우림과 둠밈'이란 하나님의 뜻을 물어 중대사를 결정하는데
사용되는 것이다<출28:30 주석 및 출28:6-43 강해,'우림과 둠밈'
을 참조하라>. 그런데 대제사장의 판결 흉패(출28:15-29)속에 들어
있는 일종의 제비(lot)인 우림과 둠밈의 판결법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시행되었는지는 알려진바 없다. 한편 성경에서 우림과 둠
밈의 사용빈도는 극히 미비한데, 그것은 보다 확실한 선지자들의
예언이 그 역할을 곧 떠맡었기 때문인 듯하다.
ㅇ이스라엘 자손 곧 온 회중 - '이스라엘 자손'은 이스라엘 백성
모두를 가리키며, '온회중'은 백성들의 대표자(장로)들로 구성되
는 전체 모임을 가리킨다. 따라서 장로(두령)들의 모임은 이스라엘
자손 전체를 대표하는 셈이 된다.
22 모세가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명하신 대로 하여 여호수아를
데려다가 제사장 엘르아살과 온 회중 앞에 세우고
ㅇ회중 앞에 세우고...위탁하되 - 이스라엘 전체 백성을 대표하는
두령 또는 장로들의 모임 앞에서 모세에 의해 여호수아가 공식적으
로 지도자에 올랐다. 신 31:7에서는 '회중 앞'이란 말 대신에 '온
이스라엘의 목전(目前)에서'로 표현되었다. 따라서 온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회중'(장로 또는 두령들의 회)앞에서 여호수아가 지도자
로 위임된 것은 곧 모든 이스라엘 벡성 앞에서 실시된 것으로 간주
되었음을 알 수 있다.
23 그에게 안수하여 위탁하되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명하신 대로
하였더라
1 요셉의 아들 므낫세 가족에 므낫세의 현손 마길의 증손 길르앗의
손자 헤벨의 아들 슬로브핫의 딸들이 나아왔으니 그 딸들의 이름은
말라와 노아와 호글라와 밀가와 디르사라
ㅇ요셉의 아들...슬로브핫의 딸들 - 여기에는 슬로브를 가정의 7대
(代) 족보가 간략히 언급되었다. 이러한 족보는 가장 압축된 형태
의 역사로서 성경에는 새로운 세대의 시작 예고나, 또는 밝히고자
하는 인물들의 역사성을 강조할때 종종 지시하고 있다. 또한 이 족
보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당신의 언약 백성을 인도해 오셨는
가를 보이시기도 하신다. 한편, 본문은 기록된 내용이 허구가 아닌
역사성을 지닌 진실임을 밝히고자 하는 데 그 초점이 맞취줘 있다
고 하겠다.
2 그들이 회막문에서 모세와 제사장 엘르아살과 족장들과 온 회중
앞에 서서 가로되
ㅇ그들이...가로되 - 슬로브핫의 딸들은 가나안 정복 후 각 지파의
영토 분할에 있어서 그 해당자가 20세 이상의 남자들에게만 국한된
지시 사항(26:52-56)을 전해받고 큰 고민을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아비는 이미 죽었고, 그들중에는 아들이 없었으므로 자신
의 가족은 원칙대로 하면 기업을 받을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은 당연히 이의를 제기할 수 밖에 없었다.
ㅇ회막문에서 - 회막이 봉헌된(출40장) 후부터 이스라엘 백성은 회
막 중심의 생활을 했다. 이는 그들이 전 삶의 중심에 하나님을 모
시는 행위이자 그분의 주권을 인정한다는 표시이며, 또한 그들의
삶의 모든 부분이 하나님과 연관된 종교적인 것임을 나타낸다. 한
편 슬로브핫의 딸들이 상속 문제를 가지고 회막문에 이른 것은 하
나님께 그 문제를 아뢰어 정당한 판결을 받기 위함이었다. 특히 그
곳에는 종교, 사회 각 방면의 지도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
었으므로 그들이 그곳을 찾았던 것이다.
ㅇ온 회중 - 모든 백성들로 이해할 수도 있으나 좀더 제한적으로
백성들을 대표하는 각 지파의 두령들이라 보는 것이 좋다.
3 우리 아버지가 광야에서 죽었으나 여호와를 거스려 모인 고라의
무리에 들지 아니하고 자기 죄에 죽었고 아들이 없나이다
ㅇ아버지가...자기 죄에 죽었고 - 슬로브핫의 딸들은 자신들의 아
버지가 고라 일당의 반역에 참여함으로 가나안 땅에 대한 자격과
권리를 박탈당하고 죽은 것이 아니라, 여느 일반인들처럼 필연적인
죽음으로 종말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들은 만일 아비에게
아들이 있었더라면, 그에게 물려주었을 기업을 자신들에게 주어 아
버지의 이음이 대대로 보존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한편 슬로브핫의
딸들은 아비의 죽음 원인을 '죄'라 단정함으로써 바른 인간관(시
14:2,3;롬3:10-12)을 가졌음을 보여 주었다. 이처럼 하나님 앞에서
자신과 더불어 모든 인간이 죄인임을 올바로 인식하는 자만이 하나
님의 은혜를 받을 수 있다.
4 어찌하여 아들이 없다고 우리 아버지의 이름이 그 가족 중에서
삭제되리이까 우리 아버지의 형제 중에서 우리에게 기업을 주소서
하매
ㅇ어찌하여...아버지의 이름이...삭죄되리이까 - 가나안 땅의 분
배 규정상(26:51-53) 딸들에게는 상속권이 주어지지 않았다. 따라
서 아들이 없이 죽은 슬로브핫의 경우(26:33) 그 딸들이 결혼을
하게 되면 상속은 물론 그 가족의 대(代)가 끊어지고 만다. 그러
나 만약 규종을 초월하여 그녀들이 결혼 전에 기업을 물려받게 된
다면, 결혼하더라도 그 기업은 자신의 남편을 통해 계속해서 아버
지의 이름으로 남게 된다. 아마 이때 남편은 처가에(妻家)의 일원
으로 간주되었을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그 딸들은 아버지의 후손
이 받게 될 기업을 지금 요청한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러한 예
는 야일의 경우(32:41;신3:14), 야르하의 경우(대상2:34,35), 그
리고 바르실래의 경우(스 2:61; 느7:63) 등에서 볼 수 있다.
ㅇ기업을 주소서 하매 - 26:52-56과 수17:3-6을 참조하라.
ㅇ우리 아버지의 형제 중에서...주소서 - 공동 번역에서는 이를
'아버지의 근친들이 그 땅을 차지할 때 저희에게도 얼마쯤 나누어
주십시오'라고 의역(意譯)하고 있다.
5 모세가 그 사연을 여호와께 품하니라
ㅇ그 사연를...품하리니 - 직역하면 '그 사건을 여호와 앞에 가져
왔다'가 된다. 특별히 여기서 '품하니라'(야크레브는 '가까이 오
다', '가져오다' 등의 뜻인 '카라브'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러므로
본절은 '모세가 그사건의 전 내용을 여호화께 가까이 가지고 가서
그분께 소상히 아뢰었다'는 의미이다. 이는 인간의 지혜보다 하나
님의 주권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신정 정치(神政政治)의 한 단면이
다. 실로 하나님은 당신의 주권과 지혜를 신뢰하는 자에게 은혜롭고
정확한 응답을 해주신다(렘33:3).
6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ㅇ결국 슬로브핫 딸들의 주장은 하나님께 상달되어 그 딸들은 아버
지의 기업을 상속받게 되었다. 이 판결은 그 이후부터 이스라엘 백
성의 상속법 판례가 되었다(11절). 따라서 아들이 없는 집안의 경우
그 딸들이 아버지의 이름으로 기업을 상속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더
나아가 딸도 없을 경우 그 기업을 아버지의 형제들(가까운 근친 순으
로)에게 돌아가도록 규정되었다. 한편 딸이 아버지의 기업을 상속받
을 경우, '결혼으로 인해 파생되는 토지의 지파간 이동을 방지키 위
해 그녀는 오지 자기 지파의 남자하고만 결혼할 수 있었다(36:6).
7 슬로브핫 딸들의 말이 옳으니 너는 반드시 그들의 기업을 주어 얻게
하되 그 아비의 기업으로 그들에게 돌릴찌니라
ㅇ딸들의 말이 옳으니 - 여기서 '말이 옳으니'(켄 도브로테),에서
'옳다'의 '켄'은 '의롭다'는 의미도 지닌다. 그러므로 본문은 단순히
'그 말한 것이 맞다'는 뜻 이상으로서 '그 말한 내용이 의롭다'는 의
미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말로 이해해야 한다. 즉 조상의 가족 가운
데서 아버지의 이름이 소멸되려는 것을 막으려 했던 그 딸들의 주장
은 하나님께 의롭다 인정받았던 것이다. 이처럼 그 딸들에게는 하나
님께로부터 주어지는 축복(기업)을 타인에게 빼앗기지 않으려는 거룩
한 집념이 있었다. 이러한 집념을 가진 자에게 하나님은 항상 은혜로
다가오셔서 의롭다 인정하신다(왕하2:9-22).
ㅇ그 아비의 기업으로 - 여기서 '아비의 기업'이란 만일 슬로브핫이
살아 있다면 그가 받을 몫을 가리킨다.
8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기를 사람이 죽고 아들이 없거든
그 기업을 그 딸에게 돌릴 것이요
ㅇ딸에게 돌릴 것 - 딸도 상속권을 얻을수 있다는 새로운 법조문이 생
겨났다. 그러나 이것은 여전히 제한적인 법률로서, 여자가 상속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1)아비에게 상속할 아들이 없을 경우라야 했고
(2)그리고 상속받은 딸은 반드시 같은 지파의 남자와 결혼해야 할것
등의 제한 규정을 준수해야 했다.
9 딸도 없거든 그 기업을 그 형제에게 줄 것이요
10 형제도 없거든 그 기업을 그 아비의 형제에게 줄 것이요
ㅇ딸도 없거든...그 형제에게- 여기서 '그 형제'란 자녀가 전혀 없기
에 그의 땅을 타인에게 상속할수 밖에없는 딱한 처지에 이른 바로 그
사람의 형제를 가리킨다.
ㅇ그 아비의 형제- 자신의 기업을 아들, 딸, 형제에게도 물려줄수 없
는 절박한 상황에 이른 바로 그사람의 백부(伯父)나 숙부(叔父)를 일
컫는다. 한편 본문과 앞절(8절)및후절(11절)를 종합 고찰해 보면, 다
음과 같은 순위의 상속권 법이 생긴다. 즉 어떤 사람(Someone)을 중
심으로 (1)S의 아들 (2)S의 딸 (3)S의 형제 (4)S 아비의 형제(5)그외
S와 가까운 친족 순(順)이다. 이로 볼 때 상속권 법은 상속자의 이름
및 권리가 가장 오랫동안 잘 보존될 수 있는자에게 상속될 수 있도록
조처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Pulpit Commentary).
11 그 아비의 형제도 없거든 그 기업을 가장 가까운 친족에게 주어
얻게 할찌니라 하고 나 여호와가 너 모세에게 명한 대로 이스라엘
자손에게 판결의 율례가 되게 할찌니라
ㅇ가장 가까운 친족에게 - 하나님은 당신의 은혜로 나눠주신 각 지
파의 땅들이 계속해서 그 지파내에서 전수되기를 원하셨다. 본절이
바로 그러한 취지에서 명령된 것으로 상속이 최소한 그 지파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규정이다. 사실 이스라엘인들은 토지가 타지파로
넘어가는 것은 곧 하나님의 축복을 뻬앗기는 것으로 간주하여 이를
철저히 경계하였다. 실로 하나님께서는 지파내의 토지 상속을 통해
당신이 이스라엘 각지파, 각 인격을 공히 사랑하시며 각자의 하나님
이 되심을 강력히 시사하셨다. 이러한 하나님의 뜻을 반영한 법규가
바로 여성 상속권 허용과 희년 제도이다<레25장>.
ㅇ판결의 유례(훅카트 미쉬파트) - 여기서 '율례'를 뜻하는 '미쉬
파트'는 공식적으로 엄중히 선언된 법을 가리킨다. 즉 슬로브핫의
딸들이 기업 상속을 요구함으로써 새로운 규정이 공식적으로 정해
졌는바 이 규정은 절대적인 명령으로 앞으로 생겨날 각종 상속법의
한 준거로 작용하게 되었음을 나타낸다. 이런 점에서 35:29에는
'판결의 유례'가 '판단하는 유례'로 번역되었다.
12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이 아바림산에 올라가서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준 땅을 바라보라
ㅇ아바림 산 - 모압 평지에 위치한 큰 산맥인 아바림 산맥을 일컫
는다. 이 산맥은 요단강 동편, 사해의 북동쪽에 있으며(23:14), 이
산맥의 북쪽에 비스가 산이 있었는데 그 산의 정상에 느보(Nebo)
봉우리가 있었다. 모세는 아느보 산에서 최후를 맞는다.
ㅇ땅을 바라보라 - 므리바에서의 혈기 사건으로(20:13) 모세는 가
나안 입국을 금지당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세에게 비록 들어갈 수
없는 가나안 땅이지만 눈으로 목격하게 함으로써, 그에 대한 당신의
사랑과 아울러 언약을 반드시 이루고야 마시는 당신의 신실함을 깨
닫게 해주셨다(신34:1-4). 한편 부르크하르트(Burckhardt)에
의하면, 느보 산 정상은 가나안 땅을 전망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
로서, 그곳에서는 사방 최소 30마일) 그리고 남쪽 방향으로 60마일
까지나 시야에 들어왔다고 한다(Keil&Delitzsch,Vol. I-iii. p.
214)
13 본 후에는 네 형 아론의 돌아간 것 같이 너도 조상에게로
돌아가리니
ㅇ아론...같이...돌아가리니 - 직역하면 '아론이 그 형제 백성들
에게로 모여진 것처럼 너도 너의 백성들에게 모여질 것이다'이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내세관을 잘보여 주는 표현으로(창25:8;
35:29;49:29,33;신32:50), 그들은 죽음이 존재의 멸절이 아니라
새로운 생의 출발점, 곧 먼저 간 그들의 조상들을 만나고 교통할
수 있는 계기로 믿었다(삿2:10). 특별히 본문에서 하나님은 모세
에게 그가 당신의 섭리 가운데 죽음으로, 당신의 언약에 참여한
그의 조상들처럼, 그 역시 당신의 나라에서 영원하고도 평안한 휴
식을 얻게 될 것임을 확신 시키셨다(마8:11; 눅16:22) 한편 아론의
죽음에 대해서는 20:26 주석을 참조하라.
14 이는 신 광야에서 회중이 분쟁 할제 너희가 내 명을 거역하고 그
물가에서 나의 거룩함을 그들의 목전에 나타내지 아니하였음이니라
이 물은 신 광야 가데스의 므리바 물이니라
ㅇ회중이 분쟁할 제 - 즉 신광야 가데스에서 백성들이 물이 없어
모세를 원망하고 불평한 사건을 가리킨다<20:3>. 여기서 '분쟁'(므
리바)이란 다툼이나 소송을 가리키며, 특히 서로 대적하며 서로 자
기 주장만이 옳다고 우기는 상태를 일컫는다. 한편 이 말의 히브리
어 '므리바'는 그사건 후 곧 그곳의 지명(地名)으로 정착된다
<20:13>.
ㅇ내 명을 거역하고 - 하나님의 일꾼으로 부름받은 자에게 가장 요
구되는 바는 곧 그분의 말씀에 대한 절대적 신뢰와 순종이다. 그런
데 가테스에서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단지 '반석을 명하여'(20:
8) 물이 나오게 함으로써 하나님의 거룩함과 권능을 백성에게 나타
냈어야 함에도 블구하고, 자신의 혈기와 분노로 므리바의 반석을 두
번씩이나 두들김으로써 하나님의 명령을 불순종하고 더불어 그 거룩
성을 훼손하고 말았던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20:10-13 부분의 주석
을 참조하라.
ㅇ이 물은 신 광야 가데스의 므리바 물 - 이 표현은 보충 설명격인
말로써, 곧 출예굽 제 40년에 일어난 가데스의 므리바 물사건(20:2
-13)과 출애굽 원년에 일어난 르비딤의 므리바 물 사건(출17:1-17)
을 구별지워주는 역할을 한다<20:13 주석>
15 모세가 여호와께 여짜와 가로되
ㅇ모세가...여짜와 가로되 - 모세에 대한 하나님의 죽음 예고는 모
세로 하여금 자신의 후계자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게끔 만들었다.
따라서 모세는 자신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그 사실
보다도 장차 백성들을 이끌고 가나안 정복 전쟁 수행을 감당할 후계
자 선정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하나님께 간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실로 개인의 욕망을 극복하고 전체의 앞날을 걱정하는 참 지도자의
모습이라 아니할 수 없다.
16 여호와, 모든 육체의 생명의 하나님이시여 원컨대 한 사람을 이
회중 위에 세워서
ㅇ여호와...생명의 하나님 - 이 말은 여호와가 모든 살아있는 생명
체를 조성하신 바로 그 영들(Sprits)의 하나님이시라는 뜻이다
<16:22>. 따라서 공동 번역은 이 부분을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게
숨을 불어 넣어 주시는 하나님 야훼여'라고 번역함으로써 위의 뜻을
더욱 선명히 하였다. 한편 죽음을 고지(告知)받은 모세가 이러한 신
앙 고백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생명의 주인되신 하나님께서(시36:9;
행17:24,25) 결정하신 사항에 대해 일말의 유감도 없음을 밝혔기 위
함이었다. 사실 자신의 생명의 주관자가 하나님이심을 인정할 수 있
는 자는 죽음 앞에서 담대할 수 있다.
ㅇ한 사람을...위해서 - 모세는 자신의 가나안 불입국이나 죽음에
연연하지 않고 오히려 백성과 그 백성을 인도할 다음 지도자 문제에
관해 온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대승적(大乘的) 자세는 지도자
에게 절대 필요하다. 특별히 그가 후계자 선임 문제를 자신의 판단에
따라 결정하지 않고, 하나님께 전폭으로 의뢰한 것은 지도자의 권위
가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온다는 확실한 신앙이 있었기 때문이다(롬
13:1)
17 그로 그들 알에 출입하며 그들을 인도하여 출입하게 하사 여호와의
회중으로 목자 없는 양과 같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
ㅇ그로...출입하게 하사 - 모세는 백성을 지도하고 가르치며 다스릴
사람을 자신의 후계자로 삼기를 원했다. 한편 '출입하다'(에트와보)
는 말을 직역하면 '나가고 들어오다'란 뜻인데, 곧 일상 업무의 활발
한 수행을 일컫는 히브리인들의 관용적인 표현이다. 특별혀 여기서는
가나안 정복 전쟁과 영토 분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을
정치 군사적인 측면에서 강력한 능력으로 통솔할 인물에 관한 묘사
로 이해할 수 있다(신31:2,3;수14:11;삼상18:13,16).
ㅇ목자 없는 양과 같이 되지 않게 - 목자는 양들을 쉴만한 물가와 푸
른 초장으로 인도하고 맹수로부터 그들을 보호하는 등 양들에게 생명
같은 존재이다. 따라서 목자가 없는 양은 곧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
이다. 그러므로 후일 예수님께서도 이같은 표현을 사용해 이스라엘
백성들을 민망히 여긴 적이 있다(마9:36). 이런 점에서 모세의 염려
는 당신의 백성을 불쌍히 여기신 예수 그리스도의 목자상을 예표한다
고 볼수 있다(왕상22:17;겔34:5;슥10:2;막6:34).
18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눈의 아들 여호수아는 신에 감동된
자니 너는 데려다가 그에게 안수하고
ㅇ신에 감동된 자 - 직역하면 '영(성령)이 그 안에 있는 자'가 된다.
여기서 성령이 그 안에 내주하신다는 말은 단순히 지혜나 통찰력이
탁월하다는 뜻(Knobel)이 아니라, 곧 성령의 뜻에 온전히 순복할 줄
아는 믿음과 지도자에게 필요한 영적 지혜와 능력이 충만함을 의미
한다(Keil). 결국 이 말은 하나님께서 이미 여호수아를 당신의 일
꾼으로 택정하시고 준비시켜 두셨음을 암시한다(출17:9). 이처럼 하
나님은 당신의 거룩한 역사를 위해 사람을 부르시고, 그에게 그 일
을 감당할 수 있는 성령의 은사를 덧입히신다. 사실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의 신이 돕지 않고는 아무도 수행할 수 없다(출31:2,3; 슥4:
6;행1:4,5,8;고전2:4,5,13).
ㅇ안수하고 - 어떤 권위나 책무를 타인에게 전수하거나 또는 어떤
특별한 사명을 완수할 수 있도록 각종의 은사를 부여한다는 상징적
행위로서 뿌리 깊은 의식이다(8:10,12;창48:14), 이는 신약 시대에
까지 사용되고 있다(행6:6;딤전4:14).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출29:
1-37 강해, 안수에 대하여>를 참조하라. 한편 여호수아에게 모세가
안수하는것은 그에게 신적 권위를 부여함을 뜻한다. 그러나 모세가
지닌 책무나 직임자체가 안수틀 통해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
하면 모세의 책무는 모세에게만 국한된 고유한 것이며, 여호수아에
게는 새로운 첵무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다만 그의 지도
자로서의 권위와 존엄성만 전달되는 것이다(20절).
19 그를 제사장 엘르아살과 온 회중 앞에 세우고 그들의 목전에서
그에게 위탁하여
ㅇ위탁하여(치위타) - 이는 '세워', '지명하여'로 표현될 수 있다.
따라서 본절은 여호수아가 모세의 후계자로 대제사장 엘르아살과
온 회중의 장로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세움 받았음을 나타낸다.
20 네 존귀를 그에게 돌려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으로 그에게
복종하게 하라
ㅇ네 존귀를 그에게 - 여기서 '존귀'를 뜻하는 히브리어 '호드'는
'영광'(glory), '아름다움'(beauty) 등의 뜻이 있다. 한편 율
법 계시의 전수자요, 선포자로서 하나님 앞에 독특한 직위를 가진
모세는 자신이 가진 모든 직무와 기능(특히 예언자적 소명)을 여호
수아에게 모두 전수해야 할 것은 아니었다. 즉 여호수아에게 전달
된 모세의 영광과 아름다음은 부분적인 것에 불과했다. 그러므로
그가 여호수아에게 전수한 '존귀'란 뒤에 이어지는 문구로 볼 때
백성들이 그를 합법적인 지도자로 인정하는데 필요한 신적 위엄과
권위임을 알 수있다.
ㅇ그에게 복종하게 하라 - 신적 권위로서 지도자에 위임된 여호수
아에게 백성들이 취할 태도에 관한 명령이다. 사실 여호수아가 지
도자로 위임되는 현장에 제사장과 온 회증(구체적으로 온 회중을
대표하는 장로 및 족장들)이 참가한 것은(19절), 그들이 여호수아
의 권위를 인정하고 복종하는 서약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성경은
신.구약을 막론하고 합법적 지도자에게 순복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출22:28;롬13:1;딛3:1). 한편 여기서 '복종하게 하라'(슈메우)는
말은 '듣다', '주의하다'란 뜻의 '솨마'에서 유래한 말로서, 상대
의 말을 주의하여 듣고 어김없이 순복하는 것을 가리킨다.
21 그는 제사장 엘르아살 앞에 설 것이요 엘르아살은 그를 위하여
우림의 판결법으로 여호와 앞에 물을 것이며 그와 온 이스라엘 자손
곧 온 회중은 엘르아살의 말을 좇아 나가며 들어올 것이니라
ㅇ제사장...앞에 설 것이요 - 여호수아가 비록 모세의 후계자로 임
명되었으나, 그는 하나님과 직접 대면했을 뿐 아니라(7:89;12:7,8)
또한 율법의 제정자로서 모든 제사장들과 장로들을 거느렸던 모세
의 절대 권위와는 달리 대제사장의 권위 아래 놓이게 되었다(그러
나 왕정 시대 이후로는 왕의 권위가 제사장의 권위보다 앞섰다-
Pulpit Commentary). 따라서 그는 이스라엘의 국가적 중대사를
직접 결정할 수 없었고, 대제사장을 통하여 하나님께 물어 처리하
는 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므로 여호수아는 어려운 문제가 닥칠
때마다 대제사장 앞에 나아가 '우림의 판결'을 받아야 했다.
ㅇ우림의 판결법 - 이는 '우림과 둠밈의 판결법'의 생략형인데, 여
기서 '우림과 둠밈'이란 하나님의 뜻을 물어 중대사를 결정하는데
사용되는 것이다<출28:30 주석 및 출28:6-43 강해,'우림과 둠밈'
을 참조하라>. 그런데 대제사장의 판결 흉패(출28:15-29)속에 들어
있는 일종의 제비(lot)인 우림과 둠밈의 판결법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시행되었는지는 알려진바 없다. 한편 성경에서 우림과 둠
밈의 사용빈도는 극히 미비한데, 그것은 보다 확실한 선지자들의
예언이 그 역할을 곧 떠맡었기 때문인 듯하다.
ㅇ이스라엘 자손 곧 온 회중 - '이스라엘 자손'은 이스라엘 백성
모두를 가리키며, '온회중'은 백성들의 대표자(장로)들로 구성되
는 전체 모임을 가리킨다. 따라서 장로(두령)들의 모임은 이스라엘
자손 전체를 대표하는 셈이 된다.
22 모세가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명하신 대로 하여 여호수아를
데려다가 제사장 엘르아살과 온 회중 앞에 세우고
ㅇ회중 앞에 세우고...위탁하되 - 이스라엘 전체 백성을 대표하는
두령 또는 장로들의 모임 앞에서 모세에 의해 여호수아가 공식적으
로 지도자에 올랐다. 신 31:7에서는 '회중 앞'이란 말 대신에 '온
이스라엘의 목전(目前)에서'로 표현되었다. 따라서 온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회중'(장로 또는 두령들의 회)앞에서 여호수아가 지도자
로 위임된 것은 곧 모든 이스라엘 벡성 앞에서 실시된 것으로 간주
되었음을 알 수 있다.
23 그에게 안수하여 위탁하되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명하신 대로
하였더라
출처 : 춘천 대우인력 김진규
글쓴이 : 대우인력 김진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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