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 42장 주석
=====42:1
성소에 대한 측량에 이어 성전의 부속 건물에 대한 설명과 측량이 제시된다. 먼저
14절까지는 성전의 남북편 뜰에 연접해 있는 4개(남2, 북2)의 방이 언급된다. 혹자는
이 방들을 40:17이나 40:44에 언급된 방들과 동일한 것으로 생각하나(Havernick) 이
방의 용도(13, 14절)에 비추어 볼 때 타당하지 않다(Delitzsch).
북편 뜰 - 곧 성전 안 뜰(41:10)의 북쪽을 가리키는 바, 다음에 언급된 건물이 이
성전 뜰과 잇닿아 있음을 시사한다.
그 두 방의 하나는...북편 건물을 향하였는데 - 여기서 '방'(* , 할리쉐
카)은 41:5의 '골방'과 마찬가지로 집합적인 의미, 곧 그 방들이 소속된 건물 전체의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한편 '골방 앞뜰을 향하였고'(* , 네게드 하
기즈라)는 원어상 '분리된 지역과 마주 대하였고'라는 뜻이다. 여기서 '분리된 지역'
(기즈라)은 성전 뒤편의 서쪽 들을 가리키는 바, 이러한 표현은 선지자가 41:12의 서
편 건물 북쪽, 곧 성소의 북서쪽에 위치한 까닭에 그 '기즈라'와 본절의 건물이 마주
대한 모습으로 보여진 때문으로 이해된다(Delitzsch). 따라서 이는 개역 성경의 번역
대로 성소의 북편 골방 앞의 뜰에 잇닿아 이 건물이 위치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여타 영역본들 또한 이를 일반적인 성전의 북쪽 뜰로 번역한다(NIV, LB, RSV).
이 모든 사항을 유추할 때 지금 언급된 이 방은 8b절에 언급된 바, 장이 100척에 이르
는 성전 앞을 향한 건물을 지시하는 것이다. 한편 또 다른 방의 건물은 8a절에 언급된
장 50척의 '바깥 뜰로 향한 방'을 가리킨다. 여기서 이 건물이 향해 있다고 언급한
'북편 건물'의 '건물'(* , 하빈얀)이란 말이 원어상 40:5에서 성벽의 의미로
쓰인 '담'(하빈얀)과 동일 하다는 점에서 이 '북편 건물'은 곧 '북쪽의 성벽'
(opposite the outer wall on the north side, NIV)으로 추측할 수 있다(Cooke).
=====42:2
그 건물의 장 곧 동서간의 길이는 성소와 같은 100척이다. 한편 '광'이 50척이라는
것은 '두 방'으로 언급된 두 건물 사이의 10척의 통로까지를(4절) 포함한 전체 폭을
언급한 것으로서, 옆으로 나란히 서 있는 안뜰 문통의 길이(40:35, 36)와 같은 것이
다.
=====42:3
그 방 삼층에 툇마루들이 있는데 - 여기서 '툇마루'(* , 아티크)는 늘어선
방 앞에 있는 일종의 복도용 발코니로 생각된다. 이 두 건물은 3층으로 이루어졌으며,
3층의 모든 방들 앞에 툇마루가 있다.
한 방의 툇마루는...박석 깔린 곳과 마주 대하였으며 - 복도(4절)를 사이에 둔 두
건물의 3층 툇마루의 방향을 지시하는 것으로, 한 건물의 툇마루는 '20척 되는 안뜰',
곧 북쪽의 성전 안뜰(41:10)을 향해 있고, 또 다른 건물의 툇마루는 바깥 뜰을 향해
있는 바, 이들은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다.
=====42:4
북편 뜰에 있는 두 건물 사이에 폭 10척의 통로가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원문에는
'안쪽을 향하는'이란 뜻의 '엘 하프니미트'(* )란 말이 첨가되어
있는 바, 혹자는 하반절의 '장이 일백척이며'(* , 데레크 아마
에하트)라는 말이 원어상 '1척의 길'이란 뜻을 가진다는 점에서 그 '안쪽을 향하여'라
는 말을 성전 안뜰을 향한다는 뜻으로 이해한다. 아울러 본절을 폭 10척의 길 이외에
안뜰로 들어가는 별도의 폭 1척의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Schroder, Hengstenberg). 그
러나 여기서의 '안쪽'은 특별한 지점을 말한다기보다는 단지 통로를 따라 들어간다는
단순한 방향 제시의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 문들은 북을 향하였으며 - 곧 성전 안뜰과 연접해 있는 건물의 각 방의 문들은
그 앞에 길게 연접한 통로를 향해 열려 있으며, 제사장들은 그 통로에서 직접 방들로
들어갈 수 있다. 한편 바깥 뜰을 향한 건물의 문 또한 북으로 향해 있다는 것은 그 건
물이 안뜰의 담과 어느 정도의 간격을 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혹자는 이러한
점에서 9절의 '통행구'를 이들 방 문앞의 통로로 말하나(Schroder) 개연성은 없다.
=====42:5
건물의 대략적인 구조를 설명한다.
이는 툇마루들을 인하여...더 줄어짐이라 - 3층으로 구성된 방들은 위로 올라갈수
록 점점 더 좁아진다. 왜냐하면 툇마루(3절, 회랑)가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본절
에서 '툇마루들로 인하여'의 '인하여'(* , 아칼)는 원어상 '삼키다', '먹어버리
다'란 뜻을 가지는 바, 그 회랑의 폭만큼 상층의 방들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시사해준
다. 한편 본절에서 '하층'(* , 메하타흐토노트)과 '중층'(*
, 메하티코노트)의 '메'(* )는 비교적인 용법으로, 하층과 중층에 비교해 3
층의 방을 진술한 '메헤나'(* )와 함께 각 층이 위를 향할수록 작아진다는 사실
을 뒷받침해 준다(Delitzsch, Hengstenberg).
=====42:6
5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다. 그러나 여기서 '뜰의 기둥 같은 기둥'에 대해서는
어느 학자도 명확한 뜻을 설명하지 못하므로, 그 구체적인 구조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제시된 견해가 없다. 단지 본절의 '기둥이 없다'란 말에서 암시되듯이 이 건물의 방들
또한 성전 골방의 방들처럼 계단식의 들보를 가진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을 뿐이다
(Delitzsch, Schroder).
=====42:7,8
그 한 방의 바깥 담 곧 뜰의 담과 마주 대한 담 - 여기서 '뜰'은 곧 성소 외곽 지
역에 있는 제사장의 뜰을 가리키는 바, '뜰의 담'은 바깥 뜰과 경계를 이루는 담을 가
리킨다. 또한 '마주 대한'(* , 엘 페네)은 문맥상 '평행'(parallel, NIV)의
의미로 볼 수 있는 바, 본 구절은 '그 한 방의 바깥 담'과 '뜰의 담'이 서로 마주 보
며 평행을 이루고 있다는 뜻이다. 한편 본 구절을 통해 제기되는 문제는 관연 '그 한
방의 바깥 담'의 위치가 어디인가 하는 것인데, 이는 4절과 8절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곧 본절의 '그 한 방'은 8절에 언급된 바깥 뜰로 향한 방(건물)을 지시하는
바, 그 방의 장이 50척이라는 사실은, 성전 뜰을 향한 방의 장이 100척이라는 것(8절)
과 그러한 두 건물 사이의 통로가 100척이라는 것(4절)과 비교해 50척의 여지를 남겨
놓는다. 따라서 이 50척의 담이 그 50척 되는 방(건물)의 통로쪽에 연접해서 세워져
있음을 알게 한다. 한편 본 구절에서 '담'으로 쓰인 '가데르'(* )는 원어상 마당
이나 포도밭 또는 가축 우리용의 '울타리'나 '벽' 등을 가리키는 말인 바, 이는 본장
에서 성전의 성벽('사방 담', 20절)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 일종의 방어용 벽을 뜻하는
'호마'(* )와는 그 성격이 다른 벽이다.
=====42:9
이 방들 아래에 동편에서...통행구더라 - 여기서 '이 방들'은 곧 8절에 언급된 '바
깥뜰로 향한 (건물의) 방'을 가리킨다. 따라서 본절은 바깥 뜰을 향해 있는 건물의 동
쪽 끝에 잇닿아 바깥 뜰에서 직접 들어올 수 있는 별도의 문이 있다는 의미이다. 한편
이 문은 모든 안뜰문의 경우와 같이 8개의 계단 위에 있게 된다(40:31, 34, 37).
=====42:10-12
성소 북편에 있는 두 건물에 이어 동일한 위치와 규격의 남편 건물이 언급된다. 북
편 건물과 동일하므로 간략히 언급된다.
=====42:13
이제껏 언급된 그 방의 용도와 목적이 서술된다.
제사장들이 지성물을 거기서 먹을 것이며 - 그 방의 첫 번째 용도이다. 여기서 '지
성물'(* , 코드쉐 하카다쉼)은 제단에서 불사르지 아니하였던 소
제물(레 2:3, 10;6:14-18;10:12)과 대제사장과 회중을 위해 바쳐진 속죄물을 제외한
속죄제와 속건제의 제물 그리고 전 밖에서 태울 제물들의 거룩한 부분들을 가리킨다
(레 6:19-23;7:6). 곧 이러한 제물들은 여자를 포함한 그 가족 모두가 먹을 수 있었던
'거제'나 '요제'의 제물(레 10:14)과는 달리 제사장들만이 먹을 수 있는 것이다
(Delitzsch). 한편 이전 성전에 있어서 제사장들은 그 제사 음식을 성소, 그것도 안뜰
의 제단 곁에서만 먹을 수 있었다(레 10:12, 13).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구절에서 제
사장들에게 이러한 방이 주어진 것은 그들의 편의를 위한 하나님의 세심한 배려에 기
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소제와 속죄제와 속건제의 제물을 거기 둘 것이며 - 그 방의 두 번째 용도이다. 여
기서 이스라엘의 5대 제사(번제, 소제, 속죄제, 화목제, 속건제) 중 3가지만이 언급된
것은 이 3가지 제사의 제물만이 제사장들에게 거룩한 분깃으로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거룩한 곳이라 - 이 방들이 하나님의 처소인 성전에서의 절대적인 성결(거룩)
유지를 위하여 주어졌음을 시사해준다. 한편 여기서의 '거룩'(* , 코데쉬)은 신적
거룩에 부합되는 철저하고도 절대적인 '거룩'을 의미한다(Shroder).
=====42:14
13절에 이은 이 방의 세 번째 용도는 제사장들이 거룩한 예복을 보관하고 갈아 입
는 장소로서 사용되었다.
제사장의 의복은 거룩하므로 - 제사장들이 제사시의 예복과 평상복을 엄격하게 구
분해야 함을 지시하는 구절로, 그들의 직무의 거룩성을 보여준다. 제사장은 평상복을
입고 제사를 드릴 수 없듯이 제사 예복을 입고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기 때문
에 제사 직분을 마친 후 이 '거룩한 방'에서 이 예복을 벗어 보관시키고 평복으로 갈
아입은 후에야 바깥 뜰로 나올 수 있었다. 한편 여기서 '성소에 들어갔다가'의 '들어
갔다가'(* , 베보암)는 제사장들이 제사를 집행하기 위해 제단이나 성소에 오는
것을 가리킨다(Delitzsch).
=====42:15
40:3에서 시작된 성전의 측량이 일단락되는 부분으로, 20절까지 성전의 외곽 곧 바
깥 뜰을 둘러싼 성벽의 측량이 제시된다.
동향한 문 길로 나가서 - 완전히 성벽의 바깥쪽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선지자가 14
절까지 언급된 성전 안뜰에서 동문으로 나와서 성전 바깥 뜰에 이른 사실을 가리킨다.
이는 20절에 언급된 '사방 담 안마당의 장과 광'이란 구절에서도 확인된다
(Delitzsch). 혹자는 '안에 있는 전'을 그 성벽가지 이 성벽을 측량한 것으로 생각하
나(Schroder) 이는 20절의 '안마당'이라는 표현과 잘 조화되지 못하는 것 같다.
=====42:16-19
그 성벽의 측량은 선지자가 위치한 동쪽부터(15절) 시작된다. 한편 이 성벽의 남북간
폭은 500척인 바, 이는 북문 50척+북쪽 바깥 뜰 100척+안의 북문 50척+안뜰 100척+안
의 남문 50척+남쪽 바깥 뜰 100척+남문 50척=500척이다. 또한 그 동서간의 장 역시
500척으로서 서편 건물과 뜰 100척(41:13)+성전 100척(41:13)+안뜰 100척+안의 동문
50척+바깥뜰 100척+바깥 동문 50척=500척이 된다. 곧 그 사면의 성벽은 길이와 폭이
각각 500척인 정방형이다(45:2). 특별히 여기서 동, 북, 남쪽 바깥 뜰의 문 50척은 그
안에 성벽의 두께 6척을 포함하고 있다(40:6, 15 주석 참조). 따라서 본문의 500척은
장과 광 모두 성벽의 두께까지를 포함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제 동쪽에서 시작된 성벽
의 측량은 북, 남, 서쪽 순으로 진행된다.
=====42:20
사방의 성벽에 대한 측량을 총괄하는 부분으로, 여기서 '안마당'은 16-19절 주석에
서도 보여지듯 성벽까지를 포함하는 성전 전체를 가리킨다.
그 담은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별하는 것이더라 - 성벽의 높이가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한 방벽으로는 적당치 않은 6척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40:5)에서도 보여지
듯, 성벽의 의미는 성역의 거룩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속된'(* ,
홀)은 원어상 '평범한'이란 뜻을 함축하고 있는 바, 이 성벽이 보편적으로 타락한 세
속으로부터 성전을 구분하고 있다기보다는 신앙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통상적인 신앙인
의 삶을 영위해 가는 일반 백성들의 영역과 성전을 구분한다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이
해할 수 있다(48:15 주석 참조). 이러한 사실은 구약 시대에 있어서 성전의 독특성을
각별하게 주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성전의 거룩과 성결의 강조는 성전 그 자체
의 거룩함 때문이 아니라 거룩하신 하나님의 임재에 기인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출 3:5;레 11:45;19:2;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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